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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영끌’ 열풍 언제까지 이어지나

불안정한 집값에 사느냐 마느냐 고민인 요즘. 부동산 전문가 3명이 모여 2021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진단했다.

On December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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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남, 33세) 씨는 지난 몇 달간 이사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자녀 계획에 맞춰 조금 더 넓은 평수로 보금자리를 옮기려고 했지만, 당초 생각했던 예산으로는 어림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김 씨는 대출을 최대한도로 끌어모아 집을 마련하기로 했다.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사를 할까 고민했지만,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미루지 못했다.

부동산 정책 개편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지역의 부동산까지 가격이 오르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수단인 부동산에 대한 가격이 더 오를 거란 전망을 믿고 투자에 나서거나,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가 너도나도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게 했다.
 

2020 부동산 시장, ‘영끌’ 등장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을 구매한다는 말을 줄인 ‘영끌’. 대출 기준이 높아진 데 이어 부동산 관련 정책에 변화가 일자 무리해서라도 돈을 마련해 집을 사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신용대출에 기대어 주택 마련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 영끌 바람이 분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내 집 마련과 부동산 투자 수익이다.

정부가 대출 규제 및 부동산 대책을 손보면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는 물론 전월세까지 폭등해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일각에선 “전세를 들어갈 바엔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나을 지경”이라는 성토까지 터져 나왔다. 당초 임차인에 대한 법적인 보호를 강화한 내용이 담긴 ‘임대차 3법’은 임대인에게 반감을 일으켰고 피해는 임차인에게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전셋값 폭등에 이어 적당한 전세 매물을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자 평생 내 집을 갖지 못한다는 불안감도 더불어 확산되고 있다. 정책 개편에 따라 시장 가격에 큰 폭으로 변동이 일자 가격에 상관없이 일단 부동산을 사들이는 ‘패닉바잉’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까지 겹치면서 부동산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이들까지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 나섰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세 매물, 전셋값 상승 등 객관적 지표를 언급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영끌 망설이는 사람 후회 없이 시도해봐라”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다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있는 돈 다 모아서 전세 끼고 산 부동산이 1년 사이 2억 5,000만원이 올랐다. 대출이자를 웃도는 수익률 괜찮다.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30대, 빚 끌어 집 산다

특히 영끌은 30대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 모은 돈은 적지만,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로 고액의 신용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2017~2020년 8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나간 신규 신용대출액 141조 9,000억원 중 30대가 47조 2,000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신용대출액 3분의 1(33.3%)에 해당하며 전체 연령대 1위로 집계됐다. 30대의 신규 대출은 최근 들어 급증했다. 2017~2018년에는 10조원대였으나 2019년 12조 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8개월 만에 13조 2,000억원을 새로 빌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2.3% 늘었다.

30대가 신용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건 ‘영끌’과 ‘빚투’ 수요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30대는 모은 돈이 많지 않은 상황인 데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 등을 끌어다 내 집 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먼센스>가 독자 2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동산 영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한 답변자는 “전월세로 평생 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월세는 주면 돌아오지 않는 돈이고 그나마 전세를 믿고 버텼는데 매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이면 신용대출을 받아서라도 이번 기회에 집을 사고 보는 게 나은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규제하겠다는 정부

영끌로 집을 구매하려고 계획했던 이들에게 적신호가 켜진다. 금융 당국이 영끌에 대한 규제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 영끌 등으로 인해 올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에 대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합동으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금융 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서민층 생활자금 수요에 따른 부채 증가는 불가피하나 신용대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것은 시장 안정에 위험 요소라고 꼽았다.

대책안에는 11월 30일부터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은 뒤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내 집을 사면 곧바로 대출을 회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분류된 점을 고려하면, 신용대출을 활용해 수도권 내에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지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규제는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한 데 이은 대출 규제책이다. 그동안 신용대출은 은행 대출과 달리 용도 확인이 어려워 대출 규제에서 제외됐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 신용대출로 발길을 돌렸던 이들까지 규제에 발목을 잡히는 셈이다.

신용대출에 대한 정부 규제안이 발표되자 대출을 활용해 집을 마련해야 하는 무주택자들에게 가혹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말따라 집값 안정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대출길까지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의 우상향 곡선은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하면서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전세도 오르고 어떻게든 대출을 받아보려는데 이마저도 못 하게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내용의 원성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이 신용대출 취급 관리 목표를 세우고 준수하는지를 매달 점검하기로 했다. 대출 심사기준을 높여 가계대출 금액을 줄이려는 시도다.
 

SURVEY
‘영끌’ 열풍,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먼센스> 독자 203명을 대상으로 11월 4일부터 11월 13일까지 실시한 ‘영끌’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답변자 절반 이상이 ‘영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면서도 기회가 생기면 투자를 하거나 고민해볼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 때문이다.


1 부동산 시장 ‘영끌 열풍’ 어떻게 생각하나요?
30.3% 매우 부정
27.3% 보통
24.2% 부정
18.2% 긍정

2 '영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33.3% 전월세가 비싸 매매가 더 나을 거 같아서
33.3%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30.3% 재테크 수단
3.1% 기타

3 대출 등 방법을 동원해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의향이 있나요?
36.4% 없다
33.3% 있다
30.3% 고민하고 있다

4 2021년 부동산 시장, 어떻게 전망하나요?
69.7% 오를 것이다
21.2% 큰 변화 없을 것이다
9.1% 내릴 것이다
 

CREDIT INFO

월간 우먼센스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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