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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아빠 찾아주고 싶다”

차영 전 대변인, 법원 앞 직격 인터뷰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남 조희준씨 사이의 친자확인소송 공방이 2차 국면을 맞았다. 그간 논란이 됐던 차영의 아들은 차씨의 전남편 서모씨와 혈연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배임·횡령으로 재판 중이던 조희준씨는 법정 구속됐다.

On June 19, 2014

법원 앞에서 만난 그녀의 표정은 결연했다. 나흘 전 “아들과 전남편 서모씨는 혈연관계가 아니다”라는 유전자검사 결과를 받아들고 변론 준비 기일을 맞아 가정법원을 찾은 것이었다.

지난해 8월 1일, 차영 전 대변인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아들이자 <국민일보> 전 회장인 조희준씨를 상대로 친자확인소송을 냈다. 친자 확인 및 양육비 1억원과 위자료 1억원, 아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양육비 월 7백만원을 청구한 것이다.

차씨의 주장대로라면 남편 서씨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던 서모군은 조 전 회장의 아들이 된다. 조 전 회장 측은 “절대 친자일 리 없다”며 반발했고, 임신 당시 법적으로 부부 상태였던 서씨가 아이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증명하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따라 차씨의 전남편 서씨와 서모군의 유전자검사가 진행된 것이다.

그리고 2월 13일, 전남편과 아들이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유전자검사 결과가 나옴으로써 차 전 대변인 측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친자확인소송의 변론 준비 기일이었던 2월 17일 오후 2시, 서울가정법원에는 양측의 변호인과 차영 민주당 전 대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를 기다리는 차영 전 대변인에게 그간의 심경을 물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논란으로 아들 서군이 가장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힘들어했다. 작년 9월 조 전 회장이 자신을 두고 아들이 아니라고 한 인터뷰를 보고 충격을 크게 받았던 것 같다.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은 성인에게 나타나는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보여 한동안 고생했다. 10년 동안 아빠 모르게 숨어 있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지 않나? 아이도 아빠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데 갑자기 변심했다는 생각에 힘들어했다. 조 전 회장도 그 인터뷰를 후회하는 것 같다. 내가 그 주장을 수없이 반박했는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요즘 아들은 많이 괜찮아졌다. 혼자 수학 숙제도 하고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갔다. 얼마 전엔 이 소송이 얼마나 걸리는지를 물어보더라. 짧으면 2~3개월, 길면 1년 정도 걸린다고 했더니 1년 정도는 괜찮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오늘도 나에게 “엄마, 잘하세요” 하고 말해줬다.

본인은 어땠나?
나는 괜찮다. 이제 오십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 아닌가? 10년 동안 나는 철저히 고독하게 살아왔다. 차동언 변호사님이 신경 써서 진행해주셔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나보다는 아이가 걱정이다. 이번 3월에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데, 하루라도 빨리 아빠 성(姓)으로 바꿔주고 싶다. 그래서 이 소송을 시작한 거다.

소송이 진행되기 전까지 조 전 회장과의 관계는 어땠나?
조 전 회장은 나와 내 아이를 떠났고, 그는 3~4개월 만에 바로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 하지만 나는 그저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고, 그를 용서했다. 지난 10년 동안 조 전 회장과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아이 때문이다. 그와 내가 아름다운 관계일 순 없지만 서로 침착하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아이를 위해서였다.

전남편 서모씨와 차영 전 대변인은 2003년 1월에 이혼했고, 그녀는 같은 해 8월에 출산했다. 이후 차씨가 전남편 서씨와 재결합하면서 그의 아들은 전남편의 서씨 성을 따르게 됐다. 만일 차씨의 주장대로 아들 서군이 조 전 회장의 아들이라면 전남편 서씨와 법적 부부인 상태에서 조 전 회장의 아이를 임신한 셈이 된다. 이런 이유로 언론에서는 ‘불륜 스캔들’로 이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차영 전 대변인은 당시 남편과는 법적으로만 부부 상태였을 뿐 사실상 별거 중이었고, 건강상의 이유로 서군을 예정일보다 빨리 출산했다고 말했다. 조 전 회장 측은 “절대 조 전 회장의 친자일 리 없다”며 전남편 서씨와 아들 서군의 친자확인검사를 요구했다.


작년에 한창 불륜 스캔들로 언론에 많이 오르내렸다.
많이 속상했다. 불륜이라는 딱지를 붙여놓고 재밌어하더라. 하지만 이는 잘못된 얘기다. 이것은 한 아이가 아빠를 찾고 자신의 기본권을 찾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그것에 대한 관심은 없고, 민주당 전 대변인이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다는 것에만 너무 포커스를 맞추더라. 아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전남편 서씨와 아들이 부자지간이 아니라는 유전자검사 결과가 나왔다. 곧 변론이 진행될 텐데 어떤 마음인가?
전남편 서씨와 아들의 유전자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유전자는 조작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소송에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떠나서 부자지간은 천륜이다. 이제 조 전 회장이 인정하는 일만 남았다. 어서 우리 아이에게 뿌리를 찾아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기자와 짧은 대화를 나누던 중, 차 전 대변인의 이름이 호명됐다. 잘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10여 분쯤 흘렀을까? 조사실 안에서는 차영 전 대변인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렸다. 이내 조사실의 문이 열리고 조 전 회장 측 이종기 변호사가 황급히 복도를 걸어 나갔다.

“아무리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어떻게 그런 변론을 할 수가 있어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차씨는 굉장히 흥분한 상태로 조 전 회장 측 변호인에게 쏘아붙였다.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조사실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저 변호사가 조용기 목사에게 가서 우리 아들이 “조희준 회장 아들이 맞다, 손주를 만나보시라”고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여기 와서는 반대로 변론을 한다. 절대 친자일 리가 없다는 게 말이 되나. 판사 앞에서 “당신이 조용기 목사 앞에서 우리 아이가 손자가 맞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가만히 있더라.

흥분한 차영 전 대변인을 대신해 차동언 변호사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전남편 서씨와 아들 서군 사이가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근거로, 조 전 회장과 아들 서군의 유전자검사를 진행하자고 말했다. 조 전 회장 측 변호사는 유전자검사 결과가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이것이 법정에서 법률적으로 인정이 돼야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번 유전자검사 결과에 대한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된 거다.(차동언 변호사)

조 전 회장 측 변호사와 이번 친자확인소송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란 말인가?
이 변호사는 조 전 회장의 형사재판 건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2월 2일, 설 바로 직전에 조용기 목사를 만났을 때 가교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그때 조용기 목사에게서 우리 아들을 조 전 회장의 아들로 호적에 올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내가 그들 부자의 형사재판과 관련해 우호적인 증언을 해줄 거라고 생각해 나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한 거다.

조 전 회장은 아버지 조용기 목사와 함께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여의도 순복음교회에 1백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었다. 차씨는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어, 이들의 혐의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인물이었다. 차씨는 자신에게 법정에서 유리한 진술을 해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조 전 회장 측 변호사가 차씨의 아들과 조용기 목사를 만나게 해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담당 변호사가 조 전 회장과 관련된 형사재판과 친자확인소송에서 각기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
형사재판과 관련해서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조 전 회장이 아버지인 것이 맞다’고 얘기하고 친자확인소송 변론을 할 때는 ‘절대 친자일 리 없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아무리 변호사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나는 원래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회장과는 연락도 하지 않으려 한 사람이다. 10년 동안 조용히 아이를 혼자 키웠다. 단 1원도 그들에게 돈을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자기가 필요할 땐 ‘아들이 맞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왜 다른 말을 하나?

조용기 목사는 어떤 입장인가?
8월부터 지금까지 줄곧 조용기 목사가 우리 아들을 손주로 인정했다는 말을 해왔다. 그런데 이에 대해 조용기 목사님이 반박하지 않고 있지 않나? 내가 한 말이 거짓이었다면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실에서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발표를 했을 거다. 내 아이는 조 전 회장의 아들로 조용기 목사와 그 가족들을 만났다. 조용기 목사를 비롯해 아이의 작은아버지인 조민제 회장, 조승제 사장까지. 그 자리에 조희준 전 회장의 어머니인 한세대학교 김성혜 총장은 나오지 못했지만, 적극적으로 우리 아들을 키우겠다고 “조용기 목사와 밤새 얘기를 나눴다”는 말까지 전해 들었다.

조용기 목사와 최근 따로 통화한 적이 있나?
며칠 전 조민제 회장과 통화했다. 조용기 목사나 그 가족은 제발 유전자검사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차씨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때쯤에는 아이에게 아빠를 찾아주고 싶다는 기대를 내비친 적이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공방에 그녀는 조금 지친 듯했다.

“되도록 빨리 조 전 회장과 아들의 유전자검사가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하루빨리 아빠를 찾을 수 있도록요.”

전남편 서모씨와 아들의 유전자검사 결과가 법률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후 조 전 회장의 유전자검사가 언제쯤 진행될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친자확인소송이 시작된 지 벌써 7개월. 그녀는 고독한 이 싸움이 ‘아들에게 아빠를 찾아주려는 노력일 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법원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2월 20일, 법원에서 배임·횡령에 대한 형을 선고받은 조용기 목사.

지금 조희준 전 회장은…?
지난 2월 20일 조희준 전 회장이 법정 구속됐다. 아버지 조용기 목사와 함께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백억원대의 재산 피해를 입힌 혐의다. 조용기 목사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을 선고받았다. 조 목사 부자는 2002년 12월 영산기독교문화원이 소유한 아이서비스 주식 25만 주를 시가(주당 2만4천원가량)보다 3~4배 비싼 값에 사들이도록 지시해 교회에 1백31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사실 이들 부자의 범행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차영씨가 있었다. 당시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대표이사였던 차씨는 조 전 회장이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주식 매매와 관련한 각종 서류 작성을 지시할 때 같이 있었다. 소송이 진행 중이던 3월, 조 전 회장 측에서 차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시 조 전 회장은 배임 혐의로 수감된 상태였다. 조 전 회장 측이 차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부탁하기 위해 2월 초 조용기 목사와 아들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차씨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사진제공
송상섭, 최항석
2014년 03월호

2014년 03월호

취재
정희순
사진제공
송상섭, 최항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