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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에 관한 기억

On July 19, 2010 1

뷰티에 관한 기억을 얘기해달라는 말에 그녀들 혹은 그의 처음 대답은 ‘별다를 거 없는데’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보낸 답변을 보면 적잖이 할 말이 많아 보인다.

+ 올 초 <나일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얘기한 적 있지만 영국의 카야 스코델라리오를 무척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드라마 <스킨스>의 ‘에피’를 좋아하는 거다. 종종 그녀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보여주곤 한다. ‘NU ABO’ 뮤직 비디오 촬영을 앞두고 우리는 에피 같은 아이 메이크업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언더라인을 블랙 리퀴드로 정교하게 메워 넣은 다음 쌍꺼풀에는 비비드한 아쿠아 블루 펜슬을 사용했다. 하지만 카야와 나는 눈 모양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뮤직 비디오를 모니터하더니 “안 되겠어. 너는 쌍꺼풀은 얇은 데 비해 눈꺼풀은 도톰해서 눈을 내리깔지 않는 이상 어떤 색을 발랐는지조차 모르겠어. 얼굴에서 아이라인만 동동 떠 보여”라고 말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이후 무대에 설 땐 피그먼트로 샤이니한 느낌을 살리자고 했다. 눈과 코 사이 노즐 부분에 생각보다 큰 펄 가루를 발랐다. 그리고 속눈썹을 아주 두껍고 풍성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내가 언더 래시에 마스카라를 더 칠하자고 할 정도다. 화장이 진해질수록 내가 더 예뻐 보이는 거다. 물론 에피와 다른 방식이지만 말이다. f(x) 크리스탈


+ 우디 해럴슨과 그의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갔을 때, 우리는 우디의 친구네 집 정원에서 목욕을 한 적이 있다. 나와 그의 아이들은 각각 다른 자쿠지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내 욕조로 들어오려 하자 우디가 이렇게 말하는 거다. “안 돼. 애들이 네 욕조로 못 들어오게 해. 네가 지금 쓰고 있는 버블 바스 좀 봐. 뭐가 들어 있는지 넌 아예 읽어보지도 않잖아.” 나는 그렇다고 이것들을 버릴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런 게 다 피부와 몸속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그 안에 우리 애들을 집어 넣을 순 없어.” 나에겐 큰 깨달음을 주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천연 제품에 집착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알리시아 실버스톤


+ 이효리와 뉴욕 촬영을 갔을 때다. 거칠고 와일드한 느낌을 내기 위해 우리는 눈썹을 하얗게 탈색하기로 했다. 촬영이 끝나고 눈썹을 원래 색으로 돌려놓기 위해 다크한 브라운 톤 염색약을 발라두었다. 얼마 동안 두었다가 씻어내는 건데, 효리가 샤워하면서 직접 씻어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각자 호텔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교통 체증과 찌는 듯한 무더운 날씨 때문에 그녀의 눈썹은 거의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효리의 눈썹은 짱구보다 더한 숯 검댕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그날이 뉴욕 일정의 거의 처음이었는데, 거기서 머무르는 내내 그녀는 모자로 얼굴을 가려야만 했고, 그 후 한동안 효리를 보지 못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


+ 셀러브리티 메이크업 아티스트 케빈 어코인이 처음으로 나를 담당하게 된 계기는 아카데미 시상식 때문이었는데, 그날따라 니콜 키드먼의 메이크업 일정이 함께 잡혀 있었다. 케빈은 갑자기 니콜의 자매들과 톰 크루즈의 어머니, 그 여동생의 메이크업까지 모두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안해했다. 그날 케빈은 정오까지 내 메이크업을 끝내야 했는데, 파우더를 묻힌 아주 작은 스펀지를 내 얼굴에 한 번 두드리는 것으로 메이크업을 끝내버렸다. 오후 서너 시 경에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도착했다. 신경이 잔뜩 곤두선 채 그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곤 기타를 치는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는 거였다. 케빈의 비행 경비는 내 앞으로 날아 왔지만, 그가 한 일은 키드먼의 가족을 메이크업 해준 것이었다. 나는 말 그대로 그들의 물주가 되어준 셈이었다. 아, 케빈이랑 한판 붙어야 했는데. 커트니 러브


+ 워낙 보디 제품을 좋아해서 종종 우리나라에 유통되지 않는 제품도 찾아 써보곤 한다. 사실 온라인 쇼핑몰 후기를 보면 어느 것 하나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이 없다. 얼마 전에는 ‘푸에라리아와 망고 스틴 과육이 들어 있어 한 번만 발라도 가슴을 탄력 있고 부드럽게 해준다’는 카피에 혹해 가슴 전용 크림을 주문했다. 2개월 정도를 열심히 사용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가슴이 부은 듯 팽팽해졌다. 그런데 누군가 인터넷에 푸에라리아처럼 호르몬에 관여하는 성분이 유방암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글을 올린 거다.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후로는 왠지 그 크림에 손이 가지 않았다. 반면, 힙을 업해준다는 복숭아 향 스크럽과 종아리 알을 빼준다는 슬리밍 롤러는 카피만큼 멋진 효과는 가져다주지 못했다. 리뷰에는 두 제품 다 없으면 못 견딜 정도라는 극찬만 가득 달려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상한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모델 지현정


+ 학창 시절, 최대 고민은 언제나 곱슬머리였다. 덥거나 비가 오면 머리카락은 붕 떠서 가라앉질 않았고, 매일 묶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스트레이트 펌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곱슬머리였으니까. 대학교 1학년 때, ‘바비리스’라는 브랜드에서 매직 아이론을 출시했을 때 나는 진짜 세상이 나아졌다고 느꼈다. 매일 아침 6만원짜리 스트레이터로 1시간씩 머리카락을 폈고, 반년 후에는 인형 머리처럼 푸석거렸지만 찰랑거리진 않아도 쭉 뻗는 머리카락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더 이상 아침마다 머리를 펴지 않아도 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아이론 사용으로 머리카락이 너무 가늘어져 저녁이면 지나치게 착 달라붙는 거다. 이삼 일 정도는 감지 않은 머리처럼 말이다. 예전에는 너무 떠서 고민하던 머리카락이 이제는 가라앉아 고민이다. 어느 쪽이 나으냐고 한다면 글쎄, 뭐가 더 나은 걸까.
<나일론> 뷰티 에디터 정수현


- 에디터 : 정수현

Credit Info

에디터
정수현

2010년 07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정수현

1 Comment

배형숙 2009-09-28

블레어 ㅎㅎ 저의 롤마델 ㅎㅎ 넘 이쁘구 귀여워요 !!그녀가 피처링한 음악도 정말 좋던데 인디영화까지 그녀는 정말 못하는게 없나봐요 매력만점 블레어 !! 내한해서 한번 보고 싶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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