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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구준표입니까?

On February 26, 2009 0

제트기로 등교하고, 눈에 거슬리는 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갈아 치우며, 죽어도 갖고 싶은 건 가져야 하는 고집불통. 게다가 지극히 평범한 소녀 잔디에게 ‘사귀자’고 대시하는 수영 빼곤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크루아상 같은 배배 꼬인 파마머리에 고등학생 주제에 깃을 세운 트렌치코트를 입는 구준표에게 우리는 너무 많은 마음을 내어준 게 아닐까.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구준표일까, 이민호일까.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 관련 캐스팅 기사가 처음 검색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작년 10월이다. 대만판과 원작인 일본판에 이어 국내에서도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내심 만들어지기만 하면 단숨에 소녀 팬들의 심장을 앗아갈 것임이 분명했다. 연령에 상관없이 원작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네티즌은 실시간 한국판 <꽃남>의 가상 캐스팅을 올려놓았고, 조인성과 강동원에 이어 정일우와 장근석을 잇는 계보로 일단락되었다. 물론 그 와중에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던 김현중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적어도 김현중의 출연은 확실하다’ (김현중의 대기실에 놓여 있던 원작 만화가 담긴 스냅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다)는 분석에까지 이르게 된 것. 실제 구준표의 캐스팅은 오픈되지 않은 채 추측과 가상 캐스팅만이 난무하는 사이, 드디어 베일을 벗고 캐스팅이 확정됐다. 그리나 주인공으로 낙점된 이민호는 매번 화제의 핵심에서 비껴났고(김준도 마찬가지다), 김현중과 김범만이 인기 검색어를 독식하기 시작했다. 리얼리티 쇼로 인기 절정에 오른 김현중과 <에덴의 동쪽>으로 성인식에 성공한 김범만이 <꽃남>의 화두가 되었다. 지금 구준표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이민호에게 관심을 가졌을 텐데라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스타에 관한 가장 빠른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패션 업계가 이민호에게 보내는 러브콜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 186cm나 되는 훤칠한 키에 대한민국 최고 재벌인 신화 그룹의 후계자 역할은 구매욕을 당기는 모델로 가장 적합한 조건이다. 그러니 ‘구준표가 입는 옷=진정한 로열’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면서 온갖 브랜드의 협찬이 밀려드는 것이다. 하기사, 서른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준표 하나 때문에 학창 시절에 그렇게도 입기 싫어한 교복을 입고 싶은 충동이 드는 건 대체 무슨 심리냔 말이다. 핏이 멋진 실루엣이 아닌 베이식한 블랙 롱 코트에 투 톤 스트라이프 수트가 세련된 맛이 떨어져도, 조금은 삐딱한 준표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린다. 의도했든 안 했든 간에 준표의 2% 부족한 패션 감각은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캐릭터의 완성도를 위해 제작사가 거의 90% 제작하는 의상만 아니었다면 패션계에 퍼지는 이민호의 도미노 판매 효과는 불황의 늪에 빠진 패션계를 살릴 수도 있었을 텐데. 퍼를 매치한 블랙 코트와 스키니 팬츠에 워커, 니트 비니와 솔리드 재킷까지 정장과 캐주얼을 적절히 믹스앤매치한 스타일링은 이미 케이블 TV에서 ‘구준표 스타일 따라잡기’로 여러 차례 집중 조명된 적이 있다. 소문에 의하면 잠옷 가운 하나까지도 이민호의 보디라인에 맞게 제작한다니 F4 중 가장 화려한 패션으로 주목받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쯤되면 이민호 측에서 뭔가 정식 기사를 내놓을 만도 한데, 그 또한 제3자의 위치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상태다. 하기사 아쉬울 게 없는 그들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대중이 알아서 이리저리 움직여주니 고도의 심리전 따윈 필요 없다는 투다.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초짜 커플처럼 잡을 수 없으니 더 안달 나게 달려드는 것이며, 조바심 내며 안달하고 달려들어도 잡히지 않으니 돌진하는 수밖에. 이제 막 중반을 넘긴 방송. 발연기와 발편집, 막장 드라마라는 논란이 이는데도 <꽃남>이 걸어갈 길은 봄날의 만발한 꽃만큼이나 달콤하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설정되는 <꽃남> 2막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그 변신에 관심이 고조될 지경. 하이 판타지 드라마 <꽃남> 신드롬은 여기까지다, 이제부터는 이민호 개인의 신드롬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민호를 잡겠다고 안달 난 곳은 많으나 실제로 이민호를 잡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민호가 괜찮은 배우가 될지, 실제로도 구준표처럼 엉뚱하고 귀여운지, 착한지, 싸가지 제로인지 판단할 수 있는 선택권은 아직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극도의 신비주의 전략은 모든 매체의 원성을 사면서 오매불망 그분을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이민호의 진실과 거짓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 누구도 직접 이민호를 만나봤다는 사람은 없기에, 적어도 이 바닥에선.

- 글 : KIM DAE PYO(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27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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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KIM DAE PYO(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275C

200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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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DAE PYO(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27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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