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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기자의 ‘한 잔’

브랜딩이 빚은 술

On November 20, 2017

어쩌면 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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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브랜드 아워 보드카.

스웨덴 브랜드 아워 보드카.

년 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골목에 초소형 보드카 양조장이 문을 열었다. 이 작은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크라운 캡을 씌운 투명한 350ml 유리병 보틀에 든 보드카. 상표는 붓으로 휘갈긴 ‘OUR VODKA’란 글자가 전부였다. 이들은 곧 베를린과 로스앤젤레스에 양조장 겸 바를 또 열었다. 보드카를 만드는 공법은 통일하되, 각각의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밀,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재료를 사용해 그 지역만의 ‘아워 보드카’를 생산했다. 그렇게 ‘아워/베를린’과 ‘아워/로스앤젤레스’가 탄생했다.

미니멀한 제품 디자인과 트렌디한 인테리어까지 아우러 보드카는 점점 유명해졌다. 이제 아워 보드카는 암스테르담, 런던, 시애틀, 뉴욕 마이애미, 휴스턴, 디트로이트 등 9개 도시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힙’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이달 한국에서도 론칭했으며, 서울 버전의 보드카도 준비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그 도시의 시민이므로, 언젠간 그 도시에 방문하고 싶으니까, 그 도시에 추억이 있어서 등등. 로컬의 보드카를 음미해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게다가 선택할 수 있는 도시가 점점 늘어난다니. 브랜드가 멍석처럼 펼쳐놓은 스토리에 벌렁 누워 그 모험의 일원이 되고 싶어진다. 이렇게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도록 이름에 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마케팅 용어로 ‘브랜딩’이라고 한다.

일본 축구 스타 나카타 히데토시와 다카키 주조가 함께 만든 ‘N sake’.

일본 축구 스타 나카타 히데토시와 다카키 주조가 함께 만든 ‘N sake’.

일본 축구 스타 나카타 히데토시와 다카키 주조가 함께 만든 ‘N sake’.

광주요에서 만든 프리미엄 증류주 화요.

광주요에서 만든 프리미엄 증류주 화요.

광주요에서 만든 프리미엄 증류주 화요.

돌연 은퇴했던 일본의 국민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가 지난달 넨도(Nendo)와 함께 디자인하고 선보인 프리미엄 사케 ‘N SAKE’가 주목을 받은 것도, ‘프리미엄 증류 소주’ 시장을 처음 개척한 ‘화요’ 역시 모두 브랜딩을 잘해 칭찬받은 경우다. 국내의 작은 브루어리들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나름의 브랜딩을 하는 경우가 적잖다. 단순히 술이라서 마시는 시대의 종말이 왔음을 실감한다. ‘순한, 깨끗한, 맑은’을 외치며 술병을 냅다 흔드는 연예인이 전부인 피로도 높은 광고들은 곧 사라지게 되는 걸까. 브랜드(brand)의 어원은 ‘낙인’을 뜻하는 고대 노르드어(덴마크어, 아이슬란드어,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등을 이르는 말)인 ‘brandr’라고 한다. 현대의 브랜딩은 가축이 뒤섞이지 않도록 인장을 했던 때보다 훨씬 복잡해졌다지만, 여전히 그것으로 말미암아 인간은 먹고 마시기 좋은 것이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다. 주류 업계의 브랜딩 열풍이 다행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박민정 기자

박민정 기자

애주가 집안의 장녀이자, 집안 어른들로부터 제대로 술을 배운 성인 여성. 주류 트렌드와 이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어쩌면 술의 미래.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취재협조
아워보드카(ourvodka.com), 화요(www.hwayo.com)

2017년 5월

이달의 목차
기획
박민정 기자
취재협조
아워보드카(ourvodka.com), 화요(www.hwa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