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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d of music

On July 20, 2012 0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남자는 누가 뭐래도 이상민이고, 요즘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Mnet의 <음악의 신>이다.


1990년대 가수로, 제작자로, 사업가로 한 획을 그었던 이상민이 초라하게 돌아왔다. 그간 이상민은 이혼을 (당)했고, 고소를 당했고, 일부 공중파 출연 정지를 먹었으며, 뚱뚱해졌다. 이상민은 1년 전쯤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이애기’로 잠깐 재조명된 적은 있지만, 지금껏 그에 대한 얘기가 크게 공론화된 적은 90년대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상민은 얼마 전부터 실시간 검색어 10위 안을 가뿐히 넘나들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기사화되었다. 모두 <음악의 신> 덕이다.

<음악의 신>은 UV라는 가공할 만한 가수를 만들어낸 의 연출가 박준수 PD가 만든 후속작이다. 보다 나은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쉽게 나올 거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박준수 PD는 ‘난사람’인가 보다. 이상민을 주인공으로, 그것도 ‘음악의 신’이란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니까. 도대체 <음악의 신>이 뭔데 이렇게 난리를 치느냐는 사람도 있겠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대한 불신이나, 이상민에 대한 불신으로 도저히 이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집에 케이블이 없어서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럴 거다. 그런데 한 회만 보고 얘기하자. 떡밥을 깐다면, 이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보다 웃기고 <인간극장>보다 짠하고 <인기가요>보다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줄거리(가 무슨 상관이겠느냐만)는 이런 식이다. LSM(이상민의 이니셜 혹은 Large SM의 줄임말) 엔터테인먼트를 차린 이상민은 재기를 노리려, 외부적으로는 ‘오디션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연습생을 모은다. 연습생을 모으는 과정 자체가 오디션인데,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다가 이상민이 허공을 보고, 혹은 지인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그런다. “나도 이게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 “뭐 이런 프로가 다 있냐”, “지금 난 무아지경으로 찍고 있는 거야”, “아, 미치겠네”라고. 이상민이 이렇게 말을 진심으로 내뱉는 순간, 그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음악의 신>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거듭난다. 페이크가, 리얼이 되어버리는 이상한 상황에 우리는 ‘빵’ 터지게 된다. ‘만약 ‘음악의 신’이 정말 있다면 오디션이 난무하는 세상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미다스의 손 이상민, 그가 2012년 대한민국 음악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라는 홈페이지 속 프로그램 설명처럼 이상민은 미션을 촘촘하게 완성해간다. 연습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연습생들의 성형 견적을 뽑고, 곡을 쓸 작곡가를 찾는다. 그 와중에 이상민은 태티서, 신화, 2PM, 씨스타 등 까마득한 후배들을 만나 조롱당하고, 함께 나오는 매니저, 비서, 1호 연습생, 투자자에게 무시당하며 안쓰러움의 대상이 된다. 알고보면 <음악의 신>에 나오는 매니저, 비서, 1호 연습생 등은 모두 연기자들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그들이 진짜 이상민의 매니저, LSM 엔터테인먼트의 비서라고 생각될 정도로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보고 있으면 LSM 엔터테인먼트가 허구라는 걸 인식하지 못할 만큼 프로그램이 사실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진짜인 것 같지만 진짜가 아닌 이들은 자신을 희화화하는 데 두려움이 없고, 그들의 상사인 이상민을 조롱하는 데도 두려움이 없다. 하지만 정작 조롱당하는 이상민은 절대 심하게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냈다가도 웃고, 결국 어이없는 미션들을 완성해간다. ‘하도 어이가 없지만 해야지 뭐’라는 정신으로 이상민은 한 주 동안 LSM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간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 할 일이라는 게 포털사이트에 너구리처럼 나온 자신의 사진을 바꾸고, <힐링캠프>에 직접 전화해 자신을 섭외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묻고, 나얼의 소속사에 전화해 보컬 코치를 부탁하는 거지만.

이상민은 자신이 과거의 영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물간 가수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안다. 그러다 보니 이상민이 연기를 하다 무장 해제되는 순간, 이를테면 술을 마시고, 룰라의 30년 된 팬이 등장하고, 꼬마 룰라가 등장하면 어느새 이상민은 무너진다. 그래서 우리는 이상민이 ‘세월이 가면’을 부르는 그때, 단순히 웃을 수만은 없다. 더욱이 4회까지 주요 인물로 등장하던 고영욱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 프로그램은 묘하게 변형된다. 4회부터 일부 장면에서 모자이크 처리되던 고영욱 때문에 <음악의 신>은 좌충우돌한다. 하지만 웬만한 프로그램이라면 폐지될 이 일이, <음악의 신>에는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고영욱에 관한 얘기가 이상민의 삶과 룰라의 삶과 맞물려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재기를 위해 나왔으나 또다시 일이 꼬이는 진짜 이상민의 모습을 본다.

<음악의 신>은 단순히 웃긴 프로그램이 아니다. 90년대 잘나가던 가수가 어떻게 재기하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고, 과거 우리의 기억 속에 사라진 가수들(쿨의 김성수, 룰라의 채리나와 김지현, 샵의 이지혜 및 브로스, 성진우 등)을 떼로 볼 수 있는 추억 속의 프로그램이며, 실패를 거듭하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래서 <음악의 신>은 지금 10대가 아닌, 90년대를 살아온 20~30대 후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음악의 신>의 초반 목표는 아마 고영욱과 김지현 듀엣의 ‘양아치니’라는 곡을 발표하는 것일 텐데, 이미 이 목표는 고영욱때문에 물 건너갔다. 그렇지만 이상민은 “여기서 멈추지 마라 Winna Winna”라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발버둥친다. 그 안에서 우리는 이상민을 응원하게 된다. <음악의 신>은 벌써 9회까지 방영됐다. 이건 다시 말해 우리가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실시간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딱 3회 남았다는 얘기기도 하다. 더 늦기 전에 본방으로 확인하자. <음악의 신>은 한꺼번에 보는 것보다 한 회씩 곱씹으면서 볼 때 더 가치 있으니까.

editor CHO YUN MI
사진 PARK CHOONG YEOL(TV), <음악의 신>(화면 캡처)
어시스턴트 KIM SOO JI
협찬 원웨이(TV)

Credit Info

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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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YUN MI
사진
PARK CHOONG YEOL(TV), <음악의 신>(화면 캡처)
어시스턴트
KIM SOO JI
협찬
원웨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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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OONG YEOL(TV), <음악의 신>(화면 캡처)
어시스턴트
KIM SOO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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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웨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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