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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 me to the pole

On March 14, 2014 0

손잡이…. 가늘고 기다란 막대기만 보면 자꾸 올라가고 싶은 병에 걸렸다. 지금 가장 핫하다는 다이어트 폴 댄스 때문이다.

내겐 너무 무서운 봉
처음 가본 폴 댄스 아카데미는 살벌했다. 봉이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파리도 미끄러질 듯 번쩍이는 크롬 막대기의 굵기는 팔뚝보다 가늘었고, 족히 2m가 넘는 천장에 찰싹 붙어 있었다. 대나무처럼 쭉쭉 뻗은 그것들에 압도당했다. 게다가 상담 시작과 동시에 한쪽 구석에서 한숨을 푹 쉬는 소리가 들렸다. 슬쩍 보니 긴 머리를 휘날리며 봉에 거꾸로 매달리는 사람이 자꾸만 바닥에 정수리를 찧어댔다. 일단 기사를 쓰기로 했으니 겁이 나도 해야 한다. 긍정적인 시선으로 즐겨보자. 폴 댄스는 봉에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매달려야 하므로 몸의 세밀한 근육을 모두 사용한다. 다이어트 효과는 두말할 것 없고, 우아한 몸짓으로 몸의 곡선을 살리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무엇보다 이나영도 했고, 가인도 했고, 그리고 애프터 스쿨도 했다. 나라고 못할 건 뭐람. 우선 열심히 다녀보기로 했다. 수강료는 주 2회 기준 한 달에 24만원대.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와 동시에 원장님이 말했다. “운동량이 엄청나요.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오세요!”

자기 반성의 시간
초등학교 수련회 장기 자랑 이후로 춤을 춘 적이 없다.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한 때는 3년 전이다. 걸어서 10분 거리도 습관적으로 택시를 탄다. 이런저런 탓에 에디터의 몸은 흐물흐물 지방뿐이고, 체력은 신생아 수준이다. 설상가상 아주 짧은 핫팬츠를 입어야 한단다. 나름의 명분은 있다. 봉과 피부가 밀착해야 잘 올라갈 수 있고,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 용기 있게 핫팬츠와 슬리브리스를 준비해간 첫 수업, 에디터는 충격에 충격을 거듭했다. 우선 수강생 중 내 몸이 가장 컸다(수치상 에디터의 몸은 결코 뚱뚱하지 않다!). 시작은 요가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하기. 그런데 좀 길다. 어라? 레그 레이즈와 크런치, 게다가 변형된 스쿼트까지. 이건 단순한 몸풀기가 아니라 근력 운동이다. 70분 수업이랬는데 40분 동안 웨이트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땀도 안 나는 간단한 동작인데 남이 다 하는 걸 나만 못하고 있다는 거다. 유연성은 둘째치고 이 정도로 내가 운동을 못하는 줄 몰랐다. 좀 창피하다.

살 빠지는 소리
일단 첫날에는 봉을 잡고 걷는 법을 배운다. 오른쪽 발가락으로 왼쪽 무릎을 스치며, 봉을 잡고 네 걸음 만에 한 바퀴를 도는 ‘워킹’이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이 묘하게 섹시하다. 걷기만 했는데도 그럴싸했다. 허리를 펴고, 배에 힘을 주고, 발끝을 펴 우아한 자세가 유지되는 덕분이다. 자유자재로 워킹이 익어 자신감이 붙을 때쯤 수업이 끝났다. 두 번째 시간은 스핀. 다리를 봉에 걸치고 빙그르르 몸을 돌리는 거다. 무릎 뒤에 봉을 끼우고 회전하는 건데, 이건 배우지 않은 사람은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이라 신이 났다. 세 번째 시간은 워킹과 스핀의 연결. 걷다가 봉에 올라타니 제자리에서 돌 때보다 가속도가 붙어 더 빨리, 더 많이 회전한다. 다섯 번째 수업에서는 드디어 봉에 오르는 법을 배웠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봉을 끼우고 바닥에서 1m나 위로 올라갔다. 심지어 양팔을 놓고도 편하게 매달릴 수 있다. 허벅지와 배에 엄청난 힘이 들어가는데, 그 근육의 조임이 예사롭지 않다. 본격적으로 봉을 잡기 전, 피 말리는 웨이트를 병행해야만 하는 이유다. 여기서 식단 조절만 하면 한 달에 5kg은 금방 빠지겠다.

댄스야? 스포츠야?
이렇듯 폴 댄스는 고난도의 기술 동작을 연결하고, 그 사이사이에 안무를 넣어 마치 춤처럼 보이는 ‘운동’이다. 피겨 스케이팅이 스포츠의 범주에 들어가도, 예술로 보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진짜 기술을 배운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몇 가지 동작을 익혀야 하느냐고? 셀 수 없다. 지금도 어디선가 새롭게 개발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개수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한 가지 동작이라도 완벽하게 해냈을 때의 그 성취감에 곧 중독되고 마니까. 그래서 바로 옆 사람이 유튜브 동영상에서나 볼 법한 ‘스콜피온’이니 ‘슈퍼맨’이니 하는 멋진 기술을 척척 해내도 자신감이 추락하지 않는다. 뻣뻣하게 굳은 다리도 6개월이면 거의 완벽하게 찢을 수 있단다. 다들 고통스러워해도 성공의 엔도르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긍정적인 기운이 학원 안에 가득하다. 평택에서 강남까지 폴 댄스를 하러 온다는 회원의 얘기를 들으니 그럴 만도 하지 싶다. 이제 에디터는 더 많은 기술을 익혀 4분가량의 음악에 맞춰 작품 하나를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운 취미가 생겼고, 일주일에 2번 짜릿한 흥분을 경험하는 중이다. 오늘은 이틀 밤을 새고 일하는 마감 기간인데도 체력이 붙어 피곤하지 않다. 이젠 나도 봉 타는 여자, 폴 댄서다.

editor O DA HYE
일러스트 KIERSTIEN ESSENPREIS
도움말 CHO SUNG AH(조성아 폴 댄스 아카데미 원장, www.poledance.kr)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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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DA HYE
일러스트
KIERSTIEN ESSENPREIS
도움말
CHO SUNG AH(조성아 폴 댄스 아카데미 원장, www.poledance.kr)

2014년 03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O DA HYE
일러스트
KIERSTIEN ESSENPREIS
도움말
CHO SUNG AH(조성아 폴 댄스 아카데미 원장, www.poledan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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