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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난리야?

On March 22, 2013 0

박명수가 뚝딱 하고 만들어낸 음악 여섯 곡이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그걸 두고 연제협에선 볼멘소리를 했고, 이에 박명수도 한마디 했다. 이 사태에 대한 찬반 의견을 가진 전문가 두 명에게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정말 어떤지’를 물었다.

yes 선택받은 자의 울분
MBC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이벤트다. 이 말이 박명수의 작곡가 데뷔를 폄하하거나 여기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무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고 싶다. 또 이 음반에 쏟아진 비판, 특히 <무한도전>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면서 예능을 업고 부도덕하게 성공했다는 식의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히 하고 싶다.

박명수와 <무한도전>이 가장 비판을 받는 지점은 박명수의 곡은 ‘조잡하고 음악성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음악 자체를 비판하려 든다면 조잡한 음악에 대한 정의부터 내릴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고급’과 ‘저급’을 나눠야 하고, 그 기준을 무리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의 ‘I Got A Boy’는 ‘강북멋쟁이’이 보다 고급 음악인가? 이 음악과 저 음악을 비판하기 위해 ‘음악성’을 기준으로 삼는 것만큼 모순된 건 없다. 물론 박명수의 ‘강북멋쟁이’는 잘 만든 음악이 아니다. 아마추어적이고 조잡하다. 그렇다고 이게 ‘나쁜’ 음악이란 얘기가 되어선 안 된다. 심지어 엄청난 사람이 이 음악을 ‘선택’했다.

중요한 지점은 이것이다. 어쨌든 대중음악은 ‘선택’ 받아야 하니까. 또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지금의 미디어와 대중음악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요컨대 이 음반이 발표되고 ‘강북멋쟁이’가 10일간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한 건 대중음악이 애초부터 미디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성공은 TV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고 1960년대와 70년대 영국 청년의 아이콘이 되었던 더 후는 TV 음악 프로그램으로 데뷔하지 않았다면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다. 이렇게 지난 과거의 예를 들 필요도 없다. <무한도전>의 ‘강변북로 가요제’와 ‘올림픽대로 가요제’는 이미 발매와 동시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한 전력이 있다. 미디어가 필연적으로 대중음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시대, 이번 사태가 새삼 새로울 것도, 비판받을 것도 없는 것이 이 이유다.

한편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한 사회의 취향이 구성되는 방식, 그리고 그 위에서 산업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4년 전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펙터>에 출연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쌍둥이 듀오 제드워드는 노래나 퍼포먼스에서 기본이 안 되어 있었음에도 폭발적인 대중적 지지를 넘어 영국 왕실의 비어트리스와 유진 공주의 지지까지 얻으며 ‘사회 현상’이 되었다. 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건 음악 자체보다 음악을 둘러싼 환경과 산업이 작동하는 지점이다. 이걸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런 것이다. “그러니까, 대중음악(또는 팝)이란 무엇인가?” 그 점에서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비판의 대상보단 가요계를 되짚는 중요한 사례로 분석돼야 하는 지점이다. -음악평론가 차우진


no 예능이란 발구름판의 오작동
박명수는 MBC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곡의) 완성도보다 대중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그래도 불난 집 주인이 “불이야”가 아닌 기름을 두른 잘 마른 장작을 던져달라고 소리친 격이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횃불을 던졌다. 물론, 그의 발언 취지는 이해된다. MBC <놀러와>의 세시봉, MBC <나는 가수다>, Mnet <슈퍼스타K>의 예능 프로그램이 음원 차트를 석권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UV’나 ‘용감한 녀석들’처럼 예능을 기반으로 한 가수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볼멘소리를 혼자 다 듣고 있으니 억울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선호도, 기부와 선의도 본질이 아니다.

문제는 대중문화 내에서 공중파 예능이 차지하는 유아독존의 위상이다. 박명수가 울분의 타깃이 된 것은 그가 가볍게 보이는 코미디언이라서기보다 대표적 예능 선수기 때문이다. 2007년 <무한도전>의 ‘하나마나 콘서트’ 연세대 편 때부터 이미 판도는 바뀌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특혜와 창구에 관한 이야기다. 음원 시장, 아이돌이 뜨는 법칙, 배우들의 티켓 파워 향상 등을 놓고 봤을 때 예능이 갖게 된 무소불위의 파워가 마치 전기로 민물고기를 잡는 수준에 올라선 것에 대한 경고다. 곡의 완성도로 시작해 한류까지 비약한 모양새가 군색해서 그렇지 현재 공중파 예능은 연제협의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 시장을 잠식함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염려를 충분히 자아낼 수 있는 환경이다. 나오기만 하면 완성도와는 별개로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까. 애초에 대중적인 콘텐츠란 없다.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대중성이 생기는 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너도 그 발판을 가지든가”라는 식으로 말한 박명수의 한마디는, 그래서 폭력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논란은 대중문화의 여러 장르를 거침없이 빨아들이는 거대한 빨판을 가진 공룡이나 괴물이 된 예능의 어둠을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쉽고 가볍고 친밀한’이란 예능의 정서가 엄연히 정서가 다른 시장마저 잠식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척박한 다양성을 훨씬 위축시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가요 시장은 매년 늘어만 간다. 그에 반해 팝 시장은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소 추세다. 최근 해외 빅 밴드의 공연이 연거푸 열리고 있지만, 대부분 전성기를 10~20년 전에 맞이한 ‘레전드’급이다.

현재 가장 핫한 신성들의 공연은 이뤄지지 않는다. 양은 늘었지만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음이다. 대신 그 자리에 주말에 보고 즐긴 방송 음원이 자리한다. 음원을 발매하는 입장에서 이보다 더 큰 마케팅은 없다. 입소문이 날 수 있는 가장 큰 힘인 음원 판매 순위가 또 하나의 가장 큰 마케팅 수단이라고 할 때 이것을 가로채는 공룡의 출몰은 다양성의 저해, 우리 음반 시장의 불균형을 촉진하는 한 가지 요인임이 분명하다. 이 부정적 낙수 효과 덕분에 음악만으로 대중과 교류 및 밥벌이를 해야 할 뮤지션들은 어디서도 주목받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교석


editor KIM SO HEE
사진 SUK JUNG HWAN
협찬 고릴라 인형(Kip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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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 HEE
사진
SUK JUNG HWAN
협찬
고릴라 인형(Kipling)

2013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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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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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 JUNG HWAN
협찬
고릴라 인형(Kip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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