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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닌 강점을 보여줄 때예요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산업 현장에서 우먼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이가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을 이끌고 있는 이리나 아슈키나 공장장이 바로 그 주인공. 일과 가정 모두 훌륭하게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녀는 그 누구라도 자신이 지닌 강점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On March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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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비흡연자라는 사실이 눈에 띄더군요.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담배 제조회사의 공장장이 비흡연자라니, 어떻게 이 업계에 들어오게 됐나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에 들어올 때 담배를 피우는지, 혹은 피우지 않는지 등의 질문을 받는 일은 없었어요. 애초에 그런 이야기를 논하는 문화가 아니에요. 흡연자라서 대우하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해서 겪어야 하는 일종의 불이익도 없죠. 20년 전, 제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에 입사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남자, 여자 구분 없이 모두에게 '일하기 좋은 회사'라는 점 때문이었어요. 동일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간에 성별로 인한 차별이 없는 보상을 하고 있음을 인증하는 Equal Salary Certificate을 획득하고, 글로벌 기관인 우수고용협회(TEI, Top Employers Institute)로부터 우수 고용주로 꾸준하게 인정도 받고 있어요. 한국필립모리스도 2년 연속으로 두 가지 모두를 인증 받았어요. 남편은 흡연자여서 담배에 관심이 많은데, 제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담배의 일반적인 제조 공정은 물론이고, 품질 역시 철저한 관리 아래 제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무척 신기해하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일하고 있는 양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연소 담배 제품을 사용하면서 저와 마찬가지로 양산공장과의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어요.(웃음)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됐나요? 한국에 살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한국에 온 지 3년 반 정도 됐어요. 그동안 근무했던 스위스나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굉장히 다른 나라인 것 같아요. 입국하고 얼마 뒤에 펜션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가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죠. '잠은 어디서 자야 하지?' 하고요.(웃음) 일단은 자보자 해서 누웠는데 다음 날 등과 목이 뻐근해서 한참을 고생했어요. 그러나 놀라움은 그게 끝이 아니었죠. 이제 아침 먹어야지 하고 식탁을 찾는데 밥상이 들어오더라고요. '아,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다르구나.' 그때 처음 느꼈죠.

익숙한 나라가 아닌, 낯선 타국에서 일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같은 나라에서 도시만 옮겨도 일상 속 여러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나라가 바뀌니 더하죠. 이처럼 늘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요. 그래도 이왕이면 단점보다는 각 나라가 지닌 장점에 집중하면서 그 부분만 보려고 노력하죠.

한국에서 발견한 장점은 뭔가요?
너무 많죠. 일단 자연이 정말 아름다워요. 평창, 남해, 변산반도 등 다양한 도시를 여행하며 트레킹을 즐기죠. 두 번째는 치안이 좋다는 것. 개인적으론 싱가포르 다음으로 한국인 것 같아요. 그리고 체계화된 의료 시스템이예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실력이 뛰어나죠. 특히 미용 관련 시술은 한국의 기술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요.(웃음)

현재 근무 중인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어떤 곳인가요? 회사 자랑 좀 해주세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어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비연소 담배 제품을 생산하는 전 세계 6개 제조 시설 중 하나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제조 시설이죠. 기존 담배산업이 걸어왔던 길과 다른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현장에서 혁신적 변화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이에요.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비연소 담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고, 실험실과 피트니스 센터, 아늑한 휴식 공간 등도 마련돼 있어요. 양산 공장에는 특히나 숙련도와 참여도가 높은 팀원들이 있어 이들과 함께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담배연기 없는 미래'의 비전을 한국에서 실현해나가고 다같이 이 산업에서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된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공장장님의 하루는 어떤 모습인가요?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아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10분간 운동을 하는 것으로 저의 아침이 시작돼요. 공장으로 가는 출근길에는 이메일과 승인해야 할 업무를 확인하죠. 공장에서 보내는 일과는 대부분 비슷해요. 오전에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따라 작업 현장 활동에 전념하는데 주로 안전이나 품질에 대한 논의, 계획 정비 참여, 현장 코칭을 진행합니다. 오후에는 회의와 통화 등으로 바쁘게 보내요. 일주일에 하루는 공장 리더십팀과 함께 인력 개발에 대해 논의하고 역량 격차를 해소하거나 불만 사항을 해결하고, 참여, 포용성 및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 수립 등을 위해 시간을 보내죠. 그 후엔 퇴근해서 남편, 아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저의 하루가 끝나요.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남성 비중이 높았던 산업 현장에서 공장장의 자리까지 올랐어요. 그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늘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아요. 그때마다 저는 자신이 지닌 여러 스킬 중 가장 뛰어나고 스스로 정말 하고 싶은 일, 즉 의지에 강점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곤 해요. 함께 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을 챙기는 일 또한 중요하고, 함께이기 때문에 우리가 또 더 잘 할 수 있는 일들도 생기죠.

이러한 산업 현장에서 돋보이는, 여성만이 지닌 강점도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남녀 차이 자체에 선을 긋고 싶지는 않아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인재관 역시 마찬가지예요. 남자와 여자, 시니어와 주니어까지 성별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성취를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죠. 따라서 남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저 역시 그렇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많은 사람과 일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죠. 공장장님만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공개한다면요?
다 말해줄 순 없는걸요.(웃음) 우선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성공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저 역시 때론 부가적인 것으로 취급당하기 쉬운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시에 직원들 간에 어떤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 늘 주시하려고 노력하죠. 보통 소통하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스킬은 달라져야 하는데 만약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경우 전략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를 전달하려고 해요. 그리고 실무자들과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상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등 상대의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죠.

지금 이 순간에도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로 회사를 그만두고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많습니다. 공장장님 역시 같은 길을 걸어온 인생 선배로서 그 고민의 순간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궁금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자신만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해요. 집안일이나 육아에서 해방될 수 있다면 방법이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독서를 하거나 네일 숍에 가기, 또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등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그렇게 자유 시간을 가짐으로써 계속해서 해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행복해야 행복한 아내,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직원으로 지낼 수 있죠.

사내에서 사용했으면 하는 작은 팁도 있을까요?
여성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하지만 선뜻 도와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요. 만약 아이를 픽업하기 위해 위해 1시간 일찍 퇴근해야 할 경우 상사에게 그 말을 꺼내지 못해 혼자 끙끙 앓는 일도 허다하죠. 하지만 그게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당연히 해줄 수 있는 일이지만 말을 하지 못해 쟁취하지 못할 뿐이죠. 이제부터라도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명확하게 이야기해보세요. 분명 가능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이 외에도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전 미국 대법원 판사이자 여성 권리 옹호자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urg)는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모든 곳에 여성의 자리가 있다. 여자라고 예외일 수 없다"라는 말을 했어요. 모든 기업과 정치 지도자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연한 근무 제도, 원격 근무,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 등 기업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많거든요. 이를 통해 개인의 경력 개발을 도울 수 있는 포용적인 기업 문화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인터뷰에서 '모든 주니어 직급 여성 직원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하셨죠. 공장장님께선 어떤 롤 모델이 되고 싶나요?
커리어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보통 여자는 희생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 이를테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이나 여가 생활 등을 통해 재미도 추구하면서 적당히 쉬어갈 줄도 아는, 이러한 모든 것을 누리고도 똑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려고요.

공장장님의 다음 도전 과제 또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늘 새로운 도전 과제를 즐기는 편이에요. 지금의 공장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지 어느덧 9년째 되다 보니 또 다른 도전 과제를 기다리고 있죠. 요즘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에 대한 이슈가 높아진 만큼 공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커리어 우먼으로서 앞서가진 못하더라도 시대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금도 공부하고 있어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일 하기 좋은 회사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회사에서 끝없는 새로운 기회에 저는 계속해서 도전할 것입니다. (웃음)

CREDIT INFO

에디터
장정진
사진
두윤종
헤어
경민정
메이크업
김부성
2016년 01월

2016년 01월

에디터
장정진
사진
두윤종
헤어
경민정
메이크업
김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