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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돌뱅이’의 전국 맛 기행 2

양평의 ‘온유한’ 맛

조리 과정을 알 수 없는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은 자신을 형편없이 대접하는 것과 진배없다. 서울에서 30분 거리. 강과 바다로 둘러싸인 양평에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식이 풍부하다. 14년 차 맛집 전문 리포터 ‘맛돌뱅이’ 박범수씨와 함께 자연 중심의 밥상을 찾아 나섰다.

On October 15, 2013

“양평은 맛집보다는 레포츠, 드라이브 코스로 더 알려져 있잖아요. 하지만 서울 근교에서 ‘진짜’ 자연식을 맛볼 수 있는 지역이에요. 4~5년 전쯤 KBS <세상의 아침> ‘전국 맛 자랑’에서 여러 양평 맛집을 찾아다녔는데,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배가 부른데도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은 기억이 나요.”


맛돌뱅이 박범수는…
잘나가던 대기업 ‘건설맨’이 2000년 돌연 코미디 TV 공채 1기 개그맨으로 방송에 데뷔했다. 이후 KBS <세상의 아침> <행복채널> <6시 내고향> <색다른 TV>, MBC <토요일엔 떠나볼까> <활력충전 36.5> <생방송 오늘 아침> <그 섬이 가고 싶다> 등 여러 교양 프로그램에서 여행지와 맛집을 소개하는 리포터로 활약했다. 장돌뱅이처럼 짚신을 신고 ‘맛’을 찾아 돌아다닌다 하여 ‘맛돌뱅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박범수씨는 현재 맛집 리포터 이외에 MC, 가수,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의외로 ‘산해진미’ 양평!
세미원, 용문산, 두물머리, 양수리 드라이브, 레일바이크 등 ‘양평’ 하면 떠오르는 검색어는 온통 ‘놀 거리’뿐이다. 산이고 강이고 양평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 충분하니 그럴 만도 하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만큼 때마다 산이고 강에서 얻는 먹을거리도 최고의 조건을 타고나긴 마찬가지. ‘뜨내기’ 손님이 많아 빛을 보지 못하거나 소수만을 대상으로 하는 숨은 맛집이라 ‘먹을거리’로는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양평이지만 그래서 제대로 된 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명소일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곳, 돈보다는 진짜 맛을 찾겠다는 요리 명인들의 열정이 있는 곳, 앞뒤 뜰에서 자라는 텃밭 채소를 바로 따서 차려주는 시골 밥상이 있는 곳이 바로 양평이다.
오늘 맛돌뱅이 박범수씨가 추천하는 곳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이 아닌,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보석 같은 맛집이다. 오랜 전통이 있진 않지만 진심이 담긴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할까? 북한강변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 들어간 ‘귀틀집 목가’는 커다란 간판도 없고 인터넷에 검색해도 한두 개의 블로그만 뜨는 ‘신비로운’ 곳이다. 재밌는 건 정형화된 메뉴판은 있지만 그날그날의 식재료 컨디션에 따라 메뉴가 주인장 마음대로 바뀐다. 예컨대 생선구이를 주문해도 생선보다 갈비 맛이 더 좋은 날엔 갈비를 권하는 식. 10년 넘게 평양식 음식만 고집하는 ‘락빈’도 빼놓을 수 없는 양평의 맛집. 평양냉면과 어복쟁반으로 임금님 수랏상 못지않은 호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국 팔도 평양 음식을 맛보며 여전히 배울 것이 많다는 주인장의 열정만 보더라도 음식 맛에 믿음이 간다. 여름이면 양평에 지천으로 나는 ‘연’으로 만든 음식은 양평을 대표하는 요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두물머리 주변에 연잎밥, 연칼국수, 연잎돌솥밥 등 여러 연 메뉴를 내세운 간판이 즐비하지만 ‘연저육찜’을 선보이는 곳은 ‘두물머리연칼국수’뿐이다. 연근, 연자, 은행, 밤, 수삼, 호두, 버섯 등의 영양 만점 재료를 넣고 푹 쪄서 나오는 연저육찜은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으뜸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휴가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레저와 드라이브 코스가 풍족한 양평에서 맛집 순례를 해보는 건 어떨까?

1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양평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인기가 좋다.
2 쫄깃한 메밀 면발의 평양 냉면은 여름철 지친 입맛을 달래준다.
3 남한강과 북한강 사이의 강줄기에서 자란 양평 연잎은 건강한 기운이 가득하다. 4 양평에는 귀농한 부부가 소일거리 삼아 운영하는 식당이 많다. 텃밭에서 기른 자연 밥상을 만날 수 있다

맛돌뱅이 추천! 양평 맛집 로드

사연 없는 집이 어디 있겠냐만 양평 맛집은 스토리가 있어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덤이다. 귀농하는 부부가 파티하듯 차려준 소소한 밥상, 평양의 맛을 그리워하는 이북 사람들이 찾아와 손가락을 치켜드는 평양 밥상, 남한강과 북한강 사이의 삼각주에서 자라 건강한 기운이 가득한 연요리 밥상. 양평의 산해진미가 여기 다 있다.

양평의 별미 연(蓮)요리, 두물머리 연칼국수
보양식의 공통점은 고단백이라는 것. 삼계탕, 보신탕 등의 묵직한 보양식에 질렸다면 아삭아삭한 식감의 연근과 짜고 달고 고소한 견과류를 실컷 먹는 것도 좋겠다. ‘두물머리 연칼국수’의 ‘연저육찜’은 궁중요리 중 하나로 연근, 연자(씨), 은행, 건밤, 수삼, 호두, 잣, 대추, 버섯 등 몸에 좋다는 천연 재료는 다 들어간 찜요리다. 아삭아삭 씹히는 연근과 오도독 씹히는 견과류, 부드럽게 녹는 버섯의 궁합은 입에서 몸으로 건강하게 전해진다.
아무래도 가족들이 신나게 먹는 음식을 보면 기억에 남아 두고두고 찾게 된다. 박범수씨도 양평을 거쳐 지날 때마다 어머니 생각에 더욱 끌리는 곳이 바로 여기다. 영양사인 이정화 대표가 음식의 간을 세게 하지 않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삼각주에서 자라 건강한 기운이 가득한 연잎만을 엄선한 것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법일지도. 연꽃 향이 그윽한 연잎밥은 무공해 양식으로 키우는 양평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로, 한 잎 한 잎 벗겨 먹는 찹쌀, 수수, 기장, 흑미, 연자(씨)의 영양밥은 차진 맛도 일품이지만 은은한 연잎 향을 고스란히 입안에 가득 채운다.

shop info 가격_연저육찜(4인분) 5만원, 연잎밥 7천원 위치_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국수리 329
문의_031-774-2938

“서울 근교로 방송 촬영을 가면 어머니도 가끔 동행하곤 해요. KBS <세상의 아침> ‘전국 맛자랑 양평 편’을 촬영할 때도 어머니와 함께 갔는데, 연저육찜을 한 젓가락씩 아껴 드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입에서 맛있는 건 몸에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결국 집으로 싸 가기도 했어요.”

즉흥적인 따뜻한 집 밥, 귀틀집 목가
가끔은 레스토랑의 화려한 테이블보다 풀밭 혹은 야외가 더 좋은 식탁이 되곤 한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도 뜨끈한 밥을 포기할 수 없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을 떠나 힐링할 시간이 필요할 때 ‘귀틀집 목가’가 떠오른다는 박범수씨. 흙으로 만든 자그마한 집 형태의 식당으로 언뜻 보기엔 진짜 가정집 같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도 촬영차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여기저기 다니다 발견한 보물 같은 곳이다. 화려한 외관도 아니고 그렇다고 깨끗하게 정돈된 세련된 공간도 아니지만 애써 찾아갔을 때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다 꺼내고 집 앞 텃밭에서 가장 싱싱한 채소만 따서 대접해주는 집 밥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앤티크 피아노와 LP판 등 오래된 물건이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곳은 서울에서 도시 생활을 하던 부부가 20년 전 양평으로 귀농해 살면서 소일거리로 운영하는데, 직접 키운 채소를 메인으로 하는 만큼 신선함을 최고로 친다. 바비큐 정식, 비빔국수, 석쇠갈비, 해물파전 등 메뉴는 다양하지만 그때그때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즉흥적으로 만드는 만큼 원하는 메뉴가 있을 때는 사전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shop info
가격
_석쇠갈비(2인분) 4만원
위치_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466-1
문의_031-771-0224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은 평양 밥상, 락빈
해마다 이맘때면 등골까지 서늘해지는 음식이 절로 당기게 마련. 옷은 못 지어 입어도 고기반찬은 빼놓지 않는다는 대식가 평양 사람들의 대표 음식인 ‘평양냉면’과 ‘어복쟁반’은 여름을 나는 보양식으로 꼽힌다. 12년 동안 전통 평양냉면과 어복쟁반의 맛을 선보이고 있는 ‘락빈’은 소문난 북한 음식 마니아인 김동길 교수와 영화배우 최민수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곳. 락빈의 평양냉면은 육수의 깊고 슴슴한 맛과 면발의 쫄깃함에 취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꾸미에 반해 제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주머니 걱정할 필요 없는 착한 음식이다. 평양냉면은 추운 북쪽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메밀로 만들어 면발이 굵은 대신에 탄력이 없는 것이 특징. 여기에 맵거나 짜지 않고 담백한 동치미국물이나 사골국물을 더해서 먹는 물냉면이 원조다. 물냉면 한 그릇에 한우의 특수 부위와 갖은 채소를 신선로에 끓여 먹는 어복쟁반을 곁들이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짭짤하고 고소한 소의 혀 우태, 치즈 맛이 나는 젖소의 유퉁 등 ‘없어서 못 먹는’ 소의 특수 부위를 맛볼 수 있는 락빈의 어복쟁반은 아는 사람만 찾아 먹는 보양식이다. 맛돌뱅이 박범수씨는 처음 먹어보기 전까지만 해도 소 특수 부위에 대한 선입견으로 기대는커녕 ‘먹기 싫다’는 생각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입에 넣은 순간 속이 뚫리는 육수 맛과 갖은 채소가 주는 자연의 맛이 한데 어우러져 지친 입맛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shop info
가격
_어복쟁반(4인분) 4만5천원, 평양냉면 7천원
위치_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373-6 문의_031-772-5319

CREDIT INFO

기획
김은혜
사진
김연지
일러스트
김일영
2013년 06월호

2013년 06월호

기획
김은혜
사진
김연지
일러스트
김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