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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OOK BACK

On April 17, 2015 0

싱어송라이터 로라 말링이 생각나는 대로 들려주는 다섯 번째 스튜디오 음반 이야기.


이스트런던에 있는 로라 말링의 집을 방문하자, 그녀는 직접 문을 열고 나와 필자를 거실로 안내했다. 빅토리아풍의 마룻바닥과 오래되어 조금 내려앉은 소파, 그리고 그녀의 말에 따르자면 ‘색깔별로 정리된’ 책장이 있는 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부엌에서 차를 내왔다. 말링은 2년 반 동안 대서양 건너 LA에 살다가, 최근에야 6년 동안 소유해온 이 집에 안착했다. 이 집은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앞에서 말한 책을 비롯해 거대한 인체 해부도 포스터, 그 옆 벽에 걸려 있는 기타 2대, 야생화 다발 여러 개, 그리고 그녀의 작품이 있다. 자전거 한 대가 책장 밑을 받치고 있고, 빛을 발하는 랩톱 컴퓨터 위에는 말링이 가장 좋아하는 소유물이 걸려 있다. ‘Amaze Balls(‘매우 훌륭한, 놀라운’이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라고 인쇄된 글자가 들어 있는 액자다. “제 삶을 통틀어 좋아하는 것 중 하나예요.” 그녀는 프린트된 글자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건넸다.

어려 보이는 얼굴에 쇼트커트를 한 그녀는 발레플랫을 신은 채 방을 가로질러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바닥에 깔린 양털 러그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으며 “담배 피워도 될까요?”라고 물었다. 라이터를 켜며 그녀가 하는 말에 따르면, 이것은 자신이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하는 버릇이란다. 런던에서의 삶에 다시 적응하는 사이, 말링은 자신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음반 의 발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모든 곡을 로스앤젤레스에서 작업한 이번 음반은 말링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성을 대변한다. 오랫동안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것에 대해 그녀는 비꼬듯 말했다. “1970년대의 빛바랜 느낌이 함축된 것 같잖아요.”

하지만 이번 음반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전자 기타를 가지고 녹음했다. 음반의 노랫말은 그녀가 낯선 타향에서 성공적인 음악가임을 드러내는 대신 ‘어중간한 상태’를 자처하며 외로이 살면서 느낀 가시 돋친 감정을 파헤치고, 새로운 로맨스로 인한 아드레날린을 표현했다. “여행할 때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졌죠. 한 달도 채 안 되어 우리는 LA로 이사했고, 채 1주일이 되기 전에 헤어졌어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웃기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과정이랑, 그 후 LA에서의 삶에 도전하는 것이 한동안 재미있고 정신없더라고요.”

캘리포니아에 있는 동안 말링은 원룸 아파트에서 살았다.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그녀가 가져간 유일한 기타이자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서 산 기타인 깁스의 전자 기타를 퉁기면서 살았다. 그곳에서의 몇 달 동안 그녀는 새 음반에 넣을 데모를 몇 곡 만들었지만, 결국 그 음반을 포기했다. 재미없는 작품이라고 느낀 것이다. 그 대신 책을 읽고, 하이킹을 다니고, 시를 쓰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의 주제가 될 희망, 인간애, 분노, 비탄, 그리고 고독 등이 떠올랐고, 그녀는 다시 곡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동남부에 위치한 국립공원인 조슈아 트리에 있는 원룸형 오두막에 머무는 걸 정말 좋아해 자주 다녔거든요. 그때 제가 이제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깊은 고독을 느꼈는데, 문자 그대로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느낌이 딱 오더라고요. 고립과 외로움의 차이는 자신이 예전에 무엇이었는지를 아무도 몰라준다는 것에 대한 공포임을 깨달았죠. 그런 느낌을 음반에 그대로 실었어요.” 그녀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미소를 지었다.

“그전에 폐기한 음반은 뭔가 목에 걸린 듯 불편했는데, 이번 음반에서는 제가 경험한 환상적인 감정과 실제 감정을 분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저는 삶을 좀 환상적으로 사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하하.” 말링은 25세라는 나이에 비해 현명하고 말도 아름답게 하지만, 그녀가 2008년의 데뷔작 을 시작으로 활발하게 작업해온 아티스트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인디 포크 밴드 노아&웨일(Noah and the Whale)과의 컬래버레이션과, 이어서 나온 등을 통해 그녀는 음악계의 보배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작품을 내는 것이 그녀에게 불안함을 줄 수 있을까? “좋지 않았던 작업들로 시작한 만큼 불안감이 커요. ‘앞으로 좋은 노래를 더는 쓸 수 없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일단 전반적으로 느슨해지니까 괜찮아지더라고요. 전 직감이 좋은 것 같아요. 스스로 자신이 없는 건 절대 내놓지 않을 테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확신이 있어요.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공감을 일으키기를 바랄 뿐이죠."

싱어송라이터 로라 말링이 생각나는 대로 들려주는 다섯 번째 스튜디오 음반 이야기.

Credit Info

WORDS
LUCY BROOK
PHOTOGRAPHER
FRANCESCA JANE ALLEN

201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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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LUCY BROOK
PHOTOGRAPHER
FRANCESCA JANE 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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