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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애정촌에서 벌어지는 카메라 밖 실제 이야기

지난 3월 5일,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SBS의 커플 매칭 프로그램인 <짝>을 촬영 중이던 여성 출연자 전수민(가명·29세)씨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급히 서귀포의 한 병원으로 옮겼지만 전씨는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싸늘한 주검이 된 딸의 몸을 부둥켜안고 울던 전씨의 엄마 이모씨는 다 터뜨리겠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On June 05, 2014


그녀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사건이 발생하기 전 3월 5일 0시경, <짝>에 출연 중이던 5명의 여성과 7명의 남성은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거실에서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다.

30분 뒤 전씨는 ‘혼자 있고 싶다’며 무리에서 빠져나와 2층 여자 방으로 갔다. 1시 30분경 전씨는 동료에게 빌린 필기도구와 수첩을 들고 방을 나와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한참이 지나도 나오질 않자 다른 여성 출연자 김모씨가 화장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문이 잠겨 들어갈 수 없었다.

안에서 물을 틀어놓은 소리만 들릴 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PD에게 연락했다. 2시 15분,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간 PD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소스라쳤다.

전씨가 1.8m 높이의 샤워 꼭지에 헤어드라이어 전선줄로 목을 맨 것이다. 전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화장실 바닥에는 전씨가 평소 적어오던 일기 형식의 수첩이 떨어져 있었다.

수첩에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나, 너무 힘들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적혀 있었다. 또 “제작진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다. 단지 여기서 짝이 되고 안 되고가 아니고 삶이 의미가 없다”는 글이 있었고 동료 출연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자살로 잠정 결론 내렸으나 유족들은 반발하며 나섰다. 제작진의 무리한 촬영 요구와 태도 때문에 전씨가 부담을 못 이겨 자살했다는 것이다.


무리한 촬영이 자살의 원인 됐나
수도권 대학의 관리직 직원인 전씨는 주변의 권유로 <짝>에 직접 출연 신청을 했다. 면접을 거쳐 출연이 결정됐지만 전씨는 다시 고민하며 제작진 측에 촬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씨는 친구에게 ‘안 하기로 했는데 작가 땜에 알았다고 했거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 취소하겠다고 했더니 결재 다 받고 티켓팅도 해놔서 취소가 안 된다는 거야’라며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잘 놀다 온다고 생각하게’라며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제작진이 전씨의 출연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비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전씨는 촬영에 들어가자 밝고 씩씩한 성격을 드러내며 즐겁게 지냈다. 특히 첫인상 선택에서는 3명의 남성에게 호감녀로 지목받으며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전씨는 6박 7일의 촬영 기간 중 나흘째인 3월 2일 자신의 SNS에 ‘나는 제주도예요. 행복하닷!!!! 꺄~~~~~’라며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가 좋았던 처음과 달리 다들 본인의 짝을 찾아 나섰고, 자신에게 호감을 보였던 남성 출연자조차 다른 여성에게 호감을 보이자 전씨는 차츰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전씨는 친구들에게 ‘(제작진이) 눈물을 유도하는 것 같다’ ‘화장실 앞까지 찾아와 인터뷰를 시도해 스트레스 받는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촬영 닷새째인 3월 3일,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펜션 밖으로 이동해 데이트를 떠났지만 선택을 받지 못한 전씨는 숙소에 남아 있었다.

이때도 전씨는 친구와 ‘나 지금 울 것 같아. 나랑 짝이 돼가던 남자한테 다른 여자가 특별 데이트권 써서 둘이 데이트 나가. 일편단심이었던 남자가 흔들린대’라는 등 문자를 나눴다. ‘제작진이 내 눈물 기대한 것 같은데 씩씩해서 당황한 눈치’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인 3월 4일 저녁, 제작진은 전씨가 호감을 가졌던 남성 출연자가 다른 여성 출연자와 데이트하는 장면을 전씨에게 보여준다. 이에 전씨는 격분했고 그 모습은 제작진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씨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지인에게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이 클 것 같다고 그래’ ‘지금 저녁 먹는데 둘이 밖에서 이벤트 한 거… 녹음해서 다 같이 있는 데서 틀어놓는데 나 표정 관리 안 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 났어. 아 미치겠다 진짜’라고 전했다. 이후 짝을 결정하는 날 새벽, 전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씨의 유족들은 이 같은 정황을 미뤄보아 제작진의 출연 강요와 압박적인 촬영이 전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평소 밝고 자신감 넘치던 딸이었기에 우울증을 앓는 등 죽을 만한 동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녹화 중 딸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촬영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모친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멀쩡히 방송에 출연했던 애가 방송 출연 중에 왜 힘들어했고 죽음까지 선택했는지 밝히고 싶다”며 호소했다.

특히 촬영 중 전씨가 자신에게 전화해 신상 정보가 공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비치며 ‘이제 한국에서 못 살 것 같다’ ‘호주 쪽으로 어학연수 가려는데 보내달라’는 등의 이야기도 나눴다고 했다.

이씨는 “아이가 힘들어했던 정황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데도 경찰 측에서는 자살의 동기가 될 만한 것이 없다고만 한다. 멀쩡하던 딸이 방송 출연 중 왜 힘들어했고, 어떻게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됐는지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사건을 수사하게 된 서귀포경찰서는 제기된 의혹을 풀기 위해 전씨의 휴대전화 SNS 메시지를 분석했고 3월 8일 “논란과는 달리 (휴대전화 SNS에서) 뚜렷한 자살 동기를 찾을 순 없었다”고 발표했다.


전씨의 휴대전화 SNS에서 기존 주장대로 ‘촬영이 힘들다’ ‘만일 방송이 나가면 힘들어질 것 같다’ 등의 내용은 있었지만 이것을 자살과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3월 9일 경찰은 “전씨가 짝에 출연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강압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며 촬영된 영상을 모두 수거해 갔다.

하지만 촬영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에서도 숨진 전씨가 <짝> 촬영 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이 일부 확인됐지만 그 또한 자살의 원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SBS 측은 출연자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당일 아침, 사과문을 내 유감의 뜻을 전했고 사건 발생 이틀 만인 3월 7일 프로그램 폐지를 선언했다.

꽃샘추위가 다소 누그러진 3월, <짝> 촬영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씨의 늦은 발인이 진행됐다. 사망한 지 열흘 만에 치러진 장례식에는 전씨가 생전에 좋아했던 노란 프리지아꽃을 안은 사람들의 방문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하지만 전씨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네주는 프리지아꽃을 받을 수도, 향을 맡을 수도 없었다.


논란의 중심이 된 리얼다큐 <짝> 섭외부터 방송까지

이번 사건으로 SBS 인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짝>의 제작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래서 알아봤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사람들이 말한 <짝>의 섭외 과정부터 방송 이후까지의 이야기.

STEP 1 섭외 “신청만으로는 한계 있어 제작진 직접 섭외”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짝>의 출연자 섭외 루트는 다양하다. 다른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일반인을 섭외해야 하기 때문에 <짝> 제작진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출연에 적합한 사람들을 물색하는 것. 일단 섭외 가능자의 풀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ROUTE 1 직접 출연 신청
<짝>에 출연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출연을 하고 싶은 사람이 제작팀에 이메일로 직접 출연 신청을 하는 것이다. 참가 신청서는 두 종류다. 하나는 싱글 출연 신청서고 다른 하나는 ‘돌싱’ 출연 신청서다.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과 연봉, 소유 재산, 차종, 부모 직업을 비롯해 과거 연애와 이상형에 대한 간단한 질문들이 이어진다. 특이한 것은 쇼핑몰 운영 여부와 숨기고 싶은 부적절한 과거가 있는지 여부도 질문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 거짓으로 답변한다 해도 걸러낼 방법은 없다. 문답형 질문이 이어지고 나면 뒤에는 자기소개를 작성하는 공란이 있다. 여기에 사진 서너 장을 필히 첨부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데, 반드시 무보정 사진으로 올리라는 요구 사항도 있다.

ROUTE 2 제작진의 제안
<짝>의 제작진은 적극적으로 인력 풀을 확보하는 데 나선다. 주로 작가들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데 루트는 다양하다. 언론에 실린 케이스 인터뷰를 보고 수소문해 연락하기도 하고, 책을 낸 저자에게 직접 섭외 전화를 걸기도 한다.

온라인상에 공개된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번에<짝>에서 바텐더 특집을 준비하기로 했다며 주변의 바텐더들에게 좀 알려달라는 작가의 협조 요청이 왔다”는 경험담까지 올라와 있다. 특정 회사에 섭외 협조 공문을 보냈다는 제보도 있다.

“<짝>에 출연하면 전문적인 모습과 지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사의 이미지 향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말로 회사 인사팀에 섭외 협조를 구했다는 것. 대기업을 비롯한 의사협회, 변호사협회, 명문대 학생회에도 이 같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짝>이 총 140회에 걸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청춘 남녀들을 방송에 내보낸 것도 바로 제작진의 끈질긴 섭외 노력 덕분이었던 셈이다.

참가 신청서.

출연이 결정됐다고 바로 이 옷을 입게 되는 것은 아니다. 출연자가 제작진의 치밀한 계산에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가능한데 촬영을 하기까지 빠르면 일주일, 길면 1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STEP 2 탐색 “출연자 캐릭터 파악 등 치밀하게 계산”
출연 신청 혹은 제작진의 제안을 받았다고 해서 방송 출연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제작진은 들어온 프로필과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탐색을 시작한다. 전화를 걸어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내용이 진짜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짝>에 출연한 적이 있다는 A씨는 당시 결혼증빙서, 근무경력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까지 떼어 제작진에게 제출했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우울증 소견서’의 경우, 출연 신청자가 제출하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걸러낼 방법은 없다.

전화 인터뷰로 조금 더 구체적인 신상을 파악한 후에는 제작진과 미팅을 하고 카메라 테스트도 받아야 한다. 방송 출연 전 면접을 보러 갔었다는 B씨는 “카메라가 한 대 있고, 프로그램 제작진 십수 명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제작진은 이렇게 심층 면접을 거친 뒤 회의에 들어간다. 흥미로운 조합을 만들기 위해 출연 신청자들의 면면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 출연 신청자의 이상형에 근접한 이성을 한 팀에 구성해 극의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녹화 전 치밀한 계산을 통해 ‘남자 1호는 여자 3호를 지목할 것이다’라는 식의 예상 답안을 구상한다는 것이다. 녹화 때 ‘너무 커플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에서 제작진끼리 사전 매칭을 시켜본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과 직접 미팅을 했다고 당장 다음 주에 녹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빠르면 일주일, 길면 1년까지 기다리는 수도 있다.


STEP 3 녹화 “대본 없이 촬영하지만 흥미 요소 삽입”
잘 알려진 것처럼 <짝>의 촬영은 100% 대본 없이 진행된다. 제작진이 미리 정한 합숙소 ‘애정촌’에 출연자들이 하나둘 도착하는 장면부터 진짜다. <짝> 제작진이 “우리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라고 강조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사전에 흥미를 끌 만한 요소들을 배치한다. 가령, 성비를 맞추지 않는다거나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대거 출연시키기도 한다. 출연자들은 사전에 이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

애정촌에 입소하면 12가지의 행동 강령을 제외하고 별다른 제약은 없다. 과거 방송에 출연했던 C씨는 “원칙상 통화 내용을 공개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화장실에서 개인적인 통화를 하기도 한다. 제작진도 이 부분에 대해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전화 통화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작진이 직접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아요? 전화를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하고 직접적으로 묻기도 한다고. 그 방식에 특별히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지못해 전화를 거는 출연자도 있다.

출연자들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바로 ‘점심 식사’. 어떤 이성도 나를 선택하지 않아 밥을 혼자 먹어야 할 때 제작진의 카메라는 바로 그 사람을 향한다. 평소에 아무리 쿨한 성격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순간적으로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

특히 이런 어색함과 무안함은 입소 후 하루 이틀까지 이어지는데, 3일쯤 되면 어느 정도 적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퇴소하는 날까지 이것을 못 견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입소해서 지내는 6박 7일간 매일매일 PD, 작가와 인터뷰를 가진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좀 더 여자 ○호에게 어필하는 게 어때요?’ ‘남자 ○호가 많이 서운해하는 것 같던데’ 하는 식의 이야기를 건넨다. 이 역시 뚜렷한 강제성은 없지만, 결국엔 제작진의 암묵적인 각본인 셈이다.

STEP 4 방송 후 카페 모임 등 네트워크 형성
6박 7일간 한 장소에서 여럿이 모여 생활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출연자들과 정이 들게 된다. 녹화가 끝나고 함께 모임도 갖고, 이후로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다.

인터넷에는 <짝>에 출연했던 사람들이 가입하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곳에는 매주 ‘짝 ○기 남자 ○호입니다’ 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그래서 굳이 같은 기수가 아니더라도 친구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한 출연자는 “작년 말에도 <짝> 출신 60~70여 명이 모여 술도 마시고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런 모임이 정기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애정촌에서 퇴소한 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촬영분이 전국에 방송된다. 이때 출연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니, 내 분량이 이것밖에 안 돼?’ 하는 반응이다.

6박 7일간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에 방송이 전파를 타기까지는 편집의 영향이 굉장히 크다. 편집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갖는 출연자들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제작진의 노고’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한 출연자는 “우리는 최소한 우리가 원하면 자고, 일어날 수 있는데 제작진은 그렇게도 못한다. 우리는 일생에 한 번뿐이지만 그들은 계속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서 제작진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출연자에게 지급하는 출연료는 없다. 단, 생업을 접고 6박 7일간 애정촌에 입소한 만큼 감사 차원에서 1백만원을 지급한다. 일주일간 오로지 사랑만 한 대가다.

방송 출연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오히려 ‘내 자신을 진짜로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하며 지인들에게 출연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짝>이 140회를 이어오는 동안 두터운 마니아층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다.

  • <애정촌 12가지 행동 강령>

    1 애정촌의 존재 목적은 결혼을 하고 싶은 짝을 찾는 데에 있다.
    2 애정촌은 구성원들의 자치에 의해 운영되며, 지급된 기초생활비는 상호 합의하에 집행한다.
    3 생활의 불편함은 사랑으로 감수하고, 남자들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다.
    4 애정촌 안에서는 지정된 의상을 입어야 하며, 서로에 대한 호칭은 번호로 한다. 단, 특별한 경우 사복을 착용할 수 있다.
    5 데이트는 애정촌 안에서만 할 수 있다. 단, 제작진의 동의를 구한 경우, 외부에서 특별한 데이트를 할 수 있다.
    6 아침과 저녁 식사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준비한다. 단, 점심은 제공된다.
    7 자기소개는 입소 다음 날 정오에 한다. 그 전까지는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8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물의 종류와 수량은 제한하지 않는다.
    9 여자와 남자는 자신을 선택한 상대방을 철저하게 검증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제작진은 그 장소와 시간을 제공한다.
    10 짝 선언은 애정촌 구성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하고, 짝을 찾지 못한 자는 애정촌을 떠나야 한다.
    11 가족과의 통화는 지정된 전화기를 이용한다.
    12 애정촌의 생활은 모두 촬영되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가감 없이 방송한다.

behind story

짝은 대본 없이 촬영되지만 흥미를 끌 만한 요소를 곳곳에 덧붙여 전개상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CASE 1 남자와 여자의 성향 극명하게 대비
애정촌에 입소하면 남자의 성향과 여자의 성향이 극명하게 대비를 이룬다. 입소한 남자들 대부분은 빨리 짝을 정하겠다는 일념으로 고군분투한다. 경쟁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라는 남성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셈이다.

그 때문에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펴기도 한다. ‘데이트 획득권’을 따내기 위해 진흙탕을 뒹구는 것은 예삿일이다.

여자들은 반대다. 오히려 조심스러워하고 남자를 천천히 알아가려는 성향을 띤다. 그래서 이 남자와도 데이트를 했다가 저 남자와도 대화를 나눠보는 양상을 띤다.
그럴수록 남자는 더 애가 탄다. 어쩌면 대중이 <짝>에 열광했던 것도 남녀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CASE 2 분량 확보를 위해선 ‘밀당’이 정답
애정촌에 입소한 어떤 남녀는 입소한 지 얼마 안 돼 눈이 맞았다. 남자는 여자를 향해 격한 프러포즈를 했고 여자의 눈시울을 적시는 아름다운 장면도 카메라에 많이 담았다. 커플이 됐으니 분량도 당연히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막상 방송분을 보니 분량이 너무 적었다. 조금은 화가 났다. 방송의 대부분은 계속 남자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저울질을 하던 여자 4호였다.

CASE 3 에로 배우 출신의 공중파 데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성인물의 캡처 화면과 함께 ‘<짝> 출연자와 동일인 남성’이라는 설이 제기됐다. <짝> 관계자가 직접 확인해보니 에로 배우 출신의 남성이 맞았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분노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사실 에로 배우 출신이 <짝>에 출연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젖소부인 바람났네> <만두부인 열받았네> 등 시리즈물의 배우로 여자 출연자 한 명이 지목된 것. 여자 출연자는 ‘절대 아니다’라며 루머를 일축해 논란이 일단락됐다.

CASE 4 내성적인 성격이 외향적으로
‘모태 솔로’ 특집에 출연했던 한 남성은 <짝>을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여자 친구 한 번 사귀어보지 못했던 그였지만, <짝>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익혔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이란 것을 경험한 것이다.

더 감격스러운 것은 자신의 변화였다. 내성적이고 유약했던 성격이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성격으로 바뀌었던 것. 여자 친구뿐만 아니라 <짝> 방송 후에 각종 모임에 참가하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됐다며 그는 지인들에게 한동안 출연을 권하고 다녔다.

CREDIT INFO

취재
전유리, 정희순
사진
오혜숙, 이광재, 온라인커뮤니티
2014년 04월호

2014년 04월호

취재
전유리, 정희순
사진
오혜숙, 이광재,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