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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에 대한 기우

부암동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묘하게 교차한다. `제2의 삼청동이 될 것`이라는 보도는 부암동이 그대로이길 바라는 이들에게 우려를, 문화적 거점이 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단언컨대 부암동은 삼청동이 될 수 없다.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다.<br><br>[2008년 4월호]

UpdatedOn March 20, 2008

Photography 김린용 Editor 이지영

지금 부암동은 들떠 있다. 서울에서 가장 조용하기로 소문난 동네가 방방 들떠 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없다. 금세라도 제2의 삼청동이 될 것처럼 이 동네는 보이게, 보이지 않게 움직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딸이 작년에 여기 왔거든? 나도 그거 문 앞에 써 붙일까? 또 누가 알아? 대통령이 우리 집에 통닭 먹으러 올지. 얼마 전에 보니까 ‘현대’에서도 써 붙였더만. ‘제17대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합니다. 궁정에 희망이 있습니다’라고. 여기가 바로 궁정동이잖아.” 그 유명하다는 부암동의 치킨집 ‘치어스’의 주인 아주머니는 아주 신이 났다. 3년 전부터인가 슬금슬금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작년부터는 예약 손님까지 많아져 최근엔 근처 더 큰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 가게는 보증금 5백만원, 월 40만원에 내놨다. “내가 권리금을 5천만원 불렀어. 비싼 것 같지?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또 비싼 게 아니야. 요 밑에 공터가 얼마 전에 30억에 팔렸거든? 거기에 고급 빌라가 들어온대. 그것만 생기면 금세 (권리금이) 1억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안 그래요?”
실제로 부암동 집값은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3년 전에 비하면 3~4배는 거뜬히 오른 가격이다. 평당 3백만원 하던 가격이 요즘은 어림잡아 1천만원을 웃돈다. 조용했던 부암동이 들뜬 것이다. 최근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의 집은 이 동네 최고 가격인 평당 2천만원에 팔렸다. 그러니 입소문이 날 법도 하다. “아휴~ 너무 알려져서 우리는 힘만 들지 실속은 없어요. 이 동네는 10억 줘도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수가 없는데 그걸 모르고들 찾아오시니까 우리야 힘만 들지.”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인옥 씨는 걸려오는 전화 받느라, 들어오는 손님들 받느라 정신이 없다. 공기 좋고 조용하다며 나이 든 사람이 주로 찾던 이곳에 작년부터 젊은이들까지 몰렸다. 집의 덩치는 크고, 가게 매물은 없는데 이곳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늘고만 있으니, 골치가 아픈 지경이다. “아무래도 삼청동과 비교하면 싸기야 싸지. 여긴 평당 1천만원이면 되지만, 거긴 평당 3천만원은 줘야 하니까. 그런데 매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이 동네는 워낙 가게 터가 없거든요. 그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지 뭐.” 워낙에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이 동네는 그래서인지 여전히 가게 자리는 몇 되지 않는다.
하지만 끊임없는 수요가 없던 자리에 가게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뭘 해도 안 되던 자리에 잘될 것 같은 가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안 나가던’ 중국집 자리에 ‘잘나가던’ 치어스가 옮겨왔으며, 디자이너 브랜드 ‘홍조’의 이현정 씨는 어렵사리 가게 자리를 구했다. “이 동네가 뜬다고 하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이 동네를 찾는 분들이라면 우리 브랜드와 잘 맞지 않을까 싶어서 자리를 튼 거죠”(‘홍조’ 이현정) 커피 전문점 ‘droop’의 김태균 씨는 ‘조용한 곳을 찾다가’ 이곳에 가게를 냈다. 원래 삼청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그는 삼청동이 너무 시끄러워지자 조용한 이곳으로 2주 전 옮겨왔다. “시끄러우면 커피 마시면서 멍해지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옮겼어요. 아직은 이 동네가 조용하더라고요.”
사실 ‘부암동이 뜬다’는 얘기는 작년 가을부터 있어왔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이곳 부암동의 한 카페가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거의 모든 매체가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콘셉트로 부암동 기사를 다루기 시작했다. ‘서울 같지 않은 서울’이라는 것이 그 테마였다. “청정 계곡의 상징 도룡뇽이 한창 겨울잠을 자고 있고, 빛바랜 기와가 곱게 얹힌 한옥과 통유리가 시원하게 뚫린 현대적인 건축물이 이웃하는 곳. 종로구 부암동은 요즘 서울에서 가장 뜨는 동네 중 한 곳이다.”(<조선일보>) “예술가들 사이에서 ‘부암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에서 찾아보기 드문 골목길과 동네의 정서가 남아 있는 부암동. 도심에서 몸은 가까이, 마음은 멀리 떨어진 동네 부암동을 찾았다.”(<행복이 가득한 집>) “서울에서 어르신이 갑자기 불러 세운 뒤 동네 자랑을 하고, ‘인사 안 하냐’고 훈계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 곳이나 있을까. 부암동은 그런 곳이다.”(<오마이뉴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주민들은 물론 상인들조차 마음이 붕붕 떴다. 부암동이 제2의 삼청동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 심리 때문이다. “삼청동이나 효자동 수준으로 집값이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많이들 오시죠. 아마 작년이 과도기였던 것 같아요. 원래 살던 사람들이 나가고,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으니까.” 부동산 몇 곳을 들러도 대답은 똑같다. 방송에, 신문에 나가면서부터 이 동네에 젊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집을 구하러 왔다가 허탕만 치고 가는 사람도 많아졌고, 고즈넉한 이곳을 사진으로 남겨두려는 ‘출사팀’ 또한 북적거린다. “안 그래도 주차할 곳이 없는 동네가 더 주차난에 시달리게 된 거지 뭐. 우리야 좋아진 게 있나.” 주민들의 원성은 지칠 줄 모른다. 어디 또 신축 건물이 들어선다 치면, 진정서를 내기에 바쁘다. “장사하는 입장에서야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하면 좋지. 그런데 주민들은 반대가 많아. 아무래도 시끄러워지니까.” 이 동네에서만 30년 넘게 방앗간을 했다는 할머님은 부암동이 알려지는 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고 말한다.
“한 3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 동네에 사람이 몰린 지가.” 동네 상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사실상 부암동은 2004년 4월 그린벨트에서 풀렸다. 당시 서울시 도시관리과는 “부암동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한 뒤 단독주택 위주의 쾌적한 주거지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곳이 대부분 개별적으로 개발되었던지라, 부암동의 ‘1종 주거 전용 지역’ 발표는 사실상 낙담에 가까웠다. 2층 이하의 단독 주택이나 3가구 이하 다가구 주택만이 들어서게 한다는 것은 ‘제2의 그린벨트’나 다름없는 셈이었던 것이다. 그나마 간선 도로변은 4층까지 올릴 수 있다 하더라도, 서울 시내에서 4층 이상의 건물을 올릴 수 없는 동네라는 점은 분명 투자자들에게는 비보였다. (당시 투자자들은 규제가 심한 1종 주거 전용 지역으로 묶인다는 점 때문에 매수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부암동은 인왕산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곳에 자리했다는 타고난 지리적 이점. 게다가 노무현 정부가 북악산을 전면 개방했다는 점. 그리고 백사 이항복 선생의 놀이터 ‘백사실’을 비롯,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 안평대군의 별장 ‘무계정사’, 심지어 현진건의 집터 등이 존재한다는 점 덕분에 (1종 주거 전용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곳이 제2의 인사동과 삼청동이 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제아무리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들떠 있다 한들, 부암동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식시킬 만한 여건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것이다. “여기 식당이 어디예요?”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 역시 불편한 동네인 이곳에는 편의 시설이 하나도 없다. “여기? 이 동네는 백화점, 목욕탕, 약국, 마트 아무것도 없어. 광화문이나 불광동 나가야 있지. 아예 없다고. 그러니 이 동네에 사는 건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거라고.” 치킨집 ‘치어스’의 주인 아주머니 말을 실감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좁다란 골목들은 일방통행인 곳이 많고, 그렇다 보니 올라가기 힘이 든다. 사람이야 숨이 차도록 걸어오른다손 쳐도, 자동차는 입장이 곤란하다. 지금 부암동은 교통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 오는 건 좋은데 제발 차 좀 가지고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둘러보면 알겠지만 이 동네엔 동사무소 주차장 한 곳밖에는 없어.” 내내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리니, 주민이건 이곳을 찾는 이들이건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경쟁 상대? 그런 건 없다고. 이 동네 가게를 찾는 손님들 중 주민은 거의 없어요. 다 외지 사람들이 소문 듣고 찾아오는 거지. 그러니까 맛없으면 금방 망해 나갈 수밖에 없는 거야.” 이곳이 제2의 삼청동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이에게는, 어쩌면 이러한 말들이 일종의 ‘비보’가 될 수 있겠다. 부암동이 삼청동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그밖에도 꽤나 많다. 일단 이곳은 지리적으로 (인사동이나 삼청동과는 달리) 자동차가 없이는 찾아오기 힘들다. 광화문이나 경복궁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지하철이 한 번에 닿지 않는다. 천상 세검정 터널을 지나야 닿을 수 있으니, 걸어서 입성하기도 쉽지 않다.
그리고 또 하나. 기존의 인사동이나 삼청동은 지리적 여건뿐만 아니라, 잠재되어 있는 문화적 요소들이 꽤나 많았다. 갤러리며 카페며 레스토랑이 보이게, 보이지 않게 즐비해 있었으니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암동은 어떠한가. 소문난 맛집이 겨우 세 곳(치어스, 에스프레소, 자하 손만두집)에 불과하다. 갤러리는 환기미술관이 다다. 물론 새로 생긴 갤러리가 두어 곳 있기는 하지만, 인사동과 삼청동의 예전 모습에 견주어보았을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 동네는 (워낙에 시내와 접촉이 없는지라) 아예 상권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극복하기 어려운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가게 자리가 없으니, 이제라도 상권이 들어설 수가 없다. 기껏해야 주택을 개조해 가게를 만드는 방법 정도가 있겠으나, 그러기엔 이 동네 집의 덩치가 꽤 크다.
산책로라도 있으면 이 좋은 공기를 더 들이마실 수 있으련만, 불친절하기 이를 데 없는 부암동은 거의 오르막길이다. 그러니 삼삼오오 짝을 지어 데이트를 나선 이들을 반겨줄 만한 환경은 되지 못한다. 하이힐을 신고 언덕을 오르기엔 발목이 뻐근하고, 갤러리며 숍 쇼핑을 목적으로 이 동네를 방문하기엔 몇 안 되는 상점이 다다. 그러니 부암동은 제2의 삼청동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취재가 끝난 후 우리는 한 가지 바람을 갖게 됐다. 더 이상 상업화되지 않기를, 복고 취미가 짬뽕된 제2의 삼청동이 되지 않기를.”(<행복이 가득한 집>) 낭보이자 동시에 비보일 수 있겠지만, 단언컨대 부암동은 제2의 인사동, 삼청동이 될 수 없다. 이곳엔 문화 생산의 거점(문화 보존이라면 또 모를까) 기능을 수행할 제반 여건이 전혀 갖춰 있지 않다. 젊은이들이 시시때때로 방문하기에는 동네가 너무 옛되며, 그나마 방문할 만한 곳도 많지 않다. 그러니 언론에서 부추긴 붐을 타고 이곳을 잠시 방문할 수는 있겠으나, 부암동이 삼청동이 될 거라는 기대와 우려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더 복잡해지면요? 그때는 또 다른 곳을 찾아 이사해야죠.” 지금 부암동은 현재적 가치와 전통적 가치가 혼재해 머리카락처럼 뒤엉켜 있다. 누구나 부암동을 칭송할 때 하는 말이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점인데, 그러나 사실 이런 곳은 꽤 많다. 한옥의 진귀함을 맛보려면 한옥마을로 가는 편이 쉽고, 서울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광경은 여기 이 동네 말고도 많으며, 옛날 동네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곳은 강북 곳곳에 한참이나 더 남았다. 그렇다면 이곳을 찾는 재미란 <조선일보>에 기재된 대로 ‘한옥과 현대적 건축물이 이웃하는 곳’이기 때문인데, 이는 또 엄청난 문화적 충돌이 아닐 수 없다. 옛날 집들을 구경하러 왔는데, 그 옛날 집이 개조되어 카페로 변해버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곳을 찾는 이유란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차를 한 잔 마실 수 있다는 것 정도인데 (고즈넉했던) 옛집을 허물어 카페가 생겨났으니 이런 아이러니는 또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결국 ‘서울 같지 않은 서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현대적 가치’라는 부암동의 매력은 계속 나아가지도, 지켜지지도 못하는 안절부절못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서울에 이런 동네가 어디 있겠어. 여기 분들은 다른 동네 못 간다고.” 하지만 오늘도 부암동을 향한 이곳 주민들의 칭송은 엄청나다. 서울에서 이렇게 공기 좋고 조용한 동네가 없다는 것. 그래서 ‘서울의 시골’이라 말해도 될 만큼 예스러운 정취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이곳 주민들의 앙칼진 자존심이다. “아직도 밤 되면 사람이 아예 없는걸. 이만큼 시내 가깝고 조용한 동네가 어디 있나.” 그러나 주민들과 상인들의 옹골찬 자신감과는 달리, 지금 부암동은 ‘문화적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고, 그린벨트가 해제되어 관심을 모으게 됐다지만, 여전히 부암동은 1종 주거 전용 지역으로 묶여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니 이곳에 아파트가 생기지 못하고, 그래서 상권이 형성되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행운이지만 (문화적 거점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불운인 것이다. 이렇듯 부암동이 제2의 삼청동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몇몇에게는 실망으로, 다른 몇몇에게는 안도로 이어진다. “사람이 몰리는 게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다”는 말은, 두 가지 욕심을 동시에 지닌 인간의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인 셈이다.

뉴욕의 소호를 차지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은 그곳이 한순간 상업화되자 월세를 이기지 못하고 덤보로, 브루클린으로 옮겨 갔다. 그들이 옮겨간 덤보는, 브루클린은 예술가들의 오묘한 향취와 함께 또 한 번 문화 거점이 되었고, 예술가들은 ‘걸어다니는 부동산’이라 불릴만 했다.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밀려왔듯, 삼청동에서 다시 부암동으로 밀려오지 않을까요?”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는 이러한 구도는 사실상 어불성설이다. 그러기엔 (가난한 예술가들이 밀려들어오기엔) 부암동은 이미 너무 떠버렸다. 예술적 풍취가 가득한 동네가 형성되기도 이전에, 이미 이곳은 신문이며 잡지며 방송에 얼굴을 너무 들이밀었다. 그리고 알려지는 순간, 무명에서 오는 매력은 사라져버렸다.
“이 동네에 이준익 감독이 살았다는 거 아나 몰라. 그 양반이 이랬어. ‘부암동은 불편만 감수하면 참 살기 좋은 동네다’라고. 그 말이 딱 맞아.” 공기 좋고, 경치 좋고, 조용해서 교통 어렵고, 주차 힘들고, 들를 곳 없다는 불편을 감수하며 부암동이 버텨왔다. 그런데 이곳이 문화 거점으로서의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되면서 (개발되기도 전에. 개발될 가능성조차 전무한 상황에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부암동이 제2의 삼청동이 될까봐 걱정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언론의 기우’다. 부암동은 삼청동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지금의 부암동은 제2의 삼청동이 아닌 가회동이 될 가능성이 짙다. 개발조차 할 수 없다는 한계, 그런 와중에 새로운 가능성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손짓,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동네에 살고자 하는 욕망, 북악산과 청와대를 개방하는 정치가들의 표심이 결합된 동네가 가회동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부암동 역시 그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그 사실이 반갑기도 떨떠름하기도 할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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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Photography 김린용
Editor 이지영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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