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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ing for blur <블러>

On February 26, 2009 0

재결합한 블러의 공연을 하루빨리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데이먼 알반은 그저 느긋하다. 그는 고릴라즈로 함께 활동한 카투니스트 제이미 휴렛과 얼마 전 오페라 <서유기>를 올렸고, 나머지 멤버 모두가 서고 싶어 한 글래스톤베리 메인 공연 대신 말리의 어느 작은 공연장에서 멜로디카를 연주하는 것을 선택했다.

+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서 보면, 데이먼 알반과 제이미 휴렛은 영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음악가와 예술가의 듀오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의 40대를 빤히 내려다보며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을 뒤늦게 후회하는 사내들 같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구겨진 낡은 지폐처럼 보인다. 알반은 무늬 없는 흰 티셔츠에 등을 돌리면 엉덩이의 갈라진 부분이 보일 정도로 헐렁한 치노 팬츠를 입고 있다. 그의 컨버스 스니커즈는 한때는 흰색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 한편 휴렛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입고 있었을 법한 무거운 푸른색 코트와 너덜너덜하게 실밥이 보이는 진을 입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오랫동안 수염을 깎지 않은 상태였다. 눈 밑에는 주름이 늘어져 있고 머리는 흐트러져 있으며 둘 다 엄청나게 담배를 피워댄다.


구겨진 낡은 지폐처럼 보이는 듀오. 제이미 휴렛(왼쪽)과 데이먼 알반.

그러나 눈에 보이는 외모를 제외하면 알반과 휴렛은 창의적인 천재들이다. 알반은 블러의 리더였고 수없이 많은 사이드 프로젝트(클래시의 전 멤버를 비롯해 아프리카의 다양한 악기 연주자 등과의 공동 작업)을 진행해왔다. 휴렛은 아주 유명한 90년대의 만화 <탱크걸>의 작가다. 알반은 1999년에 블러에서 밴드 동료와 잦은 논쟁을 거듭한 후 과거 룸메이트인 휴렛과 자신들만의 밴드를 결성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고릴라즈(Gorillaz)는 평범한 팝 밴드가 아니었다. 그들은 알반이 음악을 만들고 휴렛이 비주얼을 만드는 식으로 ‘2차원’에만 존재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완벽했다. 이런 형태의 밴드는 휴렛에게 재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게 해주었고, 알반에게는 블러에서 얻은 명성을 부술 수 있게 해주었다. 그가 정말 빠른 시간 안에 혐오하게 된 그 명성 말이다. “명성은 골칫거리예요. 정말 정말 잘생기고, 정말 정말 유명해야 한다는 건 심각한 고통이죠.” 그는 아주 냉소적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생각하기에 에너지처럼 명성에도 제약을 가해야 해요. 왜냐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해지는 건 덩치가 큰 구형 벤틀리를 운전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연료만 게걸스럽게 먹어 치울 뿐이에요. 전 그런 게 싫었어요.”

제이미 휴렛이 그린 몽키.

+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들과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할 정도였다. 2005년에 밴드는 를 발매했는데 이번엔 과거 해피 먼데이(Happy Monday: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의 숀 라이더와 배우 데니스 호퍼가 등장했다. 놀라울 정도로 절충적인 이 레코드는 더욱 값비싼 월드 투어 중 하나를 탄생시켰다. “우린 12번의 공연만 했어요. 우리 수준의 밴드에겐 아주 적은 편이었죠.”라고 알반은 말한다. “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들었어요. 하룻밤에 적어도 10만 달러, 때로는 그 이상이 들어갔거든요.” 그들이 2006년 할렘의 아폴로 극장에서 한 5일간의 공연은 무대에 올리는 데 거의 4백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휴렛이 “우린 사업가가 아니에요.”라고 말하자 알반이 맞장구친다. “하지만 우리는 음반 판매로 많은 돈을 벌었어요. 그리고 그걸 다음 프로젝트의 제작비로 사용했습니다.”


그 후에 그들은 전혀 예기치 못한 커브볼을 던졌다. 오페라를 만든 것이다. <서유기(Monkey: The Journey to the West)>는 같은 이름의 고대 중국 전설을 완전히 개작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서유기>에서 영감을 얻은 1970년대 싸구려 TV 어린이 드라마에는 친숙했지만, 아리아나 테너와 작업한 경험은 없었다. 이것은 미지의 세계로의 도약이었다. 그들은 2년에 걸쳐 자료를 조사한 후에야 그 작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제작한 것은 결코 순수한 오페라가 아닙니다. 그것은 ‘잡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것을 해냈기 때문에 이젠 제대로 된 오페라를 시도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라는 알반의 말에 휴렛도 같은 생각이다. “맞아. 하지만 왜 그렇게 하고 싶은 거지? 제대로 된 오페라가 이미 완성되었는데 말이야.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어 하지.”

오페라 <서유기>의 장면들.

그들은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았지만 2009년에 고릴라즈의 3번째 음반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 비록 빠른 시일 내에 스필버그와 영화를 만드는 일은 없을 테지만 말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우리에게 그것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필요한 자유를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까요.”라고 휴렛은 말한다. 한편 알반은 <서유기>를 올리기 전 2009년에 블러가 재결합한다고 발표했다. 2003년 투어부터 함께 하지 않았던 기타리스트 그레이엄 콕슨도 다시 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들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의 메인 공연에 출연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콕슨과 베이시스트 알렉스 제임스, 드러머 데이브 로운트리는 즉시 그러겠다고 했지만, 뜸을 들이던 알반은 결국 거절했다.


이제 자신의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의 뮤지션이자 가장 괴팍한 남자가 테이블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 나간다. 그의 치노 팬츠는 위험할 정도로 흘러 내려와 엉덩이의 갈라진 골이 밖으로 완전히 드러났다. “할 일이 있어서요.”라고 그는 중얼거린다. “안녕히 가세요.” 휴렛이 의무적으로 그의 뒤를 따른다. 그들의 등 뒤에서 문이 쾅 하고 닫힌다.

- 글 : NICK DUERDEN

- 사진 : BEN RAYNER

* 자세한 내용은 나일론 09년 3월호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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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 DUERDEN
사진
BEN RAYNER

200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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