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HOUSING

하나의 땅, 두 개의 집

듀플렉스 하우스, 판교 반석헌

On September 15, 2015

많은 사람이 획일적인 아파트를 떠나 주택을 꿈꾼다. 김준호 씨 가족과 김용진 씨 가족은 듀플렉스 하우스에서 주택살이의 현실적인 해답을 찾았다.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거실. 좁은 공간에 거실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거실의 바닥을 깊게 설계했다. 외부 길가 쪽에 배치된 거실 벽면에는 밖에서 내부의 동선이 노출되지 않는 상부와 하단에만 조그만 창을 두 개 내었다. 그 대신 계단 위에 하늘이 훤히 올려다보이는 천창을 내어 거실 쪽으로도 자연광을 충분히 들였다.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거실. 좁은 공간에 거실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거실의 바닥을 깊게 설계했다. 외부 길가 쪽에 배치된 거실 벽면에는 밖에서 내부의 동선이 노출되지 않는 상부와 하단에만 조그만 창을 두 개 내었다. 그 대신 계단 위에 하늘이 훤히 올려다보이는 천창을 내어 거실 쪽으로도 자연광을 충분히 들였다.

다이닝룸 한쪽에 라운지체어와 오디오 시스템을 두어 휴식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다이닝룸 한쪽에 라운지체어와 오디오 시스템을 두어 휴식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한 지붕 두 가족의 이야기

한 대지에 두 세대가 기대어 사는 듀플렉스 하우스, 판교 반석헌에는 한 지붕에 두 가족이 산다. 겉보기에는 영락없이 하나의 건물 같아 보이지만 가운데에 주차장을 공유할 뿐 출입문이 다르고 실내 공간도 연결 고리 없이 각각의 생활공간이 분리된 독립적인 개별 세대다. 반석헌을 지은 나자윤 씨네 가족은 남편이 회사 미국 주재원으로 파견 나가 있던 4년 동안 함께 외국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귀국할 무렵 전셋집을 찾을 요량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땅콩집을 발견하고 마음이 바뀌었다. 듀플렉스 방식으로 집을 지어 나머지 한 집을 세놓으면 크게 부담 가지 않는 선에서 내 집 짓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한국에서 아파트에만 살았는데 미국에 있을 때 타운하우스 생활을 하면서 주택의 매력을 알게 되었죠. 텃밭 가꾸는 재미에 푹 빠졌었거든요. 귀국하여 집을 짓는 것을 제안했을 때 남편은 정말 황당해했어요. 하지만 제가 조금 무모한 데가 있어서, 믿는 구석도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시작했어요.” 그녀는 한국으로 들어오기 2달 전, 부동산과 전화로 소통하면서 집짓기 좋은 땅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위치는 회사와 가까운 판교. 하지만 매물이 나오는 족족 바로 계약이 진행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땅부터 알아보러 다녔고, 열흘 만에 지금의 자리로 결단을 내렸다. “예산과 딱 맞고 나쁘지 않은 땅과 예산이 초과되지만 마음에 쏙 들었던 반석헌 자리의 땅, 두 개를 놓고 고민하다 결국 현실적인 쪽으로 마음을 결정하고 계약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인이 팔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지금의 땅을 계약하게 되었죠. 제가 미국에서 발 동동 구르며 조급해할 때 부동산 중개인이 땅은 다 임자가 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코너 자리에 위치한 반석헌은 대체로 삼면이 막힌 판교의 여느 주택들에 비해 입지 조건이 좋다. 이미 주변 주택단지가 거의 조성되어 있어서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전세 시세가 꽤 올라서 크게 무리하지 않고 집을 지을 수 있었다.


  • 여러 개의 선반으로 만든 거실 TV장은 수납과 갤러리 기능을 겸한다.


  • 다이닝룸 한쪽에 라운지체어와 오디오 시스템을 두어 휴식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2층에는 아이방과 부부 침실이 있는데, 두 개의 방에는 모두 별도의 다락방이 있다. 부부 침실 위 다락방은 10평 정도로 동화작가인 엄마의 작업실로 쓰인다. 아이방 위 다락방에는 비밀 아지트 같은 놀이터를 만들었다.

2층에는 아이방과 부부 침실이 있는데, 두 개의 방에는 모두 별도의 다락방이 있다. 부부 침실 위 다락방은 10평 정도로 동화작가인 엄마의 작업실로 쓰인다. 아이방 위 다락방에는 비밀 아지트 같은 놀이터를 만들었다.


  • 부부 침실과 마주 보고 있는 2층 아이방.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2층 방문은 모두 슬라이드 도어로 달았는데 대체로 문을 열고 지내 닫을 일이 거의 없다.


  • 침실은 퀸 사이즈 침대가 들어가면 딱 맞는 사이즈로 수면 공간을 계획하고 침실 안쪽에 별도로 드레스룸을 만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정원과 주차장 사이, 통로 공간. 주차장 쪽에 문을 달고 나니 아주 유용한 공간이 생겼다. 다이닝룸과 연결된 통창을 오픈하면 아늑한 뒷마당이 나온다.

정원과 주차장 사이, 통로 공간. 주차장 쪽에 문을 달고 나니 아주 유용한 공간이 생겼다. 다이닝룸과 연결된 통창을 오픈하면 아늑한 뒷마당이 나온다.

7개월, 심사숙고 끝에 설계를 완성하

평소 집을 지을 생각을 하지 못했고, 땅콩집 하나 보고 시작한 집짓기여서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지 못한 부부는 땅부터 덜컥 계약하고 나니 마음이 바빠졌다. 당장 설계를 시작해야 했지만 따로 눈여겨봐둔 건축가도 없었다. 그러던 와중 부동산 중개인의 추천으로 조성욱 소장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반석헌과 가까운 곳에 실제 듀플렉스 하우스를 짓고 사는 건축가다. 건축가는 부부의 니즈를 완벽하게 이해했고 바로 설계 작업에 돌입했다. 일반적으로 주택 한 채를 설계하는 데 3~4개월 걸리는데, 반석헌은 꼬박 7개월간 공을 들이고서야 비로소 집의 도면이 완성되었다. 공사를 시작한 후에는 지하 공간을 마련하려 했던 처음 계획이 암반 지대라 무진동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하고 주변에서 민원이 제기되면서 무산되었고, 대대적인 수정 작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지하 암반을 발견하고 집의 이름도 반석헌이 되었다. 단단한 반석 위에 지은 집이라는 뜻. 시공은 목조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마고퍼스건축그룹이 맡아 친환경 목조건물로 지어졌다. “집을 짓기로 한 다음 인테리어 잡지는 말할 것도 없고 집에 대한 책도 5~6권 정독했어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집을 짓다 보니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 바뀌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를 반복했죠. 생각나는 것들을 조성욱 소장과 바로바로 공유하면서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끊임없이 커뮤니이션했어요.” 부부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가족의 생활 패턴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필요한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었다.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거실이 있고 그 뒤편으로 거실과 대면하는 주방, 그리고 주방 옆으로 나란히 널찍한 테이블을 둔 다이닝룸이 있다. 다이닝룸에는 정원으로 연결되는 통창이 있다. 판교의 주택들은 대부분 사생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깥은 건물 외벽으로 감싸고 정원이나 마당은 중정 형태로 들인다. 반석헌은 건물 뒤쪽으로 길게 정원을 내고 두 세대의 집 사이 1층에 주차 공간도 확보했다. 주차장과 정원을 잇는 통로를 만들어 바람길을 터주었다. 가족들이 모두 사랑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양옆은 뚫리고 마치 차양을 친 듯 하늘은 막혀 있어 비 오는 날도 볕이 뜨거운 날도 활용도가 놓은 야외 테라스의 역할을 한다. 바람 좋은 날에는 해먹을 달아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휴일 아침에는 종종 브런치를 차리기도 한다.


  • 반석헌 뒤쪽에 자리한 기다란 정원. 가족에게 휴식 같은 공간이다.


  • 주차 공간에서 올려다 본 반석헌의 하늘.

또 다른 한 집은 땅콩주택형의 33평 주택. 문을 열고 들어서면 주방과 거실, 야외 테라스가 하나로 이어진 김용진, 최진아 부부의 집이다.

또 다른 한 집은 땅콩주택형의 33평 주택. 문을 열고 들어서면 주방과 거실, 야외 테라스가 하나로 이어진 김용진, 최진아 부부의 집이다.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 내 집 짓기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반석헌을 지은 일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집을 지어 주택에 살아보라고 권하고 다녀요. 많은 사람이 첫 집에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라고 하는데, 저는 다시 집을 지으라고 해도 이만큼 잘 지을 자신이 없어요.” 처음에는 정색하고 반대하던 남편도 달라졌다. 워낙 바쁘다 보니 잠만 자고 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집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솔선수범해서 잔디를 깎으며 정원을 돌보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 출근 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누릴 줄 알게 되었다. 사는 공간이 바뀌면 일상도 변하기 마련. 반석헌에 따로 또 같이 사는 김용진, 최진아 부부도 이사 온 뒤 기분 좋은 변화가 즐겁다. 햇수로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맞벌이 신혼부부에게도 반석헌은 바쁜 일상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첫 신혼집은 아파트였어요. 주택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가지고 이곳에 덜컥 들어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요. 아파트 생활과 비교해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더 많고, 관리도 크게 수고롭지 않아요.” 또한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예민한 반려견 아쿠가 짖어도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는다. 부부만이 오롯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정원이 딸린 테라스도 있고, 넓게 빠져 방 하나의 구실을 하는 꼭대기 다락방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원할한 통풍. 반석헌은 전체적으로 창이 크지 않다. 창은 크기보다 위치가 중요하다. 외부로 동선이 노출되는 것을 배려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창을 내었지만 창을 열면 바람이 통할 수 있게 집 전체에 전략적으로 창을 배치했다. 아늑하고 프라이빗하지만 자연과 소통하는 집, 반석헌에서는 오늘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 반석헌의 보너스 공간인 다락방은 부부에게 재미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 옆집 자유네와 달리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 옥상 테라스까지 활용하고 있다.


  • 5 2층에는 부부 침실과 서재, 두 개의 방이 있다. 침실은 스카이 블루 톤으로 마무리했는데, 핑크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생기있는 공간이 연출되었다.

 

많은 사람이 획일적인 아파트를 떠나 주택을 꿈꾼다. 김준호 씨 가족과 김용진 씨 가족은 듀플렉스 하우스에서 주택살이의 현실적인 해답을 찾았다.

CREDIT INFO

기획
전수희 기자
사진
김덕창
설계
조성욱건축사사무소(www.johsungwook.com)
시공
마고퍼스건축그룹(www.magop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