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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own kitchen

On November 14, 2014 0

개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부엌을 만든 그릇들을 만났다.

서동희 가방 디자이너

내가 식기를 모으는 이유는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미학적으로 아름답고 예쁜 물건을 수집하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보다는 장인이 직접 만든 것이나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고, 뉴욕이나 런던보다는 북유럽의 감성을 선호한다. 특히 일본 교토에 가면 관광객은 잘 알지 못하는 시장 골목 끝에 있는 1백 년이 넘은 가게에서 장인이 만드는 나무로 된 아름다운 식기를 구입할 수 있어 자주 간다.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헬싱키의 하비탕 리빙 페어 옆에서 열린 앤티크 페어에서 구입한 아라비아 빈티지 시리즈. 저렴한값에 많은 양을 구입할 수 있어서 결국 한 부스에 있던 아라비아 빈티지 제품을 모두 구입했다. 그때는 너무 기쁜 마음에 무겁고 번거롭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이걸 어떻게 다 가져왔나 싶다.

이상희 프리랜스 에디터

“집에서 밥해 먹어요?”란 질문엔 늘 우물쭈물하는 내가 이렇게 식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모두 앙증맞은 여자들이 등장하는 옛 영화들 탓이다. 영화 <남성, 여성>(1966)을 시작으로 <봄 이야기>(1987) 까지 식탁이 아름다운 과거의 영화 속에서 근사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무심하게 집어 먹는 우아한 여자들을 보고 나면 말라비틀어진 빵 한 쪽을 먹어도 고운 그릇에 담아 먹고 싶은 허영심이 든다. 최근 구입한 것은 뉴욕 브랜드 피시스 에디의 빈티지 접시들이다. 낡고 빛바랜 접시 위에 손으로 직접 쓴 ‘sample’이란 문구가 고전적이면서도 독특해 자꾸 눈길이 갔다. 알고 보니 수십 년 전에 미국의 한 그릇 제조 공장에서 샘플로 만든 첫 번째 접시들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눈이 뒤집혀 바로 샀는데, 아직 아까워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있다.

윤숙경 ‘베리띵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식기에 관심을 갖게 된 뚜렷한 계기는 없다. 다만, 런던에서 타향살이를 할 때 홀로 날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 식기들이 속속 주방과 거실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후엔 여러 사람이랑 함께 나누어 먹는 큼직한 접시나 바구니가 많아져 과일이나 잼 병을 담곤 했다. 식기를 식물 화분용으로 쓰기도 하고, 화분이나 꽃병을 식기랑 섞는 것도 좋아하는데, 가끔 꽃병이나 화분을 파는 곳에서 예상치 않게 식기가 될 만한 멋진 제품을 만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식기는 커다란 파란색 도기 접시다. 이 접시는 회사 생활로 바쁜 친구가 취미로 시작한 즐거운 도예 수업을 통해 직접 만든 것을 생일 선물로 준 것이다. 접시의 생김새가 성품이 넉넉한 친구와 비슷해 쓸 때마다 선물해준 친구가 생각난다.

정희인 ‘MARK’ 콘텐츠 프로듀서

예쁜 접시를 살 때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보낼 시간이 떠올라 새삼 마음이 설렌다. 여기저기서 사 모은 그릇에 만든 요리를 정성스럽게 담고 식탁에 초와 음악을 함께 세팅해두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시간을 보내면 그 어떤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보내는 것보다 낭만적이니 말이다. 3, 4년 전 우연히 들른 통인시장의 그릇 가게에서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같은 국내 그릇 브랜드의 짝 안 맞는 찻잔, 접시, 그릇을 발견했는데, 마치 엄마가 결혼할 때 산 그릇처럼 예뻤다. 파리나 런던, 베를린 등 세계 여러 도시들을 여행할 때면 예쁜 접시를 파는 곳이 많은데, 다 사오지 못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남대문 그릇 시장 역시 자주 가는 쇼핑 장소인데, 신기하게도 이곳에 가면 영국 식기 브랜드인 덴비의 제품을 현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Contributing editor LEE SANG HEE
Photograher KIM NAM WOO 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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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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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NAM WOO my

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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