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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민의 여름

효민은 변하고 싶다. 달라지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노란색으로 염색했다. 티아라와 함께가 아닌 홀로 무대에 올라 몸매를 강조한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그녀에겐 낯선 여름일지도 모른다.

UpdatedOn July 14, 2014

민트색 스타디움 점퍼는 푸시 버튼, 프린트 점프수트는 아르케 제품.

왜 이 여자는 싫은 내색을 안 할까? 효민의 몸에 호스로 물을 뿌리면서 생각했다. 6월 중순이었지만, 해는 없었다. 비가 곧 내릴 것 같았고, 바람이 불었다. 우리는 옥상에서 촬영했다. 호스로 차가운 물을 끌어다 추위에 떨고 있는 그녀에게 뿌렸다. 몹시 추웠을 거다. 뿌리는 나도 추웠으니까. 유명한 여자 혹은 예뻐서 유명한 여자들을 보면, 짜증내는 표정을 상상하게 된다. 그럼 덜 예뻐 보일 테니까.
덜 어렵고, 긴장되지 않을 테니까. 효민은 적극적이었다. 적극적으로 귀여웠다. 그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온다는 말에 개다리 춤을 추며 반겼다. 그녀는 쉽게 웃었다. 스물여섯이 아니라 열여섯 소녀 같았다. 그녀는 변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장한 소녀들이 여자가 되길 바라는 것처럼.

많이 달라졌다. 머리가 노랗고 짧아졌다.
실연당한 건 아니다. 솔로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른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확실하게 해보고 싶었다. 데뷔 때부터 줄곧 긴 웨이브 머리만 고집했다. 파격을 시도한 적 없었다.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일단 잘랐는데 아직 적응이 안 된다.

긴 머리보다 예쁘다.
사실은 예쁜 모습을 버리고 싶었다.


못생겨지고 싶다는 건가?
그건 아니고. 걸 그룹을 하다 보면 습관처럼 예뻐 보이려고 노력한다. 더 웃고, 귀엽게 보여야 할 것 같다. 그런 습관을 깨고 싶었다.
머리를 자르고 나니 스스로 변화가 느끼져서 후회는 없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하고 싶은 건가?
위축돼 있었다. 활동할수록 작아졌다. 본래 성격이 외향적이었는데 움츠러들고 내성적으로 변했다. 열정도 줄어든 것 같았다. 이 상황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과감함이다. 겁 내지 않을 거다.

걸 그룹 활동을 오래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다.
나는 아이돌, 걸 그룹이란 틀에 갇혀 있다. 아이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한다고 정해진 건 없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맞춰가야 하는 틀이 있다. 보이는 것에만 너무 신경 쓰며 산 것 같다.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무대에서나 평상시에 표현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 틀에 박힌 것, 시키는 것을 해야 한다. 그게 힘들었다.

효민을 움츠러들게 만든 건 무엇이었나?
원인을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주변의 기대치에 못 미칠 때, 스스로 실망스러운 행동을 했을 때마다 느끼는 압박이 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다. 데뷔 때는 더 과감하고, 열심히 했다. 지금은 무대 오를 때마다 걱정하고, 움츠린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왜 기죽어 있냐고 동료들이 묻는다. 이번 솔로 활동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고 싶다.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솔로 앨범은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나?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힙합 사운드를 사용했다. 예전부터 ‘텐미닛’ 같은 무대를 꼭 해보고 싶었다. 용감한 형제와 같이 작업을 했는데, 밝은 느낌과 잘 어울리는 곡으로 만들어줬다. 제목은 ‘나이스 바디’다. 가사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여자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되게 직설적이다.

얼마나 직설적인가?
여자라면 한번쯤 노출도 꿈꾸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 자신감 가지라는 말도 한다. 또 후렴구에는 나이스 바디 바디라는 가사도 있다. 이게 요즘 스트레스다. 내 몸매를 보여주면서 나이스 바디라고 해야 하니까.

괜한 걱정이다. 충분히 나이스하다.
사람들이 몸매만 볼까봐 운동을 하고 있다. (효민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나이스 바디’를 들려줬다.) 제목만 듣고는 너무 자극적이어서 걱정했는데… 밝아서 다행이었다. 멜로디도 신나고, 섹시 코드도 있다. 줄자를 이용해서 사이즈를 강조하는 춤도 춘다. 의상에도 비밀이 있다. 숫자가 적혀 있다.

75B라고 적혀 있나?
하하. 아니 34-24-36 이렇게 아주 조금 거짓을 보태기는 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분명 34는 될 거다. 여자들이 생각했을 때 이상적인 몸매를 표현하고 싶어서 의상도 그렇게 만들었다.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

  • 빨간색 톱은 H&M, 파란색 반바지는 아메리칸 어패럴 제품.

  • 흰색 셔츠는 스타일난다, 하이 웨이스트 반바지는
    아메리칸 어패럴 제품.

스물여섯 살이다. 가수가 아닌 스물여섯 효민은 어떤 모습일까?
남들과 다르지 않다. 학교 다닐 때 친했던 친구들을 자주 만난다. 이야기하는 것도 비슷하다. 똑같이 남자와 결혼 이야기를 한다.
나는 결혼을 늦게 하고 싶은데, 친구들은 서른 되기 전에 하고 싶어 한다.

서른 전이면 쉽지 않은 꿈이다.
지금 20대 후반으로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나는 외동이다. 집에서 좀 더 어리광 부리고 싶은데, 빨리 무언가 이뤄야 할 것 같고 그렇다.

여자들이 하는 남자 이야기란 뭘까? 남자의 어떤 면을 이야기하는 건가?
그냥 연애 이야기다. 다들 연애해야 된다고 말한다. 친구들이 이번 활동 잘해서 남자들에게 연락 많이 받으라고 하더라. 하하.
그 얘기 들으니까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보통 바쁜 업종 사람들은 자기 분야에서 연애 대상을 만난다. 아이돌 같은 경우는 아이돌을 만나는 게 편하겠지?
아무래도 자주 보니까 만날 확률이 높다. 같은 업종 사람이 대화가 잘 통하고, 시간대도 잘 맞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쉽지 않다. 워낙 미남 미녀들이고, 연애란 게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또 서로 눈 맞기도 힘들고. 그런데 만날 사람들은 다들 알아서 잘 만나더라.

20대 중반에서 후반은 불안한 시기다. 미래는 막연하고, 서른 전에 무언가 이뤄야 할 것 같다.
정확히 그렇다. 그래서 이번 솔로 활동을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문득문득 한다. 일부러 연습 시간을 더 늘리기도 한다.

정해둔 목표가 있나?
직업 특성상 목표가 막연하다. 일반 회사는 대리가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는 체계적인 구조가 있지만 연예계는 그런 게 없다.
눈앞에 닥친 일을 어떻게 잘해야 할지만 생각한다. 이번 무대에 대한 생각뿐이다.

인터넷에서 본인 기사 많이 검색하나?
당연하다. 다들 자기 이름 제일 많이 검색할 거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내 소문을 나는 전부 안다.

하지만 스트레스 많이 받을 거다.
예전만큼 많이 안 본다. 데뷔 초에는 댓글 보고 고쳐야 할 부분을 찾았다. 이제는 좋은 것을 많이 찾으려고 한다. 아주 가끔 힘이 되는 글이나 좋은 평가가 있다. 그런 글들에서 힘을 얻는다.

비난을 마주하면,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들 것 같다. 잊혀진 연예인이 되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안정된 직장에서 회사원의 삶을 살 수도 있겠지.
어느 일이나 힘든 건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우리가 유명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효민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는 무명이라 힘들었다. 지금은 유명해져서 힘들다. 어떤 게 더 힘들다고는 못하겠다. 포기할 거였으면, 처음에 포기했을 거다. 이 일에 대한 애착이 컸고, 이 정도도 못 이겨내면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회사생활은 이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모든 직업은 각기 고충이 있다. 빨리 이 노래(‘나이스 바디’)를 들려드리고 싶다. 그냥 막 열심히 하려고 한다.

여럿이서 활동하다가 혼자가 됐다. 솔로 앨범의 장점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외로울 것 같다.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사라졌으니까.
외롭다. 지연이 방송할 때 한 세 번(?) 놀러 갔다. 지연이가 엄청 반가워하더라. 밥 먹고 가라고 하고, 조금만 더 있다 가라고 했다. 나 역시도 그렇게 될 것 같다. 차 안과 대기실은 늘 시끌벅적했는데, 이제는 조용하겠지. 그런 생각하면 확실히 외로울 것 같다.
멤버들이 놀러 와주겠지?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태선
STYLIST: 이은아
HAIR: 이효정(제니하우스 청담)
MAKE-UP: 민영(제니하우스 청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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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김태선
Stylist 이은아
Hair 이효정(제니하우스 청담)
Make-up 민영(제니하우스 청담)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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