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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알고 보시라고요

On April 26, 2013 0

아카데미 시상식엔 여배우의 드레스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12년간 오스카상을 받은 여배우 중 9명이 이혼을 함으로써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이 생긴 것처럼 당신이 몰랐던 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


영화만 잘된 <반지의 제왕>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편집상, 음악상 등 총 11번이나 수상작으로 <반지의 제왕>이 호명됐을 때 몇몇은 지겨워 다리만 긁고 있었겠지만, 정작 <반지의 제왕> 출연진은 남몰래 눈물을 훔쳤을지도 모른다. 그해엔 <반지의 제왕>이 다해먹었다 생각했겠지만 알고 보면 시상식 내내 출연진의 이름은 한 번도 불리지 않았다. 출연진 중 누구도 연기상을 수상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감독이나 제작자는 수상 소감을 여러 번 발표하면서도 이들을 ‘출연진’이라 뭉뚱그려 말했기 때문이다. ‘김미’ 역으로 분한 존 라이스 데이비스가 내내 훌쩍이던 게 그 탓은 아닐까.

가장 야한 사회자
SNL 방송에서나 볼 법한 아슬아슬한 농담을 즐기는 세스 맥팔레인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일을 냈다. 최근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세스 맥팔레인은 ‘우리는 당신의 가슴을 봤다(We Saw You Boobs)’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가사는 대강 영화 속에서 나오미 왓츠, 샤를리즈 테론 등의 가슴을 봤고 흥분됐단 이야기다. 특히 2011년 휴대폰으로 찍은 누드 사진이 유출된 스칼렛 요한슨을 두고선 “스칼렛 요한슨의 가슴은 내 전화기로 봤다”라고 노래했는데, 합창단 전원이 ‘We Saw Your boobs’라고 외치는 탓에 그 자리에 참석한 나오미 왓츠나 샤를리즈 테론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가장 측은하게 수상에 실패한 빌 머레이
나 말고 남이 상 받는 게 좋을 리 없지만 빌 머레이만큼 티 나게 서운함을 드러낸 배우도 없었다.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빌 머레이는 <미스틱 리버>의 숀 펜이 수상자로 발표되는 순간 불편한 맘을 감추질 못했다.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을 감안하고도 금방이라도 울 듯한 빌 머레이는 측은하기 짝이 없었는데, 사정을 알고 보니 이해가 된다.

평소 ‘다른 사람이 시상하는 곳에 들러리로 가지 않겠다’며 아카데미 시상식 참여를 거부해온 빌 머레이는 이날 자신의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에 떠밀려 시상식에 참가한 것. 그런데 정작 숀 펜이 상을 받자 맘이 안 좋았을 게 당연하다. 오죽하면 사회자인 빌리 크리스털이 “가지 마세요, 빌.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공개적으로

머레이를 달랠 지경이었다니 힘내요, 빌!
가장 많이 노미네이트된 메릴 스트립 30년에 이르는 연기 생활 동안 메릴 스트립은 아카데미상 후보에 총 17번이나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기간은 <헐리웃 스토리>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사이의 5년뿐이니 그녀의 연기력에 대해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메릴 스트립은 <소피의 선택>,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철의 여인>으로 오스카상을 3번이나 수상했다. 정말 대단한 언니다.

최단시간 출연하고 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들의 침묵>에서 ‘한니발 렉터’를 보고 나서 앤서니 홉킨스는 악마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만큼 존재감이 강한 연기를 보인 홉킨스는 그해 <양들의 침묵>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총 118분의 러닝 타임 중 그가 등장한 장면은 고작 17분에 지나지 않았으니 그는 가장 짧게 출연하고 주연상을 받은 배우가 됐다. 한편 최단시간 출연 조연상 수상자는 <네트워크>에 5분 40초 등장한 비어트리스 스트레이트다.

우디 앨런은 왜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을까?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에서 각본상은 <미드나잇 인 파리>를 쓴 우디 앨런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수상자는 상을 받지 않았다. 앨런은 언제나처럼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시상을 맡은 안젤리나 졸리는 “아카데미는 우디 앨런에게 축하를 보내며 그를 대신해 이 상을 받습니다”라고 말하고 넘어갔다. 사실 이런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우디 앨런을 무려 23번이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렸고, 그중 4번은 수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앨런은 번번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론 여러 설이 떠도는데, 그중 하나는 그가 뉴욕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고(시상식은 LA에서 열린다), 또 다른 하나는 시상식을 거부하고 그 시간에 재즈 바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우디 앨런은 기인은 기인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사회자
지금까지 총 85번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배우 밥 호프에게 무려 19번이나 진행 마이크를 넘겼다.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자로 친숙한 빌리 크리스털이 9번에 불과한 걸 보면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에서 밥 호프라는 이름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가히 짐작할 만하다. 아이러니한 건 영화배우로서 왕성하게 활동한 밥 호프가 정작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김정일 유골함을 들고 나온 사챠 바론 코헨
영화 <보랏>의 주인공이자 코미디언, 행위 예술가로도 활동하는 사챠 바론 코헨은 우리나라로 치면 노홍철쯤 되는 캐릭터다. 보통 인물은 아니라는 소린데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 행사에서 코헨은 김정일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금색 유골함을 들고 나타났다. 심지어 유골함엔 혹시라도 그림을 못 알아볼까 봐 ‘김정일’이라는 글씨가 친절하게 써 있었다. 이는 자신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 <독재자>를 홍보하기 위한 퍼포먼스로, 이날 코헨은 진행자의 턱시도에 유골함 속 가루를 쏟는 등 영화 홍보를 톡톡히 하고 돌아갔다.

상 안 줘도 괜찮아
시상식장에 들어올 땐 모두 웃으며 들어오지만 나갈 때도 웃으며 나가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이 가방 하나면 모든 참가자가 웃을 수 있겠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모든 셀러브리티에겐 가방을 하나 주는데, 이 가방 속엔 황금과 다이아몬드를 본뜬 최고급 초콜릿부터 우리나라 돈으로 410만원 상당의 호화 리조트 여행권이 들어 있다. 이 가방에 든 물건의 총액을 따지면 약 5천만원이라니 상을 받지 못한 배우들이라도 몇 시간씩 치장하고 온 보람이 있겠다.


최고인 동시에 최악의 배우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하루 전에 열리는 골든 라즈베리상 시상식은 ‘영화료 1달러도 아까운 영화’를 뽑기 위해 만든 웃기는 시상식이다. 1981년 골든 라즈베리상이 만들어진 이후 골든 라즈베리상과 오스카상을 잇달아 석권한 배우가 한 명 있는데, 바로 샌드라 불럭이다. 더 웃긴 건 이 불명예스러운 시상식장에 샌드라 불럭이 상을 받으러 왔다는 거다.

불럭은 이날 <올 어바웃 스티브> DVD 수백 장을 들고 와 라즈베리상 관계자에게 나눠주며 “영화를 다시 보고 생각이 바뀌면 받은 트로피를 돌려주겠다” 하고 돌아갔으며 그다음 날엔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해 <블라인드 사이드>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아, 이토록 쿨한 여배우여.

editor KIM SO HEE
일러스트 HONG SENG 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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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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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ENG PYO

201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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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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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 SENG 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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