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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도발적 못된 질문

On April 06, 2009 0

한혜진을 도발하려고 못된 질문을 몇 개 준비했는데 그녀는 대답을 회피하거나 기분 나쁜 티를 내는 다른 새침한 여배우와 달리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재미있어 하며 크게 웃는다. 착한 배우는 지루하다는 우리의 편견이 항상 맞는 건 아니다.

프린트된 카키색 티셔츠는 카이아크만, 블랙 트위드 재킷은 발맹 by 한스타일, 목걸이는 모두 스와로브스키.

무거운 눈 화장 때문에 불편한가 보다. 지워달라고 할까? 괜찮다. 집에서 지우는 게 제일 편하다.
드라마 끝났는데 어떤가? <떼루아> 시청률이 좀 안 나와서 아쉽겠다. 많이 안 나왔다. 하하.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아쉽다. 결과적으로 실패작이라고 생각하니까. 과정을 보자면 정말 하고 싶었고 꼭 해야만 하는 드라마였다. 방송 나간 다음 날 아침에 신문을 보면 어느 드라마가 이겼는지만 나오니까 아쉬웠다.
그렇게 시청률이 안 나온 게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자기 탓도 하나? 내 탓 많이 한다. 이미 하면서 안다. 이런 부분을 우리가 시청자에게 충족 못해줬구나 라고. 스태프, 작가, 감독님, 배우들 다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 와인이라는 소재 자체가 너무 이르지 않았나 그런 얘기도 했다.
낯선 소재가 문제지, 완성도는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완성도가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다. 하하. 난 우리 드라마를 너무 좋아하고 개인적으로도 애착이 많이 갔지만 캐릭터 같은 경우 시청자가 공감을 좀 못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누굴 탓하고 원망하진 않는다. 내가 한 작품에 대해서는 후회를 안 한다. 감사하고 고맙지, 후회는 진짜 안 한다.
지금까지 찍은 작품 중 후회한 게 하나도 없다고? 그렇다.
단역으로 출연한 <아 유 레디?> 같은 영화도? 그런 작품 하나하나가 다 도움이 된다. 선배님에게 배운 것, 현장에서 배운 것,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한 작품씩 할 때마다 ‘아, 내가 이런 부분을 못했는데 고쳐나갈 수 있구나’ 알아가게 된다.
후회하는 작품이 없다고 했지만 당신에 대해서 <굳세어라 금순아>를 너무 많이 얘기하는 건 사실이다. 이런 얘기조차 지겨울 수 있겠지만, 본인도 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신경 많이 썼고 스트레스 받지 않았나? 예전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뭐만 하면 ‘금순이 한혜진’이라고 하니까. 어떻게 하면 벗어날까 생각했다. 근데 자연스럽게 되더라. <주몽>을 통해서 ‘소서노’로 각인됐고. 작품의 시청률에 따라서 앞에 붙는 타이틀이 달라진다. 내가 발버둥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사실 나를 알리게 된 작품이니까 너무 감사할 뿐이다. 그땐 정말 신인이었다.

골드 톱은 클럽 모나코, 점프수트는 앤 발레리 하쉬 by 한스타일, 재킷은 드레스 몬스터, 에나멜 모자는 로에베.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금순이가 아니더라도 착하고 열심히 하는 이미지다. 역할을 보면 항상 뭔가를 열심히 한다. <떼루아>에서도 김주혁이 귀찮다고 눈치를 줘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밀어붙이는 적극적인 역할이었다. 그런 것에 대한 답답함은 없나? 그런 이미지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배우만이 꼭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나. 과제는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보여주는 걸 거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내가 어떤 역을 맡아도 다 안 어울린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참하고 도도한 것만 맡았으니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 안 줬다. 그런데 <굳세어라 금순아> 이후엔 억척스러운 여자, 미혼녀 등 비슷한 역이 많이 들어왔다. 소서노도 안 어울릴 거라고 한 사람 많았다. 작품이 성공하면 ‘저 배우에겐 저런 것도 어울리는구나’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럼 또 자신만의 세계가 구축되고 어울리는 그 역으로 불러주지 않을까. 그래서 조바심 내지 않는다.
지금 한혜진에게 파격적인 멜로물 제안이 들어온다면 하겠나? 노출도 있나?
있다고 해보자. 노출은 자신이 없다. 근데 파격적인 멜로는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몸매 때문인가? 사람들의 입방아가 두려워서인가? 입방아를 두려워하는 건 아니고, 몸매도 그렇고 자신감이 없어서다.
자신감 부족 때문에 놓친 작품이 있나? 노출이 있어서 피했던 작품이 있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노출 많이 안 했더라. 그래서 지혜롭게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할 수도 있는 부분이구나 생각했다.
갑자기 웃기는 질문이 하고 싶어졌다. 그 배우의 실제 모습에 비춰서 캐릭터를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한혜진은 어떤 캐릭터가 될 것 같나? 소심하고 마음 약한 스타일? 화를 냈다가도 금방 미안해한다. 그리고 한 문제를 너무 깊게 생각하는 캐릭터. 너무 오래 생각한 나머지 일을 그르치는 타입이다. ‘오늘 보니 혜진 씨 괜찮네요’ 그러면 ‘예전엔 내가 별로였나?’ 그렇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이 캐릭터 재밌을 것 같지 않나?
최근에 가장 깊이 생각한 건 뭔가? 아무래도 드라마다. 난 이 감정이 맞다고 생각해서 연기한 것인데 대중이 거부감을 보일 때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막막하고.
오래 한다거나 열심히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라는 측면에서 연기자는 가혹한 직업이다. 맞다. 기술적인 부분은 발전한다. 처음에는 ‘여기서 여기까지 걸어봐’ 그러면 그것도 못 하겠더라. 그게 왜 그렇게 안 되는지. 여기서 멈추라고 T자도 놓아준다. 그런데 안 된다. 기술이 안 되니까 연기 감정이 나올 리가 없는 것이다. 경력이 쌓이다 보면 기술적인 부분은 자연스레 되니까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각각의 신마다 감정이 다르다는 게 문제다. 그러니까 힘든가 보다. 드라마하면서는 잠도 못 자고 살도 빠진다.
그렇다면 배우는 대접받는 게 당연한 걸까? 배우가 대접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드라마의 얼굴이니까 그들의 감정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우는 신을 찍는 날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농담하면 연기하기가 힘들다. 그런 것을 존중해주면 좋은 거다. 어떨 땐 울다가 바로 다음 신에서 밝게 해야 하니까 예민해질 수밖에 없더라.
그런 순간에 누가 농담한 적 있나? 많다. 예전에는 휩쓸렸다. 누가 농담하면 너무 웃긴 거다. 그럼 내 감정을 놓치게 된다. 근데 지금은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그 감정 쥐고 있다. 그래서 경력이 중요한가 보다.

화이트 트렌치코트는 셀린, 옵티컬 프린트 니트 톱과 실크 프린트 스커트는 로에베.

말 걸지 말라고 얼굴에 써놓는 여배우 타입이 되면 되잖나. 내가 그것을 싫어한다. 여자 연기자 옆에 특히 스태프가 많지 않나. 그런데 그런 행동들은 귀를 막고 내 생각대로만 갈 수 있어서 위험하다. 거리감 있어 보이면 사람들이 속내를 잘 못 비추니까. 아버지가 그렇다. 그걸 닮았다. 경력이 쌓일 때마다 사람들이 날 어려워하는 걸 느꼈다. 신인 때는 툭툭 하는 말도, 연기에 대한 지적도 어느 순간 되게 조심스러워하는 거다. 사실 나에겐 그런 조언이 필요하다. 얘기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사람이 필요하지, 날 어려워하는 사람이 필요한 건 아니다. 현장에서도 마음을 열어놓아야 좋은 작품 나오고. 내가 만약 ‘빨리 끝내세요, 시간 없잖아요’ 그러면 좋은 작품 안 나오지 않을까?
지금까지 들은 충고 중에 가장 심한 게 뭐였나?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넌 너무 착해서 안 돼’였다. 성격이 착하다는 게 아니라 너무 정직하게 연기를 한다는 거다. 날 좀 풀어놓으라고. 알고는 있지만 또다시 속상한 부분이다. 난 김수현 작가님 대본에 맞는 배우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봤다. 작가님이 써놓은 그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어렵게 쓰신 거니까. 최대한 그대로 맞춰서 하려다 보니 너무 날 자유롭게 못하나 싶고.
당신이 배우가 된 건 예뻐서인가? 보통 우리는 여배우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 하하하. 예전부터 엄마가 ‘너 배우 해라’ 하셨다. 어려서부터 그 말을 듣고 자라서인지 난 그냥 해야 하는 건 줄 알았다. 잡지사에 사진도 내고 오디션 보게 되고 그렇게 왔다. 내가 이 길이 아닌가, 어쩌면 이렇게 안 될까 한 적도 있었다. 5~6년을 그렇게 보낸 후에 데뷔할 수 있었다. 쉽게 되는 건 하나도 없더라. 그런 생각들이 배우를 하게 만든 것 같다.

[* 기사 전문은 <나일론> 4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에디터 : 나지언

- 스타일리스트 : 한혜연

- 헤어 : 이승연

- 메이크업 : 권희선

- 네일 : 정윤주

Credit Info

에디터
나지언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헤어
이승연
메이크업
권희선
네일
정윤주

2009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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