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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뭐길래

On September 09, 2015 0

대체 왜 이렇게 난릴까. 집밥 열풍을 둘러싼 키워드 5가지.




집밥 레시피

포털 사이트에 집밥 레시피를 쳐봤다. 뜨거운 반응을 모았던 백종원의 레시피뿐 아니라 서점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레시피 책, 파워 블로거들의 레시피들이 뜬다. 엄마가 날마다 신선한 재료로 장을 봐와서 그때그때 해주던 메뉴를 생각해선 안 된다. 대체로 말 그대로 나 혼자서도 쉽고 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화제다.
백종원이 방송에서 공개한 레시피를 모조리 모아둔 블로그나 카페는 물론, 단돈 1만원으로 상차리는 법, 딱 한 그릇만 만드는 집밥, 오래 보관해 먹을 수 있는 반찬 만들기 등 소소하면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가득하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서 메뉴를 정해주고, 아침의 메뉴를 조금만 응용해 저녁상에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메뉴를 올리는 블로거도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자신이 뭘 먹는지 올려서 공감을 얻는 사람도 있는데, 이들의 집밥 레시피는 사실 과시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조회수나 좋아요, 댓글이 달리는 것은 완성된 요리가 얼마나 예쁜 그릇에 담겨 있는지와 세팅 감각, 사진 촬영 노하우에 따라 좌우된다.

한식 뷔페

아웃백 스테이크나 베니건스, TGI처럼 세트 메뉴나 할인 카드를 이용하면 가성비 최고의 외식을 할 수 있었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추세는 빕스나 애슐리, 세븐 스프링스와 같은 샐러드바의 열풍을 지나쳐 한식 뷔페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자연별곡’은 40곳, CJ의 ‘계절밥상’은 20곳, 신세계의 ‘올반’은 10곳에 달한다.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1만4900원에 100여 가지에 이르는 한식 메뉴를 전채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코스처럼 즐길 수 있다는 코드는 남녀노소에게 먹혔다. 밖에서도 상다리 휘게 차린 집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 “단순히 식문화의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종가 메뉴의 재현을 통해 계절별로 메뉴 15~20가지를 리뉴얼합니다.” 
신세계푸드에서 운영하는 올반은 지난 7월부터 지역 특산물로 만든 향토 보양식 신메뉴를 내세웠다. 칼슘과 철분이 풍부한 오징어톳밥, 단백질 함량이 높은 파주장단콩국수, 사포닌과 생리 활성 성분이 함유된 초계홍삼무침 등의 각양각색 메뉴 19가지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음식의 가짓수가 다양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메리트지만, 엄선한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든 메뉴를 밖에서도 사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묘하게 귀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기분 좋다.




가정 간편식

“쉽쥬? 그럴싸 하쥬?”라며 제아무리 간편한 레시피를 알려준대도 칼과 도마를 들지 않으면 무용지물. 가정 간편식 제품은 가만히 앉아서 집밥을 먹고 싶은 귀차니스트 소비자를 위해 태어났다. “한 끼를 대강 때우는 것이 이전의 간편식이었다면 지금은 간편하게 제대로 한 끼 식사를 즐기길 원합니다.” 
CJ제일제당은 타사에서 출시한 컵밥류가 가장 중요한 밥의 맛을 놓치고 있음에 주목했고, 자사의 햇반을 사용한 순두부찌개국밥, 미역국밥, 사골곰탕, 황태국밥, 햇반 컵반을 출시했다. 3분 간편식의 원조 오뚜기가 지난해 출시한 렌틸 짜장과 렌틸 카레는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3분 안에 한 끼 식사가 완성되는 것도 모자라 물에 불리고 조리해야 하는 렌틸콩이 들어 있다는 ‘건강한’ 포인트가 먹힌 것. 
본 도시락은 평소 인기 메뉴로 판매되던 도시락의 반찬을 따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버섯불고기, 부추제육볶음, 델리팸볶음김치 등을 집에서 데우기만 하면 손쉽게 상차림에 끼워넣을 수 있다. 레토르트임을 감안하고 먹는다면 훨씬 다양한 선택 범위에서 가정 간편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집밥에 대한 우리의 열망 덕택이다.

쿡 방

올리브TV <테이스티로드>나 K-STAR <식신로드> 같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도 모자라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방송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젊은 훈남 셰프들이 대거 출연해 손님을 초대할 때 해주면 그럴싸한 요리가 등장하는 올리브TV <올리브쇼>,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부실한 재료로도 15분 만에 미션처럼 요리를 만드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케미 좋은 신동엽과 성시경이 먹방과 쿡방을 동시에 펼치는 올리브TV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까지. 시청자는 방송을 보면서 침만 흘리는 게 아니라 부엌으로도 달려갔다.
tvN <집밥 백선생>의 만능 간장으로 만드는 메뉴의 열풍이 불자, 청정원은 국찌개용과 조림볶음용의 2종류로 ‘햇살담은 자연숙성 맛간장’을 출시했고, <냉장고를 부탁해>의 정창욱과 이연복이 줄곧 사용하던 굴소스 요리 덕택에 굴소스 시장은 전년 대비 판매율이 60% 이상 성장했다고 한다. 요리에 능한 사람들이 부엌에서 어떤 노하우를 펼치는지를 선보이는 것이 초반의 쿡방이었다면 이제는 요리에 서툰 사람들도 끌어들이는 쿡방이 한층 늘어날 것 같다. 
샤이니 키와 전현무가 함께하는 올리브TV <주문을 걸어>는 시청자가 원하는 메뉴를 주문받아서 만들고(물론 두 사람의 못 미더운 요리를 도와주는 전문 셰프가 함께한다) 배달까지 하는 쌍방형 소통으로 진행된다. 
윤종신, 김준현, 정상훈 등 다섯 남자가 꾸려가는 올리브TV <비법>은 그야말로 글로 배운 요리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서승한 PD가 말한 기획 의도가 참신하다. “시청자는 쿡방의 과정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이후에 텍스트를 보면서 요리를 해요. <비법>에서는 비법 전수자가 공개한 레시피를 글귀로 보고 맛을 재현할 수 있는지에 집중합니다.” 앞으로도 포맷은 변하겠지만, 당분간 쿡방을 향한 관심은 지속될 것 같다.

백종원

백종원은 뒤바뀐 집밥의 개념을 대변하는 아이콘이다. 그가 하는 음식을 두고 집밥이냐 아니냐는 논란은 여전히 수두룩하다. 정작 그는 자신을 둘러싼 화두에 대해 개의치 않는 것 같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부터 사람들의 집밥에 대한 욕망은 커져만 갔다. 
누군가는 엄마가 싸준 반찬을 냉장고에 정리했으며, 누군가는 이름 모를 이모의 손맛에 의지했다. 싱글 대부분은 요리에 서툴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해도 엄마의 집밥은 그대로 따라 하기 힘들다는 것이 백종원 팬덤을 형성했다. 들어보지 못한 신기한 메뉴를 만드는 셰프의 요리가 아니라 백종원이 종이컵, 사발면 용기로 계량해서 보여주는 눈높이식 쿡방은 누구라도 집밥을 할 수 있으며, 하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밖에서 사 먹는 요리도 집에서 직접 만들면 집밥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제시해줬다. 실제로 그가 <집밥 백선생>에서 하는 메뉴는 만능 간장으로 만드는 밑반찬이나 콩나물밥 같은 일상적인 메뉴도 있지만, 포장마차에서 파는 통닭이나 중국 야시장에서 파는 통오징어꼬치도 있다. 물론 엄마가 해준 정갈한 비주얼에 영양이 깃든 메뉴가 아니라 집밥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응할 여지는 없지만.
지난해 출간한 그의 저서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에는 오늘 뭘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만들 수 있는 밥과 국, 찌개, 반찬 등의 집밥 메뉴 52가지가 담겨 있다. 백종원이 집밥의 대명사가 된 것은 타고난 언변과 사업 수완보다 오늘의 집밥 트렌드를 먼저 읽은 탁월한 혜안 덕분이었을지 모르겠다.


Credit Info

EDITOR
KIM JI YOUNG
ILLUSTRATOR
AESHOONG
DESIGNER
JEONG HYE RIM

2015년 09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M JI YOUNG
ILLUSTRATOR
AESHOONG
DESIGNER
JEONG HYE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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