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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punk kid

On May 04, 2012 0

“우리 엄마는 샤넬을 사랑해요. 저는 여태껏 엄마의 샤넬을 빌려서 사용했지만, 이제부터는 나만의 샤넬을 가질 거예요!” 샤넬의 새로운 뮤즈, 앨리스 데럴의 말이다.


“샤넬 백에 대한 로망이 있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작스레 받은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더랬다. ‘로망’이라는 무게 있는 단어로 만들어진 그 질문은 내 취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아주 중요한 질문이라고 인식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지극히 캐주얼한 상황에서 쿨하게 물어본 것이었음에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순간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그렇다’고 대답하면 왠지 ‘샤넬 백’에 목매는 전형적인 여자가 되는 거 같고, ‘아니’라기엔 또 그렇기도 하니까. 적어도, 내가 샤넬을 좋아하는 이유만은 남다르고 싶다. ‘샤넬’이라는 이름에 환장하는 여자들이 지천에 널렸을지라도, 내게는 제대로 된 명분이 필요하다. ‘아, 왜 나는 샤넬 백에 대한 로망이 있는 걸까? 대체 그건 어떤 종류의 것일까?’

어쩌면 앨리스 데럴(Alice Dellal)이 그 이유를 설명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앨리스 데럴은 이번 시즌 샤넬 백의 새로운 뮤즈다. 정확히 말하면 2012 S/S 시즌 선보이는 샤넬 보이(Boy) 백의 뮤즈. 모델이자 배우이며, 소녀 4명으로 구성된 록 밴드 ‘트러시 메탈(Thrush Metal)’의 드러머인 그녀는 결코 전형적이지 않다. 활짝 웃는 얼굴은 어떤 고민도 없을 거 같은 행복하고 순수한 소녀의 그것과 다를 바 없지만, 스타일만큼은 칼 라거펠트가 말한 대로 상당히 “극단적”이며, “우리가 쉽게 생각하지 못한 파괴적인 스타일을 지극히 평범해 보이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옆머리를 스킨헤드로 박박 밀어버린 금발의 모히칸 헤어, 구멍 난 망사 스타킹, 스파이크 액세서리,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 과감한 피어싱과 타투…. 여하튼 요는 이런 거다. 이토록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스타일의 펑크 소녀에게도 샤넬 백은 멋지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샤넬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이유다.

“샤넬은 우아하고, 캐주얼하며, 섹시하고, 멋있어요. 중요한 건 믹스 앤 매치가 가능하다는 거죠. 나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어 마음에 들어요. 저는 제가 갖고 있는 짧은 데님 쇼츠와 샤넬의 트위드 재킷을 함께 매치하는 걸 좋아하죠.” 앨리스 데럴은 샤넬에 대해 지극히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다. 샤넬을 ‘샤넬’로써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으로 활용하는 것. “펑크적인 태도와 쿠튀르적인 정신을 함께 믹스하는 건 생각보다 쉬워요. 그냥 나 자신처럼 하면 되는 거예요. 펑크와 샤넬이 섞이면 한층 우아해지죠. 전 이 두 가지 스타일을 믹스하는 것이 가장 모던한 드레싱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한 말이다.

‘샤넬’은 전형적이지 않다. 물론 샤넬의 백이나 재킷, 리틀 블랙 드레스, 진주 네크리스는 아이템 자체만으로는 상당히 전형적일 수 있다. 슬쩍 봐도 샤넬임이 만천하에 드러나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실제로 들고, 실제로 입는 리얼한 ‘샤넬’은 비전형적이며, 자유분방하다. 마치 물과 같아서 담아 내는 그릇에 따라 그 모양과 그것이 풍기는 느낌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상큼하게 ‘Fu*k You’를 날리는 릴리 앨런의 샤넬과 뉴욕 엘리트 룩을 고수하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샤넬, 고전적인 미모의 프랑스 여배우 안나 무글라리스의 샤넬과 21세기형 펑크 키드 앨리스 데럴의 샤넬이 천차만별이듯 말이다(그녀들은 모두 샤넬과 칼 라거펠트의 뮤즈다). “샤넬을 제대로 들고, 입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합니다.”

칼 라거펠트의 충고는 완벽에 가깝다. 우리는 샤넬을 그저 6백만원이 넘는 ‘샤넬 백’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용기 있는 ‘나만의 샤넬 스타일’을 만드는 것의 고단함을 먼저 인식해야 할 거다. 쿨하지 못하게시리 얼렁뚱땅 대답을 회피해버린, ‘샤넬’과 ‘로망’이라는 단어가 한 문장에 들어간 그 진중한 질문에 대한 답은, 고로 이런 거다. “그래요. 샤넬에 대한 로망, 저 그거 완전 갖고 있어요. 하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롯이 나만의 샤넬에 대한 거예요.” 그때 그분, 지금 보고 있나?

1 pink leather
2 beige quilted
3 dark pink exotic
4 bronze & black\
5 metallic silver
6 iridescent lilac
7 ivory exotic leather

2012 chanel ad making
with Alice Dellal

“칼 라거펠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촬영이 빨리 진행됐죠. 포토그래퍼가 모델에게 자신감을 주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일 텐데, 칼은 나를 완벽하게 이해했어요. 너무 편안했고 즐거웠죠. 그와 함께 일한 것은 내게 좋은 경험이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예요.”
-앨리스 데럴

editor KANG HYO GENE

사진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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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HYO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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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EL

2012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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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 HYO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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