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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 cool keeper

On November 02, 2015 0

마이크로닷은 웬만한 시련이 닥쳐도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았다. 온몸으로 골을 막아내는 골키퍼처럼.


근데 정말 티셔츠 안 입을 거예요? 제가 꼭 앤덥이 된 것 같아서요. 

네. 사진 다 찍은 거 아니에요? 너무 더워서요. 하하.


오늘 촬영 전에 행사장에 다녀왔죠? 이렇게 직접 일정을 조율하고 혼자 다니는 거 안 불편해요?
사람들이 힘들지 않냐고 하는데 전혀 안 그래요. 의상을 챙겨야 하면 제가 가방 하나만 더 가져오면 되고, 누나랑도 인터뷰 일정 제가 직접 잡았잖아요. 상황에 따라 전철도 탈 수 있고 버스도 탈 수 있고 택시도 탈 수 있고. 저는 그래요. 도끼 형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있고요.

올 블랙으로 활동하던 시절이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지금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도끼를 보면서 자극도 받나요?
이번에 형이랑 같이 만든 싱글 에도 그런 가사를 썼어요. ‘모두가 인맥 힙합이래. Boy, what u talking bout. 내 형들이 잘나가는 건 내 탓 할 수 없잖아’. ‘미친 연애’를 부른 범키 형도 2년 전까진 엄청 고생했고, 도끼 형도 이렇게 대박난 건 4, 5년밖에 안 됐거든요. 제가 올 블랙 할 때, 힘들게 음악하던 형들이 그동안의 노력을 지금 보상받은 것 같아요.

당시에 했던 음악을 지금에 와서 들으면 기분이 어때요?
좋아요. 되게 재밌고. 뚱뚱한 데다 춤도 이상하게 추는 예전 모습을 보면 좀 찌릿찌릿한 부분도 있긴 하죠. 그래도 후회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어요. 그 활동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으니까요. 그건 확실해요.

그때와 비교하면 한층 성장한 자신을 느끼나요?
모든 게 바뀐 것 같아요. 행동과 성격은 비슷하지만 실력적인 건 훨씬 발전했고요. 뭐든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숙해졌죠. 올 블랙으로 활동할 때, 아무리 어렸지만 매니저 형들이 어떻게 일을 처리했고, 또 어떤 잘못을 했는지도 다 기억나거든요. 부모님을 5년 동안 못 보면서 사장님이랑 살았는데, 그런 시절을 겪어서 지금 제가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자립심도 생긴 것 같아요.

한동안 국내에서 보이지 않는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올 블랙 활동이 끝난 지 한 10년 정도 됐을 거예요. 뉴질랜드로 돌아가서 대학도 졸업했고, 사업도 했어요. 낚시에도 미쳐 있었고, 혼자 음악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제 행복의 큰 그림 안에 음악이 함께하는 거지 음악을 못한다고 해서 불행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행복을 만드는 요소에는 많은 것들이 있으니까요.

낚시라니, 의외의 취미네요.
어릴 때부터 즐기던 취미인데 스폰서를 받고 대회도 나가고 돈도 벌게 해준 일이죠. 배낚시를 하면 아무 걱정 없이 평화로운 상태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보는데, 기분이 정말 좋아요. 돌고래도 있고.

<쇼미더머니>는 형 산체스의 권유로 나갔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한국에는 짜파 형 음악에 피처링을 했다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러 왔거든요. 형이 추천해서 자연스럽게 <쇼미더머니> 시즌3를 보게 됐고, 방송 촬영 1주일 전에 참가 결정을 했어요


버킷햇은 데케이드 by ETC SEOUL, 레드 티셔츠와 그레이 저지 쇼츠는 모두 다운 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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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고민한 부분이 있나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 물론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제가 다시 음악을 한다는 소식을 편하게 전달할 수는 있을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과연 제가 사람들에게 제 음악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단순히 인기를 끌거나 돈을 벌거나 SNS 팔로 수가 느는 것처럼 세속적인 것에만 신경 쓰게 되지는 않을까 싶었어요. 건방지게 들릴까봐 조심스럽지만 저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하지만 결국 솔직하고 편한 마음으로 경연을 했고, 기도도 열심히 하면서 마친 것 같아요.

어느 단계까지 올라갈 거라는 확신도 들었나요?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 단계만 통과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보낸 것 같아요. 물론 1차는 통과하고 싶었죠. 1차에서 떨어지면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못 받고 집에 가게 되니까요. 비와이랑 3차 경연을 펼칠 때는 여기서 떨어져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자유롭게 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덜 받아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것 같기도 해요.

비와이와는 경쟁 상대였는데도, 경연 준비 내내 최고의 케미를 보여줬죠. 맞아요. 삼각김밥 먹으면서. 하하. 제가 한동안 한국에 없었으니까 비와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대진 상대로 골랐거든요. 근데 고르고 나서 그다음에 걔 랩을 듣는데 와, 너무 잘하는 거예요. 형한테도 말했는데 왜 골랐느냐고 하고, 범키 형도 다 알더라고요.

마이크로닷은 워낙 갖고 있는 에너지가 강렬해서 서바이벌에 최적의 도전자가 아니었을까 해요.

랩을 할 때, 가사적인 면에서는 제가 최고라고 생각 못해요. 그런데 무대에서는 누구라도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가사를 쓸 때도 뮤직비디오에서 퍼포먼스를 어떻게 하고 무대에서 어떤 모션을 지을지 생각해요. 녹음할 때는 이 음원이 잘되면 실력도 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공연을 할 때는 한결 더 뿌듯한 마음이 들고 재밌어요. 대중 앞에서 저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도 하고요.  


블랙 비니는 다운 배드, 화이트 티셔츠와 블루 저지 쇼츠는 모두 챔피언 by 샵에스더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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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그라운드로의 진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오버그라운드나 언더그라운드를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잘 못 느껴요. 각자 영역에서 기회가 다를 뿐이지 서로 열심히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괜히 언더와 오버를 가르고 언더 음악만 고집하면서 자존심 때문에 아이돌 음악에는 절대 피처링을 하지 않는 것도 좀 편협한 것 같아요. 랩을 정말 잘하면 어떤 비트에도 자신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거잖아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최근 발표한 싱글 잘 들었어요.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됐나요? 저나 도끼 형이나 꿈을 가지고 있다는 건 마찬가지라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에요. 올 블랙 활동에서부터 형은 그 꿈을 꾸준히 가져왔고, 전 중간에 다른 일도 했지만 음악을 한다는 꿈을 마음 한쪽에 지켜왔죠. 축구에서 골키퍼가 골을 먹지 않기 위해 피 터지게 몸을 던지면서 골대를 보호하잖아요. 그것처럼 우리도 그 꿈을 잘 보관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음악을 했다는 거죠.

인생 전체를 봤을 때, 그리고 있는 꿈은 어때요?
가족을 만들고 싶어요. 25세쯤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싶고요. 음악도 하고 사업도 하면서 즐겁게 살면 좋겠어요. 확실히 <쇼미더머니>를 시작하면서 음악이 더 큰 의미가 된 건 맞아요. 떠나려해도 떠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처럼.

앞으로 국내에서 활동할 계획인가요?
국내에서 자릴 잡으면 미국에도 진출하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자리 잡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을 거라 믿어요. 가끔 일반 기업에 다니는 분들이 음악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경우를 봐요. 저는 외국에서 공부도 하고 해양 기업에서 인턴도 해보고 바텐더도 했어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뭘 하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았다는 거예요. 절대로 억지로 하지 않고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면 행복은 저절로 따라와요.

랩에는 어떤 가사를 주로 담아내고 싶어요?
예를 들어 블랙넛 형은 펀치라인이 굉장히 세잖아요. 저는 펀치라인은 좀 약한 것 같은데 스토리텔링은 재밌게 할 수 있어요. 제가 경험한 것을 진지하든 신나든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경험담을 곧 듣을 수 있을까요? 정규 음반은 좀 천천히 내년 초쯤에 발표하고 싶고요. 그 사이에 싱글을 몇 장 낼 것 같아요. 다른 뮤지션의 음반에 피처링한 곡도 나올 거고. 믹스테이프 형식으로도 뭔가 낼 계획인데, 범키 형이나 비와이도 참여할 것 같아요. 근데 순서나 음악 스타일에 대한 예고는 안 할게요. 미리 알면 재미없으니까.

하하.

마이크로닷은 웬만한 시련이 닥쳐도 좀처럼 흔들릴 것 같지 않았다. 온몸으로 골을 막아내는 골키퍼처럼.

Credit Info

EDITOR
KIM JI YOUNG
PHOTOGRAPHER
KIM YEON JE
STYLIST
NAM GUNG Q
MAKEUP&HAIR
PARK JI HYEON
DESIGNER
PARK EUN KYUNG

2015년 10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M JI YOUNG
PHOTOGRAPHER
KIM YEON JE
STYLIST
NAM GUNG Q
MAKEUP&HAIR
PARK JI HYEON
DESIGNER
PARK EUN 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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