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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ce race

On March 07, 2014 0

이토록 치명적인 레이스.

디자이너들의 교묘한 심리전이 시작됐다. 몇 시즌 전만 해도 1990년대 뒷골목을 누비던 ‘껄렁한 언니’를 앞세웠고, 히치콕 영화에 등장할 법한 미스터리한 여성상에 집착한 것도 잠시. 디자이너들은 이번 시즌, 애프터눈 티 카페에서 마카롱을 먹고 우아하게 페디큐어를 받으며 오후를 보내는 여자들이 입을 법한 레이스 룩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레이스라는 소재는 일생에 한 번, 그것도 눈 질끈 감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취향을 지닌 여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것이 사실. 디자이너들은 ‘반복 시연’이라는 툴을 사용했다. ‘반복 시연’이란 특정 현상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의 약한 강도로 반복 노출하면 인지가 이뤄지고 자연스럽게 현상을 지각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 마케팅, 세일즈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심리적 접근이 패션계에서도 유용하게 작용한 것이다. 소비의 주체가 된 여자들이야말로 패션을 대하는 데에서 가장 까다롭고 충동적인 존재니까.

그렇다면 생각해보자. 레이스 소재가 등장하기 이전, 우리가 트렌드라고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왜 이번 시즌 레이스 룩이 이토록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를 말이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렇다. 한겨울에 플라워 프린트의 향기로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한 다음 입자가 고운 가루가 연상되는 파스텔 컬러가 등장했다(지난겨울 우리는 블랙과 캐멀 컬러의 아우터 대신 라벤더, 파스텔 핑크 같은 빅 사이즈 코트에 열광하지 않았는가). 또 빙그르르 돌면 원처럼 퍼지는 풀 스커트, 관능적인 쇄골과 유약해 보이는 어깨가 드러나는 오프 숄더 톱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여자, 여자, 여자’라는 단어가 공기처럼 익숙해졌다. 실제로 버버리 프로섬은 이미 친숙해진 파스텔 컬러를 사용한 노팅엄 레이스 소재의 룩으로 잉글리시 레이디의 여성스러움을 표현했고, 플라워 패턴의 레이스 소재를 선보인 크리스토퍼 케인은 캐주얼한 스웨트 셔츠, 미래적인 메탈릭 커팅 디테일로 동시대적인 레이스 룩을 제시한 케이스. 또 레이스 룩의 절정을 보여준 스텔라 매카트니는 스포티즘을 더해 실용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랑방은 또 어떤가. 스카치 캔디 껍질을 연상키는 메탈릭과 레이스 소재를 적절히 섞어 파리의 디스코텍에서 마주칠 법한 팜므파탈 무드를 녹여냈다. 그러니 그동안의 선입견을 버리고 새로운 흐름을 쿨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이미 우리는 이 트렌드에 눈이 현혹되고, 마음을 빼앗겼으니까.

editor KIM YOUNG GEUL
사진 IMAX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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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G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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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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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OUNG G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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