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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장 비싼 땅 직접 가보니

강남 부동산이 대세라 해도 절대 따라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 요새 흔한 말로 ‘넘사벽’인 명동 땅값 이야기.

On April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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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명동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

재벌가가 몰려 있는 한남동, 연예인들이 모여 사는 청담동. 최근 부동산 전문가와 호사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부동산 명당이다. 하지만 신이 내려준 최고의 ‘명당’은 따로 있다. 바로 명동이다. 쇼핑 1번가라는 명성이 예전만 못한 느낌이지만 땅값만큼은 부동의 1위. 서울 사람들이 빠진 자리를 유통업계 ‘큰손’인 요우커들이 대신하며 여전히 최고의 상권을 유지하는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서울 중구 명동 8길에 위치한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 부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이곳은 2005년 이후 11년째 가장 높은 땅값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이곳의 공시지가는 1㎡당 8천70만원. 지난해 7천7백만원보다 4.8% 상승한 수치다. 또한 이 화장품 업체가 통으로 쓰는 점포 면적은 169.3㎡로 3.3㎡당, 즉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평당 2억 6천6백31만원에 이른다. 지방의 웬만한 중소형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 땅이 비싼 이유는 바로 상징성 때문. 명동의 랜드마크와 같은 곳으로 지하철역과 붙어 있는 데다 명동 초입에 위치해 기업이 홍보용 매장으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은 위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까지 입점했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는 이 명동 매장이 ‘파스쿠찌 자리’라 불리며 약속의 명소로 꼽혀 브랜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네이처 리퍼블릭이 비싼 임대료에도 이 자리를 고수하는 이유 역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 때문으로 추측된다. 유동 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매년 공시지가가 발표될 때마다 언론을 통해 브랜드명이 언급되는 것은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최고의 홍보인 것. ‘억 소리’ 나는 임대료를 감수하면서도 5년째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네이처 리퍼블릭은 2012년 재계약 당시 보증금 50억원, 월 임대료 2억5천만원 수준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도 비슷한 수준의 월세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 억 소리 나는 땅값을 자랑하는 건물의 시세는 얼마일까? 한마디로 ‘측정 불가’란다. 명동부동산 이태경 팀장은 “내놓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가격도 유추할 수가 없다. 그래서 측정 불가다”라며 “이미 대한민국 최고 땅값이라는 타이틀로 명동의 랜드마크가 된 곳인데 수백억을 준다 한들 건물주가 팔겠느냐? 그리고 건물주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그 위치에 건물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 건물 외에도 부동산 재산이 적지 않을 것이다. 돈을 떠나 대한민국 최고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커서 절대 팔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최고 땅값은 한전 부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매입해 화제가 된 삼성동 옛 한전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2천5백80만원으로 전년(1천9백48만원)보다 32.4%가 올랐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로 현대차그룹의 고가 낙찰로 인한 재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3.3㎡당 공시지가는 실거래가 4억 3천8백82만원의 5분의 1 수준인 8천5백만원.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이 땅을 사면서 감정가(3조 3천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 5천5백억원을 써냈고, 이 일로 정몽구 회장이 주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으며 실거래가가 가장 비싼 땅 1위로 꼽힌다.

 

공동 2위 우리은행 명동점,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네이처 리퍼블릭 건물의 뒤를 잇는 2위 자리는 2004년까지 16년간 1위 자리를 고수했던 ‘우리은행 명동점’이 차지했다. 우리은행 명동점 자리는 공시지가 10위권 건물이 대부분 위치한 명동 8길의 시작 지점이자 롯데백화점이 있는 을지로입구와 통하는 길목이라 여전히 높은 땅값을 유지한다. 하지만 2위 자리를 위협하는 건물도 있다. 이번에 공동 2위를 차지한 명동역 바로 앞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부지. 해당 건물에는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함께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고, 명동역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으로 ‘전통의 강호’인 우리은행 명동점 땅값을 위협하고 있다. 두 지점의 땅값은 공시지가 기준 1㎡당 7천6백20만원으로 책정됐다.


독도 땅값이 오른 까닭
개인이 사고팔 순 없지만 엄연한 우리 땅인 독도의 땅값도 해마다 오르고 있다. 올해 독도 전체 땅값, 공시지가는 42억 7천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상승했다. 약 10년 전인 2004년 공시지가가 2억 6천7백만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0배가량 오른 셈이다. 이러한 상승세는 독도 관광이 본격화된 2006년 시작된 것으로, 전반적으로 토지 이용도가 증가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독도는 땅값과 등대 등 시설물과 주변 해역 해양수산자원, 군사적 활용도까지 합하면 13조원 이상 유무형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4위 명동 토니모리 5위 명동 나이키

이어 명동에 있는 화장품 판매점 ‘토니모리’ 부지가 4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스포츠용품점 ‘나이키’가 5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레스모아’ ‘미쏘’ ‘탑텐’ ‘더페이스샵’ 매장 등 모두 명동 8길에 모여 있는 상점 부지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상위 10곳 모두 공시지가가 3.3㎡당 2억원을 넘었다는 것. 매년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뿐 모두 명동 메인 거리에 있다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땅값과 임대료 모두 비슷비슷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명동부동산 이태경 팀장은 “명동역에서 우리은행, 그곳에서 을지로입구 쪽으로 이어지는 ‘L자 라인’이 최고 황금 라인이다”라며 “유동 인구가 평일 1백만 명, 주말 3백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유동 인구가 중요한 상권 입지로 볼 때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위치다. 그로 인해 임대료도 워낙 높고 땅값도 가장 비싼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명동 2번가’라고 하는 그 길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가장 부러워하고 ‘신의 축복을 받았다’고 표현할 정도”라면서 “강남이 주거지로서 최고일지는 몰라도 상업지로서의 명동은 그 어떤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 아무리 강남이 뜬다고 해도 대한민국 땅값 1위는 명동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최저가 땅값을 기록한 곳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 대성리에 위치한 자연림이다. ㎡당 1백45원(지난해 1백40원)으로 조사된 이 부지는 5만3157㎡ 규모로 보전관리지역이다. 특이한 점은 전국 하위 3곳이 모두 경북 김천시 대항면에 소재한 임야라는 것. 운수리와 주례리에 있는 임야가 모두 1㎡당 1백60원을 기록해 공동 2위를 기록했다.
 

CREDIT INFO

취재
이현경
사진
최항석
2015년 04월호

2015년 04월호

취재
이현경
사진
최항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