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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섹스비디오`를 찍는 연인들은 어떤 종족일까? 하루도 빠짐없이 휴대폰 문자에 찍히는 불법 `성방` 광고를 접하며 그들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자신도 `셀카`를 찍은 적이 있다는 `섹시 비디오 캐스팅 매니저` 이길모(가명)가 증언한 음란세상. <br><br>[2006년 7월호]

UpdatedOn June 23, 2006

Photography 우정훈 Editor 김영진

우연히 술자리에 동석해 알게 된 것을 계기로 그는 가끔 내게 연락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그의 전화는 달갑지 않았다. 기자가 직업이었던 그는,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 출연한 패널이 신기한 동물을 보듯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이쪽 세상을 엿봐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화가 왔을 때도 내 신분이 오픈될 수 없는 상황임을 밝히며 고사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섹시 비디오 캐스팅 매니저의 테스크에 대한 보고서’. 뭐, 그에게 특별히 꼬투리를 잡힌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엄연한 나의 직업이므로 밝히지 못할 것도 없다. 물론, 철저히 익명을 보장받긴 했지만 말이다.

기자가 나에게 보고서를 의뢰하면서 강조한 부분은 셀프카메라로 섹스 영상물을 찍는 사람들의 심리였다. 물론 그가 현재 근무하는 매체의 주요 독자가 남성이니만큼 남성의 심리보다는 여성의 심리가 궁금할 터였다. 하지만 그의 요구는 셀프카메라를 포함한 섹스 비디오 제작과 유통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 매우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심리는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한대의 성적 판타지로 가득 찬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뻔하고, 드러내는 것 자체가 잔인할 정도로 슬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왕 의뢰에 응한 터, 영상 제작과 섭외 과정을 말하면서 그들의 심리를 언급하고자 한다. 온갖 변태적 상상을 하며 충혈된 눈으로 영상물을 클릭하던 이들에겐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하드코어 포르노는 대부분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제작된다.
첫 번째, 하드코어 업체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하는 경우.
두 번째, 노래방, 비디오방, 모텔, 화장실 등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배포되는 경우.
세 번째, 호기심에 연인들끼리, 아니면 강압적인 상황을 만들어 찍어놓았다가 실수로, 혹은 악의적인 의도로 배포되는 경우.
네 번째, 하드코어 방영 업체에서 여러 어둠의 경로를 통해 섹스 비디오를 구입하는 경우.

첫 번째 방식이 유통되는 하드코어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 이유는 일단 다른 방식들보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생산해낼 수 있고, 또 카메라 워크나 배우들의 퀄리티 면에서 기본 수준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은 내러티브가 있고 배우가 등장해 성행위를 하는 ‘포르노 영화’나 얼마 전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접속자와 실시간 채팅을 하며 PJ(포르노 자키)가 남자 패널과 성행위를 하는 ‘라이브 방송’만 업체에서 제작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혼부부 셀카’, ‘00여고 2학년 원조교제’ 등의 이름을 달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영상물의 대부분이 하드코어 업체의 연출물이다. 하드코어 인터넷 사이트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박을 터뜨린 ‘해운대 00모텔 몰카’류의 진짜 몰래카메라를 모방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이다. 이런 리얼 셀프 섹스 비디오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라이브 방송이나 포르노 영화의 경우 ‘프로가 아닌 일반인의 섹스’라는 전제를 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반응이 완전 식지 않을 때까지 배우를 고용할 수 있다. 때문에 월급제로 계약을 하는데, 여배우의 외모와 인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월 1천만원에서 3천만원 사이를 받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수명이 길어야 1~2년이라는 점과 정상적인 사회 복귀가 어렵다는 점, 모바일 누드 화보를 찍는 연예인들이 최소 억대라는 점과 비교하면 결코 많은 액수라고 볼 수는 없다. 일반 사람들은, 이들이 밤만 되면 옹녀로 변신해 가죽 치마를 입고 채찍을 휘두를 것으로 상상할지 모르지만, 또 도대체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이들이 이런 일을 할까 상상의 날개를 펼칠지 모르지만(사적인 얘기지만, 전직 PJ와 얼마간 사귄 적이 있는데 그녀는 의외로 성적으로 상당히 소극적이었다. 화면에서 연기하는 현란한 립 테크닉도, 귀를 자극하는 교성도 없었다. 수줍은 시골 처녀처럼 그저 나에게 몸을 허락할 뿐이었다), 성매매 여성들이 섹스가 좋아서 섹스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심리야 물어보나마나고. 암튼 나 같은 캐스팅 매니저들은 이런 점을 이용해 이들에게 접근하는데 평소에 알고 지내던 유흥업소 지배인, 애로배우(16mm 비디오) 기획사, 사창가 포주, 인터넷 커뮤니티, 지인의 소개 등을 통해 여배우 물색 작업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 인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적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성행위할 사람을 섭외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매춘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들도 포르노 배우를 한참 밑으로 보는 인식을 가진 터라 배우 섭외에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들은 내밀한 사정(주로 경제적인) 때문에 섭외에 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정까지 잘 아는 가까운 사람들의 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렇게 섭외된 배우 중 몇몇은 은퇴해서 작은 기획사를 차려 지인을 업계에 데뷔시키는 자체 재생산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또 하나, 나는 이런 일을 하지는 않지만 전문 PJ나 포르노 배우가 아닌 일반인을 섭외해서 일회성 포르노를 찍는 경우도 있다. 하드코어 업체의 남자 스태프가 일반인 여자를 섭외해 포르노를 찍는 경우다. 사람들이 셀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이 이런 경우다. 캐스팅 매니저들은 처음 유흥업소나 인터넷 유료 채팅 사이트를 통해 직접 성매매를 하다 괜찮은 먹잇감을 발견하면 단골이(?) 된 후, 친해져 적당히 구슬려 비디오를 촬영하는 것이다. 그들은 ‘딱 봐서 좀 괜찮은데 개념 없어 보이는 애들, 날라리 같은 애들, 맛이 간 애들’이 의외로 돈의 유혹에 쉽게 넘어온다고 한다. 이렇게 섭외된 여성들은 아주 드물게 시리즈로 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거의 한두 번으로 끝난다.
몰래카메라로 제작하는 경우는 하드코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 많이 유행했던 방식이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들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섹스 비디오를 유통시켰는데 사람들이 보다 신선한(?) 작품을 원하기 때문에 성행위가 행해지는 다양한 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제작한다. 요즘은 하드코어 업체와 연결돼 하나의 중요한 공급 루트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는 각종 커뮤니티나 은밀한 경로를 통해 셀프 섹스 비디오를 매입하기도 하는데 매입가 차이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공개된 것들은 극히 드물다. 오히려 얼굴이 공개된 비디오는 그냥 인터넷상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신들의 추억을 위해 찍어둔 것이 우연한 계기로 유출되거나 변심 등을 이유로 유포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아무튼 이런 영상이 뜨면 업계에서는 사활을 걸고 화면 보정과 재편집으로 상품성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그 노력은 매출 증가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여담이지만, 외국의 유명 하드코어 사이트에서 패리스 힐튼 섹스 비디오를 전문가의 코멘트를 곁들인 디렉터스 컷으로 리뉴얼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이 바닥에서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나는 얼마 전에 대박을 예감할 만한 섹스 비디오 하나를 어렵게 입수했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두 남녀의 섹스 비디오였는데 앳된 모습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영락없는 대학 초년생 캠퍼스 커플이었다. 모텔로 보이는 장소에서 촬영된 이 40분짜리 비디오는 침대 위에서 격정적인 섹스를 나눈 후 욕실에서 서로의 몸을 씻겨주다 여자가 펠라치오를 하고 다시 욕실에서 섹스를 나누는 내용이었다. 대사 내용이 또렷이 들리는 녹음 상태나 등장인물의 외모, 오랫동안 파트너 관계를 맺었는지 다양하고 과감한 체위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등 여러 가지로 최상급으로 분류될 만한 것이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두 번째 섹스 후 속옷을 입고 서로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인터뷰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사랑하는 000와 이렇게 포르노를 찍었는데 우리 사랑이 영원히 간직되길 바라고…. 너도 말해.”
말 한 마디, 표정 하나, 정성스러운 스킨십까지, 사랑하는 젊은 남녀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그들이 왜 이런 비디오를 찍었고 어떻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서랍 속에 있는 나의 섹스 비디오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촬영한 나의 셀프 섹스 비디오. 섹스에 대해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그녀였지만 서로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기에 별 거부감 없이 촬영한 비디오였다. 우리는 질펀한 섹스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고, 비디오 속의 대학생 커플처럼 카메라를 바라보며 섹스에 대한 소감도 곁들여 녹음했다. 우리는 가끔 우리의 영상을 재생하며 더욱 뜨거운 밤을 보내기도 한다. 남녀의 관계에서 섹스는 분명 중요하고, 그 기억도 소중하므로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 기록이 어떤 충혈된 남자의 눈앞에서 반복적으로 재생되며 그들의 마스터베이션 보조 기구로 전락한다면….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대학생 커플 100% 실제 정사’. 난 40분짜리 영상을 35분으로 편집해 회사에 보낸다. 대박 예감, 최상 퀄리티라는 문구도 첨부한다. 사람들은 이 자극적인 영상에 핏발선 눈으로 클릭을 할 것이고, 난 나의 섹스 비디오의 안전을 확인하고 또다시 다른 먹잇감을 찾아 어둠 속을 헤매고 다닐 것이다.
날 욕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과 나는 악어와 악어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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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우정훈
Editor 김영진

201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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