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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밴드의 연결고리

On October 24, 2014 0

둘만으로도 충분한 듀오 밴드 솔루션스와 트웬티 원 파일럿츠가 한자리에서 나눈 무대 위의 강렬한 순간과 음악으로 버는 가치에 관한 대화.

솔루션스는 그들이 전개하는 ‘퓨처팝’이라는 생경한 장르의 느낌처럼 예측 불허한 밴드다. 그들은 멜로디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열린 해석을 위해 가사의 대부분을 영어로 풀어낸다.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록과 감수성 짙은 모던 록을 무던하게 넘나들며 장르의 제한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 또한 솔루션스가 자신만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냈음을 증명한다. 통념을 벗어나는 것으로 따지자면, 미국 오하이오 주 출신의 밴드 트웬티 원 파일럿츠도 뒤지지 않는다. 기묘한 이름의 장르 ‘스키조이드팝’ 안에서 그들이 펼치는 무대는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목덜미까지 깊숙이 복면을 뒤집어쓴 조쉬 던이 드럼 앞에 앉아 폭발적 일렉트로닉 비트를 리드하면 키보드로 멜로디를 타던 보컬 타일러 조셉이 복면을 벗어 던지면서 쇼는 시작된다. 독창적인 음악적 세계관을 그리는 두 밴드가 국내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다. 트웬티 원 파일럿츠는 을 하루 앞뒀고, 솔루션스는 <서머 소닉 2014>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역시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음악이 아니라 ‘레드불’이었다.

나루 페스티벌이 내일인데, 벌써 레드불을 마시고 있네. (트웬티 원 파일럿츠가 앉은 테이블 위에는 레드불 캔이 가득 쌓여 있었다.)
타일러 레드불 캔을 투어 다닐 때마다 모으고 있다. 나라마다 패키지 디자인이 달라서 나름 수집하는 재미가 괜찮다. 집에 옷장 비슷한 레드불 전용 창고도 있거든. 예전에 2개월 정도 유럽 투어를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유럽의 모든 패키지를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하하. 혹시 레드불 좋아하나?
나루 우리는 그저 물이다. 특히 난 카페인에 약해 금방 각성 상태에 빠질 수 있어서.


조쉬 오늘 만난다고 해서 솔루션스의 라이브 공연 영상을 보고 왔다. 멤버가 둘이라는 것에 묘한 동질감이 들더라. 좋은 음악은 한 번 들어도 많은 게 들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멜로디가 강렬한 데다 음악성을 갖추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나루 나 역시 신시사이저를 연주하기 때문에, 뭔가 더 흥미롭게 들었다. 열정적인 젊음이 느껴지기도 했고.
박솔 음반 안에 록이나 컨트리, 일렉트로닉이 잘 섞여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많이 비슷한 것 같았다. 그렇게 여러 장르가 있는데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더 잘 어우러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눈에 보였는데, 그 부분은 우리 역시 늘 생각하는 부분이다. 우선 이번 주말에 서게 될 <서머 소닉> 무대에서는 일본인 관객을 위해 일본어 인사말을 준비했다. 하하.
조쉬 잠깐, <서머 소닉>에 선다고? 무슨 요일인가?
박솔 일요일에 선다. 설마 <서머 소닉>에 오나?
타일러 아쉽네. 우린 토요일이다. 이렇게 공연하다 보면 언젠가 또 한 무대에서 만나겠지. 그나저나 우린 일본어 멘트를 준비 못했는데. 그래도 우리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조쉬가 백텀블링을 하는 거다. 매번 넘어지지 않고 성공하는데, 넘어질지 안 넘어질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는 게 키 포인트다. 하하. (조쉬가 백텀블링하는 영상을 아이폰으로 보여주면서) 우리는 팬이랑 함께 호흡하는 퍼포먼스를 좋아하는데, 사람들 위에서 드럼이나 기타를 연주한 적도 있다.
나루 이런, 우리는 관객의 90%가 여자다. 시도하려면 남자 팬을 더 열심히 늘려야겠다.


타일러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했다고 들었는데, 이전에 풀지 못한 고민을 해소했나.
나루 음반을 준비하면서 풀지 못했거나 보류했던 생각을 다시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1집에 비해 우리의 취향을 확장하기도 했고.
박솔 1집 활동을 하면서 했던 고민과 하고 싶었던 바람을 2집에 담았다. 아마 3집에서는 2집 활동을 하면서 생긴 고민과 바람을 또다시 추리게 될 테고.
조쉬 가사는 여전히 대부분 영어로 쓰고 있나.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나루 우리 노래의 멜로디 진행이나 곡의 질감은 주로 팝 스타일인데, 그 멜로디에 한국어 가사를 붙이면 우리가 만드는 멜로디의 분위기를 완벽히 살리지 못하고 억지로 의역한 느낌이 든다.
타일러 멜로디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런데 가사도 멜로디만큼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멜로디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부드럽게 쭉 나가는 부분이라면 그 흐름에 맞게 가사가 붙어야 운전이 가능하다고 할까.
나루 그래서 우리도 서서히 절충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와 닿을 수 있도록.


박솔 공연할 때, 컨디션에는 얼마나 영향을 받나. 사실 난 완벽한 라이브를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극도로 신경 쓰는 편이었다. 그러다 2집을 내면서 어떤 무대든 편하고 자유롭게 서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쉬 아무래도 공연은 매번 설 때마다 아티스트의 컨디션이나 상황이 달라지기 마련 아닌가. 오히려 실수를 했는데, 그 실수로 인해 더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물론 너무 큰 실수를 하면 안 되지만. 예전에 어떤 관객의 화난 표정을 보고 굉장히 무서워한 적이 있다. 하하.
나루 나도 한 번은 기타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는데, 모든 걸 내려놓고 춤을 춰버렸다.
타일러 댄스가 분위기 띄우기엔 그만이지. 그런데 한국 팬들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것 같다. 우리는 오직 조쉬와 나 둘뿐이기 때문에 관객의 에너지가 가장 큰 힘이 된다. 한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우리에게 보여준 한국 팬의 열정이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 있다.
조쉬 한국 하면 또 떠오르는 이미지는 패셔너블!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옷을 잘 입는 것 같다. 그러잖아도 한국에서 쇼핑할 생각에 들떠서 코엑스에 갔는데, 숍이 다 문을 닫았더라. 예전에 왔을 때보다 몸이 커져서 옷을 좀 사려고 했는데. 몸이 커졌다는 건 살이 쪘다는 게 아니라 근육이 늘었다는 거다. 오해하지 말길.


타일러 변명이 좀 긴 것 같은데.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와서, 멜로디나 가사는 어디서 영감을 받나.
나루 샤워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처럼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가끔 멜로디가 떠오르면 허밍으로 휴대폰에 녹음하거나 안 잡아본 코드를 연주해본다.
조쉬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피아노를 칠 줄 모르는 어린 동생에게 피아노를 쳐보라고도 했다. 아무런 경험치가 없을 때, 어떤 멜로디가 나오는지 궁금해서. 한 번은 선풍기나 화장실에서 나오는 소리를 일상의 하모니라고 생각해서 곡으로 써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이상하게 됐다. 하하.
나루 영감도 영감이지만 기분 전환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난 시간이 나면 자전거도 타고 책도 읽고 고양이도 돌본다. 최근엔 <철학자와 늑대>를 읽었는데, 혹시 책 좋아하나.
조쉬 그럼. 책 안 좋아한다고 하면 멍청해 보일 것 같은데? 그 책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겠다.


타일러 조쉬도 자전거 타고 고양이 기르는데 둘이 완전 비슷하네.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 때도 있지 않나?
박솔 최고지.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뭔가 하기 싫을 때는 책 읽는 것조차 싫지 않나. 그냥 음악 틀어놓고, 널브러져 있는 시간도 가끔 필요하다. 그런데 이렇게 두 밴드가 만난 것도 특이한 경험치 아닌가. 오늘 이 시간도 내게는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자리였다. 내가 음악을 통해서 벌고 싶은 가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음악을 하면서 공연도 더 많이 하고 새로운 사람과 사귀면서 그때마다 내가 느낀 것을 음악 안에 담는 것.
타일러 좋은 이야기다. 난 앞으로 더 책임감을 갖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단순히 음악만 하고 페스티벌에만 많이 참가하는 게 아니라 고민을 많이 해야겠지.
나루 음악하면서 행복한 건, 좋은 감정을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 아닐까. 혼자 느낄 수도 있지만 내가 10의 기쁨을 얻었을 때 모두와 공유하면서 100으로 불린다면 정말 경이로운 현상이 될 거다.
조쉬 난 공연을 한 번씩 끝낼 때마다 그 공연에 참여한 사람과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행복하다. 음악이라는 틀을 인생에서 어떻게 활용하는 지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좋고.
근데 다들 오늘 뭐 하나. 난 한국에 온 김에 아이스크림 ‘설레임’을 먹으러 갈 생각이다. 시간이 나서 목욕탕까지 갈 수 있으면 더 좋고.

contributing editor KIM JI YOUNG
photographer HWANG HYE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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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I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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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 HYE JUNG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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