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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얼마나 믿어야 할까?

혈액형, 별자리는 옛말이다. 이제는 MBTI가 대세다.

On August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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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MBTI 뭐 나왔어? 난 잇프피(ISFP) 나왔더라고." 최근 각종 모임에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알파벳들이 대화 중간에 등장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가장 핫한 주제다. 과거 혈액형, 별자리, 이니어그램 등으로 이어진 열풍이 MBTI로 옮겨 붙은 모양새다.

간단히 말해,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성격유형 검사다.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가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테스트다. 크게는 '외향(E)-내향(I)' '감각(S)-직관(N)' '사고(T)-감정(F)' '판단(J)-인식(P)' 등 4가지 축을 기준으로 총 16가지 성격유형이 나뉜다. 응답자는 테스트를 통해 얻은 4개의 알파벳으로 '나'의 성향을 탐색할 수 있다.

현재 MBTI는 각국에서 30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미디어에서도 본격적으로 MBTI를 다루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도 MBTI 검사 결과를 밝히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분위기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과 이효리, 비가 MBTI 검사를 통해 서로의 성향을 파악해나가는 모습이 전파를 타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MBTI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형별 대화법, 상황 대처법, 연애 스타일 등을 분석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끈다. MBTI 유형을 패러디한 동영상 콘텐츠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이제는 새로운 유희로 자리 잡은 셈이다.

나를 알고 싶은 심리

김혜영(가명·33세) 씨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늘 스트레스를 받았다.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 심리적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병원행도 고민해봤다고. 우연한 기회에 MBTI 검사를 한 뒤에는 성격적 결함이 아닌 성향의 일부였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김혜영 씨는 "내 단점을 같은 유형의 사람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이 고민이었던 사회 초년생인 이진영(가명·28세) 씨는 '성격유형'에 대해 알게 된 후 사람마다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MBTI는 '나' 그리고 '나와 관계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MBTI 결과로 내 성향이 어떤지, 내가 왜 이러한 행동을 했는지, 어떤 유형의 상대방을 만났을 때 즐거움 혹은 불편함을 느끼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나'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의된 단어와 문장이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듯한 느낌도 MBTI가 주는 매력이다.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분석 콘텐츠를 보며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기도 한다. SNS를 통해 상대와 '나'의 MBTI 결과를 인증하고 공유하며 수다를 떠는 것도 근래에는 흔한 일상이 됐다.

하지만 MBTI 열풍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단순히 16개의 성격유형으로 모든 사람을 규격화하기엔 MBTI의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응답자가 재검사를 받았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최대 60%에 불과하기 때문. 상황이나 그때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MBTI는 가볍게 즐기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본인의 성향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만약 내가 내향형(I) 사람이라면 굳이 외향형(E)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 틀에 맞춰 자신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장점을 키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생길 때도 MBTI를 적용해보는 게 좋다. MBTI 검사 결과만으로 상대를 전부 이해할 수 없고, 또 실제와 달리 해석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

MBTI 얼마나 믿어야 될까?

MBTI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수록 테스트 공신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 MBTI 연구소 김재형 연구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식 MBTI 검사와 온라인 '무료 성격유형 검사'는 엄밀히 말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MBTI 검사 도구는 영국에 본거지를 둔 '16퍼스널리티'다. 하지만 이 테스트에는 MBTI의 공식 문항이 단 한개도 없다는 것.

김 연구부장은 "MBTI 문항의 경우 어렵지 않다 보니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카피하는 경우가 많다. MBTI는 1900년대부터 시대에 걸맞은 안정적인 통계치를 확보해왔고 기본 개념과 공식이 심플하기 때문에 문항을 새로 만들어내는 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MBTI와 검사 방법도 다르다. '무료 성격유형 검사'는 1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부여하지만, MBTI의 경우 2가지 선택 중 한 가지를 강제 선택해야 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타당성은 얼마나 높을까?

"한 달 전과 비교해 검사 결과가 달라졌다" "나는 T(사고형)인데, F(감정형)가 나왔다"는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선천적인 선호(성격)가 아닌 순간적 선호(기분)에 중점을 두고 검사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부장은 "MBTI는 '사람들은 성격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선천적 선호를 이론적 가정으로 둔 검사"라며 "나의 경향성에 기반을 두고 주변을 배제한 채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수의 전문가는 신뢰도나 타당성이 낮은 이 결과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검사 결과를 쉽게 적용하고 재단하는 것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 과거 혈액형에 따라 '소심하다' '다혈질이다' '활발하다' 등 성격을 단순하게 규정지었던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SNS나 온라인을 통한 확산이 빠르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MBTI 열풍이 더 크다. 김 연구부장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MBTI에 대한 관심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무분별한 확산은 지양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당초 MBTI는 심리 상담에 기반을 둔 테스트다.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일상과 깊숙이 연관된 해석을 받기 때문에, 자신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무료 성격유형 검사보다는 자격을 갖춘 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김 연구부장은 "정식 과정을 거쳐 MBTI에 대해 상담이 가능한 일반 강사가 전국에 포진돼 있다. 지역별, 특성화된 분야별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맞춤형 해석을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굳이 MBTI 연구소를 거치지 않더라도 집 주변 센터를 통한 검사도 가능하다. 김 연구부장은 대학생이라면 대학에서 운영하는 상담소를 찾으라고 권유하며 대학 상담소에서 기본적으로 행하는 검사가 MBTI 검사라고 귀띔했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가까운 심리센터에 가서 도움을 얻는 방법을 추천했다.



  • J 판단형

    분명한 목적과 방향을 추구하며, 철저한 사전 계획을 중점으로 체계적인 일 처리를 선호한다.

  • T 사고형

    진실과 사실에 관심을 두는 편이며, 논리적·분석적·객관적 판단을 중시한다.

  • P 인식형

    목적과 방향을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자율적이다. 상황에 따라 융통성 기질을 발휘한다.

  • F 감정형

    타인과의 관계에 주로 관심을 두는 편이며, 상황과 정상을 참작한 설명을 중시한다.

  • S 감각형

    오감에 의존하는 경향으로 실제 경험을 중요시한다. 정확하고 철저한 일 처리를 추구한다.

  • E 외향형

    사교성이 뛰어나 대인관계가 폭넓고, 활동적인 자리를 좋아한다. 매사 정열적이다.

  • N 직관형

    육감과 영감에 의존하며 미래지향적이다. 신속하고 비약적으로 일 처리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 I 내향형

    소수와의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용하며 신중한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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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우먼센스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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