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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손에 연필을 들려줘야 하는 이유


지우개와 연필 대신 키보드와 백스페이스를 번갈아 누르며 필기하는 아이들.
세이펜이 장착된 교재가 인기리에 팔리고, 스마트폰에서 전자펜이 분리되는 순간 핸드폰이 노트가 되는 세상이 펼쳐졌다. 일상 속에서도 연필로 무언가를 메모하기보다는 휴대전화 자판을 터치하는 일이 훨씬 잦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이야말로 손에 연필을 쥐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전자펜을 사용해 기록물을 남기는 것과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흔적을 남기는 것은 분명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독일의 저명한 신경학자이자 <디지털 치매>(북로드)의 저자 만프레드 슈피처 역시 ‘디지털 글쓰기’가 유아의 문자 해독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였다. 기능적 MRI 검사를 이용한 신경학적 연구에 따르면 연필로 글을 쓰며 배우는 것이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필을 반복적으로 끼적거리는 행동이 운동학적인 ‘뇌의 흔적’을 만들어내고 이 흔적이 글자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 또한 종이 위에 글자를 쓴 흔적이 시각적인 모습으로 구현됨으로써 글자를 훨씬 인지하기 쉽게 만든다. 
키보드나 스마트폰의 터치로 같은 결과물(글자)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동일하게 운동학적인 ‘뇌의 흔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렇듯 연필로 무언가를 쓰고 그리는 행동은 기억회로를 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필 사용의 놀라운 ‘학습 효과’
천재가 아닌 이상 눈으로 한 번 훑어봤다고 머릿속에 스크린 캡처되듯 정보가 저장되지는 않는다. 사람의 기억은 휘발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에는 단기기억 저장소를 거쳐 장기기억 저장소로 이동되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기억 장소에 정보가 자리잡고 나서야 오랫동안 기억 속에 보관될 수 있다. 그런데 새로운 정보를 장기기억 저장소에 효율적으로 저장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감각을 동원해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액정을 터치해 즉각적인 결과물을 가져오는 것보다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어 리듬감 있게 무언가를 써보는 과정이 효과적임은 당연한 사실. 
손과 손가락은 ‘제2의 두뇌’라 불릴 정도로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부분은 뇌에서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운동중추 면적의 약 30%가 손의 사용 기능을 담당할 정도. 
손에 연필을 쥐고 있을 때면 손끝에 힘을 실어 원하는 글자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손가락을 세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수십 개의 손가락 관절을 움직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뇌는 더욱 섬세하고 세밀한 기능을 발휘하게 되고 손과 뇌는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디지털 미디어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 초등생의 12%가 이미 인터넷 중독이라는 현실은 씁쓸하기만 하다. 부디 지금이라도 아이 손에 연필을 쥐어주자.

운필력 키우려면?
운필력은 연필 잡는 힘, 즉 손아귀 힘을 뜻한다. 당장 글자를 쓰지는 않더라도 운필력을 키워두면 나중에 학습에도 뒤처지지 않고 다양한 손 조작 활동을 즐기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아이의 운필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낙서나 선 긋기, 그림 그리기부터 서서히 시작해보자. 이 때 연필은 심이 부드러워 잘 부러지지 않고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 것을 골라준다.

Credit Info

기획
박시전
사진
이보리
모델
최은제(7세)
도움말
김영훈(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