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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의 출구없는 매력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우리의 음주 라이프, 홈술!

On February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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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홈술’, 모임은 ‘화상 술’

#요즘 퇴근 후 남편과 마시는 술 한잔이 가장 큰 행복인 직장인 박새영(가명, 32세) 씨.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길어진 집에서의 시간을 가족과의 술자리로 채우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모임이 취소되면서 일상이 심심했는데 요즘은 남편과 거슬릴 게 없는 술자리를 가지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수연(가명, 28세) 씨는 최근 친구들과 화상 채팅을 하면서 즐기는 ‘홈술’에 빠졌다. 메신저로 안주와 주종을 미리 정해 각자의 집에서 마시는 데 새로운 재미를 붙인 것이다. 그는 “평소 집에서 술을 마시는 편이 아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귀가가 빨라지고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돼 자연스럽게 맥주나 와인을 한 잔씩 마시고 있다”며 “요즘은 영상 채팅 플랫폼 줌(Zoom)으로 친구들과 화상통화를 하면서 술자리를 갖는 재미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일반 영업 시설에서 마시던 술을 집에서 즐기는 이른바 홈술이 유행하면서 음주 문화에 큰 변화가 일었다. 실제 홈술은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성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담긴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주류 음용 장소를 ‘집’으로 선택한 비중은 46.4%였으나, 코로나19 이후 87.3%로 크게 늘어났다.

술을 마시는 상대도 달라졌다. 코로나19 이후로는 친구, 회사 동료와의 친목보다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만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TV나 넷플릭스 등을 시청하며 술을 마시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TV·콘텐츠를 볼 때 술을 즐기는 수치는 43.0%로 집계됐다. 일찌감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혼술로 일반 영업 시설에 고퀄리티 안주와 함께 1인용 안주가 하나둘 늘어나고, 배달 서비스도 성행하면서 집 안에서 부담 없이 술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홈술은 단순히 집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랜선 모임’이라는 하나의 트렌드로 확장했다. 연말연시 SNS상에서 열풍이었던 ‘랜선 술자리’ . 각자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단체로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방식의 모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만남을 기약하기 힘든 아쉬움을 달래는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랜선 술자리는 연예인과 팬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가수 장기하는 팬들과 함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맥주를 마시는 시간을 가졌고, 가수 성시경 또한 팬들과 소통하는 랜선 술자리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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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매력

홈술을 애정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퇴근길 맥주를 사 들고 집에서 홀로 마시는 홈술족 김정민(가명, 30세) 씨. 퇴근 시간이 늦은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해결하는 날이 늘었다.

그동안 회식 자리에서 느꼈던 피로감과 업무상 술자리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음주 행위 자체가 고역처럼 느껴졌지만, 최근에는 홀로 동영상 플랫폼을 보거나 사색에 빠진 채 즐기는 홈술에 큰 위안을 얻고 있다. 그는 “집에서 술을 마시면 마시고 싶은 만큼만 마실 수 있고, 분위기를 맞춰야 할 상대가 없어서 편하다는 게 가장 좋다”며 “(홈술을 할 땐) 주로 미뤄둔 예능, 영화 등을 시청하거나 사색의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공간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면서 외출이 하나의 일처럼 느껴지게 된 이들에게 제격인 음주 라이프인 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최가영(가명, 29세) 씨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음주를 즐길 수 있어 홈술족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평소 가족과 함께 홈술을 즐기고 있는 그는 가끔씩 허물없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같이 술잔을 기울이는 맛이 쏠쏠하다고 전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홈술은 보통 일반 술집에서 소비하는 비용의 3분의 1 정도로 술값을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훌륭한 구성의 안주류를 손쉽게 배달시킬 수 있게 되면서 밖에서 먹는 것만큼의 만족감까지 누릴 수 있다.

강문원(가명, 28세) 씨는 대형마트에서 할인가로 구매한 위스키를 마시는 재미에 빠졌다. 술과 1인용 배달 회를 더하면 남부럽지 않은 술자리다. 그는 “술집에서 마시면 한 잔에 1만~2만 원에 달하는 양주를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게 홈술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1인용 안주를 배달시켜 먹기 시작하면서 저렴하게 음주를 즐기다 보니 일반 영업 시설의 술, 안주 가격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홈술에 동반하는 불편함도 있다. 차리고 먹고 치우는 일을 전부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달이 급증한 시대에 만만치 않게 배출되는 쓰레기도 골치 아픈 일이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재조명된 사회적 문제인 플라스틱 사용 증가도 무시할 수 없을 터. 또 술자리가 끝난 뒤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를 보면 한숨이 나기 일쑤이지만만, 이 모든 불편을 감수하고 사랑하는 가족, 편한 지인과 보내는 홈술의 시간은 달콤하기만 하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연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월간 우먼센스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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