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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트래포드에 서다

영국을 근거지로 둔 <아레나>의 에디터가 영국을 몰라서 되겠나. 영국을 공부하는 첫 번째 덕목은 역시 축구를 아는 것이다. 그들의 삶과 죽음을 다스리는 신과 같은 문화, 축구를 영국으로 날아가 직접 살폈다. 그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영광스럽게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포츠머스의 경기가 열리는 올드 트래포드였다.<br><br>[2008년 3월호]

UpdatedOn February 24, 2008

Editor 성범수 PHOTOGRAPHY 기성율, 범반장 COOPERATION 스포츠토토, 엠제이 항공여행사(02-732-1994)

꼭두새벽에 무슨 영달을 보겠다고,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거액 연봉의 선수들이 공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보는 게 재밌긴 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를 즐기는 팬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거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만으론 성이 차지 않아 영국으로 떠야겠다고. 난 월드컵도 아닌 프로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 보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는 부지런 한 족속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엔 더 열심히 새벽에 일어난다. 맨유와 포츠머스 경기를 영국 현지에서 보고 난 후 완전히 달라졌으니까. 올드 트래포드에 가기 전에도, EPL에 관심은 있었다. 첼시의 마이클 에시엔을 좋아하고 최근 눈에 띄기 시작하는 아스날의 아데바요르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경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쉽사리 꺼내들지 못했다. 묶여 있는 업무, 그리고 여행으로 부담해야 하는 지출이 쉽게 잉글랜드의 함성 넘치는 축구장으로 이끌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한 번쯤은 투자할 마음은 있었다. 축구에 살고 죽는 영국인들의 정서도 느끼고, 세계 제1의 축구 리그인 EPL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 맛을 모른다. 그건 우리나라 K-리그를 경기장에서만 봐도 안다.
개인적으로 EPL을 보기 위해선 표를 구하는 게 급선무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적이다 보면 표를 살 수 있고, 현지 여행 상품들 중에도 축구 관람을 위한 패키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더 확실하고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스포츠토토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놀라운 경쟁이 있는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게 걸림돌이긴 하지만, 스포츠토토에선 선진 스포츠 문화 체험 이벤트를 연이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천명했다. 두드리다 보면 열릴 것이고, 언젠간 당신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거다. 물론 난 운 좋게도 에디터란 이름으로 취재를 위해 그들과 함께 영국에 갈 수 있었지만.
내가 참가한 건 2차 선발대였다. 이미 1차 선발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턴의 경기를 관람했다고 한다. 스포츠토토가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을 아직도 모르는 <아레나> 독자들에게 알린다. 스포츠토토의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에서 3차 선발대 공지를 확인하면 된다고 말이다.
2008년 1월 27일 2차 선발대 전원은 인천공항에 모였다. 20명의 참가자와 취재진, 그리고 스포츠토토 관계자들을 포함해 30명이 넘는 무리는 스포츠토토에서 준비한 베이지 패딩 점퍼를 입은 채 도열했다. 그리고 13시간의 비행 후 런던 히드로공항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 호텔에 투숙한 우리에게 영국 전통 퍼브에서 즐길 수 있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흑맥주 기네스를 생맥주로 즐길 수 있는 퍼브는 가죽 클럽 체어가 놓여 있는 동네 선술집 그대로였다. 저녁 시간엔 축구를 중계해주고, 퍼브 한쪽에는 맥가이버가 소유했던 아이스하키 게임기와 유사한 축구 게임이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파인트 잔을 들고 게임을 즐기거나, 축구를 보며 열광했다. 왁자한 분위기는 점잖은 영국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사라지게 했다. 훌리건이 조금씩 떠오른 이유는 역시 축구에 열광하는 그들의 날 선 눈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둘째 날 우리는 첼시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리지로 나섰다. 런던에서 가장 넉넉한 부촌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첼시는 삼성이 유니폼 스폰서로 알려져 익숙한 팀이다. 물론 디디에 드로그바, 프랭크 램퍼드 등 세계적 선수들이 뛰는 팀으로 빅 4로 언급될 정도니 친숙할 수밖에 없겠지만 말이다.
스탬포드 브리지를 둘러보는 투어는 이렇게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의 경기장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조형도를 보며 경기장을 익힌 후, 관중석과 원정팀의 로커룸, 그리고 홈팀의 로커룸을 둘러보는 순서다. 단순한 일정임에도 실제 선수들이 사용하는 경기장을 직접 내 눈으로 본다는 건, 영국에 오기 전엔 상상도 못한 일이다. 첼시 구장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역시 원정팀과 홈팀의 로커룸 비교였다. 그야말로 천지차이였다. 원정팀 로커룸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샤워부스도 부족하고, 옷장도 발 밑에 아주 작은 사이즈로 준비해뒀다. 또한 옷걸이는 포츠머스의 카누에게나 편안할 정도로 높았다. 원정팀 감독이 작전 지시에 이용하는 보드는 출입문을 열면 가려졌다. 항상 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작전 지시가 불가능할 정도. 기대대로 홈팀 로커룸은 완벽한 모습을 구축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유니폼은 개개인의 옷장 앞에 하나하나 준비돼 있고, 마사지를 위한 편안한 침대가 마련돼 있었다. 원정팀에는 구비되지 않는 음료수와 넓은 작전 지시룸까지 비교 불가한 모습 그 자체였다.
구장 투어의 재미는 투어를 안내하는 담당자의 입담에 좌우된다. 첼시 주장인 존 테리는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마사지 침대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만의 징크스다. 그리고 첼시 선수들에겐 주치의의 조제 영양제가 개인의 특성에 맞춰 제공된다. 안내 담당자는 마이클 에시엔의 텀블러를 꺼내 보이며, 그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영양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원정팀의 에피소드는 단연 리버풀의 피터 크라우치의 이야기로 압도됐다. 198cm인 그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옷걸이에 몇 번이나 머리를 부딪혔다고 한다. 사실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그가 부순 옷걸이가 현재도 부서진 채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스탬포드 브리지를 둘러본 후 런던 관광이 이어졌다. 국회의사당, 런던 아이, 타워브리지, 뉴스에서나 보던 그곳을 둘러보고 호텔로 귀환하며 일정은 마무리됐다. 물론 퍼브에 가는 자유 시간은 역시 둘째 날도 빠지지 않았지만.
영국에서 보낸 셋째 날, 우리는 맨체스터로 이동을 시작했다. 1월 30일에 있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포츠머스의 경기 관람을 위해서였다. 맨체스터로 가는 길은 버스로 5시간, 고속철도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길에 우리는 옥스퍼드를 둘러봤다. 천재들만 입학한다는 옥스퍼드는 전통이 느껴지는 건물들이 모여 있는 작은 소도시였다. 도시 전체의 건축물들이 알맞게 어울려 특유의 분위기를 완성해내고 있었지만, 비슷한 모양 덕에 조금은 지루했다. 학교를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옥스퍼드를 둘러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간적 여유로 우리는 일정엔 없는 비스터 마을(Bicester Village)을 찾아가기로 했다. 옥스퍼드에서 20분 정도만 이동하면 도착하는 그곳은 버버리, 폴 스미스, 기브스 앤 호크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의 아웃렛 매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 섀빌 로의 대표적인 테일러 숍인 기브스 앤 호크스의 겨울 코트가 원화로 20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불시 방문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게 걸림돌이었다는 것만 빼면 그곳의 가격과 상품은 만족할 만 했다. 한 시간 반의 일정을 벗어난 투어를 하고, 우리는 맨체스터로 이동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2월 6일은 특별한 날이다. 1958년 2월 6일 뮌헨에서 경기를 마치고, 맨체스터로 돌아오던 비행기가 추락해 23명의 사상자를 낸 뮌헨 참사 때문이다. 그곳은 이미 애도의 물결로 가득했다. 올드 트래포드 경기장 외관은 뮌헨 대참사 당시 사망한 선수들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었다. 고개가 숙여지는 건, 몰인정하게도 그들의 과거가 환상적인 플레이로 가득했다는 아쉬운 추억을 듣고 난 후 부터였다.
영국 축구 문화가 재밌는 건 우리네 정서론 해서는 안 되는 만행을 거침없이 뿜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거에 훌리건들은 전쟁에 나서듯 작전을 세우고, 매복까지 감행했다고 한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건 다반사였으니, 말로 비하하는 것 정도는 장난스런 애교인 거다. 맨유는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와 숙적이다. 숙적들은 뮌헨 참사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는다. 사람들의 죽음을 어찌 이렇게까지 비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에겐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박지성을 연호하는 개고기송이 있다. 한국인들은 그 노래를 듣고 한국인을 비하하는 가사로 단정지었다. 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LST 미디어의 성필규 기자는 오해라고 말한다. 리버풀을 공격하는 것이지 박지성의 고국을 비하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의 인기가 높다는 건 개고기송이 증명한다. 그가 뛰지 않는 날에도 사람들은 개고기송을 연호한다고 한다. 박지성의 입지가 그 정도라는 건 현지에 오기 전까진 몰랐다. 그냥 후반 교체 선수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을 뿐이니까.
어쨌든 스포츠토토 무리에게 경기를 관람하는 넷째 날이 찾아왔다. 그날 아침 우리는 맨체스터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내셔널 풋볼 뮤지엄을 찾았다. 영국의 축구 문화가 얼마나 체계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여정이었다. 내셔널 풋볼 뮤지엄의 크기는 거대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정성에 두손 모아 박수를 보낼 만큼 세세한 자료들을 빠짐없이 챙겼다. 한국 대표팀의 고릿적 유니폼도 있을 정도니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겠다. 박물관을 떠나 우린 올드 트래포드로 이동했다. 경기장에 있는 메가 스토어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메가 스토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징하는 물건들이 진열된 매장이다. 경기가 있는 날엔 인파가 몰리기에 조금 일찍 나섰다. 유니폼 가격은 43파운드로 원화로 9만원이 채 넘지 않는다. 이런 유니폼은 선수들의 이름과 등번호가 찍혀 있지 않은 레플리카다. 등번호를 찍기 위해서는 약 2만4천원의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 결국 유니폼의 가격만 12만원 가까이 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올드 트래포드로 향하기 전, 한국에서 유니폼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구장에서 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찍어오면,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한국에 돌아와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증거품을 남길 수 있다. 쇼핑을 마치고 잠시 구장을 돌아봤다. 뮌헨 참사 때를 기리기 위해 멈춰 있는 시계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당시 사망한 버스비 베이브들의 거대한 사진이 전면 배치돼 있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박지성의 얼굴이 드러난 광고판도 눈에 보였다. 여기가 올드 트래포드라는 걸 진정 실감할 수 있었다. 감동의 물결을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우습게도 모두 조용해졌다.
맨체스터 시내 관광으로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왔다. 입장 시작과 함께 사람들은 몰려들었고, 양파를 고소하게 볶아 얹은 핫도그를 먹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사방을 경계하는 기마 경찰대도 있었다. 분위기는 이미 경기장 밖에서도 상대팀 포츠머스를 윽박지르는 듯했다. 거대한 축구 전용 경기장 올드 트래포드의 모습이 인상적이긴 했지만, 그것보다 경기 시작 전 베팅을 하는 사람들의 긴 줄이 눈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도 프로토를 해봤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며, 관전자 입장에서 경기를 보는 것보단 역시 직접 경기와 나를 연동시키는 게 더 즐겁다. 정서적인 이유를 빼고는 시합 결과가 직접적으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베팅이 아니고선 느낄 수 없는 불가능한 체험일테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합 관람이 있던 날, 아침에 <더 인디펜던트>지를 살폈었다. 그날 시합을 뛰는 예상 명단에 박지성은 없었다. 앞선 경기에서 박지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실과 포츠머스가 상위팀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박지성의 출전을 은근 확신하고 있었다. 낯선 맨체스터까지 와서 박지성의 선전을 보지 못한다는 건 너무나 실망스런 일일 테니까. 시합 시작 1시간 전 잔디밭 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판 데르 사르가 등장했다. 그는 좌우를 뛰어다니며 환호에 손을 흔들어줬다. 실제로 보는 첫 번째 등장인물에 감정이 살포시 들뜨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분 뒤 15명의 선수들이 환호와 함께 등장했다. 박지성을 포함한 루니, 호나우두, 테베스, 스콜스의 모습이 보였다. 아침 신문에 이름을 올렸던 긱스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예상 로스터와는 다르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박지성은 마이클 캐릭과 폴 스콜스와 함께 몸을 풀며, 경기를 준비했다. 앞자리에 앉았던 우리는 박지성이 다가올 때마다 그의 이름을 외쳤다. 박지성을 보자 이미 내 감정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상한 건 눈이 조금씩 촉촉이 젖어왔다는 거다(우스운 얘기지만 이 원고를 쓰는 지금도 그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오래지 않아 우리는 그날의 로스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 박지성이 선발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때의 기분을 말로 설명하진 않겠다. 그냥 상상해보시라.

몸을 풀던 선수들은 경기 준비를 위해 다시 로커룸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경기장을 울리는 환호와 함께 재차 등장했다. 그때 그곳의 분위기는 포츠머스 선수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은완코 카누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는 바람에 포츠머스의 해리 레드냅 감독은 리옹의 밀란 바로시를 임대 계약으로 데려왔다. 우리가 관전한 그날이 밀란 바로시의 포츠머스 데뷔전이었다. 데이비드 제임스 골키퍼와 솔 캠벨이 굳건히 수비를 지키곤 있었지만, 은완코 카누가 빠진 포츠머스는 바로시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풀타임 출장했다. 이번 시즌 처음이었고, 그의 경기력은 최근 보여준 것 중 최고였다. 경기를 함께 관람한 ESPN의 해설가이자 의 장지현 기자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준 경기라 호평했다. 완벽한 골 찬스를 두 번 날렸다는 게 에디터에겐 아쉬웠지만, 전문가의 평가는 그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알아낸 사실이다. 그날 박지성의 평점은 스카이 스포츠의 6점을 제외하고 모두 7점을 기록했다. 아아, 잊은 게 있다. 우리는 박지성이 뛰는 90분 동안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박지성의 개고기송을 들을 수 있었다.
영국에서 한국 선수를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가 뛰는 모습을 영국 사람들도 칭찬한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맨체스터에 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다. 경기가 끝나고 남아 있는 우리에게 몇 명의 맨유 팬들이 다가와 어디에서 왔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한국이라는 말을 듣고 그들은 ‘지성 박’을 연호했다. 그리고 그의 플레이에 대해 칭찬의 언사를 던졌다. 맨체스터로 향하던 길에 잠시 머물렀던 휴게실에서 만난 풀럼 팬들과는 다른 반응이었다. 그들에게 설기현 선수에 대해 물었다. 그들은 설기현에 대해 대부분 잘 알지 못했고, 처참한 평가를 내놓는 서포터까지 있었다. 영국인들은 축구 선수들에게 동정적이지 않다. 그들은 항상 질문에 사실만을 답하는 것 같다.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박지성에 대한 평가는 모두 진심이었다. <아레나> 독자들에게도 에디터가 했던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글로만 감동을 듣는 건, 실제 체험을 통해 얻는 것에 결코 미치지 못할 테니까. 그게 이 기사를 쓰면서 가장 아쉬웠던 애로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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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성범수
PHOTOGRAPHY 기성율,범반장
COOPERATION 스포츠토토, 엠제이 항공여행사(02-732-1994)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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