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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니다, 신스틸러

On June 29, 2012 0

1초를 나와도 존재감 확실히 보여주는 배우님들이 있다. 바로 이 남자들이 요즘 주인공을 잡아 먹는 신 스틸러들이다.


Scene Stealer 1: <건축학개론> 조정석
뮤지컬 배우로 이름을 날리던 조정석이 드디어 한 방 했다. 김무열이 영화 <활>, <은교>로 일찍이 자신의 몫을 해낸 것에 비하면 좀 뒤늦은 스포트라이트다. 조정석은 김무열보다 더 인기가 많은 뮤지컬 배우이며, 조승우를 위협할 만큼 티켓 파워가 있는 뮤지컬 배우였으니까. 사실 몇 년 전 그는 드라마에 잠깐 얼굴을 비쳤다. 하지만 대중은 그를 몰라 봤다. 조정석은 다시 뮤지컬로 돌아갔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 기다리다 지칠 때쯤 한 건 했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할 하나로 그는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판에서도 탐내는 인재가 되었다. 조정석은 연기할 때 진지한 편이다. 남들이 ‘오버’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한다. 그건 조정석이 노력하는 영재가 천재를 이길 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조정석을 만나기 전 ‘납뜩이’는 ‘재수생’이란 설명밖에 없었다. 그는 그 한 단어에서 캐릭터를 만들었고, 노력했다. 그리고 제대로 먹혔다.

사실 배우로서 조정석의 외모는 그다지 잘생기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연기를 시작하면 조정석은 빛이 난다.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 있다면 이 말에 동의할 거다. 영화에서도 그랬다. <건축학개론>이 끝나고 이제훈, 배수지, 엄태웅, 한가인보다 조정석이 더 바빠졌다. 시나리오는 물밀 듯이 밀려오고, 드라마 <더 킹 투하츠>를 통해서 인지도도 높였다. “네가 납뜩이 안 돼, 납뜩이!”라는 문장 하나로 그는 <건축학개론>의 신 스틸러가 됐다. 신 스틸러로 자리 잡은 이 남자의 미래가 기대되는 건 뮤지컬로 쌓아온 탄탄한 연기 실력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얘기하건대 조정석은 제2의 송강호가 될지도 모른다. 장르는 달라도 영화 <넘버 3> 때 처음 본 송강호의 강렬함을 우린 <건축학개론>의 조정석에게서 봤으니 말이다.

Scene Stealer 2: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이광수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에서 찝찝하게 웃지 않은 장면은 이광수가 나오는 몇 장면뿐이었다. 이광수는 sbs<런닝맨>의 ‘기린’ 캐릭터로 잘 알려졌지만, 그는 요즘 충무로의 기대주 중 한 명이다. 모델 출신이라 다른 배우보다 키가 한 뼘은 더 큰 그는 엉거주춤 걷는 것만으로도 스크린 속에서 웃음을 준다. 그런 그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에서 박희순의 하수인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다른 배우들이 에로와 액션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모자란 하수인’ 역을 혼자만 제대로 해낸다. 다들 알겠지만 ‘모자라 보이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과장하면 오글거리고, 소극적으로 하면 재미가 없다. 그런데 이광수가 이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연기파 배우 박희순도 살리지 못한 장면을 살려내고, 어색하지 않게 웃겼다. 그만큼 이광수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광수가 요즘 조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늘고 있었다. <원더풀 라디오>에서 이민정의 매니저 역할을 맡을 때부터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할 때 그 누구도 이광수가 영화판에서 이렇게 연기자로 자리매김할 줄 몰랐을 거다. 그런데 그는 <내 아내의 모든 것>에도 나오고, 하반기에 개봉할 영화에도 줄줄이 등장한다. 동급 배우 중 이광수만큼 조연 역을 맛깔나게 하는 배우는 없다. 이광수란 배우가 더 무서운 건 그가 지금 고작 스물일곱이란 사실 때문이다.

Scene Stealer 3: <아부의 왕> 고창석
생긴 것부터 웃긴 사람이 있다. 배우가 아니면 어쩌려고 그랬나 싶은 사람도 있다. 두 가지 모두 고창석 얘기다. 배우를 하기 전에 돈을 벌어야 해서 라면 가게를 했다는 고창석은 몇 년 사이 영화판에서 가장 바쁜 조연이 되었다. 조연을 넘어 주연급으로 입지도 넓히고 있다. 고창석이 처음 우리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건 영화 <의형제>에서였다. 악랄한 베트남 사람을 연기한 고창석은 실제로 베트남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만큼 연기가 자연스러웠다. 맞는 베트남어인 줄 모르겠는데, 고창석이 사용하면 진짜 베트남어 같았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고창석은 영화감독으로 나왔다. 영화를 보고 그가 진짜 감독인 줄 아는 사람도 많았다. 그만큼 고창석은 배역을 정말 ‘리얼하게’연기한다. 전혀 웃기지 않은 대사와 전혀 웃기지 않은 장면에서도 고창석이 나오면 웃긴다. 그의 얼굴 때문도 아니고, 말투 때문도 아니다. 왜 그렇게 웃긴지는 설명이 안 된다. 그런 그가 성동일, 송새벽 주연의 코미디 영화 <아부의 왕>에도 나온다. 이 영화에서 성동일, 송새벽은 무지하게 웃길 거다. 하지만 우리는 고창석이 나올 때 가장 크게 웃을 거다. 의심이 안 된다. 이런 게 바로 고창석의 힘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가 주연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좋겠다. 고창석의 진가는 영화 중간에 짧게 등장할 때 나오니까.

Scene Stealer 4: <코리아> 박철민
영화 속 신 스틸러 얘기를 할 때 <코리아>를 빼놓을 수 없었다. 이 영화에는 신 스틸러의 거장 격인 이한위, 김응수, 박철민 등이 모두 나온다.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무거워질까봐 요즘 잘 나간다는 조연들을 영화에 다 등장시켰다.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기대가 컸는지 실망도 컸다. 영화 속
탁구 경기의 해설을 맡은 이한위, 북한 탁구 감독 역을 맡은 김응수의 연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코리아>의 오글거리고, 명랑 만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대사는 신 스틸러계의 거장들을 당황하게 했다.

김응수는 <해를 품은 달>의 카리스마를, 이한위는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제 역할을 해낸 건 박철민 정도였다. 물론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 역할에 다른 배우가 있었다고 생각해봐라. <코리아>는 더 오글거리고, 더 명랑 만화처럼 보였을 거다. 묘한 사투리를 쓰는 박철민은 <코리아>에서 극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세련된 애드리브를 사용한다. 감독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박철민을 꼽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의 열정적 태도와 과장되고 오글거리는 대사마저도 그의 캐릭터로 자연스럽게 버무리기 때문이다. 다른 영화에서 더 빛나는 박철민이지만, 그래도 <코리아>에서 박철민 정도면 정말 선방한 거다. 그래서 이 영화의 신 스틸러로 박철민을 꼽았다.

Scene Stealer 5: <내 아내의 모든 것> 류승룡
영화 <활>을 보고 놀란 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활을 쏴대는 박해일 때문이 아니었다. 영화의 무게감을 잡아주는 ‘주신타’ 역 때문이었다. 개인적 취향 아니냐고? 그래도 상관없다. 류승룡이 <활>에서 반짝반짝 빛났다는 걸 부인할 만한 사람은 몇 없을 테니까. 류승룡의 진가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지만, 그중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건 영화 <활>에서였다. 그런 그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본 네이처드 카사노바’로 등장한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1986년부터 연극과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류승룡이 처음 우리 눈에 잡힌 건 2004년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에서 강도 역을 연기했을 때다. 잠깐 등장했지만 뇌리에 남았다. 다른 영화에서도 그랬다. <웰컴 투 동막골>, <고지전>,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등 셀 수도 없다.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빛을 발한다. 물론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이미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고급스러운, 세련된 게이 역으로 우리를 한 차례 놀라게 한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더 능청맞다. 등장 자체만으로도 무게감을 준다. 그런 그의 영화 속 캐릭터 이름은 ‘성기’다. 이름만 들어도 웃긴데, 영화를 보면 더 웃긴다. 모르긴 몰라도 이선균은 류승룡 때문에 배가 좀 아플 것 같다. 서브 주인공 류승룡이 메인 주인공 이선균을 완전히 압도했으니 말이다.

editor CHO YUN MI
일러스트 KIM SI HOON
어시스트 KIM SOO JI

Credit Info

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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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 YUN MI
일러스트
KIM SI HOON
어시스트
KIM SOO 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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