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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격돌 - 한국식 생선구이 vs 일본식 꼬치구이

생선구이가 다 그게 그것 아니냐고? 천만에. 굽는 방식에 따라 맛도 모양도 천지차이다.<br><br>

UpdatedOn September 29, 2009

한국식 생선구이 | 대풍

생선이 나왔다. 그러면 뭘 하지? 그냥 먹어? 그건 아니다. 젓가락으로 옆을 살짝 누르고, 한 손으로는 가시를 잡아 스르륵 들어올린다. 기둥 해체 완료. 그리고 덜 떨어진 가시들을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신속히(중요한 건 ‘신속히’다) 제거한 후 식사를 시작한다. 대풍처럼 생선을 절반씩 구워주는 집은 그렇게 해체하면 된다. 신속함이 왜 중요하냐 하면, 생선은 역시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이거든! 그리고 대풍에서 생선을 먹을 땐 꼭 어머니 모드로 가야 한다. 즉, 뜨거운 밥 한 숟가락을 먼저 뜨고, 그 위에 김이 솔솔 나는 생선 한 젓가락을 올린 뒤 감사한 마음으로 입 안에 넣어 천천히, 음미하며 씹어 먹는 거다. 가끔 밥과 생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깍두기나 김치를 먹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생선구이의 참맛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몰상식한 짓이다. 생선구이를 밥과 함께 삼킨 다음, 김치나 깍두기를 먹어 비릿한 잔향을 없애야 한다. 대풍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 삼치와 고등어는 생선 중의 생선이다. 하지만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삼치와 고등어를 천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던 갈치, 도미, 돔 등이 이후 세대들에게 흔한 생선이 되면서 비린내가 비교적 심한 고등어와 삼치는 여타 생선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안주나 특별한 상차림이 아닌 이상, 삼치와 고등어만큼 편안하고 익숙한 맛을 내는 생선도 드물다. 특히 대풍의 생선이 맛있는 것은, 이 집에서 취급하는 생선이 대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생선에는 참 생선과 그냥 생선이 있다. 참 생선은 주로 낚시로 잡아 아가미 외에 상처가 없으며 크기 또한 50cm가 넘는 것. 이런 생선은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초장 하나 없이 먹어도 고소하고 오돌오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생선은 주로 그물로 잡아 비늘이 떨어지고 곳곳에 상처가 있으며 크기 또한 잔챙이급이다. 비늘이 떨어지고 상처가 난 것은 그만큼 선도가 일찍 떨어진다. 그런데 대풍 생선은 그런 보통 생선을 제대로 가공해서 구워내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제대로 가공한다는 것은, 일반 생선 가운데 선도와 육질 상태가 좋은 놈들만 성의 있게 골라낸다는 말이며, 탱글한 육질과 적절한 육즙이 나오는 것이 그런 과정을 증명해준다. 물론 무한 리필도 대풍이 대박 난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식욕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면 생선은 한 사람이 반 토막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뜨거울 때 바짝 먹으면 식사 뒤 냄새도 싹 사라지지만, 과하게 먹을 경우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오래가기 때문이다. words 이영근(여행 작가)

일본식 꼬치구이 | 화덕

일본 사람들은 꼬치 음식을 꽤나 좋아한다. 오죽하면 집에서 꼬치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기계까지 만들었을까.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길거리 음식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닭꼬치와 어묵꼬치도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모두 일본에서 물 건너온 것들이다. 전에 오사카에 들렀다 ‘꼬치 거리’라 불리는 포장마차촌에서 ‘깜놀’한 기억이 있다. 생선들을 죄다 꾸시(일종의 쇠꼬챙이)에 끼워 굽는 생경한 풍경 때문이었다. ‘아무리 꼬치 음식 좋아하는 일본이라지만, 별걸 다 꼬치에 끼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저 예쁜 것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생선을 꼬치에 끼워 W자 모양을 내려나 보다’ 싶었다. 내가 한국에서 먹던 생선구이와 뭐가 다르겠느냐 싶었던 거다. “야, 저거 저렇게 끼워서 구우면 뭐가 다르냐?”라는 말에 친구는 생선 한 꼬치를 주문했다. 헌데, 이게 웬걸? 처음에는 ‘뭐, 그냥 생선구이구먼’ 싶었는데 먹다 보니 ‘다르다’ 그것도 확실히 달랐다. 본디 생선을 불판에 올려놓고 구우면 뱃살 부위와 꼬리 부분의 맛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뱃살이 꼬리 부분보다 두툼하다 보니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어머니께 물어보면 아실 거다(생선구이란 은근히 손도 많이 가고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요리’다). 그래서 종종 생선을 잘 익히려다 꼬리 부분이 살짝 타버리는 일이 생기는데, 생선구이가 아닌 이 생선꼬치는 뱃살 부분뿐 아니라 꼬리 부위까지 참 잘 익어 있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생선을 꼬치에 끼워 구우면 꼬치를 끼우기 위해 칼집을 낸 부분에 열의 전도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뱃살 부위에 열이 집중돼 꼬리 부분과 뱃살 부분이 고루 익는단다. 서울에서 이런 W자 형태의 생선꼬치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딱 두 곳 있으니, 그중 한 곳이 서초동의 생선구이 전문점 ‘화덕’ 되겠다. 이 집에 들어서면 우선 오픈된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주방장이 쉴 새 없이 생선을 꼬치에 끼우고 또, 그릴에 굽는다. 마치 ‘우리는 생물만 씁니다, 절대 냉동 생선 아니에요’라는 사실을 강조라도 하듯이 모든 조리 과정은 오픈 방식이다. 내가 보는 앞에서 생선을 직접 구워주니 보는 재미도 있고 믿음도 더 간다. 사실 일본에서 먹은 생선꼬치구이가 어떤 생선인지는 기억이 가물댔다.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연어와 꽁치를 주문했다. 그 맛은? 당연 골고루 잘 익은 것이 ‘깜놀’ 했던 맛 그대로. ‘그때 그 기억’을 되살려 사케 한잔 생각이 간절했지만, 얇은 주머니 사정으로 사케 대신 소주를 주문했다. ‘캬~’ 소주 안주로도 금상첨화. 일본처럼 별의별 것을 다 꼬치에 구워주는 다른 메뉴들도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Words 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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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INTERSHIP EDITOR 이승률
PHOTOGRAPHY 김지태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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