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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의 빠질 수 없는 '사단'

On January 26, 2010 1

웨스 앤더슨과 주드 애파토우와 오기가미 나오코는 이름이나 영화 제목이 절대 헷갈릴 일 없는 감독들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작품마다 등장하는 배우들과 함께 사단으로 불린다는 정도. 그런데 요즘 패밀리를 건사하는 일로 바쁜 건, 이 세 감독만이 아니다.

요즘 감독들은 웬만해선 혼자 돌아오지 않는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는 새로운 영화가 나오면 감독의 권위를 앞세워 ‘스필버그의 귀환’이니 ‘팀 버튼의 최대 역작’이라는 식의 홍보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 웬만한 영화들은 감독이나 제작자보다 ‘사단’을 부각한다.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처럼, 감독(또는 제작자)의 뒤로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대열로 서 있는 배우들이 떠오르는 단어 말이다. 극장에 걸린 영화는 몇 작품 안 되지만 DVD 대여점의 코미디 섹션 점유율은 스티븐 스필버그 부럽지 않은 주드 애파토우 사단,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에 효과를 톡톡히 보는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의 리처드 커티스 사단, 피를 뿌리는 액션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쿠엔틴 타란티노 사단….


사단은 구구절절 늘어놓아야 했던 신인 감독의 프로필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개봉한 <디스트릭트 9>의 감독 닐 블롬캠프를 설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피터 잭슨 사단’이라고 소개하는 것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CF, 뮤직 비디오 감독으로 2006년에 잭슨과 의기투합해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할로우> 극장판을 만들려다 제작비 문제로 포기한’ 인물이라는 말보다 훨씬 있어 보이지 않나. 재미있는 사실은 주인공을 맡은 샬토 코플리가 <디스트릭트 9>의 바탕이 된 6분짜리 단편영화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의 제작자로, 2005년의 닐 블롬캠프에겐 피터 잭슨과도 같았던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그 단편영화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제이슨 코프는 이 영화에서 다큐멘터리 감독과 외계인 역할로 활약했으니, 이 3명이 ‘블롬캠프 사단’이라 불릴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또한 사단이라는
2음절 단어는 샤이아 라보프가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인공 자리를 연이어 꿰차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는 스필버그 사단이니까. 그것도 시사회 날까지 극비에 붙이자던 <인디애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의 제목을 인터뷰 도중 방정맞게 말해버린 실수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의 속편 주인공 자리를 박탈당하지 않을 정도로 사랑받는 간판 배우. 그러니 더 이상 그에게 의문을 품을 이유가 없다.


아직 국내에서 친숙한 인물은 아니지만 감독과 배우의 친밀도와 역사를 따지자면 <룸바>의 세 주인공도 언급할 만하다. 15년도 더 전에 연극 극단에서 만난 도니미크 아벨, 피오나 고든과 그녀의 남편 브루노 로미는 공동 연출하고, 출연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두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3명이 일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궁금해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이상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우리는 일을 세 등분으로 나눠서 하지 않아요. 우리는 한 덩어리와 같거든요.” 어쨌거나 영화 속 아내는 다리를 잃었지만 희망과 유머, 그리고 룸바를 향한 열정만은 잃지 않았다는 기분 좋은 동화 <룸바>는 영화를 본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그들의 데뷔작 <빙산(Iceberg)>을 찾아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사단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은 한 작품에 믿을 만한 배우를 많이 동원하며 인맥을 자랑할 때다. 감독 데뷔작 <러브 액츄얼리>를 만들 당시 리처드 커티스는 로맨틱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커플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위해 그동안 자신이 기획하고 각본을 쓰고 제작한 전작들의 출연 배우를 총동원했다. 그중에는 그와 함께 드라마 각본을 쓰기도 한 절친한 동료 로완 앳킨슨(<미스터 빈>의 주인공),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출연한 콜린 퍼스 등이 있었는데, 커티스가 특히 고마워한 사람은 휴 그랜트였다. 자신의 작품에 3번(<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이나 출연한 배우인 만큼 휴 그랜트의 등장이 반갑고 듬직했는지 커티스는 “휴가 나타나줘서 엄청 편리했죠”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러브 액츄얼리>로 만난 엠마 톰슨과 그 영화에서 괴짜 팝가수를 연기한 빌 나이, <노팅힐>에서 삼각팬티 차림으로 돌아다니던 ‘스파이크’ 역의 리스 이판이 주인공인 최근작 <락앤롤 보트>는 커티스 고유의 따뜻한 유머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로 역시 많은 영국 배우들이 등장해 그의 인색하지 않은 인간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 에디터 : 김가혜

Credit Info

에디터
김가혜

2010년 01월호

이달의 목차
에디터
김가혜

1 Comment

조해신 2009-09-25

가을엔 더 향수생각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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