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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아니야

하면 할수록 모르겠다. 연애에 관한 담론과 이론들은 믿을 만한가? 그 진리는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것일까? 영화 <한 번도 안 해본 여자>의 황우슬혜는 간단히 답했다.

UpdatedOn February 11, 2014

▲ 검은색 가죽 톱은 캘빈클라인 컬렉션, 반지는 모두 판도라, 히이힐과 액세서리는 모두 프라다, 검은색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떻게 <한 번도 안 해본 여자>일 수 있을까?
그러게. 주인공 말희는 모태 솔로다. 연애를 해본 적 없는데, 아버지 때문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굉장히 엄하다. 치마도 못 입게 하고, 통금 시간이 있을 정도다. 살아온 환경이 여자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모태 솔로를 다룬 영화들은 많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 그런 영화들이 설득력이 없는 건 주인공이 너무 잘났기 때문이다.
한 번도 안 해본 여자가 이렇게 예쁜 게 말이 되나?

하하하. 그런가? 근데 영화의 콘셉트로 봐야 한다. 영화에서는 예쁜 옷을 안 입고, 화장도 안 한다. 멋이란 걸 전혀 부리지 않는 여자다. 그렇다고 말희가 남자친구를 아예 만나지 않은 건 아니다. 주변에 남자친구들은 있었다. 그러나 뭔가 해야 할 상황이 되면, 거부해버린다. 자꾸 그러다 보니 남자를 못 만나는 성격이 된 거다. 심지어 키스도 거부했거든.

심각한 트라우마라도 있었나 보네.
아버지가 너무 엄한 것도 있고, 말희도 남자친구를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 깊은 사랑이란 걸 못 해본 것 같다. 그러니까 남자에 대한 믿음이 없는 거지. 게다가 아버지가 항상 남자는 믿지 말라고, 워낙 세뇌시켜놨으니까. 연애는 해봤으나 사랑은 못 해봤다고 해야겠지.

그럼 극 중 인물이 아닌 현실의 황우슬혜는 사랑이나 연애는 많이 해봤나?
음. 둘 다 많이 못 해본 것 같다.

연애하고 싶은 남자는 있나?
우선, 종교가 비슷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용한 사람. 시끄럽고, 떠들기를 좋아하는 남자는 별로다. 행동이 부담스럽게 큰 남자는 안 좋아한다. 조곤조곤 말하지만 대화가 잘 통하고,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가 좋다. 재미있는 남자라면 더 좋지.

사실 내성적인 사람들이 친해지면 엄청 웃긴 경우가 있다.
맞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정말 그런다. 웃기려고 애쓰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재밌다. 말장난을 좋아하는데, 재미있는 말을 기분 나쁘지 않게, 세련되게 잘하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이 되게 재밌다.

예전 기사를 찾아봤다. 스스로 못된 여자라고 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못된 여자가 되는 걸까?
그때는 내 위주로 연애를 했던 것 같다. 모든 것들, 그러니까 생각하는 방향이나 행동 자체를 나 중심으로만 했다. 상대의 기분은 생각 안 하고, 내 기분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약속해도 잘 안 지키고. 상대를 전혀 배려 안 했던 거지.

인터넷에 회자되는 여자의 전형이 그렇다. 남자친구가 집에 바래다주길 원하지만, 정작 자신은 남자를 집에 바래다준 적 없다.
원하기만 하고 베풀지는 않는 여자. 인터넷에서만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다.

그랬던 것 같다. 내 위주였으니까.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안 좋게 헤어진 경우도 있었고. 그런 좋지 않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성숙해지는 것 같다. 연애는 서로 좋아하면서 만나야 하는 거지, 일방적일 수는 없는 거니까.

여자의 그런 심리를 못마땅해하는 남자들도 많다.
어렸을 때는 남자들이 전부 나한테 맞춰줬으니까. 그렇지만 이제는 서로 잘 맞추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언더웨어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드레스는 올세인츠 제품.

지금은 연애 안 하나?
음. 안 한 지 조금 됐다.

황우슬혜는 보수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약간 보수적이다. 아주 개방적이지는 않거든. 어려서 할머니와 함께 살아서 그렇기도 하다. 놀러 다니는 걸 즐기는 성격도 아니다. 그러니까 남자친구가 놀러 다니는 것을 못 봐준다. 내가 안 놀면 남자친구도 놀면 안 된다. 나도 안 노는데, 너는 왜 놀아?
뭐 이런 주의다.

함께 못 노니까 따로 노는 건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래서 내가 보수적인 거지.

그건 보수적인 게 아니라 못된 거 아닌가?
못된 건 아니다. 보수적인 것 같다. 생각해봐라. 남자가 밖에서 놀면 뭐하겠나? 커피만 마시는 게 아니라 술도 마실 텐데. 또 남자친구가 친구들이랑 이야기하고 그런 것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내가 안 그러니까.



술 안 마시나?
술은 전혀. 예전에는 거의 안 마셨다. 최근 들어 와인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이렇게 까다로운 여자친구를 계속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냐 오냐 해주면 안 된다. 마냥 맞춰주면 남자가 힘들다. 버릇을 고쳐야지. 만일 버릇을 못 고치면 그때는 헤어져야 한다.
여자들도 좀 느껴봐야 한다. 소중한 사람을 잃으면 그때야 본인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깨닫고, 잘못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는 반성했더라도 다른 연애를 시작하면, 잊어먹고 또 까다롭게 굴지 않을까?
글쎄. 여자에게 그 남자가 정말 소중하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지.

우리나라의 데이트 방식은 남자가 여자에게 돈을 쓰는 구조다. 그런데 여자는 남자를 정말 사랑하면 데이트할 때 남자가 돈을 못 쓰게 한다고 하더라.
그런가? 그건 잘 모르겠는데. 서로 좋아한다면 함께 쓰겠지.

그동안 어떤 남자들을 만나온 건가?
주로 착한 남자들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 남자친구들이 착했던 것 같다. 선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 그럼 선한 남자가 계속 선심을 베풀면, 못되게 변하는 건가?
하하하. 아니다. 어렸을 때는 연애를 중요하게 생각 안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지금은 중요하지. 사랑은 중요하다. 올 한 해 동안 인생 공부를 많이 하고, 잘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연애를 잘하려면 여자한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진심으로 행동해야겠지. 사랑하면 진심을 드러내는 게 맞다. 밀당 같은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진심이야말로 여자와 통할 수 있는 길이다.

진심을 드러냈을 때 여자가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
아, 그런 경우는 만나면 안 되지. 인연이 아닌 거다.

그렇구나. 그럼 다시 영화 얘기를 하자. 극 중에서 말희의 친구인 연애 고수 세영이 등장한다. 말희와 세영 중 누가 더 본인과 가깝나?
가깝지는 않지만, 공감이 더 가는 역할은 오히려 세영이었다. 그래도 세영은 연애는 해봤으니까.

이번 영화 개봉하기 전까지는 꽤 조용했던 것 같다. 거의 1년 동안.
드라마 출연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 TV에 출연 안 하면 조용히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연기 연습하고, 헬스랑 요가도 꾸준히 했다.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2013년에 찍었다. 그런데 계절이 안 맞아서 개봉을 늦게 하는 거다. 겨울에 찍은 건데 여름에 개봉할 수는 없으니까.

그런 운동하면 정말 예뻐지나?
음,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 예뻐지는 거지. 하하.

영화 촬영 중에는 별다른 일 없었나?
촬영 전날 발목을 다쳤다. 연습하다 조금 다쳤는데, 꽤 고생했다. 발목 다친 것과 추운 것 빼고는 다 괜찮았다. 영화 찍을 때가 겨울이라서 정말 추웠거든.

황우슬혜 하면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예쁜데 순진한 여자. 백치미라고 할까?
아, 이제는 백치미 역할 말고, 똑똑한 역할 좀 맡고 싶다.

이번 역할도 똑똑한데, 나름 부교수잖아.
하하. 맞다. 지적이지만 순진한 여자지.

Edito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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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조진혁

201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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