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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벽이라는 판타지아

On June 16, 2015

지금 독립 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얼굴.

간밤에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봤는데 떨려서 잠이 안 왔어요.
어머, 진짜요? 좋다. 영화 좋아해 주시니까 기쁘네요.

전 빈말을 못해요. 특히 2부는 거의 <비포 선라이즈> 정도의 떨림과 흡인력을 갖고 있던데요?
아하하. 저희 엄마도 2부가 좋다고.

본인이 보기엔 어때요?
일단 자기 연기는 보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여태까지 한 것 중엔 그나마 제일 보기 편했던 것 같아요.

챕터 1, 2에서의 모습이 완전 다르잖아요. 본인의 평소 습성 같은 것도 포함됐나요?
약간요.

어느 부분에요?
1부엔 들어갈 여지가 없었고, 2부에 조금 포함된 것 같아요. 거기 보면 여행길에서 만난 남자가 말린 감을 선물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장건재 감독님이 물어보더라고요. “새벽 씨라면 받을래요, 안 받을래요?” 저는 하나만 받겠다고 했죠.

왜요?
더 받으면 부담스럽고, 하나도 안 받으면 성의를 저버리는 게 되니까.

그런 디테일에서 여자가 굉장히 새침하고 여우같이 느껴지더라고요.
감독님도 그런 얘기했어요. 몰랐는데 저에게 여우 같은 면이 있다고. 흐흐.

가방에 종이가 없다며 굳이 남자 팔에 자기 연락처를 쓰는 장면도 그렇고요(웃음).
웃긴 게 여자가 가방에 일기장을 넣고 다니잖아요. 왜 없다고 그랬을까(웃음).

얄밉기도 했어요.
맞아요. 그 여자 좀 얄밉지 않아요? 어떤 남자 관객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저 여자는 지금 자기밖에 생각 안 한다고.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웃음).

이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쨍한 여름날 다다미에 정갈하게 차려진 메밀국수 같다고나 할까(웃음)?
아하하. 무슨 느낌인지 알겠어요. 더운 날의 열기, 시원한 밤의 기운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 있잖아요. 미세한 숨결 하나조차 숨겨지지 않는 영화인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고조시에서 찍었어요?
나라국제영화제에서 제작한 영화예요. 거기서 지역을 선정해 줘요. 지역 홍보 개념도 있는 거고.

영화 속 고조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마을 같았어요.
거기가 실제로 진짜 기묘해요. 해 질 때 되면 사람은 없는데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굴뚝에서 연기는 피어오르고. 으스스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여행 떠나기에는 어때요? 영화 보니까 훌쩍 떠나고 싶던데.
여행지로는 좀 그럴걸요? 묵을 데도 없고, 차 없으면 절대 못 가는 곳이에요.

영화가 즉흥적인 느낌이 좀 들었는데, 처음부터 1부와 2부 이야기를 다 듣고 촬영을 시작한 거예요?
전 1부만 찍는 줄 알고 고조시에 갔거든요. 현지에서 2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죠. 흐흐.

2부가 1부에서 등장한 영화 속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이해했는데 맞아요?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어요(웃음).

영화 속에서 정말 많은 얼굴을 보여주던데, 하나의 신 안에 로맨스와 스릴러가 다 담겨 있어요(웃음). 그 급격한 표정 변화란!
아, 감독님도 똑같은 얘기를 했어요. 제가 주변의 모든 것에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 사람이라 그런 것 같아요. 날씨나 계절부터 밥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까지.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오늘 인터뷰하러 오기 전에 가장 영향받은 일은 뭐예요?
고양이가 화장실을 엎었어요. 그거 치우느라. 으하하. 오늘 있었던 일을 내일은 삭제하고 싶은데 잘 안 돼서 연습 중이에요. 좀 느슨해졌으면 좋겠어요.

피곤은 하겠지만 배우라면 그런 편이 더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네. 하지만 너무 피곤해요. 하하하.

20대 중반에 불현듯 연기를 하겠다고 부산에서 서울로 왔다면서요?
네. 대학교 근처에 독립 영화 상영관이 있었거든요. 제가 사회에 적응을 잘 못한 것 같아요(웃음). 학교에 있다가도 수업 빼먹고 영화 보러 가고. 영화는 항상 좋아했는데 연기가 특별히 꿈은 아니었거든요.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마음 있잖아요. 내가 내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 그게 연기로 해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 오자마자 연기 학원부터 다닌 거예요?
네. 한 3개월? 그러다 운 좋게 단편을 두 편 찍었고 세 번째 찍은 영화가 <줄탁동시>였어요.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네요.
그 당시에는 모든 게 느리게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빠르게 벌어진 일들이죠.

막상 연기해 보니 어때요? 기대했던 것과 비슷해요?
아직은 매번 힘들고 어렵지만 정말 행복해요. <줄탁동시> 찍을 때 현장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다. 좀 오글거리나요?(웃음)

본인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요? 요즘에는 좀 재미없는 사람. 그리고 음…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아요. 집어던지고 싶어요(웃음).

  • 발행 : 2015년 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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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판타지아>
묘한 연관성을 가진 두 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 일본 고조시를 찾은 영화감독의 에피소드와 그곳을 여행하는 한 여자의 짧은 로맨스를 담았다. 1부는 흑백, 2부는 컬러다. 6월 11일 개봉.

EDITOR : 김현민
PHOTO : 김영훈

발행 : 2015년 56호

지금 독립 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얼굴.

Credit Info

2015년 06월 02호

2015년 06월 02호(총권 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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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민
PHOTO
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