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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을 갖아 담담하게 타는 아이템, 셔츠가 돌아왔다.

Shirt Dressing

On November 02, 2015

단정하고 야무진 재단 안에 클래식과 아방가르드, 여성미와 남성미 등 다양하면서도 상반된 캐릭터를 모두 담아내는 셔츠를 잘 입는 방법은 무엇일까? 셔츠 좀 입는다는 스타일리시한 여자들이 팁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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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경 | 신세계 자주 MD 상무

정화경 | 신세계 자주 MD 상무

셔츠를 자주 입는 이유가 있나요?
원래 추구하는 스타일이 심플한 편이기도 하고, 또 바쁠 때 신경을 많이 쓰지 않고 걸치기만 해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을 찾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검은색 하의로 강렬한 대비를 즐기고, 여기에 볼드한 액세서리 하나만 더해 줘도 충분히 힘 있어 보일테니까요. 아주 간편하면서도 시크한 조합이죠.

셔츠를 고를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나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기본에 충실한가?’예요. 복잡한 디테일이 들어가지 않고, 셔츠 본연의 담백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을 좋아하죠. 브랜드마다 기본형 셔츠가 조금씩 다른데,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하나씩 사두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이자벨마랑에서 하나 구입했는데, 길이는 조금 짧지만 실루엣이나 디테일이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어서 맘에 들었어요. 그 외에는 지금 입고 있는 베트멍이나 꼼데가르송에서 나오는, 남성 셔츠를 변형한 여성 셔츠를 애용해요. 소재도 중요한데, 특히 흰 셔츠는 100% 코튼 소재를 선호하죠. 다른 소재가 섞이면 일단 순백의 깨끗한 컬러가 나오지 않고, 또 실루엣이 무겁게 떨어지거든요.

이상적인 셔츠의 실루엣은 무엇인가요?
딱 떨어지는 박시함이나 과장된 피트가 아니라, 볼륨이 자연스럽게 잡히면서 선이 물 흐르듯 떨어지는 실루엣이에요. 그런 점에서 하이더 아커만의 낙낙한 셔츠를 좋아하는데, 셔츠의 기본 디테일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 흥미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재단이 숨어 있어요. 이런 셔츠의 실루엣을 가장 균형 있게 잡아주는 아이템은 슬림한 블랙 컬러의 하의예요. 박시함과 슬림함의 조화를 즐기고, 여기에 다양한 액세서리로 드레스 업하거나, 캐주얼하게 연출하죠.

오늘 스타일링은 드레스 업한 축에 속하나요?
아니요. 일상적인 룩에 더 가까운 편이에요. 여기에 좀 더 드레스 업을 한다면 실버 등 광택 있는 소재의 가느다란 하이힐, 혹은 장식이 많이 달린 펑키한 앵클부츠를 신지 않을까 싶어요.


김용지 | 영상 연출가, 모델

김용지 | 영상 연출가, 모델

멋 부리지 않은 담백한 디자인의 셔츠네요. 어디 제품인가요?
지금 입고 있는 건 일본 브랜드 파이브 브라더(Five Brother)의 셔츠예요. 두꺼운 플란넬 셔츠로 알려진 브랜드죠. 선물 받은 건데 튀지 않고 편해서 자주 입어요. 평소에도 랄프로렌이나 타미힐피거, 브룩스 브라더스 같은 베이식한 브랜드의 셔츠를 좋아해요. 특히 브룩스 브라더스는 원하는 대로 사이즈 제작이 가능하고, 또 제가 좋아하는 체크 셔츠를 다양한 디자인으로 만날 수 있어서 즐겨 찾아요.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전문 용어로는 잘 모르겠는데…, 편안한 스타일을 좋아해요. 서울예대 연극과에서 스태프를 전공했거든요. 못질하고 짐 나르는 게 일상이었죠. 편안한 청바지와 면바지를 지난 몇 년간 입어오다 보니 상의도 심플한 티셔츠 아니면 셔츠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요즘 모델 일을 하면서 스커트를 입거나 주얼리를 착용할 때가 많은데, 사실 좀 불편해요. 평소 화장도 잘 안 하고, 뭔가를 의도하며 옷 입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멋도 좋지만 제게는 남들이 보기에 편안한 스타일, 거부감 없는 옷차림이 더 중요해요. 그런 옷차림엔 담백한 셔츠만큼 적합한 아이템이 없죠.

좋아하는 스타일 아이콘이 있나요?
친언니에게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파리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패션 피플이 아니라서 옷을 어떻게 입으라고 가르쳐주지는 않아요. 대신 프랑스 여자들의 자연스러움이라든가, 디자인이나 상표와는 상관없이 질적으로 좋은 제품을 고르는 눈, 꾸미지 않아도 애티튜드에서 배어 나오는 멋을 보여주었죠. 셔츠는 이런 내면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에 최적의 아이템인 것 같아요.


최지형 | ‘쟈니헤잇재즈’ 디자이너

최지형 | ‘쟈니헤잇재즈’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보는 셔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셔츠 자체의 클래식함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재단에 날카로움을 품고 있어서 여성스러운 컬러나 디테일을 더해도 늘 단정하고 중성적인 느낌을 유지하죠. 디테일을 어떻게 적용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 반전의 매력을 주기도 하고요.

셔츠의 반전 매력이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가장 단적인 예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골고루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셔츠는 지극히 남성적인 옷이잖아요? 그런데 단추를 두어 개 풀어서 깃 사이로 목선과 어깨선을 드러내고, 소매를 걷어 손목을 슬쩍 내비치면 여성스럽고 섹시한 분위기로 바뀌죠. 남성적인 아이템으로 극강의 섹시함을 연출하는 데에는 셔츠만 한 게 없는 듯해요.

간단한 스타일링만으로도 정말 느낌이 달라지네요.
베이식하고 클래식하지만 변화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어요. 퍼플이나 그린 같은 강렬한 색상을 적용하거나 소매에 리본을 더해도 무리 없이 어울리면서 셔츠 특유의 일상성을 유지하죠. 아방가르드한 베스트나 이너 웨어 등 소위 말하는 ‘액세서리 피스’들과 함께 매치하기에도 좋고요. 정말 유용한 아이템이에요.

본격적인 셔츠의 계절이에요. 근사하게 입는 방법은?

환절기에 셔츠를 많이 입는 이유는 아이템 자체에 힘이 있기 때문이죠. 맨살을 드러내는 여름과 드라마틱한 코트를 입는 겨울 사이에서, 한 겹의 아이템으로 스타일에 승부를 봐야 하잖아요. 선이 있고, 볼륨이 있고, 셔츠 하나만 걸쳐도 밋밋하지 않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으니 그 자체로 멋져요. 액세서리를 최소화하고, 전체적으로 군더더기를 덜어내 셔츠 고유의 심플함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으면 좋겠어요.


김나래 | 모델

김나래 | 모델

셔츠를 좋아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중성적이고 쿨하게 스타일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 보니 셔츠를 애용하게 됐죠. 지금 입고 있는 셔츠는 라이풀이라는 남성복 브랜드 제품인데, 뒷면이 살짝 길고 검은색으로 블록 효과를 준 세심함이 셔츠 특유의 투박함을 덜어내 줘요.

셔츠를 스타일링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해요. 셔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포멀함을 많이 깨트리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스커트는 피하게 돼요.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너무 격식을 갖춘 느낌이 들어서요. 오늘처럼 디스트로이드 진이나 루스한 팬츠 등 힘을 뺀 하의와 함께 연출하고, 캐주얼한 모자나 가방 같은 액세서리로 옷차림에 악센트를 더해요.

자신만의 셔츠 고르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특별히 신경 쓰는 건 셔츠를 레이어링했을 때의 피트예요. 그래서 입어볼 때 단추를 채우는 건 물론이고 재킷처럼 걸치기도 하고, 앞면만 바지 속에 넣는다거나 소매를 걷는 등 다양하게 연출해 본 다음에 사요. 그다음에 보는 건 디테일. 밑단이 어디까지 내려오는지, 칼라나 소매의 모양, 원피스로도 연출 가능한지 등등 활용성을 보고 고르죠. 그래서 흰 셔츠만 20장 가까이 있는데 디자인이 모두 달라요.


홍자영 | 클라리네티스트홍자영 | 클라리네티스트

홍자영 | 클라리네티스트홍자영 | 클라리네티스트

셔츠를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클래식한 스타일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또 직업상 연주를 하러 다니다 보니 클래식한 화이트 셔츠가 많고, 그 외에도 화려한 드레스 셔츠부터 캐주얼한 옥스퍼드 셔츠까지 다양한 셔츠를 가지고 있어요. 거의 컬렉팅을 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예쁜 셔츠를 찾을 수 있는 브랜드는 어디인가요?
뭐니 뭐니 해도 랄프로렌! 폴로, 블랙 라벨, 퍼플 라벨 할 것 없이 랄프로렌에서 나오는 모든 셔츠를 사랑해요. 프릴을 장식한 것, 리본이 달린 것, 도트 무늬, 스트라이프 등 여성스러운 디테일을 더한 것도 많아서 랄프로렌에 가면 제가 필요한 웬만한 디자인은 다 찾을 수 있어요. 다음으로는 생로랑을 좋아해요. 컬렉션에 등장하는 터프한 스타일과 달리 여성스럽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셔츠가 많거든요. 또 요즘 제가 승마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구찌의 승마 라인에서 나오는 셔츠도 눈에 들어오고요.

셔츠 종류에 따라 스타일링에 차이점을 두나요?
아예 캐주얼한 옥스퍼드 셔츠를 제외하고는 크게 차이점을 두지 않아요. 어차피 모두 ‘클래식 스타일’이라는 범주에 포함되니까요. 액세서리는 늘 진주만 해요. 셔츠의 단추를 한두 개 풀어 진주 목걸이가 드러나게 하는데, 몇 겹의 진주 목걸이를 하느냐에 따라 드레스 업할 수 있어 유용해요. 또 바버의 왁스드 재킷이나 버버리의 누빔 조끼 그리고 랄프로렌의 네이비 컬러 블레이저에도 자주 매치하는데, 앞섶 사이로 프릴이나 칼라를 어떻게 드러내느냐에 따라 셔츠의 매력이 달라 보이죠. 헤어와 메이크업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출하고요. 가끔 화려한 컬러가 그리울 땐 레페토의 레드 컬러 플랫 슈즈로 포인트를 줘요.


노승미 | ‘노박주스’ 대표

노승미 | ‘노박주스’ 대표

지금 입은 셔츠가 남편 거라고요?
저는 대부분 남자 셔츠를 입어요.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남편과 옷장을 공유하거든요. 쇼핑도 늘 같이하고요. 셔츠뿐 아니라 니트, 티셔츠 등 상의 대부분을 공유하죠. 셔츠를 즐겨 입게 된 이유는 어깨가 워낙 왜소한 편이라 체형 커버를 위해서였는데, 특히 남자 셔츠는 박시한 각이 살아 있어서 어깨를 잘 보완해 주고 또 편해요. 요즘은 남편을 통해 알게 된 인디비주얼라이즈드 셔츠(Individualized Shirts)를 애용하고 있어요.

생소한 이름의 브랜드예요. 소개 좀 해주세요.
올해로 35년 된, 미국의 커스텀 셔츠 브랜드예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라 여자가 입기에도 무리가 없죠. 평소 드레스 셔츠보다는 편안한 옥스퍼드 셔츠를 주로 입는데, ‘나만의 옥스퍼드’를 찾기 위해 엄청 돌아다녔어요. 피트가 다 비슷비슷한 것 같지만 그중에서도 내 체형에 맞는 건 드물거든요. 그런데 인디비주얼라이즈드 셔츠는 딱 좋더라고요. 입는 순간 내 옷이구나 싶었죠.

옥스퍼드 셔츠를 가장 매력 있게 연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편하게 입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래서 가장 많이 매치하는 건 데님 팬츠죠. 여기에 가죽 스트랩 시계나 심플한 반지, 가는 목걸이 등 크기가 작은 주얼리를 여러 개 매치하면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보여요. 가끔 타이트한 H라인 스커트와 함께 입을 때도 있는데, 그땐 셔츠를 넣어 입으면 배 부분이 불룩해져서 아래 단추를 몇 개 푼 다음 묶어서 연출해요. 그러면 캐주얼하면서 여성스러운 옷차림이 완성되죠.

단정하고 야무진 재단 안에 클래식과 아방가르드, 여성미와 남성미 등 다양하면서도 상반된 캐릭터를 모두 담아내는 셔츠를 잘 입는 방법은 무엇일까? 셔츠 좀 입는다는 스타일리시한 여자들이 팁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Credit Info

2015년 10월 01호

2015년 10월 01호(총권 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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