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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On August 07, 2015 0

곧 대세를 쥐고 흔들 젊은 남자 배우 6명이 레이스를 시작한다. 과연 누가 먼저 결승선에 도착할까.

고경표

고경표는 긁지 않은 복권이다. 올가을부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올 테니까. <응답하라> 시리즈는 알다시피 인지도가 엄청난 배우가 아니라 작품 안에서 포텐을 터뜨리는 배우를 발굴한다. 서인국이 그랬고, 정우나 유연석도 마찬가지였다. 고경표까지 잘 따라간다면 배우의 발견 분야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는 셈이다. 그를 한마디로 형용하기는 좀 어렵다. ‘제가 김수현 씨나 김우빈 씨처럼 날고 기는 배우는 아니잖아요’라는 모 인터뷰 기사의 답변처럼, 너무 멀리 있는 톱스타 유망주의 모습과도 거리가 있다. 가만히만 있어도 꿀밤을 얻어맞는 멍청한 남동생, 잘생긴 게이, 조증 걸린 아티스트 등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 같으면서도 입체적인 연기로 자신을 표출한다. 크루 출신답게 간혹 보게 되는 인터뷰 기사에서 19금 답변도 유쾌하게 하는데, 국내에서 보지 못한 캐릭터에 괜한 반가움이 든다. 자비에 돌란의 팬이라는 그는 학부에서 영화와 연극 연출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잘생긴 배우이자 감독이 나오는 걸까.


 

도경수

도경수는 여지껏 세 작품에만 출연했다.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조인성이 만들어낸 허상이었고, 영화 <카트>에서는 아르바이트생,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는 사이코패스가 되었다. 엑소 디오(DO)로 무대에 서는 것이 아니라 도경수로 화면에 등장한 상황은 그야말로 갑툭튀였다. 제 몫을 해내지 못하면 총알받이가 될 수 있는 데다 이렇다 할 예행 연습을 거친 적이 없는데,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조바심이나 욕심을 내지도 않는 것 같다. 화면에서 자신만 보이게 하고 싶어 애를 쓰는 대신 조인성이나 김희원, 전광렬 같은 선배들이 깔아둔 판 안에서 유연하게 움직였다. 엑소를 알건 모르건 극에 나온 도경수를 본 사람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그에게 젊은 연기자의 틀을 씌웠다. <너를 기억해>에서는 단 2회 출연만으로도 괄목할 만한 존재감을 표출했다. 감정 하나 없는 사이코패스가 된 그는 전광렬과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보는 이의 숨을 죽이게 했다. 지금껏 출연한 그의 작품을 아직 못 봤다 해도 관여할 필요는 없다. 이 정도 속도라면 그는 지금보다 더한 잠재력을 터뜨릴 순간을 고르고 있는 것 같으니까.

 

 

강하늘

20대 남자 배우 중, 독보적으로 반듯하고 정직한 얼굴을 지녔다. 오랜 뮤지컬 경력을 토대로 쌓은 고르고 탄탄한 발성도 눈에 띈다. tvN 드라마 <미생>의 깐깐한 스탠더드형 회사원 장백기를 연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SBS 드라마 <엔젤아이즈>에서 남지현과 보여준 케미에 반한 여자들도 상당수였다. 너무 큰 작품을 맡고 나면 차기작에 몸을 사리는 배우들과 달리 <미생>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본인에게 익숙한 무대로 돌아가 베테랑 연극배우 박정자와 <해롤드 & 모드>로 호흡을 맞췄고, 영화 <스물> <쎄씨봉> <순수의 시대>까지 비슷한 캐릭터는 하나도 없었다. 중학생 때, 체중이 무려 100kg에 육박한 그는 30kg을 뺀 지금도 배우로서 갖춰야 할 모습을 위해 항상 관리 중이다. 다이어트뿐 아니라 생방송처럼 진행되는 무대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혹독하게 연습하던 습관은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배우가 작품 하나로 인기를 얻고 나서 광고가 아니면 좀처럼 얼굴 보기 힘든 이 시점에서 진지하고 느린 템포의 배우 하나쯤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윤균상

윤균상의 얼굴에는 복잡 미묘한 사연이 언뜻 비친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자수할 때도, 헤어진 여자를 갑자기 찾아올 때도 그의 얼굴에는 여러 표정이 보인다. 이번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에서는 트렌디한 30대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 검은색 야상 점퍼에 모자를 푹 눌러쓰거나 죄수복을 입고 나오던 SBS 드라마 <피노키오>의 어두운 모습과는 상반된 느낌이라 낯설지만, 썩 훌륭한 프로포션이 의외의 감탄을 부른다. <너사시>에서 그는 약혼식 당일 애인(하지원 분)을 바람맞혔다가 몇 년 만에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자는 나쁜 놈이 되었다. 제멋대로 할 말만 하고 내킬 때 찾아오는 이 남자가 전여친과 그녀의 절친(이진욱 분) 사이를 어떻게 갈라놓을지, 얼마나 동정표를 얻을지는 그에게 달렸다. 선과 악이 함께 녹아든 날카로운 눈매와 훤칠한 스타일이 역할과 잘 맞아떨어지긴 한다. 과거에 홀연히 떠난 이유가 밝혀질 때쯤이면 <너사시> 이후에 맡게 될 자리의 규모에 대한 감도 올 것 같다.

 

 

변요한

변요한은 tvN 드라마 <미생>의 한석율이 되기까지 수많은 워밍업 시간을 거쳤다. 2011년, 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하면서 수차례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세상의 모든 을들을 위로한 <미생> 신드롬을 몰고 오면서 KT&G 상상마당에서는 그가 출연한 단편 영화를 몰아서 상영하는 <변요한 展>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의 뺀질뺀질한 눈웃음과 사막에서도 스노보드를 팔 것 같은 천연덕스러운 말발에 빠진 사람들은 한석율과 변요한을 동일 인물로 그리기 시작했다.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던 <미생>의 바람이 휩쓸고 나서 변요한이 선택한 작품은 송지효와 함께한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이었다. 기름칠한 것처럼 유들유들한 언변으로 위기를 넘기고 세상 모든 여자에게 쓸데없이 친절한 방명수는 변요한이 가장 잘 짓는 표정과 몸짓을 하고 있었다. <미생>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시청률을 찍었지만, 안정감 있는 연기력은 그대로 잘 표출했다. 시사회장에서 팬에게 치는 눈웃음이나 스킨십을 보면 여자들이 심쿵하는 포인트마저 잘 아는 것 같다. 이건 누가 가르쳐줘도 못하는 기술이다(아직 못 봤다면 유튜브에 ‘변요한 팬서비스’를 검색해보길).

 

 

육성재

육성재는 지금껏 모든 작품에서 고등학생으로 출연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성동일의 늦둥이 쑥쑥이로 잠깐 얼굴을 들이민 것부터 <아홉수 소년>과 KBS2 <후아유-학교 2015>까지 모두 교복을 입고 나왔다. 21세라는 나이를 감안해도 과도한 역행이 아니지만 장난스러운 표정이나 말투가 역할에 제대로 부합했다. 눈을 치켜떠 흰자위를 드러내거나 매직으로 칠한 앞니를 보이고 셀카를 찍는 돌발 행동 때문에 팬에게마저 ‘또라이’라고 불린다. 그래도 그 앞에 미남에 대한 예우를 갖춰 ‘잘생긴 또라이’라고 불리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의 똘끼는 <아홉수 소년>에서 엄마에게 응석을 부리거나 <후아유-학교 2015>에서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허세를 부릴 때도 발현된다. 요즘은 레드벨벳의 조이와 함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리얼한 똘끼를 폭발시키고 있다. 상남자가 좋다는 조이에게 어필하려고 삶은 달걀을 한 입에 넣었다가 너무 뜨거운 나머지, 눈물이 맺히거나 ‘먹는 게 꿀리면 인생이 꿀린다’는 좌우명을 호기롭게 말하는 것처럼 어이없는 매력 포인트 깨나 있다. 신기한 건, 이렇게 허무맹랑한 캐릭터를 연기에 곧잘 녹여낸다는 거다. 타고난 고수인지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곧 대세를 쥐고 흔들 젊은 남자 배우 6명이 레이스를 시작한다. 과연 누가 먼저 결승선에 도착할까.

Credit Info

EDITOR
KIM JI YOUNG / ILLUSTRATOR KIM SANG IN
DESIGNER
JEONG HYE RIM

2015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M JI YOUNG / ILLUSTRATOR KIM SANG IN
DESIGNER
JEONG HYE 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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