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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 않은 여자

<언프리티 랩스타>의 지민은 달랐다. 왜소한 그녀가 랩을 할 때면 거대해 보였다.

UpdatedOn May 04, 2015

분홍색 퍼 재킷은 코치, 스타킹은 월포드, 검은색 스윔수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원피스는 키미제이, 흰색 가죽 재킷은 필립 플레인 제품.

프리티 랩스타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지민이 아이언과 함께 무대에서 ‘PUSS’를 불렀고,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가늘다고 느꼈다. 가늘어서 뾰족했다. 뾰족한 목소리는 상처를 낸다. 지민에 대한 첫인상은 AOA였다. 정확히 AOA 팬사인회에서 닭강정을 먹다 찍힌 사진이었지만, 그래서 재미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그녀에 대한 인상은 각기 달랐다.

“언니들이 저를 신기해했어요. 제시와 치타는 걸 그룹 멤버와 함께 있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저에게 궁금한 게 정말 많았나 봐요. 저에 대해서 이것저것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고, 예쁘다고도 해주고, 모니터링도 해줬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남자들은 기가 센 여자를 피한다. 부담스럽다. 더군다나 기 센 여자가 여럿이서 한곳에 뭉쳐 있으면 갑자기 피곤해진다. 반면 손동작을 펼치며 말하고, 잘 웃는 지민은 귀여워 보였다. 왜소하기까지 한 그녀가 어떻게 버티어왔을지 궁금했다.





스커트는 빅박, 모자는 카오리, 검은색 스윔수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모두 그렇게 느껴요. PD님도 대기실에 왔다 가면 힘들어해요. 눌린다고 해야 하나? 여자들 기가 너무 강하다고들 하세요. 하지만 저희는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졌어요. 방송에서는 무서운 모습으로만 나오는데 사실은 말도 따뜻하게 하고, 다들 잘 챙겨줘요. 아마도 그녀들은 제가 소외될 거란 생각에 말을 한 번 더 붙였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제작진들이 우리가 너무 친해져서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느냐고 했어요. 매주 만나서 밤새 촬영하다 보면 안 친해질 수가 없거든요. 또 우리는 래퍼라는 공통분모도 있으니까 더 돈독해질 수 있었죠.”

상대를 힐난하기 위해 밤새 연구하면서, 어떻게 친한 사이를 유지할 수 있는지. 남자이자 힙합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민은 ‘디스’는 문화라고 말한다. 상대에게 상처를 제대로 주지 못했거나, 공격을 받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리스펙’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녀들은 상처받지 않기로 미리 약속하고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가죽 소재 상의는 키미제이, 검은색 팬츠는 아르케, 액세서리는 모두 판도라 제품.

토너먼트의 여왕
그녀가 처음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그녀의 어깨에는 기타가 메어 있었다. 연습생 시절에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 싱어송라이터처럼 말이다. 그녀가 회사에 들어온 이유도 주로 밴드 음악을 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걸 그룹은 예상 밖의 사건이었다. 회사에서는 걸 그룹을 기획했고, 지민은 어느 날 갑자기 댄스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걸 그룹이 되기 위한 오디션, 아니 토너먼트가 열렸다. 매월 심사가 있었고, 팀을 이뤄 대결하듯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민은 기타 치던 소녀에서 래퍼가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회사가 저를 그렇게 만들었죠. 하하.”지민을 검색하면 섹시한 사진들이 나온다. 그리고 한동안 웃게 된다. 그녀는 꽃보다 예쁘지만 인터넷에는 그녀의 다양한 사진들이 돌아다닌다. “사무엘 잭슨! 그 ‘짤’이 너무 돌아다녀요. 정말 너무 한다 싶었는데, 이제는 그냥 괜찮아요. 그리고 전현무 오빠가 시상식에서 절 닮았다고 했어요. 시추처럼 생겼다는 소리도 듣고요. 예전에는 추사랑도 있었어요.”



스윔수트는 라펠라, 재킷은 키미제이, 부츠는 지니킴 제품.

많은 ‘짤’들에도 불구하고, 지민을 주목하게 하는 것은 다시 그녀의 목소리다. 낯선 톤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귀 기울인다. 특색 있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흔치 않다. 심사위원들뿐만이 아니다. 대중도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들으려 한다. ‘PUSS’가 공개되고, 이튿날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그리고 한동안 상위권을 유지했다. 야한 제목과 가사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냥 중의적인 표현이에요. ‘사뿐사뿐’은 고양이 이미지였어요. 제목은 그 콘셉트에서 따왔죠. 푸시캣을 하려다가, 이중적인 의미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꿨어요. 속뜻이 굉장히 많죠. 히히.”

걸 그룹으로 등장한 소녀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릴 때는 예능과 화보를 택한다. 전문적인 영역에서 가수로서 실력으로 경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민은 자신의 이름을, 아니 능력을 검증해 보였다. 작은 체구의 그녀가, 귀엽게 웃고 있는 그녀가 거대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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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박정민
Stylist 서지은
Hair 한지선
Make-up 이영

201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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