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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3분작곡가

On February 04, 2010 0

어릴 적 피아노 학원 땡땡이치는 걸 조금만 덜했어도 지금쯤 음악을 하고 있을 거라며 후회한 적이 있나? 악기를 배우고 싶어도 악보를 못 보는 게 걱정이라 포기한 적은? 하지만 이젠 우리 모두가 뮤지션이 될 수 있다. 가지고 놀 수 있는 전자악기들 덕분이다.

창피하지만 고백할 일이 있다. 지난여름 잠시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는데, 그 계기는 조금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거의 매달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을 만나면서 그들처럼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느꼈다면 조금 덜 창피할 것이다. 그만 뜸들이고 밝히자면 <무한도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편 때문이다. 국민 MC 유재석이 MC 라이언 JS로 거듭나는 걸 보면서 ‘그럼 나도 한 번?’이라고 생각한 것. 물론 전제 조건도 있다. 타이거 JK처럼 칭찬을 아끼지 않는 스승과 어려워 보이지 않는 악기가 있어야 했다. 방송에서 JK는 유재석에게 아무 버튼이나 눌러보라며 작은 기계를 내밀었는데, 그건 주로 힙합 뮤지션이 샘플링을 할 때 사용하는 MPC라는 샘플러 장비였다. JK는 드럼 오락기를 치듯 MPC를 그냥 툭툭 치기만 한 유재석에게 비트 메이킹 실력을 칭찬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다룰 줄 아는 악기 하나 없고 오선지 악보를 봐도 어떤 음악인지 전혀 예상이 안 되는 ‘음맹’이면서도 뮤지션을 꿈꾼 사람이 전국에서 나 하나만은 아니었을 거다.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지만 잠재된 음악적 감각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악기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해외 사이트를 보니 티셔츠에 그려진 악기로 진짜 연주가 가능한 기타 티셔츠와 드럼 티셔츠도 있던데 재미야 있겠지만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것(?) 같아 일단 통과. 그러다가 찾은 아이템이 연주 울렁증이 있는 사람도 가지고 놀기 좋은 완구 악기들이었다. 기타·드럼·마이크·믹서로 구성된 ‘마이잼(MiJam)’ 시리즈는 가격이 2만~4만원대라 조카한테 선물 사줄 여유만 있다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생긴 건 기타 연주 오락 게임인 ‘기타 히어로’의 기타와 별다를 바 없지만 블루스·록·메탈·베이스의 4가지로 스타일 모드를 조절할 수 있는 기타 하며, 허공에 치는 느낌이 싱겁긴 하지만 효과음 하나는 실제 드럼 연주에 맞먹는 드럼 스틱, MP3 플레이어, 휴대폰, PMP 등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지 마이크는 조카가 비웃는다 해도 혼자만의 연주 혼에 빠질 만한 것들이다. 그중 가장 끌리는 아이템은 6가지 비트와 템포 조절은 물론 디지털 사운드 효과를 내는 믹서. 마음이야 음향 기기 전문 브랜드 머큐리(Merkury)에서 나온 ‘디제이 믹서(DJ Mixer)’를 구입하고 싶지만, 요즘처럼 환율이 무서운 시대에 가격이 99.99달러나 한다는 것과 꽂을 아이팟 두 대가 없다는 점에서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너무 애들 장난감 같아(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흠, 하지만 지금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 대부분이 사용하는 신시사이저의 시작은 사실 장난감이었다. 납작한 골동품 라디오처럼 생긴 스타일로폰(Stylophone)은 1967년에 영국의 브라이언 자비스와 그의 동업자들이 전압을 이용해 만든 전자 건반으로, 발명 당시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들었고, 데이비드 보위를 비롯한 몇몇 실험 정신 강한 뮤지션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완구로 여겨졌다. 후에 신시사이저의 등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 이 제품의 존재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점점 사라져갔는데, 2007년 브라이언 자비스 2세가 디지털 기기와의 혼용성을 높인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출시하며 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실로폰과 멜로디언의 중간 소리가 나는 이 악기는 3단계로 음의 톤을 조절할 수 있고 음의 떨림도 줄 수 있어 전자악기임에도 감성적인 소리를 만든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탐나는 건 스타일로폰에서 나온 ‘비트박스’ . 첩보 영화에서 나오는 위험 물체 감지기처럼 생긴 이 손바닥만 한 기계 역시 스타일로폰처럼 금속 펜으로 눌러 소리를 내는 악기다. 사람이 내는 것 같은 비트박스 소리는 물론 베이스와 다양한 전자음, ‘히릿’ ‘원 투’ 같은 효과음도 낼 수 있어 MP3와 연결하면 즉석에서 공연이 가능하다. 영국의 평범한 청년 브렛 도미노를 인터넷 유명 인사로 만든 동영상이 바로 이 비트박스로 힙합 메들리를 연주하는 것이니 시간이 된다면 잠시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 에디터 : 김가혜

- 사진 : 정재환

- 제품 협찬 : 야마하 뮤직 코리아

[기사 전문은 <나일론> 2010년 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Credit Info

에디터
김가혜
사진
정재환
제품 협찬
야마하 뮤직 코리아

201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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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가혜
사진
정재환
제품 협찬
야마하 뮤직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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