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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아이를 위로하는 대화법 (1)

아이의 상처 위로하는 기술

아이 몸에 상처가 나면 소독을 해주고 연고를 발라준다. 심하면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의 ‘심리적 상처’에 대한 현명한 대처 방법을 아는 엄마는 드물다. 좌절하고 상처입은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화의 기술.


아이들도 감정의 깊이는 어른과 같다. 어른보다 가볍지도 덜하지도 않다. 부모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상처입고 좌절한 아이의 마음을 ‘괜찮을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컸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위로를 해주고 싶어도 어떻게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이가 느낀 마음의 상처와 좌절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환경이나 다른 사람보다는 주양육자로부터 받는 마음의 상처가 가장 크고 오래 남기 때문에 아이를 잘 위로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엄마의 마음을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 누군가 나를 믿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실패해도 다시 우뚝 일어설 줄 아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에 주목하라
가족 상담 전문가인 존 브래드쇼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 치유>라는 책에서 ‘아이가 자라면서 적절한 때에 적절한 순서로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상처를 받으면 아이는 외적으로는 성장하지만 내면의 아이는 그때의 상태 그대로 고착된다. 아이는 내면 아이가 상처받고 슬퍼하고 있는 동안에도 다음 단계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발달 단계에서의 이러한 상처와 욕구 좌절은 그대로 남아 훗날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고 치명적이고 중요한 결과들을 가져온다’고 썼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적절한 순서의 욕구 충족’이다. 이는 부모가 아이의 발달 과업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했을 때 더 큰 상처를 받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가령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는 2~3세의 발달 키워드는 ‘자율성’이다. 뭐든지 자기가 직접 해보며 세상을 배워나가고 자기 스스로 조작하려는 욕구가 강한 시기다.
“내가 할 거야. 혼자 할 거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기도 한다. 이때 엄마가 “넌 잘 못하잖아. 엄마가 해줄게”라고 제지한다면 아이는 ‘난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 시기에 획득하지 못한 ‘자율성’은 오랫동안 아이에게 상처로 남는다. 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칭찬’. 아이가 제 손으로 밥을 떠먹겠다고 하고 옷을 입겠다고 나서면 곁에서 거들어주되 “와, 정말 잘 먹네”, “벌써 혼자서 옷도 입네” 식으로 칭찬해줄 것. 뭐든 해보려는 아이의 행동을 지지하는 엄마의 말은 아이의 자율성을 발달시키는 역할을 한다.
4~5세에 확보해야 할 과업은 ‘주도성’이다. 주도성이란 아이가 자신과 주변 세상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주인이 되어 이끌어가려는 태도를 말한다. 이때는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끝까지 해내어 성취감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가령 아이가 저녁 메뉴로 떡볶이를 제안하고 엄마가 실천에 옮겼다면 아이에게 “좋은 메뉴를 생각했어”, “엄마도 먹고 싶었는데 고마워” 등의 말로 아이가 낸 생각이나 의견을 지지해주는 것. 자신의 생각을 부모가 받아주고 그 결과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벅차오르게 하는 반면, “너 때문에 안 된 것 같아”, “네가 괜히 나서서 일이 이렇게 됐어” 식의 반응은 아이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이처럼 아이가 특정 발달 과업을 성취해야 할 시기에 그 부분을 더욱 신경써서 좌절감을 느끼거나 상처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1. ‘위로의 기술’ 기초 편
➊​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준다 
“네 마음대로 안 돼서 속상하겠다”, “친구들 앞에서 야단맞아 창피했겠다” 아이와의 모든 대화가 그렇듯 마음을 읽어주는 게 우선이다. 상황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설명은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한 뒤로 미루는 게 현명하다.

➋ ‘괜찮다’는 말에 신중하라 
노력한다고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거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10년째 희망 없는 고시 공부에 매달리는 친구에게 “괜찮아. 언젠가는 붙을 거야”라는 위로가 공허한 이유다. 
경쟁에서 졌거나 속상해하는 아이를 위로하기 전 ‘괜찮다’는 말이 아이에게 정말 괜찮은지 먼저 생각해볼 것. 덮어놓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거나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판에 박힌 말보다는 객관적인 상황 판단이 위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위로에도 ‘근거’가 필요하며 엄마 스스로도 공감할 정도의 진심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➌ 아이를 지지하고 있음을 알린다 
기대했다가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의도치 않게 주변 사람에게 비난당할 때 아이는 잔뜩 움츠러든다. 이때 아이를 비난하거나 야단치는 것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 혹은 ‘잘할 수 있다’, ‘괜찮다’ 같은 ‘영혼 없는 위로’ 역시 아이의 마음을 더욱 위축시킨다. 
이럴 때는 ‘네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결과를 내든 엄마 아빠는 항상 너를 지지한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며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자. 누군가 자신을 믿고 지켜봐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상처를 털어낼 힘과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감정을 드러낼 기회를 준다 
울음은 아이가 감정을 해소하는 가장 편리하고 빠른 방법이다. 울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금세 다른 일에 주의를 돌리게 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그만 울어! 울긴 왜 울어! 뚝 그쳐”라고 반응한다. 이는 아이의 정서와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슬프고 속상한 마음에 아이가 울음을 터뜨릴 때는 잠시 울게 놔두자. 상황을 설명할 필요도, 과하게 위로할 필요도 없다. 아이의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는 것 자체가 아이에겐 큰 위로다.

아이 몸에 상처가 나면 소독을 해주고 연고를 발라준다. 심하면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의 ‘심리적 상처’에 대한 현명한 대처 방법을 아는 엄마는 드물다. 좌절하고 상처입은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화의 기술.

Credit Info

기획
한보미 기자
일러스트
경소영
도움말
이임숙(부모코칭 전문가, <아이는 커 가는데 부모는 똑같은 말만 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