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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On June 29, 2012 0

배우 하정우는 광대를 그린다. 그의 그림 속 웃고 있는 광대는 쓸쓸함마저 능수능란하게 뒤로 숨길 줄 아는 하정우 자신이다. 그러니 진짜 하정우를 만나고 싶다면 <삐에로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전시회에 가면 된다.



하정우는 영화 <황해>에서 ‘구남’이 되어 섬뜩한 눈빛으로 우리를 쏘아보더니 어느새 불쑥 <러브픽션>으로 공효진에게 사귀자고 찌질대는 남자 ‘주월’이 되었다. 그 틈에 하정우는 책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그가 펴낸 첫 에세이 <하정우 느낌 있다>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됐고, 하정우는 개인전 3번과 다수의 기획전, 아트 페어 경험을 거치며 미술 작가로서의 약력도 탄탄히 쌓고 있다. 그의 그림을 본 현대 미술의 거장 김흥수 화백은 하정우를 ‘주목할 만한 작가’라 평했고, 올 초 하정우는 스위스 유명 갤러리와 계약도 했다. 그러니 ‘작가’ 하정우의 승승장구는 단순히 잘나가는 배우 덕을 보고 있는 게 아니다.

대중은 여전히 하정우를 작가라 부르는 데 인색하지만, 그는 그다지 서운해하지 않는다. 하정우에게 그림은 일종의 자기 위로이기 때문이다. 무명 시절, 불안함이 기폭제가 되어 이젤 앞에 선 하정우는 풀어내지 못한 욕망과 표현하지 못한 뻐근한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전문 교육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 따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하정우가 ‘스승’으로 꼽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배우 고현정. 드라마 <히트> 촬영 당시 예술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던 하정우에게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그가 그림을 계속 그리게 북돋워준 이가 그녀라는 것. 또 하정우에게 그림은 연기를 위해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자 연기는 그림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다. 그러니 하정우에게 연기와 그림은 뿌리가 같은 두 개의 다른 얼굴인 셈이다.

화가로서의 꾸준한 행보 속에 하정우는 또 한 번 전시회(8월 16일까지 H.art 갤러리에서 열리는 <삐에로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 展)를 연다. 하정우의 전시는 피에로가 메타포로 등장한다. 원색적 색채와 팝아트적 화풍으로 그려진 개성 강한 광대들은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끊임없이 헐벗고 다시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하는 하정우 자신이다. 혹은 우울함과 아픔을 감추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특히 ‘모나리나’에서는 그 상징성이 더 잘 드러난다.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를 패러디한 ‘모나리나’는 얼굴엔 상처가 가득하고 어깨에는 암호 같은 숫자가 있다. 그 숫자들은 나름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500이라는 숫자는 스타가 첫 번째 계약하는 500만원이라는 상징적인 계약금을, 168과 46은 여배우의 몸매를 나타낸다. ‘모나리나’에서 드러나는 상징성은 하정우가 오로지 배우이기 때문에 드러날 수 있는 배우의 감정과 인식인 셈이다. 그는 이런 서늘한 현실도 위트를 더해 그림을 그려낸다. 우울함을 뒤에 놓고 대단한 걸 숨긴 것처럼 기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Just Laugh’를 마주하다 보면 괜스레 피식 웃게 될지도 모른다. 만약 누군가 그의 그림을 보고 살며시라도 웃는다면 하정우는 목표를 이룬 셈이다. 그저 “대중이 내 그림을 보고 재미를 느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작가 하정우니까.

assistant editor KIM SO HUI
문의 표 갤러리(02-543-7337)
사진 N.O.A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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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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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O H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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