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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콤비

On February 11, 2011 1

노래 편

환상의 콤비 제1장, 작곡가와 작사가 콤비를 소개한다. 한 사람의 멜로디를 들으면 다른 한 사람의 노랫말이 저절로 생각나는, 누군가의 마음에 남는 노래를 귀신같이 만들어내는 이름이다.

김현철 작곡+ 이소라 작사
이소라는 가사를 잘 쓰는 가수다. 그리고 본인이 쓴 가사가 갖고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노래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걸 읽을 수 있는 작곡가와의 호흡이 중요한데, 그녀의 초창기 성공을 이끌어준 파트너는 김현철이다. 이들은 ‘난 행복해’, ‘청혼’, ‘제발’ 등을 같이 만들었다. 박효신의 노래 ‘그 흔한 남자여서’는 드물게 이 콤비가 만들어 다른 가수에게 준 곡. 이소라는 김현철과 함께하지 않은 세 번째 음반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탓에 네 번째 음반 작·편곡의 대부분을 김현철에게 맡겼는데, 이소라의 네 번째 음반 <꽃>은 김현철이 스스로 “프로듀서로 참여한 음반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고 밝힐 정도로 정서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잘 정돈된 음반이었다. 그는 이소라가 직접 겪은 연애의 다양한 감정이 갖고 있는 리듬이나 템포를 읽어내고 자연스럽게 주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 분명 있었다. 물론 이소라의 음악적 정점은 여섯 번째 음반 <눈썹달>이었지만, 김현철이 이소라다운 음악의 원형을 제시한 셈이며, 그 정서는 5집 이후 이소라와 새롭게 작업하게 된 작곡가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김영혁(소니뮤직 마케팅)

박광현 작곡+ 도윤경 작사
영화 <악마를 보았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운 건, 감독이나 배우가 아니라 영화 사운드트랙에서 발견한 ‘박광현’이란 이름 석 자였다. 박광현은 1990년대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였는데, 그보다 먼저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비롯한 상당수의 히트곡을 만들어주며 지금의 이승철을 있게 한 장본인이다. 이후 박광현은 가수 활동을 병행하면서도 김건모, 신승훈 등에게 곡을 주며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리고 그런 그의 옆에는 도윤경이라는 작사가가 있었다. 도윤경은 여성임에도 박광현의 곡에서 자연스레 묻어나는 남자의 외로움과 비애 같은 것을 중성적으로 잘 그려냈다. 이승철의 ‘그대가 나에게’와 ‘떠나야 할 땐’, 최용준의 ‘거울이 되어’, 박광현과 김건모가 함께 부른 ‘함께’ 같은 노래들이 대표적이다. 물론 도윤경의 가사가 가장 빛을 발한 건 박광현의 노래에서였다. ‘풍경화 속의 거리’나 ‘재회’에서 박광현의 쓸쓸하면서도 회한 섞인 목소리에 실려 나오는 도윤경의 가사는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었다. 이 계절에 더 잘 어울리는 정서다. 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

하광훈 작곡+ 박주연 작사
그들도 한때는 가수였다. 둘 다 좋은 음색을 가졌고 선율과 언어의 전문가인 만큼 노래에 대한 이해도 탁월했다. 하지만 가수의 명성을 오래 누리지는 못했고, 그들이 만든 아름다운 노래는 새로운 가수를 만났을 때 제대로 빛을 발했다. 변진섭의 ‘숙녀에게’, ‘너에게로 또다시’, 김민우의 ‘사랑일뿐야’, ‘휴식 같은 친구’, ‘타버린 나무’, 이승철의 ‘넌 또다른 나’가 모두 둘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크게 히트하진 못했지만 유열의 ‘처음사랑’, 강수지의 ‘이별이 가져온 것’도 그들의 작품이다. 함께 만든 곡은 아니지만 하광훈은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를 만들었고, 박주연은 윤종신의 ‘오래전 그날’을 썼다. 독립 작품이 말해주는 성과는, 하광훈은 블루스를 다루는 일에 능하고 박주연은 만남과 헤어짐의 기나긴 과정을 집필하는 단편 소설가에 가깝다는 것. 더 깊고 더 진한 발라드를 고민하던 그들이 뭉쳤을 때는 ‘발라드의 보편’에 집중했다. 라디오와 테이프를 듣던 세대가 이끌리고 취할 수 있었던 곱고 뜨거운 노래들, 당시를 기억하는 남성들이 노래방 마이크를 잡을 때면 바로 터뜨리는 노래들. 이민희(대중음악 평론가)

윤상 작곡+ 박창학 작사
작곡가 윤상과 작사가 박창학의 관계를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의 관계에 비유한다면 과장이라는 핀잔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근 20년을 바라보는 이 콤비는 지금까지 6장의 정규 음반과 여타의 작업들(이를테면 강수지의 ‘하데스’)을 통해 굳건한 예술적 동반 관계를 맺어왔다. 윤상의 데뷔 음반 에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세 번째 음반 에서 절정에 오른다. 전곡이 ‘작곡 윤상, 작사 박창학’으로 이루어진 이 음반에서는 각자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윤상의 서정적인 팝 멜로디 위에 문학적인 향취를 품고 있는 박창학의 가사가 얹힌 노래로 가득하다. 공동 작업 외에 각자의 영역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펼쳐온 이 콤비의 최근 작은 <그땐 몰랐던 일들>로서, 윤상의 섬세한 전자음과 박창학의 낭만적인 가사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뛰어난 음반이다. ‘어른 남자의 달콤 쌉싸래한 로망’을 이 둘만큼 잘 이해하는 이들도 드물 것이고, 그런 면에서라면 엘튼 존과 버니 토핀 콤비와의 비교도 그저 흰소리는 아닐 거다. 최민우(웹진 편집장)

드라마 편

환상의 콤비 제2장, PD와 작가 콤비를 소개한다. 이 감독과 이 작가가 함께 드라마를 찍는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다시 한 번 최고의 드라마를 만들어줄 거라 기대해도 좋다

박성수 PD+ 인정옥 작가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라는 설문 조사를 한다면 양동근, 이나영이 주연한 <네 멋대로 해라>를 꼽는 시청자가 많을 것이다. 이 드라마는 폐인, 마니아라는 수식을 낳았고, 종영 8년 후인 지금에도 ‘비싼’ 가격의 DVD가 거래되고 있다. 이 열풍의 이유는 캐릭터 자체가 ‘진짜 인물’이 되어 드라마를 끌고 가는 진정성 때문이었다. 시청자는 그 전에 느껴보지 못한 ‘날것’의 감수성을 아마 인정옥을 통해 최초로 경험했을 거다. 그리고 이는 청춘의 심장을 가진 감독 박성수와의 조우로 가능해진 것이었다. 박성수 PD는 <맛있는 청혼>에서 무명의 손예진, 권상우, 소지섭을 알아본 그 밝은 눈으로 무명의 작가 인정옥을 발굴했으며,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감수성의 걸작 한 편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다시 만나 <떨리는 가슴>이라는 옴니버스 드라마를 찍었을 때 전화라도 걸어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진짜 청춘 이야기를, 연애 이야기를, 사람 이야기를 당신들을 통해 보고 싶습니다.” 드라마라는 가짜 세계에서 진짜가 가능해진다는 것. 그게 박성수 PD와 인정옥 작가가 꼭 다시 만나야 할 이유다. 김후추(칼럼니스트)

곽정환 PD+ 천성일 작가
2타수 1홈런. 곽정환 감독과 천성일 작가가 <추노>와 <도망자 PLAN B>, 두 작품을 통해 남긴 기록이다. 타율로 치면 5할의 강타자지만 규정 타석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이 둘이 성공적인 콤비라고 말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이 두 사람을 인상적인 짝패로 꼽는 건 두 작품 모두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스타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추노>는 저자와 궁궐을 오가는 다양한 이야기가 어느 순간 하나로 묶이며 정치와 해방에 대한 주제 의식을 관통하는 스케일을 보여주었다. 그 풍성한 상상력이 천성일 작가의 것이라면 이야기와 배우들, 액션과 코믹, 정치 사극을 오가는 장르적 특성을 거대한 풍경화로 완성한 것은 곽정환 감독이다. <도망자 PLAN B>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 이야기는 너무 다양한 방향에서 펼쳐졌고, 해외 로케이션을 통한 연출 역시 다양한 시점을 잡아내느라 산만했다. 결과적으로는 실망스러웠지만 멀리 나갔기에 닿을 수 있는 실패였다. 이 둘이 또 <추노>만 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든 여태 볼 수 없던 무엇을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감은 지울 수 없다. 위근우 (<텐아시아> 기자)

신우철 PD+ 김은숙 작가
이 커플만큼 쫄깃쫄깃한 연애담을 만들어내는 이들이 또 있을까. <시크릿 가든>만 봐도 그렇다. 너무 감칠맛 나서 실제 애인에게서 구박받아야 하는, 공력이야말로 이 둘의 강점이 아닐까 싶다. 신우철 PD의 이미지 메이킹도 꽤 멋지지만, 김은숙 작가의 ‘대삿발’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모든 여인을 웃고 울린 최근 작이 뿜어낸 유치찬란한, 하지만 가슴속에 콕콕 박히는 대사들 말이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이 콤비의 이런 재간은 꽤나 능수능란했던 것 같다. 협업의 시너지를 극한으로 올려준 <파리의 연인>이 바로 그것. 박신양의 입에서 “애기야”라는 대사가 내뱉어질 줄 누가 알았겠나. <프라하의 연인>은 또 어땠나? 김주혁과 전도연의 입에서 나오는 맛깔스러운 대사들. 여기에 고풍스러운 프라하를, 실상 가보면 별것도 아닌 도시에 대한 환상을 그토록 심어주었으니 말 다했다. 이 콤비의 작품 중 그다지 큰 흥미가 없었던 <온에어>도 이런 내공은 쉬이 무너트릴 수 없는 것이었다. 각설하고, 앞으로 신우철과 김은숙이 손을 잡는다면 또다시 대박 시청률은 따놓은 당상 아닐까? 이주영(<아레나> 피처 에디터)

박찬홍 PD+ 김지우 작가
엄태웅과 한지민이 출연한 <부활>은 치명적인 매력의 드라마다. 죽은 쌍둥이 동생으로 살면서 아버지와 동생의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유강혁(엄태웅 분)과 쌍둥이 동생인 유신혁, 1인 2역을 연기한 엄태웅은 이 드라마를 계기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지금의 엄태웅이 되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된 결정적 이유는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 때문.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가 만들어내는 추리 소설 같은 이야기는 지금이라도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작은 소품 하나, 조연 배우 한 명에도 사건의 실마리를 담아 이야기를 쓰는 김지우와 실마리를 조금씩 흘리며 화면으로 풀어내는 박찬홍의 호흡이 하루아침에 다져진 건 아니다. 1995년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를 시작으로 <학교 2>, <비단향꽃무> 등을 함께한 둘의 호흡은 10년 넘게 이어져 복수 시리즈인 <부활>과 <마왕>에서 정점을 찍었다. 아쉬운 건 2007년 <마왕>을 끝으로 다음 작품을 볼 수 없다는 것. 아직도 사람들이 복수 3부작의 마지막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아이콘 로지콘 마스터 키보드는 엠엔에스(www.mnshome.com).
드라마 대본 협찬은 드라마 마케팅·기획사 블룸.

사진 JUNG JAE HWAN

어시스턴트 MOON SEU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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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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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김경민 2010-07-10

두번째앨범도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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