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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n age waste land

On November 09, 2012 0

단편 소설 <월플라워>는 세대를 아우르는 소설이다. 배우 엠마 왓슨과 로건 레먼, 이즈라 밀러는 물론, 작가이자 감독인 스티븐 크보스키에게 희망을 불어넣은 소설. 이제 영화화되어 더 큰 울림을 갖게 됐다.

“잡지에서 어느 영화배우의 인터뷰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난 그(그녀)가 안쓰럽게만 느껴져. 모든 인터뷰가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었거든. 다들 어떤 레스토랑에서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부터 시작되는 건 물론이지. ‘어느 레스토랑에서 중국식 치킨 샐러드를 조심스럽게 오물거리며, 그녀는 사랑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라는 식으로 말이지. 스타도 일반인과 다를게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라면 그런 인터뷰 방식이 나쁘진 않겠지.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나한테는 그게 거대한 허구로밖에 느껴지지 않아.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건지 판단할 수 없지만. 그리고 그런 잡지들이 왜 그렇게 많은 판매 부수를 올리는 건지 난 잘 모르겠어.” -스티븐 크보스키의 <월플라워> 중에서.


‘스티븐 크보스키가 자신의 야채 쌈을 조심스레 오물거리며 사랑에 대해 말했다.’ 희망, 자신감, 두려움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오는 아이러니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가 소설을 출판하고 13년이 지난 오늘,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이번 호 표지를 장식하고, 나는 그들의 다른 많은 인터뷰와 같은 방식으로 이 기사가 보이지 않길 바라며 기사를 쓰기로 했다.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한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서, 내가 그의 소설 속 대사와 똑같은 말을 건네자, 그가 큰 소리로 기분 좋게 웃었다. 고백하건대, 크보스키가 지은 작은 크기에 겸손한 녹색 표지를 한 편지체의 이 소설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것 가운데 기억에 남는 몇 안 되는 소설 중 하나였다. 이유라면 가슴이 터질 듯한 감동이나 심리를 자극했다기보다는(물론 소설 전체에서 그런 인상을 받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 책이 필요했을 시기에 읽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책은 내질러야 할 부분에서 나직이 속삭이는 듯했고, 어떤 부분에선 냉정하고도 신랄한 말을 속사포처럼 뱉어내기도 했다. 간명하고도 순수한 이야기를 위해 모든 문장이 마치 140개 이하의 알파벳만 사용하는 걸 염두에 두고 쓴 것도 같았다. 지금도 기억하건대,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친애하는 친구, 그녀가 말하기를 네가 내 얘길 잘 들어주고 이해할 거라고 했기 때문에 이 편지를 써. 그리고 그녀는 네가 함께 갔을지도 모를 그 파티에서 동참하려 하지 않았어.”
주인공 찰리에게 감정 이입된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찰리는 새롭게 시작되는 고등학교 생활을 앞두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미지의 친구에게 편지로 쓰기 시작한다. 처음으로 약물을 경험했을 때, 처음으로 가정 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폭력, 알코올, 외로움, 희열, 더 스미스(그룹 가수), 파운틴헤드(The Fountainhead)나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소설, 사랑 등 자신을 덮쳐오는 그 모든 것을 편지에 쓰는 것이다.

1999년 MTV 출판사에서 이 책을 발간한 이후부터, <월플라워>는 전 세계에서 책이 낡을 때까지 돌려보는 필수 도서로 자리 잡았다. 나는 이번 기사를 위해 다시 책을 읽으면서(단편 소설이기 때문에 읽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뉴욕의 한 바리스타, 비행기에서 내 옆에 앉은 소녀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어느 바텐더와 이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가히 전 세대와 연령을 초월하는 소설이란 얘기다. 또 이 소설은 10년 넘게 팝 문화를 끓어오르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 영향력은 미국 드라마 <도슨스 크릭>이나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츠>의 기준이 되어왔다.

미국 서점협회의 금지 서적 리스트에서 5년 연속 톱 10에 들었음에도 발간 후 2년 동안 10만 부가 판매된 기염을 토한 소설. 무명 작가의 작품치고는 엄청나게 성공한 셈이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이 진행 중이라는 것과 관련한 사진 몇 장이 온라인에 공개된 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순위권에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제 소설이 금지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나에겐 그게 비극이었어요.” 작가이자 감독인 크보스키가 말했다. “만약 당신이 책을 한 권 썼고, 그걸 영화로 조용히 제작하려 하는데, 당신이 시도하는 모든 것이 처음 의도한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세요.” 꼭 저자가 아니라도 소중히 여기는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크고 작은 걱정을 수반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지 않겠나.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영화에서의 이미지가 다르게 표현되는 것에 대한 염려가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영화는 성공적이라 할 만큼의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찰리 역의 로건 레먼과 샘 역의 엠마 왓슨, 그리고 샘의 새 오빠 패트릭 역의 이즈라 밀러, 세 주연 배우의 캐스팅은 환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제가 이 영화를 감독하지 않았다면 절대 진행될 수 없었을 거예요. 그게 내가 각본을 아무에게도 팔지 않은 이유예요.”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려 깊고도 쾌활한 마흔둘의 크보스키다. 거슬러 올라가 소설이 출판되었을 때라면 그의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그 일은 제가 해야만 했어요. 제가 판단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만 했죠. 물론 이 일을 훌륭하게 해낼 영화감독이 많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 작품을 쓴 작가가 작업을 하는 것과는 다르죠. ‘우린 노력했는데,
할리우드가 망친 거예요’라는 말을 하는 건 변명이 되지 않잖아요. 옳다고 판단한 방향으로 가거나 그러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결과적으로 성공 또는 참혹 둘 중 하나를 얻게 되겠죠.”

물론 이 영화의 성공 배경에는 그의 묵은 고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본이 준비되었을 무렵 영화 제작자로 존 말코비치가 결정된 것, 그리고 그전에 앞서 레먼의 출연이 결정되어 있었다는 건 순전히 그의 운이었을까. 게다가 영향력 있는 누군가를 캐스팅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때마침 엠마 왓슨이 합류했다. 뉴욕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우린 비슷한 영혼을 가진 듯 잘 통했어요.” 크보스키는 먼저 엠마 왓슨의 소속사에 있는 에스더 장에게 대본을 보냈다. 고맙게도 에스더 장은 왓슨이 하이스쿨 스토리 영화라면 더 이상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적극적으로 읽어보길 권했다고 전한다. “나는 엠마를 이해했고, 그녀도 나를 이해해줬어요.

당시 그녀는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상태였고, 내면에 영화 캐릭터와 유사한 외로움이 있었다고 해요. 나는 ‘배우’를 캐스팅하기보다는 ‘사람’을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이 에스더와 엠마에게 받아들여졌다고 봐요.” 대본이 전해진 몇 개월 후, 왓슨이 로스앤젤레스로 와서 서밋(Summit)의 제작, 인수 부서의 회장인 에릭 페이그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고 한다(올해 초, 서밋은 영화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와 합병했다). “그때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 들었어요. ‘만약 제가 영화를 찍길 원한다면, <월플라워>를 하도록 해줘요’라고요. 이걸 듣고 페이그가 왜 하필 그 영화냐고 묻자 그녀가 얘기했대요. ‘자살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만들어줄 수 있는 영화니까요’라고요.” 이 대화가 오간 다음 날 크보스키는 서밋에게서 연락을 받는다. 영화 제작에 녹색 불이 켜진 순간이다. “모두 엠마 덕분이었지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다니까요.” 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소설은 찰리의 이야기로만 진행된다. 찰리를 제외한 다른 주인공들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제작상의 큰 난관이었다. 이 부분에서 감독은 그의 훌륭한 조연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존 말코비치를 비롯해 찰리의 담임 선생 역할이던 폴 루드, 빌, 그리고 <나일론>의 영 할리우드 졸업생들(니나 도브레브, 매 휘트먼, 니콜라스 브라운, 줄리아 게이머, 조니 시몬스, 그리고 리스 톰슨)로 구성된 젊은 배우 그룹 모두에게 말이다.

말코비치는 젊은 배우들과 함께 <월플라워> 촬영 세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크보스키는 당시 일화를 회상했다. “촬영 초반에 그가 저를 불러내 말했어요. ‘당신의 대본은 진실된 마음이 담겨 있어서 맘에 들어요. 당신 자신이 진실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된단 얘기예요. 배우들을 달래면서 촬영할 필요까진 없어요. 자신이 피츠버그 출신의 터프한 남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행동해요’라고 조언해주었어요.” 크보스키의 배우들은 그의 의도를 읽어내어 섬세하게 연기했다. 심지어 그가 쓴 소설에는 들어 있지 않던 상처와 유머까지 보태어 한층 폭넓은 감정을 연기했다. “맨 처음 세트에 배우 3명이 들어왔는데, 그때 이런 확신이 들더군요. 이게 바로 내가 기다리던 이들이라는 확신. 그 배우들에게 이렇게 얘길 했죠. 스태프에게도 마찬가지로요. ‘우린 말 그대로 생명을 살리게 될 거예요. 이건 센티멘털한 허구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 현실입니다’라고요.”

소설과 영화의 대표적 장면은 이것이다. 세 주인공이 빠르게 달리는 픽업 트럭에 타서 피츠버그에 있는 포트 피트 터널을 지나는 부분. 오로지 음악만 존재하는 듯 크게 울리는 음악과 함께 터널을 지나는 장면이다. 피츠버그에서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크보스키는 세 주연 배우에게 라이스보이 슬립의 ‘행복(Happiness)’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때 뒷좌석을 돌아봤더니 엠마는 울고 있었고, 이즈라는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로건은 목이 멘다고 했고요. 그는 지금까지 목이 멘 적이 없다고도 했지요. 그전까지 저는 그들이 주인공들의 감정을 이해했다는 걸 몰랐어요. 그때 깨달았죠. 이미 그들은 주인공이 된 상태였다는 것을….”

- 라운드넥 스웨터는 KENZO, 큐트한 디자인의 캡은 MARC JACOBS, 골드 링은 ERICA ANENBERG,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mma Watson
불과 몇 년 전, 엠마 왓슨이 뉴욕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가려던 참에 건너편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가 다가오더니 ‘이럴 수가, 혹시…’라고 했고, 저는 속으로 ‘젠장, 어떡하지. 저 사람이 날 알아봤네. 이제 이 차에 탄 모든 사람이 날 쳐다보겠지. 큰일났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멘붕’이 오기 시작하는데 그가 말했어요. ‘아니겠죠. 왜 그녀가 지하철에 타고 있겠어요?’라고요. 하지만 그 후의 상황이 더 놀라웠어요. 그가 제게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얘기하기 시작했거든요. 제가 엠마 왓슨인 걸 모르는 상태로요. ‘엠마 왓슨이 지금 뉴욕에 있어요. 그녀가 현재 <해리 포터>를 홍보하러 여기에 와 있어요’라면서요. 그리고 그가 저한테 엠마 왓슨이 선택한 대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더라고요. 전 20분 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서 그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들은 그의 말이 제게 힘을 주었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사람들이 엠마 왓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는 기회였고요.”

뉴욕 스트랜드 서점의 3층에 있는 희귀 서적 룸(Rare Book Room)에서 인형 같은 외모의 우아한 왓슨이 마치 집에 있는 것 같이 가죽으로 된 안락의자에 편안하게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이 모습을 보니 옥스퍼드 대학에서 교환 학생으로 3학년을 보내고 있는 그녀가 학교 도서관에 자리 잡고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 그녀는 그렇게 지내고 있으므로. 왓슨은 내년 졸업은 브라운 대학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사생활이 보호되는 안전한 장소인 그곳에서 그녀는 아는 척하는 타인과 플래시, 카메라폰, 그리고 지구상에서 얼굴이 가장 잘 알려진 여배우의 뒤를 따라다니는 수상한 지하철 스토커와 같은 것에서 자유롭다. “학교는 제가 대중에게서 한 걸음 떨어질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사람들이 저를 따라올 수 없는 유일한 공간이었죠.” 퇴근하는 한 무리의 인파가 유니언 스퀘어 거리로 쏟아져 나올 무렵, 어두운 스키니 진과 루스한 체크무늬 빈티지 셔츠를 입은 왓슨은 너무도 차분해 보였다. 그녀는 서두르지도 않는다. 그녀는 느린 움직임으로 책장에서 오래된 책을 꺼내어 무릎에 올려놓고 행여 구겨질세라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책장을 어루만지면서 오래된 책에서 나는 향을 음미했다. “전 책을 너무 사랑해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월플라워>에서 보여준 왓슨의 연기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여배우’로서의 엠마 왓슨을 보여주고 있다. 호그와트에서 벗어난 첫 번째 걸음, 그때 그녀는 대학생이 되기 직전이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고 있을 때, 소피아 코폴라 감독과 캐스팅 담당 프레드 로스가 크보스키에게 전화해 몇몇 장면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코폴라의 다음 작품인 <더 블링 링>에 그녀를 섭외했다. 자신의 <노아> 를 각색하고 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또한 몇 장면을 보길 원했다. 결국 왓슨과 로건 레먼이 그의 영화에 캐스팅되었고, 요즘 두 사람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한창 촬영 중이다.

“대중이 뭐라고 생각하든지, 비평가들이 어떤 생각을 하든지 앞서 고민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월플라워> 촬영이 진행될 당시 우리는 심신이 지쳐 있었어요. 셋 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든 걸 쏟아붓고 있었거든요. 겁에 질린 상태로 촬영에 들어가곤 했죠. 이 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했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소설 속에서 느낀 영혼을 스크린으로 잘 옮긴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1년 전 <월플라워> 작업이 끝나갈 때 즈음에서야 왓슨은 연기를 자신의 직업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무려 아홉 살부터 연기를 시작한 그녀가 말이다. 왓슨은 캐스팅 에이전트가 영국 옥스퍼드셔를 방문했을 때 섭외되어 <해리 포터> 시리즈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10년을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로 남은 8개의 시리즈 안에서 그녀는 조숙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로 살았다. “제 삶을 돌아봤어요. 정말 특이했죠. 친구들 대부분은 지금에서야 취직 활동을 시작하려 해요. 반면 저는 지난 10년간 직업이 있었던 셈이죠. 그 사람들 대부분은 10년 동안 부지런히 자아를 찾아가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아가죠.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자신의 침실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면서요. 반면 저는 그 모든 것을 다른 방식으로 해왔어요. 이렇게 확연히 다르게 살아버린 10년이란 시간은 나 자신이 세상에서 소외된 듯한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해요.” 순간 그녀가 말끝을 흐리며 방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그녀가 앉아 있던 의자의 팔걸이에 놓여 있는 녹음기를 내려다보았고 마치 녹음을 하지 않길 바라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곳은 좀 특이한 곳이네요.”

다시 그녀가 배우를 직업으로 결심했다는 대목으로 돌아가자. <월플라워>는 성인이 된 엠마 왓슨에게는 좋은 작품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스물두 살인 그녀는 당시 촬영이 시작될 때만 해도 직업으로 저널리스트를 선택하려 했다고 한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작업 전체에 독창적으로 참여하는 걸 느꼈어요. 끊임없이 창작을 지속하는 열정적인 이들 안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죠. 유랑 서커스단이나 연예인 기획사에 소속된 것만 같은 느낌 말이에요.” <더 블링 링>, <노아>와 더불어, 최근 그녀는 <유어 보이스 인 마이 헤드(Your Voice in My Head)>의 촬영을 시작했다. 거기에서 그녀는 자신의 회고록을 쓴 작가이면서 조울증과 싸우는 엠마 포레스트를 연기한다. 그 외에 기에르모 델 토로 감독의 <미녀와 야수>에도 캐스팅되었다. 동화와 기에르모 델 토로 감독의 조합이 흥미로운 영화다.

그 작품에 합류하는 왓슨은 어땠을까.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느끼하고 괴짜 같아서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녀가 우리 자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데서 수상하게 서성이는 30대의 남자를 경계하며 말했다. “저는 말했죠. 만약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 대본은 제쳐두고 순전히 기에르모 델 토로의 영화이기 때문일 거라고요. 그 얘길 듣고 워너 브라더스의 사장인 그렉 실버맨이 감독에게 메일이라도 한 번 보내보라고 권했어요 그래서 그에게 메일을 보냈고, 답변을 받았죠. 거기엔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 ‘<미녀와 야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예요. 대중에게 언제나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죠. 다른 누구에게도 이 작업을 하도록 놔두기 싫었고, 미녀 역에는 당신만 한 배우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린 긴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 대화 안에서 그는 새로운 세상을 제게 보여줬어요.”

조금 전 서성거리던 남자가 책장에서 오래된 의학 서적을 꺼내 매우 가까운 곳에 앉았다. 일부러 공부하는 척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시집이 모여 있는 방의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겼고, 색이 바랜 책들 사이에서 익숙한 시인들의 이름을 눈으로 찾아봤다. 왓슨이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전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해서라면 부모님도 원하지 않은 일이에요. 1년 전이라면 더더욱 원하지 않았죠. 대중의 환호를 받는 배우라면 가고 싶은 길이 아니라는 것(일곱 번째 <해리 포터> 시리즈의 홍보를 하는 동안 왓슨은 공개적으로 앞으로 배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한 그들의 반응에 항상 예민하게 굴었어요.

대중이 제 선택을 존중해주길 바랐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과 그게 정말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주길 바란 거였죠. 이제는 제 길을 확실하게 정했고, 인생을 사는 데서 나만의 능력을 연마하는 것, 제가 진정으로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해졌어요.” 그녀가 한숨을 조용하게 내쉬었다. “배우와 셀러브리티의 차이는 불분명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모를 때도 있죠. 모델이 배우를 하고, 배우도 모델을 하고, 배우가 소파를 디자인하기도 하고. 정말 알 수 없죠. 그게 삶에서 어떤 부분을 변화시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저는 적절한 길을 찾아가며 연기력을 발전시키고 싶어요.”


- 밀러가 입은 체크 패턴의 재킷은 BLACK FLEECE BY BROOKS BROTHERS, 도트 패턴의 셔츠는 BURBERRY PRORSUM. 왓슨이 입은 퍼 재킷은 TOMMY HILFIGER, 셔츠는 CONFEZIONI CROSBY,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먼이 입은 체크 패턴의 셔츠는 A.P.C..


Logan Lerman
늦은 오후, <삼총사>와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에 출연한 로건 레먼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 박물관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바깥쪽에 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그가 그 영화들에 출연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사를 나눈 그가 내게 <월플라워>가 어땠는지 물었다. 그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 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작품이 더 이상 나를 속박하지 않을 때 볼 거예요.” 커다란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그가 말했다.

비벌리힐스에서 태어나 네 살부터 연기를 시작한 레먼은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처럼 성공한 작품을 찍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 지금 일하고 있는 거예요.” 웨이터가 주문을 받으러 테이블에 오기도 전에 그가 말했다. 그는 인터뷰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레먼은 자신이 가진 천부적 재능인 연기를 제외하고는 그가 속한 이 세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월플라워>의 촬영이 시작되기 2주 전, 그는 고독을 즐김과 동시에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피츠버그로 갔다고 한다. “TGI에서 며칠 동안 혼자 밥을 먹었어요.”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가 그 순간 무슨 말을 하길 원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가 더 설명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동떨어지는 게 절 다시 어색하게, 그리고 불편하게 만들었어요. 촬영이 끝난 지금도 가끔 어색하고 불편해져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요. 아이였을 때의 저는 스스로 그 감정 안으로 들어가곤 했고, 그곳에 머물러 있곤 했죠.” 그때 웨이터가 물을 가져왔다. 그는 하던 말을 끊고 등받이에 바짝 붙어 앉았다.

아역으로서 몇 년을 보낸 후, WB 방송국이 있을 때의 시리즈인 <잭&바비>와 같은 쇼(그의 역할이 바비였다)에 출연하면서 레먼은 할리우드에 대해 뚜렷하면서도 확연한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이나 비관적 생각, 또는 셀러브리티가 해야 할 주의 사항 같은 것에 억눌리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작품에만 참여했는데, 몇 개의 큰 작품과 자신이 갖고 있던 꿈을 성취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작품이 지금의 그의 출연작 리스트로 남아 있다. 그는 얼마 전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감독한 <노아>의 촬영지인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왔다. 거기에서 그는 노아의 아들 중 한 명인 ‘햄’ 역할을 맡았다.

“이전에 몇 번 연기한 이상한 영화들에는 다신 참여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을 따내기 위해서는 몇몇 영화에 반드시 출연해야만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신이 원하는 작품만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는 거죠. 마치 하나의 게임 같아요.” 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 “지금은 그런 경지에 발 하나 정도를 올린 거 같아요.”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천천히 물을 한 모금 마신다. “거의 다 왔다고 할 수 있죠.” 한 모금 더 마셨다. “거의 다요.”엠마 왓슨에게 <월플라워>가 그런 것처럼 레먼에게도 이번 영화는 배우로서 중요한 기점이다. “그동안 기다려온 작품이었어요.” 그가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예술가 마이클 헤이저의 작품인 ‘공중에 뜬 바위’를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크보스키가 그의 역할에 대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표정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소년을 찾아야 했어요. 저의 찰리, 그게 바로 로건이었죠.”

레먼은 동조를 구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말투다. “사람들의 인생을 바꿔주기 위해 이 영화를 찍은 건 아니었어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작품을 한 적은 없어요. 제가 맡은 역할은 제가 아니에요. 영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소재일 뿐이죠. 게다가 제가 그 소설을 쓴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그저 캐릭터를 보여주는 일만 하는 거예요.” 레먼은 자신이 연기하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명민한 배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배우 생활로 주변의 많은 배우들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것, 다치고 상처받는 것을 수없이 지켜보고 동시에 고민했을 것이다. “아역 배우의 세계에 들어서자마자, 곧 그곳이 매우 슬프고 우울한 곳이라는 걸 깨달았죠. 아역 배우의 가족들이란 계속 이사를 다녀야 하고, 일곱 살 난 아이가 자기 엄마의 아파트 월세를 내주죠. 그리고 그들의 유일한 관심은 디즈니 쇼에 가서 차기 리지 맥과이어나 그런 종류의 역할을 따내는 것이죠. 유일한 관심사가 돈을 버는 것과 유명해지는 것일 뿐인 거라니까요.”

레먼은 그의 생각과 결정대로 자신을 키워갔다. 다방면에서 쏟아지는 언론의 집중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역 배우 시절의 경험은 그의 가치관을 층층이 다져주었던 것이다. 누가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성숙해지는 것도 영화를 만드는 대중적 측면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저를 방에 데려다놓고 그들이 입히고 싶은 대로 입혀요. 그리고 뱉을 대사를 준비시키죠. 꽤 인위적이었어요. 너무 싫었죠. 거짓말처럼 느껴졌거든요. 그게 절 우울하게 만든 것 같아요.” 레먼은 영화가 크랭크인하기 전에 예외 없이 캐릭터를 위한 음악을 작곡한다. 크보스키는 내게 레먼이 작곡한 ‘찰리를 위한 노래’를 아이폰으로 들려줬다.

젠틀하면서도 슬픈 피아노곡으로, 꽤 괜찮았다. “하나의 치료법이에요. 그렇게 하면 도움이 되거든요.” 그가 말했다. 그의 꿈 중 하나는 무대에 올라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거라고 했다. “멋진 밴드를 갖고 싶어요.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면 ‘음악을 하는 또 다른 이상한 배우’라고 생각하겠죠.” 그에게 음악을 한 번 해보라고 권했다. 음악적인 재능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으니까. “맞아요!” 그가 조금 더 자신에 찬 목소리로 테이블을 의미심장하게 한 번 내리치며 말했다. “진짜로 나중에 음악을 해볼 거예요.” 그가 멀찍이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한 번 더 얘기했다. “진짜로요. 할 거라고요.”

- 블루와 퍼플 컬러의 배색이 고급스러운 스웨터는 CHANEL, 사랑스러운 실루엣의 쇼츠는 LOVER, 와일드한 무드의 이어링은 CREZUS WITH SAWAROVSKI ELEMENTS.

Ezra Miller
나는 뉴욕의 첼시 근처에 있는 어느 아파트 앞에서 이즈라 밀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미안해요, 금방 도착해요.” 밀러가 퀸스 어딘가에서 차를 타고 돌아오는 중이었다. “우리가 만나야 하는 건 알지만, 아무튼 이왕이면 잘하고 싶어요.” 한동안 전화로 얘기한 후, 우리 둘 다 며칠 뒤 로스앤젤레스에 갈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냥 거기서 만날까요?” 밀러가 제안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봐요!”

이즈라 밀러는 1992년 뉴저지에서 현대 무용을 하는 어머니와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떤 점에서는 다소 독특하다. 영화 <케빈에 대하여> 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은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때 밀러는 몹시 복잡하고 장황한 문장을 내뱉었다. 때때로 그 문장은 약간 이상했다. 그 말을 읊으면서 그는 몸 전체를 사용하며 과장됨을 드러냈는데, 특유의 가볍고 과장된 말투 뒤에는 스무 살 배우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어떤 우직함이 있었다. 그러니까 찰리의 게이 친구인 패트릭 역을 소화한 그의 역할은 본래 성격과 거리가 많이 먼 셈이다. 그는 <월플라워>에 대해 열광적인데, 이에 관해서라면 크보스키의 언급을 덧붙여야겠다. “그는 말 그대로 살아 있어요. 그의 끝없는 에너지가 엠마와 로건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알았죠.” 참고로 그가 캐스팅된 계기는 크보스키의 아내가 2009년에 만든 <시티 아일랜드>를 보던 중 밀러를 가리키며 ‘패트릭 역에 딱이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속한 날 오후, 밀러가 내게 선셋 거리 허름한 골목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만나자고 문자를 보내왔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한창 <페어런트 후드>라는 쇼를 촬영하는 중이었다. 그곳에 출연하는 사라 라모스와 매 휘트먼은 밀러와 친구 사이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자 젊은 배우들이 한구석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조니 시몬스는 오디션에서 막 돌아온 상태였고, 알리아 쇼캣은 상자 위에 걸터앉아 있었으며, 마일스 텔러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나일론> 촬영 때 만난 이들이기에 그들에게 근처에서 밀러를 보았는지 물어보았다. “이즈라, 여기 있어요?” 쇼캣이 큰 소리로 말하자, 주위의 몇몇이 재빨리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가 속삭였다. “여기 왔다고요? 이즈라가 왔다고?!” 휘트먼이 즐거운 듯 물었다. “조니, 너 이즈라가 여기 오는 거 알고 있었어?”

시몬스는 모르는 듯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 순간 밀러가 한쪽 코너에서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는 흰색 면바지와 옅은 아이보리의 탱크톱, 그리고 커다란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세탁에 신경을 쓰지 않은 듯 다소 바랜 색감의 옷이었다. 머리카락은 어깨에 닿을 정도로 길었다. 그래서인지 ‘머리가 약간 헝클어진 보헤미안 스타일의 예수님’처럼 보이는 그는 그의 친구들을 팔을 크게 뻗어 안아주고 한바탕 하이 파이브를 했다. “이쪽 업계와 이 직업, 그 안에서의 라이프스타일이 흥미롭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업계 사람들 중 특별한 사람들에게는 멋지고 편안한 세상이 있기도 하죠.” 그가 버거킹의 드라이브 스루 밖에서 말했다. 나는 벽 쪽에 앉아 있었고, 그가 내 옆에 앉을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서성이거나 춤추거나 하면서 시종 몸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 세계에서 많은 친구를 봤어요.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걸 하지 않아요. 원하는 예술을 하고 있는 성공한 아티스트인 셈인데, 실제로는 원하는 걸 하지 못한다는 건 슬픈 일이죠. 전 언제나 만족하지 못한 상태예요. 아직 게임 전체를 바꿔놓을 만한 특별한 아이템을 아직 찾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소다를 벌컥벌컥 마셨다. 순간 그가 지나가는 자동차에 남은 음료를 던져버리는 이상한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입가에 담배를 가져가면서 그가 말했다. “사실 저는 최소한 제 인생에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은, 아직 만족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극단적으로 말해 삶과 관점을 바꿀 수도 있는, 그런 예술 말이에요.” 내가 물었다. “왜 하필 연기예요? 왜 창작 무용수나 시인, 그 외의 다른 걸 하지 않는 건가요?” 나를 돌아보며 그는 눈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을 모두 쓸어 넘기며 말했다. “다른 일도 하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한동안 지속하던 예술 활동이 잘 안 되면, 대중은 당신과 그 예술 활동의 실패만을 연관해 기억할 거예요. 제 삶의 한 단계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특별한 시야를 가지고 지혜롭게 헤쳐가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그중에는 창작 무용도 있어요.”

연기를 위해 <월플라워>를 읽어본 레먼이나 왓슨과 다르게, 밀러는 마음속에 훨씬 빨리 의미 있는 소설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저는 자신을 방어하는 예술의 조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말했다. 샘이 날 정도로 멋진 말이다. “몇몇 영화와 책, 몇 장의 음반 같은 것들이 그런 조각이고 구원이죠. <월플라워>도 그중 하나예요. 그들이 영화를 만든다는 걸 들었을 때, ‘지금 뭘 하자는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잘 만들어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게 전달된 대본 표지에 이렇게 쓰여 있었죠. ‘각본,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그 몇 줄에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죠.” 밀러는 아직 스무 살이지만, 그는 할리우드가 최종 무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어쨌든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이야기를 알죠. 셰익스피어가 쓴 이 대사 말이에요.

로미오가 파티에 간 후 자신의 기분을 독백하는 부분이요. ‘나 자신을 죽일 방법을 지금 막 알게 되었다.’ 한 소녀를 만났는데,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거라는 걸 깨달은 거죠. 저도 그런 곳으로 제 직업을 위해 들어갔어요. 이 세계, 사람들을 망치는 로스앤젤레스의 스토리텔링 머신으로 말이에요. 진짜로 애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그런 거 말이죠. 그건 모든 사람의 잘못이에요. 만약 당신이 그 이야기를 제공하러 온 게 아니라면, 그들에게는 당신이 그저 부담스럽기만 할 거라고요.” 그가 자신의 음료를 다 비우고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게 들이마셨다. “전 그런 세계에 들어온 거죠.”

photographed by Guy Aroch
stylists MICHELLE RENEAU(EMMA WATSON), MICAH JOHNSON(EZRA MILLER AND LOGAN LERMAN)
grooming RHEANNE WHITE AT SEE MANAGEMENT(EMMA WATSON AND LOGAN LERMAN), SARAH SIBIA AT SEE MANAGEMENT(EZRA MILLER)
makeup JEANINE JOBELL AT THE MAGNET AGENCY
manicurist FLEURY ROSE USING LANCOME
set designer LAUREN NIOKROOZ
retouching LA BOUTIQUE
shot at SANDBOX STUDIOS, NEW YORK

Credit Info

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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