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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진 남자는 싫어요

On November 23, 2015

박나래의 몸은 성할 날이 없다. 무대 위에서 맞고 넘어지는 게 ‘밥벌이’란다. 그렇게 10년간 몸에 파스를 붙이며 넘어졌더니 이제야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했다. 힘들게 얻은 인기. 지금부터라도 이미지 관리 좀 할 법한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저는 거침없이 얘기할 테니 기자님이 알아서 걸러주세요. 가려서 말하면 쓸 말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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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세컨플로어(2econd Floor). 톱 조 프레시(Joe Fresh). 반지 캘빈클라인 주얼리(Calvin Klein Jewelry).

코트 세컨플로어(2econd Floor). 톱 조 프레시(Joe Fresh). 반지 캘빈클라인 주얼리(Calvin Klein Jewelry).

“원래 희극인들이 패셔너블해요. 흔히 업신여긴다고 하잖아요.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면 무시당해요. ‘무대 위에서는 망가지는데 무대 밖에서는 패셔너블한 프로’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신경 쓰는 편이에요.”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죠? 지금 입고 있는 옷만 봐도 딱 알겠어요.
원래 희극인들이 패셔너블해요. 흔히 업신여긴다고 하잖아요.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면 무시당해요. ‘무대 위에서는 망가지는데 무대 밖에서는 패셔너블한 프로’란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신경 쓰는 편이에요.

이 옷은 어디서 샀어요?
인터넷 쇼핑몰에서요. 신진 디자이너 옷을 좋아하는데 숍들이 다 강남에 몰려 있는 거예요. 집이 영등포라 강남까지 나오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주로 인터넷으로 쇼핑을 해요. 저는 이상하게 강남이 체질적으로 안 맞는 것 같아요. 너무 비싸!

최저가도 검색해 보고 그래요?
그럼요. 그거 아시죠? 같은 제품이라도 사이트마다 가격이나 세일하는 기간이 달라요. 잘 알아보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어요.

디자이너 의상을 고집하는 이유가 뭐예요?
느낌 아니까. 원하는 디자인도 많고요. 제가 키 크고 예뻤으면 이렇게까지 신경 안 쓰죠. 그런 애들은 그냥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어도 태가 나잖아요. 그게 너무 화나요(웃음). 저는 제 신체적인 콤플렉스를 스타일링으로 커버하는 편이에요.

촬영하면서 보니까 표정 연기가 수준급이더라고요.
그럼요. 다들 놀란다니까요. 아, 저는 오늘 완전 섹시한 화보 찍는 줄 알았거든요. 나만 그렇게 생각했나 봐. 다 까고 노출하려고 했는데 서운하네, 정말.

왜 섹시한 화보를 찍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섹시하니까요. 안 섹시해요? 제 눈빛을 봐요. 목선에서 어깨로 떨어지는 라인도 섹시하고, 몸짓도 엄청 섹시하잖아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제 보이스예요. 막 젖어들잖아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래서 그 목소리에 남자들이 많이 넘어왔나요?
물론이죠. 그런데 맨정신보다는 술이 조금 들어가면 더 끈적끈적해져요. 이게 울림을 준다고 해야 하나. 가슴의 떨림인가(웃음)?

떨림이오? 의외로 여성스러운 면도 있나 봐요.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저희 집 ‘나래바’에 오시면 제가 기가 막힌 술안주를 해드릴 수 있어요. 메인은 묵은김치찜이에요. 야키소바, 케사디야, 고르곤촐라피자, 낙지볶음, 골뱅이무침, 통삼겹살구이도 잘해요. 어제도 손님이 와서 한상 대접했죠. 어제 과음해서 그런지 아직도 술이 안 깨네요.

나래바는 아무나 갈 수 있어요?
네. 그냥 오면 돼요. 저는 지인들이랑 술 마시면 무조건 마지막은 나래바에 가서 마시자고 해요. 술 마시면 누워야 하니까. 여자는 추운 데서 자면 안 되잖아요. 우리 엄마가 항상 여자는 밑이 따뜻해야 한다고 했어요. 우리는 가임기 여성들이잖아요(웃음).

눕기 직전까지 마신다는 거죠? 술이 그렇게 좋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색함을 없애는 데는 술이 최고예요. 술에 취한 알딸딸한 느낌도 좋아하고요.

주량은 어느 정도예요?
소주 한 병 반까지는 멀쩡해요. 사람이 취하는 게 보이면 주위 사람들이 못 마시게 하잖아요. 저는 티가 안 나요. 예고도 없이 그냥 확 가죠. 아직도 제 주사를 모르겠어요.
술 마시다 보면 이성과 엮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술자리에서 남자를 유혹하는 본인만의 무기는 뭐예요?
솔직해요. 재는 게 없어요. “나 오늘 너 마음에 들어. 어떡해? 나 오늘 집에 들어가, 말아?”

하하하.
그것 봐요. 남자들도 무조건 이렇게 웃는다니까요. 웃으면 “웃지 말고 나 진심이야. 술에 이온음료 탄다? 물보다 흡수가 빠르잖아” 이러고.

그다음은요?
그런 말로 계속 추근대면 얼마나 싫겠어요. 그다음엔 약간 관심 없는 척하는 게 중요해요. 갑자기 눈이 마주치면 내가 먼저 피하거나, 화장실 갈 때 짧은 스킨십, 말할 때 무릎을 치며 맞장구치면 남자들이 홀딱 넘어와요.

성공률은 어때요?
한 30%? 낮아 보이죠?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아요. 열 번 대시하면 세 번 사귀는 거잖아요. 그런데 전 백 번 대시해요. 그러니까 서른 명을 사귈 수 있죠. 결국 내가 위너 아니에요? 보통 여자들은 백 번 대시 안 하거든요.

어떤 남자한테 대시해요?
첫눈 같은 남자.

재킷 리우조(Liu Jo). 톱 엣코너(A.T. Corner). 팬츠 BNX. 반지 어나더플래닛 (Another Planet).

재킷 리우조(Liu Jo). 톱 엣코너(A.T. Corner). 팬츠 BNX. 반지 어나더플래닛 (Another Planet).

재킷 리우조(Liu Jo). 톱 엣코너(A.T. Corner). 팬츠 BNX. 반지 어나더플래닛 (Another Planet).

“대시 성공률이요? 한 30%? 낮아 보이죠?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열 번 대시하면 세 번 사귀는 거잖아요. 그런데 전 백 번 대시해요. 그러니까 서른 명을 사귈 수 있죠. 결국 내가 위너 아닌가요?”

순수한 남자?
저는 까진 남자가 싫어요. 가끔은 개그든 뭐든 저를 이기려 드는 남자들이 있어요. 그런 거 너무 피곤해요. 그래서 순진한 남자를 좋아해요. 아무도 밟지 않은 첫눈에 제 족적을 남기고 싶어요. 흰 눈에 아주 까맣게!

너무 웃겨요.
터는 건 자신 있어요. 10년의 내공이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가끔 나래 씨 개그에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었어요. 너무 과하달까?
요즘에 와서야 주목을 받아 그렇지, 저는 10년 동안 이런 개그를 해왔어요. 갑자기 제 스타일을 버리면 제 개그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걸요. 다 감수하고 가는 거죠. 개그는 주관적인 거예요. 제 개그를 좋아하는 단 몇 명의 사람만 있어도 저는 계속 그런 개그를 할 거예요.

망가지는 모습 보면서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신경 안 쓰세요. 다만 저희 할머니가 <코미디 빅리그>의 ‘썸&쌈’ 이진호를 만나면 모가지를 분질러버리겠다고 하세요.

개인적으로 이진호 씨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호랑은 애증 관계예요. 아니다, 그냥 ‘증’이라고 할게요. 무대에서 맨날 싸우는데 사이가 좋으면 이상하잖아요. 우리는 이 감정을 가지고 쭉 가기로, 더 이상 친하게 지내지 않기로 했어요.

그러다가 썸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전혀요. 한번은 회의하면서 진호한테 뽀뽀 신을 넣자고 했는데, 질색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야, 나도 싫어! 재밌자고 하는 거지!” 했더니 “그게 뭐가 재밌어, 우리가 뽀뽀하는 게!” 이러더라고요.

개그를 하다 보면 많이 다치기도 하죠?
무대에서 많이 맞았어요. 생크림, 떡, 나뭇가지, 눈, 물에 젖은 휴지, 박스 등등으로.

맞아본 것 중에서 가장 아팠던 건 뭐예요?
발등으로 엉덩이를 맞았을 때?

다행히 요즘엔 분장 개그를 하고 있죠? TV에서 나래 씨가 마동석 분장한 거 보고 빵 터졌잖아요.
이번 주엔 송해 선생님 분장을 했거든요. 정말 똑같아요. (사진을 보여주며) 봐요, 이건 그냥 송해 선생님이야.

어쩜 이렇게 잘 어울려요?
제가 화장을 지우면 인상이 순해져서 모든 얼굴이 다 어울리나 봐요. 처음에 통아저씨 분장했을 때는 통아저씨가 같이 행사 다니자고 할 정도였어요.

<라디오 스타> 이후로 <무한도전>, <세바퀴> 등 공중파 예능을 휩쓸고 있어요.
업계에는 ‘돈다’라는 용어가 있어요. 한 번 이슈가 되면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요. 그럼 프로그램을 한 바퀴 쓱 도는 거죠. 잘하면 고정을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이제 막 시작한 정도예요.

바빠도 힘이 불끈 나겠어요.
좋죠. 옛날에는 길거리를 지나가면 죄지은 것도 아닌데, “쟤, 걔 아니야? 쟤, 걔잖아 걔” 이러면서 수군댔어요. 지금은 “오, 박나래 씨! 잘 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하이파이브도 해주고 응원해 주는 분위기예요.

왜 방송국에서 나래 씨를 찾을까요?
독특한 캐릭터라서? 제 입으로 저를 쓰레기라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그런 면 때문이겠죠. 김구라 선배님이 저한테 ‘탕아’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저는 음탕녀 이런 이미지가 좋아요.

소속사에서도 좋아할까요?
회사에서는 아슬아슬해하죠. 그런데 저는 인터뷰를 할 때도 늘 말해요. 편하게 얘기할 테니까 수위는 알아서 조절하라고. 제가 겁먹고 얘기를 안 하면 기자들이 쓸 말이나 있겠어요.

훌륭한 인터뷰이네요(웃음). 취미로 디제잉을 즐긴다고요?
EDM보다는 뉴 디스코나 하우스를 좋아해요. 그런 젖어드는 기분이 좋거든요. 배운 지는 한 3년쯤 됐어요.

3년이나 배웠으면 꽤 잘하겠어요.
믹싱하기에는 욕먹지 않을 실력?

무대엔 안 서요?
어설프게 데뷔하고 싶지 않았어요. 일부 연예인들 중에는 DJ를 입문 단계만 배우고 행사를 목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게 욕먹고 싶지 않거든요. 지금까지 무대에 딱 세 번 올랐어요. 그런데 다들 물어보더라고요. 미리 작업해 온 거 아니냐고. 전 DJ라면 당연히 믹싱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건 꼼꼼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나중엔 리믹스 음반도 만들어서 내고 싶어요.

관객 호응은 어땠어요?
좋아하죠. 하지만 디제잉 도중에는 절대 개그를 하지 않는다는 거.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어요?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컬래버레이션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왜 디자이너들은 배우나 가수들하고만 협업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웃기는 직업이라고 해서 옷도 웃기게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어떤 연예인과의 협업보다 잘 팔리게 만들 자신이 있거든요.

그나저나 내일이 나래 씨 생일(10월 25일)이라면서요? 생일 축하해요.
고마워요. 사실 어제 나래바에서 술 마신 것도 생일 전야제 때문이었어요.

전야제도 해요?
네. 그리고 생일 당일엔 파티를 열어요. 4년 전에는 개그맨 30명을 불러서 고희연처럼 잔치를 벌였어요. 저는 차이나 드레스 차림으로 앉아 있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개인기를 하는 거죠.

이번 생일 파티 때는 어떤 드레스를 입을 거예요?
한복을 입을 계획이에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촬영이 있는데 마치자마자 파티를 하는 거죠. 기자님도 오세요. 뉴 페이스라서 다들 좋아할 거예요. 대신 다음 날 출근 못한다고 회사에 미리 얘기해 두세요. 그나저나… 이제야 술이 조금 깨는 것 같네요.

박나래의 몸은 성할 날이 없다. 무대 위에서 맞고 넘어지는 게 ‘밥벌이’란다. 그렇게 10년간 몸에 파스를 붙이며 넘어졌더니 이제야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했다. 힘들게 얻은 인기. 지금부터라도 이미지 관리 좀 할 법한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저는 거침없이 얘기할 테니 기자님이 알아서 걸러주세요. 가려서 말하면 쓸 말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죠?”

Credit Info

2015년 11월 02호

2015년 11월 02호(총권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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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손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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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빛누리(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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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