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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의 선물

On October 11, 2013 0

지금은 빈티지가 되어버린 헌책방과 그곳의 보물들을 소개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이름 그대로 이상한 책방이다. 주인장이 읽은 책만 판다는 경영 철칙을 고수하며, 가끔씩 공연을 올리거나 전시회도 열고 독서회도 진행한다. 밤을 잊은 사람들을 위해서 매달 둘째·넷째 주 금요일엔 밤새워 책방을 열어두기도 한다. 주인장 윤성근 씨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거창하게는 19세기 유럽의 살롱 문화를 잇고, 소박하게는 동네 사랑방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사람이 어울려 토론하고 글 쓰던 시절의 문화를 재현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양질의 책과 만나는 공간이라는 것.

개인적으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마음에 든 이유는 헌책방 특유의 퀴퀴한 먼지 냄새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리가 취미인 주인장의 깔끔한 성격 덕분이기도 하지만, 잘 관리된 책들이 숙성된 향을 풍기는 게 이색적이다. 헌책방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곳의 보물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셀렉션이다. 전 세계에서 발간된 단행본과 팝업북은 물론, 피겨나 카드 등의 소품도 다채롭게 구비돼 있는데, 비매품인 점은 아쉽다. 그래도 주인장의 허락을 받으면 열람할 수 있으니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찾는다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가를 꼭 한 번 살펴보자.
주소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89-2 B1 문의 070-7698-8903

뿌리와 새싹
신촌에 있던 헌책방 뿌리와 새싹이 망원동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뿌리와 새싹은 재활용을 콘셉트로 하는 곳으로, 원래 한의원을 하던 곳이었는데, 당시 인테리어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간헐적으로 형광등 대신 촛불을 켠다. 또 사회적 기업인 리필센터와 연계해 회원들이 모르고 기증한 불법 CD들을 모아 미러볼을 만드는 체험 행사를 열며 재활용의 일환으로 옷걸이 독서대를 만들기도 한다. 뿌리와 새싹의 자랑은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독서단 모임이다. 회원들이 기증한 책을 소개하고 토론 시간을 갖는 건데, 신발을 벗고 올라갈 수 있는 평상에서 열려 사랑방처럼 정겨운 분위기가 난다.

뿌리와 새싹의 매니저 정윤미 씨가 추천한 이곳의 보물은 <풀씨> <메타세쿼이아에게> <숲에서 만난 발자국>이다. 신간 서적보다는 주로 오래된 책 중에 사람들이 꼭 한 번 읽었으면 하는 책을 주제로 삼는데, 친환경적인 책들이 주를 이룬다. 이곳의 철학인 생명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아우르려는 의도다. 위에 소개한 책 외에도 소설, 에세이 그리고 시사와 경영 분야 책들까지 토론 주제로 선정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책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 독서단에서 토론한 책만 따로 모아 판매할 예정이라니 그 목록이 궁금하다면 뿌리와 새싹 매니저에게 문의하면 된다.
주소 서울 마포구 망원2동 474-2 SK빌딩 2층문의 02-392-6004

보물섬
헌책방 보물섬을 찾아가는 길은 그 자체가 보물찾기다. 파주 출판단지에 자리한 특성상 비슷비슷한 건물이 즐비하고 그 흔한 간판도 없다. 건물 속에 숨어 있는 계단을 올라야 하며 그나마 입구를 찾기도 수월하지 않다. 하지만 보물섬에 들어서면 빼곡히 진열된 책 수만 권에 압도당해 그곳을 어렵게 찾은 수고스러움도 금방 잊게 될 거다. 비록 공간이 큰 편은 아니지만 책과 CD, DVD와 LP까지 모든 서가에 중고 물품이 꽉꽉 들어차 있다. 책을 보다가 지루해지면 기증자들의 손때 묻은 메모나 오래된 사진, 그리고 편지를 전시해둔 공간을 살펴보자.

헌책방을 방문할 때마다 양이 늘어나니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날개 모양 벽화가 있는 포토 존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단연 동화책 서고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어른을 위한 동화책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보자. 비록 지면엔 등 외국 동화 위주로 소개했지만, 보물섬의 이범택 매니저는 국내의 어린이 동화 전집이 더 특화되어 있다고 귀띔한다. 단, 고객의 취향에 맞는 셀렉션을 갖추기보다 기증받은 책을 판매하는 만큼 그때그때 보유하고 있는 책이 달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어쨌든 보물섬에 가서 책을 기증하거나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사회에 대한 기부이니 이곳에 가면 누구나 착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동 524-3 아시아출판정보문화센터 2층 문의 031-955-0077

문발리 헌책방 골목
파주 출판단지의 삭막한 빌딩 숲 사이, 한옥 한 칸을 건물 내부로 옮겨온 문발리 헌책방 골목이 시선을 끈다. 오래된 한옥의 서까래와 기둥을 서가로 꾸몄으며, 1940~50년대풍 플레이트 지붕과 조명을 그대로 사용해 옛 정취를 자아내는 곳이다. 책 찾기가 힘든 여느 헌책방과 달리 이곳의 서가엔 소설, 예술, 인류학, 건축, 종교, 학습, 평론, 어린이 분야 등 카테고리별로 잘 정리돼 있어 대형 서점 부럽지 않다.

문발리 헌책방 골목의 김현경 실장이 추천하는 책은 금방이라도 찢어질 듯 위태위태해 보이는 고서 <신문강화(新聞講話)>이다. 문장론, 기사 작성법 등의 글쓰기 원칙을 수록해놓은 책으로, 지금은 생경한 세로쓰기와 한글과 한자를 동시에 사용한 페이지를 볼 수 있다. 비록 고서를 전문으로 하는 헌책방이 아니라서 셀렉션이 화려하진 않지만, 주로 희귀본과 초판본 위주로 구비하고 있어 이곳에 가면 특별한 고서를 만날 수 있다. 이 밖에도 지금은 절판된 까치출판사의 대표적인 인문학 도서들도 한 서가에 마련돼 있으며 일정 분량 이상 기증할 경우엔 개인 기념 서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주소 경기 파주시 문발로 240-21 문의 031-955-7440

Nylon Tips
앞으로는 헌책방을 찾기가 더 쉬워진다. 서울시 홈페이지(lib.seoul.go.kr) 내 ‘헌책방에서 보물찾기’란 메뉴를 통해 지난 9월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숨어 있는 헌책방 100여 곳의 위치와 정보를 소개하는 것. 대형 헌책방 체인점보다 동네 헌책방 위주로 업데이트돼 있으며 이용 시간, 위치, 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 본인이 살고 있는 동네에 새로 생긴 헌책방이 있다면 제보(02-2133-0228)해도 좋다.

editor KIM YEON JUNG
사진 PARK CHOONG YUL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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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EON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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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OONG YUL

201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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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EON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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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CHOONG 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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