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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

3060 연령대별 新재혼 트렌드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한 번 결혼에 실패했어도 좋은 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하지만 막상 재혼하려니 용기도 안 나고, 어떻게 짝을 찾을 수 있을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새 출발을 꿈꾸는 화려한 ‘돌싱’을 위한 재혼에 관한 모든 것.

On October 16, 2013

part 1 우리나라 재혼, 어디까지 왔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혼인신고를 한 커플은 32만7천73명. 이 중 재혼 커플은 5만1천1백14건에 이른다. 전체 혼인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5.6%다. 1990년의 8%대에 비하면 두 배 정도 증가한 셈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만을 유지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재혼율이 높아진 것에는 이혼율의 증가도 한몫했다. 여기저기 혼자 된 사람이 많아 이혼이 더 이상 ‘흉’이 되지 않은 지 오래다. 게다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됐다. 남은 생이 길다 보니 혼자 지내기보다는 다시 짝을 만나 행복을 만끽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이 늘게 된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매주 수요일 방송되는 KBS1 <아침마당>의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라는 매칭 프로그램이 시청률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결혼 정보 회사에도 재혼에 대해 문의하는 돌싱남녀의 전화가 쇄도한다고 한다. 국내 한 재혼 전문 업체는 재혼을 희망하는 ‘돌싱’들을 대상으로 ‘재혼을 하려는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 결과, 남성은 ‘밤이 두려워서’를 1순위로 꼽았고, 여성은 ‘뭔가 불안해서’라고 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재혼 시 기피하는 재혼 상대가 있다는 재미있는 결과도 나왔다. 남자의 경우, 경제력만 따지는 여자를 가장 기피하고, 여자는 외모만 너무 따지는 남자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생의 두 번째 짝을 ‘빨리’ 찾는 것보다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다시 결혼에 실패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돌싱들에게 재혼의 노하우와 팁을 전한다.

연도별 혼인 중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

돌싱 남녀가 재혼하려는 목적 베스트 5

돌싱 여성이 기피하는 남성상 4

돌싱 남성이 기피하는 여성상 4


part 2 재혼으로 행복 찾은 사람들


재혼으로 행복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야 결혼정보업체나 지인을 통해 만나는 것이 대다수였지만, 요즘 재혼 커플들이 배우자를 찾은 경로는 다양하다. 최근 유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짝이 되기도 하고, 재혼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나기도 한다. 색다른 루트로 두 번째 사랑을 찾은 커플들을 만나봤다.

CASE 1 <아침마당> 60대 커플

배우자와 사별 후 <아침마당> 통해 만난 두 번째 사랑
이기용(64세)·서계순(61세) 커플


지난 6월 22일 인천의 한 결혼식장에서는 특이하게도 60대 커플의 결혼식이 열렸다. KBS1 <아침마당>의 실버 매칭 프로그램인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 1호 커플, 이기용·서계순 커플의 결혼식이었다. 올 3월 27일 방송에서 처음 만나 약 1백 일 만에 결혼에 이르렀으니, 참 숨 가쁜 일정이었다.

“자식들의 응원 덕에 용기를 냈습니다”
사별 후 오랫동안 홀로 지냈던 두 사람. 오랜만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을 잡기 위해 그들에겐 참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요즘엔 재혼이 흉도 아니라지만, ‘내가 나이 들어 이래도 될까?’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우려가 앞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한 발, 한 발 다가가기 위해 수많은 밤을 고심하며 보냈다.
재혼을 하기 위해 먼저 용기를 낸 건 서계순씨였다.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지낸 지 14년. 그런 서계순씨가 걱정됐는지 그녀의 자녀들이 <아침마당>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라는 매칭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을 적극 추천했다.
“저 역시 혼자 사는 게 외로웠어요. 무엇보다 애들이 걱정을 많이 했지요. 제가 혼자 지내는 모습이 안타까웠나 봐요. 며느리들도 방송에 나가라고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방송 출연을 앞두고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엇보다 자식들이 격려하고 응원해준 것이 큰 힘이 됐어요.”
아내와 사별해 혼자 지내고 있던 이기용씨는 서계순씨가 출연한 방송을 본 뒤 마음에 들어 바로 제작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방송에 나가기 전까지 주변에서 많이 말렸다고 한다. 초혼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 문제를 비롯해 재산 문제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기용씨의 결심은 단호했다. 그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방송에 출연하며 그녀를 만나게 됐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어요. 그리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했어요. 고려할 문제가 많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잖아요. 결혼 후 둘이 오순도순 잘 사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다들 그래요. 반대했던 거 미안하다고요.”
실은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에도 위기는 있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두 번째 사랑에 서계순씨가 잠시 망설였던 것이다. 오랜만에 짝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지라 사람 보는 눈에 대해 자신이 없었고, 이미 혼자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이 걱정이었다.
“두 번째 만났을 때 그만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런데 이이가 막무가내로 일산에 있는 저희 교회로 옮기겠다고 하는 거예요. 이이는 인천에서 교회를 다니는데 제가 말렸더니 그러더라고요. 적어도 1백 일은 만나봐야 그 사람을 알지 않겠느냐면서 더 만나보자고 했어요.”
서계순씨의 마음을 잡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 이기용씨의 열정은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개인택시 기사로 일을 하는 와중에도 이틀에 한 번씩 인천에서 일산까지 그 먼 거리를 달려갔다. 어느 날은 먼 길을 달려와 두 시간도 채 못 보고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청춘의 연애보다 더 활활 타오른 이씨의 열정에 서씨는 결국 재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마음먹고 나니 주변에서도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다. 서씨의 아들들이 이씨를 만나보고는 진실되고 검소한 분 같다며 서씨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두 사람이 결혼한 뒤에도 양가의 자녀들은 서로 배려하며 친근하게 지낸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손주들까지 모두 데리고 가족 모임을 한다. 그럴 때면 이기용·서계순씨도 입가에 절로 미소가 돈다.
이들 부부는 관심과 취미가 비슷해 하루하루가 즐겁다. 자전거, 배드민턴, 등산 등 가리지 않고 운동을 즐겨 하는 두 사람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마다 함께 아침 운동을 하고 시간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탄다.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다.
운동 외에 봉사활동도 함께 꾸준히 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서로를 만나기 전부터 각자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씨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태우고 곳곳을 구경시켜드리곤 한다. 서씨 역시 복지기관에서 6년간 일한 경험이 있고, 요즘은 다니는 교회에서 식사 봉사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결혼 전 4월에 함께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어요.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모시고 온천으로 떠난 여행이었죠. 친딸처럼 어르신을 모시고 목욕을 시켜드리는 모습에 ‘이 사람 진국이다’ 싶었어요.”

“우리 함께 남은 인생 즐겁게 지내요”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한결같이 ‘함께’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했다. 취미생활도, 봉사활동도, 무엇이든 ‘함께’ 하고 싶다고. 이들은 남은 삶을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재혼은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만나는 일이 아니에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그 이상한 ‘욕심’이 사랑을 놓치게 만들죠. 저희는 결혼 전에 재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어요. 끼니만 굶지 않고 지낼 수 있다면, ‘당신 하나로 족하다’고 했습니다.”(서계순)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지냈어요. 이사에, 결혼 준비에, 신혼여행까지. 저기 텐트 사놓은 거 보이죠? 8월 말까지 제가 휴가라 둘이 오붓하게 여행 떠나려고 준비 중이에요.”(이기용)
이기용·서계순 커플은 요즘 신혼생활을 만끽하느라 여념이 없다. 신혼의 달콤함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모양이다. 아내 서계순씨의 등쌀에 한 달에 용돈을 10만원씩 받으며 지낸다는 이기용씨의 너털웃음은 진정 행복한 미소였다. 그들 앞에 펼쳐진 인생 2막, 남은 생에 동행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다웠다.

CASE 2 <짝>3040 커플

‘돌싱’ 만남의 원조, SBS <짝> 돌싱 특집 1호 커플
김종윤(41세)·박은진(36세) 커플


대한민국 돌싱들의 만남에 새바람을 일으킨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SBS <짝>의 돌싱 특집이 꼽힌다. 원래 전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싱글들의 만남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인데, 본 방송보다 ‘돌싱 특집’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호응을 얻었다. 돌싱 특집에 출연하며 6개월 만에 재혼에 성공한 커플이 있으니 바로 김종윤·박은진 커플이다.

‘돌싱’에 대한 편견의 고리를 끊기까지
사실 이들 커플은 방송에선 짝을 이루지 못했다. 일주일 만에 상대를 파악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꼈고, 방송의 특성상 누구라도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서로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전 촬영 당시 이혼한 지 얼마 안 됐고, 방송에서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구애를 한다는 게 전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 놈 봐라. 자기 마누라한테나 잘하지’ 하는 소리가 듣기 싫었거든요. 카메라가 없을 때 이 사람한테 ‘나중에 따로 보자’는 말을 했어요. 이 사람은 그게 그냥 인사치레인 줄 알고 흘려들었던 거죠.”(김종윤)
방송이 나가고 얼마 후 김종윤씨는 박은진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깜짝 방문했다. 종윤씨 입장에선 보러 가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뿐이었지만 은진씨로선 굉장히 놀랐다고 한다.
“저는 오겠다는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어느 날 레스토랑에 찾아온 거예요. 정말 깜짝 놀랐는데, 한편으론 무척 반갑더라고요.”(박은진)
그때부터 이들 커플은 데이트를 시작했다. 이들의 데이트는 다른 싱글들의 데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함께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며 소소하게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알면 알수록 ‘아, 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한 사람에 대한 편견들이 다 있잖아요. 저 역시 처음 이혼하고 나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에 많이 위축됐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생각을 많이 바꿨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이혼녀’인 저를 조심스럽게 생각하더라고요. 오빠도 이혼의 아픔이 있고 저 역시 그랬기 때문에 서로 편하게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박은진)
하지만 두 번이나 실패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이들은 재혼을 앞두고 갈등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살아보고 결정하자’였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데이트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살림을 합쳤다.
“우리는 한 번 결혼 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이잖아요. 또다시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 후회하기 싫었고 그래서 더 신중해야 했죠.”(김종윤)
박은진씨 역시 조심스러웠다. 그녀는 앞선 이혼의 아픔으로 두 번 다시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재미 삼아 나간 방송에서 종윤씨를 만나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와 함께 살면서 새로운 삶과 두 사람의 아이를 꿈꾸게 됐다고. 그렇게 두 달간 동거한 끝에 이들은 2012년 2월, 결혼식을 대신한 웨딩 촬영으로 부부가 됐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에는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인 딸, 김단아양을 얻게 됐다.

이혼의 아픔 극복하고 재혼이라는 시험대 위에서 순항 중
요즘 종윤씨의 가장 큰 고민은 아들 문제다. 전처와의 사이에 일곱 살배기 아이가 하나 있는데 요즘 들어 “왜 아빠는 엄마와 함께 살지 않아?” 하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두 사람이 재혼을 결정할 때만 해도 아이를 자신이 기르고 있지는 않았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질문을 받았을 땐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에 아찔했다.
“아들은 전처가 기르고 있고, 저는 한 달에 세 번씩 아들을 만나요. 가끔 집에 와서 자고 가기도 하죠. 아이는 이 사람을 아빠와 친한 ‘이모’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점점 크면서 이혼과 재혼에 대한 개념을 알아가고 있나 봐요. 아이에게 ‘아빠는 널 참 많이 사랑하고, 아빠와 엄마는 생각하는 바가 서로 달라서 같이 살지 않는다’고 말해줬어요. 지금 당장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저도 노력해야죠. 저로서는 그것이 가장 큰 숙제인 것 같아요.”(김종윤)
재혼을 준비하는 돌싱들을 위한 이들 커플의 조언은 한결같다. 좀 더 반성하라는 것, 좀 더 신중하라는 것, 좀 더 노력하라는 것이다. 성격 차이로 이혼을 경험한 두 사람은 이혼 직후에는 ‘나에게는 잘못이 없어’라는 생각이 컸다고 고백한다.
“이혼 직후엔 제 잘못은 없고, 그 사람의 오해만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이혼한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그런데 자기 반성이 없으면 재혼해서도 분명히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라고 생각해요. 어렵게 잡은 두 번째 기회인데 또 실패하면 안 되잖아요. 재혼은 충분히 자기 성찰을 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문제입니다.”(김종윤)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두 번 실패하고 싶지 않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재혼한 뒤라고 안 싸우겠어요? 싸우는 건 똑같아요. 단지 그걸 인내하는 과정, 조율하는 과정이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박은진)
이혼과 재혼에 있어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정답인 것 같다. 어찌 보면 인생에서 ‘이혼’은 자기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재혼’은, 성숙해진 자신을 시험해볼 수 있는 두 번째 기회다. 재혼이라는 시험대 위에서 순항하고 있는 김종윤·박은진 커플. 그들의 모습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롤 모델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CASE 3 <울림세상> 2030 커플

돌싱들을 위한 소셜 데이팅 사이트
‘울림세상’을 통해 두 번째 사랑을 찾다
권민수(30세)·여수빈(24세) 커플


강원도 삼척에 사는 돌싱남과 서울에 사는 돌싱녀가 만났다. 그와 그녀의 거리는 약 300km. 어쩌면 생애 단 한 번도 마주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한 후 새로운 인연을 찾는 돌싱만을 위한 소셜 데이팅 사이트 ‘울림세상’을 통해 만나게 된 이들 커플. 그런 그들이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돌싱들을 위한 소셜 데이팅 사이트 ‘울림세상’에서 만난 인연
돌싱들을 위한 소셜 데이팅 사이트가 있다는 말에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했다. ‘소셜 데이팅’이라는 말도 생소한데 ‘돌싱’들만을 위한 공간이라니. ‘울림세상’(www.ul-lim.com)은 돌싱들에게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는 사이트다. 결혼에 대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곳에 무료로 가입하면 하루에 한 사람씩 새로운 인연을 소개받게 된다. 상대의 프로필을 보고 마음에 들면 상대에게 울림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상대가 동의하면 그때부터 연락처를 주고받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다.
권민수·여수빈 커플도 지난 4월 초, 울림세상을 통해 처음 서로를 만났다.
“솔직히 처음엔 믿음이 가지 않았어요. 한 번 결혼에 실패한 터라 마음의 상처가 컸고, 또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어떤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여수빈)
하지만 그녀가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은 권민수씨가 보낸 울림 메시지 때문이었다. ‘비록 첫 번째 사랑에 실패했지만, 두 번째엔 더 잘 사랑하고 싶다’는 민수씨의 메시지에 수빈씨도 마음이 움직였다.
“사실 수빈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5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1년 넘게 혼자 지내면서 ‘다음엔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해왔거든요. 수빈씨가 작성한 개인 프로필을 보니 딱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더라고요.”(권민수)
울림세상은 만남의 매개체가 될 뿐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만남 자체가 성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남을 원하는 두 사람을 이어주되 그 후의 일은 각자의 몫이다.
“이제 더 이상 재혼은 흉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에요. 초혼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적고요. 하지만 민수씨와 저는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기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여수빈)

“자식 걱정뿐이던 부모님도 재혼 소식 반기셨죠”
“예전에는 결혼이 두 사람만 좋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챙겨야 하고, 이제는 아이들도 챙겨야 하죠. 재혼이다 보니 더 많은 것을 고민하고 생각했어요.”(여수빈)
사실 두 사람에게는 각각 세 살, 여섯 살의 아들이 있다. 재혼을 결정하기까지는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한 것도 있지만, 아이가 좀 더 크기 전에 ‘아빠, 엄마’라는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세 살 터울의 두 아들은 벌써 형제처럼 도란도란 지낸다. 이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엄마, 아빠가 생긴 것을 아는지 기뻐한다고도 전했다.
민수씨는 여섯 살 난 아들을 원주에 계신 어머니께 맡기고 혼자 삼척에서 직장을 다니며 생활했다. 외로울 아들을 걱정한 어머니는 민수씨의 재혼 소식에 무척 기뻐하셨다. 젊은 나이에 혼자 돼 외롭게 살 자식의 앞날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재혼을 반긴 것은 수빈씨 부모님도 마찬가지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많이 했다. 수빈씨가 아직 스물넷의 어린 나이인 데다 두 번째 결혼으로 또다시 딸이 상처받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부모님께서 재혼을 너무 쉽게 결정한 것 아니냐고 염려하시기도 했어요. 하지만 오빠의 진중한 모습과 우리가 서로 상처를 위로하며 만남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흡족해하시더라고요.”(여수빈)
서울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는 수빈씨와 삼척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민수씨. 장거리 연애 커플인 탓에 이들은 주로 주말에 데이트를 즐긴다. 요즘은 결혼을 준비하며 집안 어른들께 인사를 다닌다. 두 사람은 다가오는 10월 5일, 강원도 원주에서 결혼식을 치른다. 이들은 ‘재혼’이라 쓰고 ‘새로운 시작’이라 읽는다.
“이제는 삼척에서 아내와 저, 토끼 같은 두 아들까지 네 식구가 오순도순 살 일만 남은 거예요. 아내를 늘 아끼고 사랑하며 항상 함께한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살도록 노력할 겁니다.”(권민수)
새로운 시작은 설렘과 동시에 불안함을 준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두렵지 않다. 어떤 시련에도 맞설 수 있는 신뢰가 두 사람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part 3 재혼 열풍 몰고 온 <아침마당>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 생방송 현장에 가다!


요즘 트렌드를 가장 핫하게 반영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1 <아침마당>의 수요일 코너,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가 그것. 이 코너는 말 그대로 결혼 생활을 하다가 혼자가 된 남녀들을 서로 매칭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두 번째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 방송에 나와 자기소개를 한 뒤 일주일간 매칭 신청 전화를 기다리는 형식이다. 그동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느껴지던 <아침마당>에서 이런 획기적인 코너를 만든 것은 의외였다. 40대 이상의 돌싱 남녀가 방송에 나와 ‘다시 사랑하고 싶다’고 얘기할 줄 누가 알았을까? 자기 PR의 시대, 재혼 시장에서도 방송에 드러내놓고 자신을 홍보하는 시대가 왔다.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장년과 노년층이 수화기를 들었다.
생방송이 시작되는 수요일 오전 8시 25분. 여의도 KBS 공개홀에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이 초조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날은 지난주 소개된 50대 돌싱남이 제작진이 매칭해준 상대 여성을 만나는 날이다. 또 3명의 여성이 가족과 함께 나와 자기소개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스튜디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나도 짝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떨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인으로선 심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낸 건 그만큼 두 번째 사랑을 만나고 싶다는 열정이 강하기 때문이다.
‘매칭’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포맷이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한 주 한 주 신청자들의 전화를 받아 섭외해야 하고, 당사자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바로 이 프로그램의 묘미다. 방송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두.짝’의 짝 찾기 도우미 4인방

‘나.두.짝’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데다 일반인들이 방송에 나와 직접 자기소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출연자들의 매칭 확률을 높이는 짝 찾기 도우미가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재혼 전문 매칭 프로그램을 즐거운 예능으로 승화시킨, KBS 남자 아나운서 4인방을 소개한다.

이영호 아나운서
네 아나운서 중 가장 선배다. 그만큼 방송 노하우가 많아 출연자들이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잘 어필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코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기소개 시간에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옆에서 살짝 꼬집기도 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는 조력자다.

이광용 아나운서
그는 ‘나.두.짝’에서 재혼 성공의 ‘미다스 손’으로 통한다. 지난 6개월간 ‘나.두.짝’을 통해 결혼한 커플이 총 2커플인데, 이들 모두 이광용 아나운서가 맡은 분들이다. 덕분에 프로그램 안에서 이광용 아나운서는 그 누구보다 자신만만하다고.

김승휘 아나운서
여성 출연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그는 주부들을 배꼽 잡게 하는 깨알 수다로 정평이 나 있다. 워낙 유머러스해 숫기 없는 출연자들은 김승휘 아나운서를 콕 집어 담당을 부탁하기도 한다.

조충현 아나운서
아나운서 4인방 중 나이가 가장 어리고 연차도 가장 낮은 신입 아나운서다. 싱글인 데다 외모까지 훈훈해 방송 출연자 중 여럿이 자신의 딸을 데리고 조충현 아나운서를 찾아왔다는 후문이다.


KBS1 TV <아침마당>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
김민희 PD & 남춘애 작가 인터뷰


Q. 처음에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남 작가 저랑 김 PD는 ‘나의 두 번째 짝을 찾습니다(이하 ‘나.두.짝’)’ 이전에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상담하는 프로그램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어요. 거기서 수많은 케이스를 인터뷰하면서 우리나라 부부들 중 이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알았죠. ‘어떻게 해야 결혼을 잘 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김 PD ‘나.두.짝’을 처음 기획했을 때 주변에서는 반신반의했어요. 이혼한 사람들이 과연 자기 얼굴을 드러내놓고 신청할까 싶었던 것이죠. 저희가 방송을 시작하기 3주 정도 전에 신청 전화를 받았는데 반응이 가히 폭발적인 거예요.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처음보다 훨씬 더 많은 신청 전화가 오고 있어요.

남 작가 신기한 건 신청자의 90%가 여성이고 나머지 10%만이 남성이라는 거예요. 사실 짝 찾기 프로그램을 할 때는 남녀 성비를 맞춰서 진행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막상 신청을 받아보니 여성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나와서 소개를 하고, 남성분들에게 전화를 받는 포맷으로 가게 됐어요. 그렇게 했더니 오히려 남성분들이 전화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Q. 사람을 소개해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출연자를 어떤 기준으로 섭외하고 있나?

김 PD 그렇죠. 하루에도 수백, 수천 통씩 신청 전화를 받다 보면 저 역시 지칠 때가 많죠. 전화 인터뷰로 대략적인 프로필을 파악하고, ‘이분이라면 방송에서 소개해도 괜찮겠다’ 싶은 분들께는 서류를 요청해요. 가족 관계에 관한 서류 같은 기본적인 것을 받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재산에 관한 서류도 달라고 해요. 껄끄러울 수도 있지만, 이게 저희 프로그램을 믿고 신청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복잡한 검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학력이나 재산 같은 항목들로 기준을 정해두는 것은 아니에요. 그보다는 이런 서류를 모두 보내줄 만큼 떳떳한지, 진정성 있는 분인지를 보는 겁니다.

남 작가 이 일을 하다 보니 저희가 선무당이 다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처음 전화를 걸어오는 목소리만 들어도 알겠어요. 뭔가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거나 매너가 없다거나 하는 분들은 단번에 걸러냅니다. 간혹 ‘사별’했다고 말씀하셨는데 막상 서류를 보면 ‘이혼’인 경우도 있어요. 물론 마음은 알겠지만, 거짓말하는 분들은 저희로서도 믿을 도리가 없어요. 또 저희 막내 작가인 최은주 작가를 막 대하는 분들이 계세요. 상대방이 누군지에 따라 다르게 행동하는 분들은 더 볼 것도 없지요.

김 PD 블랙리스트도 있어요. 매주 전화하셔서 소개해달라고, 오늘 출연자 중 누구든 만나보고 싶다고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 여자도 좋고 저 여자도 좋다는 얘기죠. 자기 주관도 없고, 진정성도 부족하게 느껴져서 이런 분들은 걸러내고 있어요. “저 사람의 이러저러한 점이 마음에 든다”라면서 확신을 가지고 전화하신 분들이 잘되기도 하고요.

Q. 어떤 사람들이 매칭이 잘되나?

남 작가 재혼의 첫걸음은 욕심을 내려놓는 거예요. 우리 어머님들이 자주 착각하시는 게 자신의 나이가 50이 넘어 결혼하면 남자에게 봉사를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대 남성에게 무척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합니다. 그런 분께 제가 이렇게 말하죠. “어머님,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 거고, 밥은 쿠쿠가 합니다. 어머님이 하시는 게 아니에요.” 정말 그런 생각을 바꿔야 해요.

김 PD 저희와 인터뷰할 때 말한 내용이 진심이었던 분들이 잘되세요. 저희에게는 “나는 이런 사람이면 된다”라고 말씀해놓고 실제 속마음이 다르다면 결코 잘될 수 없죠. 저희는 나이가 들어서도 일을 하는 분들이 참 건강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건물 경비 보는 일을 하든지, 학원 차량을 운행하든지 간에요. 돈이 많지 않더라도 그런 분들은 저희가 꼭 만나게 해드리려고 해요. 그런데 한 어머님이 아버님께 대놓고 “그러게 젊었을 때 돈 벌지 나이 들어 이게 무슨 꼴이야?”라고 말씀하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터뷰 때 직업이나 경제력은 상관없다고 하셔놓고요. 참가자들의 이중성이죠. 그런 분들은 당연히 매칭이 잘 안 돼요.

Q. 매칭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남 작가 현재 결혼한 커플은 두 커플이고, 연애 중인 커플은 참 많아요. 방송이 시작된 지 6개월 만에 이 정도 확률이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진짜 좋은 분인데 아쉽게 짝을 이루지 못한 분들께는 저희가 따로 연락을 드려서 연결해드리기도 해요. 그렇게 만나고 계신 분들도 있고요.

김 PD 어르신들은 데이트나 결혼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어요. 사실 저희는 서둘러 결혼하시는 걸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두 번째니까 좀 더 신중하게 하시라는 겁니다. 서로 충분히 검증해보고 자녀들도 다 만나보고 하시라는 거예요. 저희가 맺어드린 건데 혹여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 저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몇 커플이 성사됐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분들이 잘 사시는 거예요.


‘나.두.짝’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7

CASE_1 “출연자 전화번호 달라!” 막무가내형
‘나.두.짝’은 출연자들을 소개하는 방송이 나간 뒤 신청 전화를 받는 것으로 매칭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런 큰 줄기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뜸 방송국으로 전화해 출연자들의 전화번호를 묻는다. 방송에는 나가기 싫고, 출연자는 만나고 싶다며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CASE_2 “나 아직도 된다!” 제작진 설득형
‘나.두.짝’에 나가고 싶다는 출연 요청 제안자 중엔 이런 황당한 경우도 있다. 아내와 사별한 70대 돌싱이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 도중 갑자기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단다. “나 아직도 됩니다. 그것도 아주 잘!” 물론 자기 PR도 좋지만 그런 건 그렇게 크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CASE_3 “저 어떠세요?” 아나운서에게 흑심 품는 헛다리형
미모의 40대 여성 출연자. 사전 인터뷰부터 내내 훈훈한 남자 아나운서와 함께하다 보니 정이 들었나 보다. 커플 매칭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방송이 끝난 뒤 그녀는 모 아나운서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마음은 고맙지만 제발 짝은 다른 곳에서 찾으시길!

CASE_4 “나 정도면 완전 괜찮지!” 주제 파악 불능형
기본적으로 방송 출연을 결정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여성 출연자의 경우는 유독 심하다. 방송을 위해 헤어&메이크업까지 받고 나면 마치 자신이 미스코리아라도 된 것처럼 행동한다. 자존감이 높은 건 좋지만 상대 출연자를 깔보는 것은 주의해주시죠!

CASE_5 “다른 사람 소개해주세요!” 방송 민폐형
커플 매칭을 이룬 한 출연자는 생방송 도중 모 아나운서에게 귓속말로 이렇게 말했다. “저 이 사람 마음에 안 들어요. 다른 사람 소개해주세요.”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들었는지 모르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생방송을 망칠지도 모르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CASE_6 “저 ○○씨 집에 가요!” 초고속 연애형
방송이 끝나고 한 시간 후, 제작진이 티타임을 갖는 동안 그날 매칭된 한 커플이 인사를 건넸다. “저 지금, ○○씨 집에 가요. 감사했어요!” 처음엔 출연자들의 광속 연애에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이제는 무덤덤해졌다고 한다.

CASE_7 “방송에선 ‘사별’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거짓말쟁이형
방송에 출연하게 된 한 여성 출연자는 사전 인터뷰 도중 제작진에게
부탁이 있다고 했다. 자신이 ‘이혼’한 돌싱녀라는 사실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진실한 제작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거절했지만, 제작진에게 이혼을 사별로 바꿔달라는 부탁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part 4 전문가 인터뷰
재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레’ 손동규 대표
“재혼을 잘하려면 자신을 먼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합니다”

Q. 보통 돌싱들은 어떤 배우자를 선호하나?
여성의 경우 초혼 때는 이것저것 따지는 것이 많죠. 학력이나 직업, 경제력, 가정환경, 키, 종교 등등 여러 가지 조건을 다각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돌싱 여성들은 80~90% 경제력만 봐요. 다른 조건은 거의 따지지 않습니다. 20~30대 돌싱부터 60~70대 돌싱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거의 비슷합니다.
남성의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조건은 하나였어요. ‘젊고 예쁜 여성’만 찾았죠. 그런데 요즘은 남자들도 여우가 다 됐어요. 상대 여성의 경제력을 따지기 시작한 겁니다. 아무래도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사는 것이 팍팍해지다 보니 생긴 현상인 것 같아요.

Q. 요즘 재혼 시장 트렌드가 있나?
총각과 돌싱녀의 결혼율이 높을까요, 처녀와 돌싱남의 결혼율이 높을까요? 정답은 총각과 돌싱녀의 결혼율이 높습니다. 과거 1980년대만 해도 이들 결혼율이 2%대였고, 1990년대에는 3%대였는데 요즘은 6%대에 육박해요. 이제는 결혼을 한 번 했던 건 흉도 아니라는 얘깁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가정에서의 입김도 세졌죠. 게다가 장서(장모와 사위 간) 갈등 때문에 헤어지는 경우도 늘었습니다. ‘내 딸 주기 아깝다’ 이겁니다. 결과적으로는 ‘괜찮은’ 돌싱녀가 재혼 시장에 많이 나오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정보회사에 온 싱글남들이 ‘돌싱녀도 괜찮다’고 말하는 경향이 강해진 겁니다. 아이만 없다면 돌싱녀가 골드미스보다 인기가 좋아요. 골드미스들은 요구 조건도 까다롭고 눈도 높다는 생각 때문이죠.
또 한 가지 특징은 노년층의 재혼이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사실 5~6년 전만 해도 40대 초반의 여성이 저희 회사를 찾아오면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50~60대 돌싱남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60대 여성이 온다고 해도 걱정이 안 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재혼을 원하는 사람이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Q. 재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우리나라 평균 이혼자의 나이가 여자 42세, 남자는 46세예요. 한마디로 아줌마, 아저씨죠. 그런데 이들은 자신을 그냥 방치해둔 경우가 많아요. 남자는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덜한 편인데, 집에서 가정주부로 살다가 이혼한 여자들은 전혀 관리가 안 된 상황인 거죠. 몸매는 물론이고 매너도 없고, 재산도 없고, 직장도 없고, 애도 둘씩 있는데 멋진 남자를 찾는다면 그게 어디 쉽겠습니까?
남자도 마찬가지예요. 직업이 전문직이면 뭐합니까? 이혼 후 다 뺏겨서 집 한 칸 없는 남자를 어떤 여자가 좋아합니까? 재혼 시장에선 직업보다 중요한 게 통장 잔고예요. 초혼 때야 전문직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줄을 섰지만, 재혼 때는 ‘이미 이루어놓은 것’을 많이 봅니다. 집이 몇 평인지, 차는 뭔지 이런 것을요.
이혼 전에 재혼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메리트를 만들어두는 게 중요해요.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레’의 손동규 대표는 1999년까지 삼성물산 도쿄지사장으로 근무했다. 일본의 이혼율이 높은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이혼이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 직감했다. 그는 결혼을 잘하면 이혼을 덜 할 거라는 생각으로 결혼정보회사를 설립했다.


재혼 전문 회사에서 벌어진 황당 에피소드 4

case1
50대 후반의 한 남자 교장선생님. 아내와 사별 후 재혼하기 위해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 처음 업체를 찾아서는 40대 초반의 외모가 뛰어난 여성을 원한다고 했다. 결혼정보업체에서는 고심 끝에 50대 중반에 20대 아들을 둔 돌싱녀를 권했다.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하지만 마지못해 나간 첫 번째 만남 이후 남자는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다. 그가 마음을 돌린 것은 상대 여자의 경제력 때문. 알고 보니 그녀는 가지고 있는 사업체만 대여섯 개에 이르고, 본인 소유의 상가건물도 여러 채였다. 결국 이들은 몇 번의 만남을 가지다 재혼하게 됐다고.

case 2
50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 A씨. 그는 처음부터 열 살 이상 연하의 아이가 없는 여자만 소개받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커플 매니저는 아이가 둘 있는 네 살 연하의 돌싱녀는 어떠냐며 조심스레 권했다. 예상한 대로 그는 소개받지 않겠다고 생떼를 썼다. 커플 매니저는 여성의 직업이 ‘교사’라는 점을 들며 그를 설득했다.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도 나오는 데다 본인 소유의 아파트도 있다고 했다. 남자도 ‘노후 걱정 없다’는 말에 솔깃했는지 흔쾌히 만남을 수락했다.

case 3
70대의 3백억원대 자산가이자 이혼남인 B씨가 재혼업체를 찾았다. 그는 적적한 노후를 함께할 젊고 예쁜 돌싱녀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니 그를 만나고 싶다는 여자들이 줄을 섰다. B씨가 선택한 상대는 40대 중반의 미모의 돌싱녀. 첫 만남을 가지고 몇 시간 후 그들은 일종의 ‘계약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 남자는 애초부터 ‘정식 결혼’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것. 여자가 계약결혼 명목으로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 커플은 공증까지 받아 사실혼 관계로 지내게 됐다.

case 4
재혼 시장에서 S클래스로 분류되는 50대 돌싱남 D씨. 그는 대기업 임원으로 수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강남의 50평대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스튜어디스 출신부터 교수, 의사, 약사 등 전문직 여성들의 오퍼가 줄을 이었다. 결국 그는 40대 초반의 약사와 재혼했다. 초혼 때 지방 전문대 출신의 유치원 교사와 결혼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재혼을 통한 인생역전’이라고 업계에선 말한다.


가정 법률 전문가 이인철 변호사
재산·양육·상속… 재혼할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들

Q. 재혼의 이혼율은 어떻게 되나?
‘한 번 깨진 그릇은 다시 깨지기 쉽다’는 말은 재혼에서도 통하는 얘깁니다. 실제로 수치상으로 봤을 때 재혼의 이혼율이 초혼의 이혼율보다 훨씬 높아요. 한 번 이혼하기가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이혼하기가 쉽다는 얘기죠. 재밌는 건 뭔지 아세요? 재혼을 하면 전 배우자와 비슷한 사람과 또 만난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이혼하면, 그 이혼 사유도 비슷해요.

Q. 재혼 후 부딪치게 되는 자식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나?
상대방이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법적으로 내 아이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상담하러 옵니다. 재혼했다고 해서 상대방이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내 아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계모나 계부의 자녀들도 친자관계가 인정됐는데 요즘에는 남남이에요. 아이를 내 아이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입양 절차를 밟아야 해요. 만약 그게 싫다면 그냥 동거인인 거고요. 사실상 이것도 ‘상속’의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입양을 하게 되면 내 재산이 입양한 아이에게 상속되는 거고, 입양을 하지 않으면 상속되지 않는 겁니다. 재혼 후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입양한 아이나 낳은 아이나 모두 동등한 권리를 갖게 됩니다.

Q. 재혼 후 이혼하게 됐을 때 배우자의 재산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나?
초혼과 달리 재혼 때는 각자가 가져온 재산이 많을 수 있잖아요. 기본적으로는 재혼 후에 생긴 재산만 반씩 나누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만 지냈다면 배우자의 재산에 대한 권리는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합치기 전 재산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로 명시해두기도 해요. ‘갈라설 시에는 얼마얼마를 준다’ 이런 식이죠. 유명 재벌이나 연예인들은 보통 혼전 계약서를 많이 쓰는데, 이때 재산에 관한 사항을 정리하게 됩니다.

Q. 재혼 후 배우자가 사망하면 배우자의 재산은 어떻게 나누나?
배우자가 자녀 1명의 1.5배를 가져가고, 남은 금액을 자녀들이 똑같이 나눠 갖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재혼 후 재력가인 배우자 재산을 하나둘씩 자기 앞으로 바꿔놓는 거예요. 막상 배우자가 죽고 나면 그 자식들은 하나도 남는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싸우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유류분’이라는 게 있어요. 가령 재산을 10억 상속받아야 하는데 계부 혹은 계모에게 다 갔다고 하면 최고 5억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 재산을 돌려받기가 매우 힘들어요. 미리 다 빼돌리기 때문이죠.

Q. 혼전 계약서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먼저 재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합니다. 가령 ‘갈라설 시 상대에게 얼마를 지급한다’ 이런 식이죠. 그 외에도 전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에게 양육비는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 등도 적게 됩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약속 같은 것도 많아요. 집안일은 어느 정도로 도와줄 건지, 생활비는 얼마를 줄 건지, 친정이나 시가에는 얼마나 자주 방문할 건지 같은 것이죠. 친구에게 돈을 꿔줄 때도 그냥 말로 하는 것과 차용증을 쓰는 것이 다르듯이 구두로 약속하는 것과 문서로 쓰는 것은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초혼이든 재혼이든 이런 것을 문서화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재혼의 경우 혼인신고 전에 미리 계약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재혼 전 돈이 너무 많아 걱정인 사람이든, 돈 많은 사람과 재혼을 앞둔 사람이든 둘 모두에게 계약서는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윈’의 대표 변호사인 이인철 변호사는 이미 여러 방송에 출연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장윤정 부모님의 이혼소송을 담당해 더욱 유명해졌다. 주요 저서로는 <여자들은 매일 이혼을 꿈꾼다>가 있다.


재혼 후 더 인기 얻은 연예인들

금보라
배우 금보라는 2005년 재혼 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예인으로 꼽힌다. 그녀는 얼마 전 한 방송에서 전남편과 현재 남편의 성격이 극과 극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전남편은 그녀에게 방송 활동을 적극 권장했다. 처음엔 그것이 자신을 위한 일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두둑한 잔고’ 때문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현재 그녀의 남편 김성택 교수는 그녀가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는 것을 원했다. 집에만 있어 우울해하던 그녀에게 방송 활동을 다시 권한 것도 그였다. 그녀는 한 방송에서 “남편이 오아시스 하나 없는 사막으로 가자고 해도 따라갈 것”이라며 부부애를 과시했다.

김미화
개그우먼 김미화는 재혼해서 참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이혼을 하지 않고 첫 결혼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게 어려워지면 얼마든지 제2의 행복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다. 김미화는 이혼의 아픔을 딛고 2007년 1월에 대학교수인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재혼 후엔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스물아홉 살의 큰아들을 얻기도 했다. 처음엔 그런 큰아들이 가장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을 무척이나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녀의 가장 큰 소원은 큰아들을 장가보내는 거라고.

이경실
그녀 역시 재혼 전에는 참 많은 고민을 했다. 그녀로서는 결혼으로 받은 상처가 몹시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전남편의 폭행으로 병원에 입원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두 번째이기 때문에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정말 심사숙고했어요. 나를 많이 이해하고 배려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래서 결혼을 결정했지요. 어렵게 결정한 만큼 저 역시 많이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재혼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한 방송에서 그녀가 한 말이다. 그녀는 지난 2003년 이혼 이후 2007년부터 사업가 남편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견미리
1987년 배우 임영규씨와 결혼했던 견미리는 1993년,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5년 뒤 두 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했다. 견미리가 재혼 소식을 밝힌 것은 그로부터 수년 후.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모두 깜짝 놀랐다. “아이들조차 엄마가 재혼인지 몰랐기 때문에 이런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어요. 결혼에 대한 상처가 깊었기 때문에 또다시 결혼을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않았죠. 그런데 ‘정말 아이에게는 이런 아빠가 너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그녀의 큰딸은 탤런트 이유비양으로 현재 브라운관을 누비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임흥진·최미혜(프리랜서)
사진
안호성, 이상윤, 박원민
2013년 09월호

2013년 09월호

취재
정희순,임흥진·최미혜(프리랜서)
사진
안호성, 이상윤, 박원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