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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 지수 SPF 50/PA+++가 전부는 아니다

2015 新 자외선 차단법

On May 08, 2015

차단 지수가 SPF 50/PA+++이어도 방법이 잘못됐다면 무용지물이다.

고백하건대 뷰티 에디터인 나 역시도 자외선 차단제를 매일 바르지 않았다. 지수별, 용도별로 갖고 있지만 특유의 답답함이나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 밀리는 게 싫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CC크림이나 쿠션으로 대신하고, 날씨가 흐린 날엔 그나마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에 참석했던 선 케어 세미나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고, 모 외신에서 자외선 노출과 피부 노화에 관한 연구 결과를 보도하며 첨부한 사진(28년 동안 트럭 운전을 하며 자외선에 노출된 남성의 한쪽 얼굴이 녹아내린 것처럼 쭈글쭈글해졌다)을 본 뒤로 자세가 달라졌다.

파운데이션은 생략해도 자외선 차단제를 생략하는 일은 없어졌다. 잡티가 비치도록 대충 베이스를 바르던 내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데만 10분 이상 공을 들이게 됐다. 얼굴은 물론 목과 손등에도 꼼꼼히 바르다 보니 저녁 클렌징 시간도 덩달아 늘었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동안 잘못된 방법으로 하던 자외선 차단 습관을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하니까.

자외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주근깨가 늘거나 피부가 까무잡잡해지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앞서 말한 트럭 운전수처럼 세포가 파괴되고 심각한 피부 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매일 조금씩 장기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세포가 변형을 일으켜 피부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런던 킹스 칼리지 의대 피부생리학 교수 안토니 R. 영 실험팀의 연구 결과,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 피부암 유발 인자 및 흑색종 발생 원인인 다량의 유해물질이 생성되며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이고 장기적인 DNA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도 더 이상 피부암 안전지대는 아니다. 국내 피부암 발생 건수가 4천 건을 돌파했고(2012년 기준), 자외선 노출량이 유·소아 때부터 축적되는데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그 축적량이 증가해 피부암 환자가 늘고 있다.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고 20~30년 동안의 장기간 노출로 발생하며, 얼굴과 목·손등 등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발생하는 편평상피 세포암이 대부분.

과거에는 농부 등 특정 직업에만 발생했지만, 최근의 환자 비율을 보면 직업과 무관하다. 게다가 도심 속 러닝이나 사이클링 등 아웃도어 활동이 증가하면서 자외선으로부터 더욱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됐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 차단제만 제대로 잘 발라도 피부암은 물론 노화 걱정까지 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좋은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하는 게 끝이 아니다. 바르는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 자외선 차단제 알고 쓰자

12시간 자외선 차단 효과, 랑콤 UV 엑스퍼트 XL-쉴드™ SPF 50/PA+++ 30ml 5만7천원대.

1. 흐린 날엔 안 발라도 OK?
흐린 날에도 자외선 손상은 계속된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와 UVB, UVC로 나뉜다. 이 중 UVC는 오존층에서 99% 이상 흡수돼 지상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피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외선은 UVA와 UVB. UVB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으로, 피부 표면에 작용해 색소를 유발하고 붉게 만드는 홍반(선번)과 피부 건조 등의 원인이 된다.

UVA는 피부 진피층에까지 도달하는 긴 파장의 자외선으로, 콜라겐을 손상시키고 피부 결과 톤의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노화 광선’이다. 구름은 물론 커튼과 유리창을 뚫고 들어올 만큼 투과율도 높다. 그러니 날씨가 흐리거나 실내에 주로 있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제를 생략하면 안 된다는 뜻.

2. SPF 50/PA+++면 무조건 OK?
무조건 2, 3시간에 한 번씩 덧바르라

대부분 SPF 50/PA+++ 정도로 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 제품이라면 출근 전 한 번만 발라도 충분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 지수는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홍반이 발생하는 정도를 평균값으로 나눈 것일 뿐, 이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SPF 1은 자외선 흡수량 100%(자외선 차단력이 없는 것)를 뜻한다.

SPF 2는 자외선 흡수량 100%의 1/2(50%는 흡수되고 50%는 차단), SPF 5는 1/5(20%는 흡수되고 80%는 차단), SPF 50은 1/50(2%는 흡수되고 98%는 차단)을 나타낸다. 물론 SPF 지수가 높을수록 홍반 발생 시간을 연장해 줄 가능성은 높지만 100%는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SPF 1이 자외선을 15분간 차단하며, SPF 50은 750분 동안 차단한다는 생각은 오산. 제대로 차단 효과를 보고 싶다면 2~3시간에 한 번씩 메이크업을 수정 할 때 가볍게 덧바르는 게 최선이다.

3. 자외선 차단제, 콩알만큼 바르라?
지금 사용하는 양의 3배를 바르라

식약청에서 자외선 차단 지수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은 1cm²당 2mg이다. 얼굴 전체에 같은 효과를 기대하려면 700~900mg 정도 발라야 한다. 그렇다면 평소 우리가 쓰는 양은 얼마나 될까? 피부과 전문의 김희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적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량은 이것의 1/3 수준이다.

“콩알 세 개만큼, 엄지손톱만큼 바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감이 오지 않죠. 지금 사용하는 양보다 딱 세 배 더 바르면 됩니다. 밀리거나 백탁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완벽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위해선 어쩔 수 없어요. 한 번에 바르기 어렵다면 외출 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눠 바르는 게 방법이에요.”

매일 정확한 권장량을 바른다면 50ml 기준으로 한 달에 한 통 정도는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수영을 비롯한 야외 활동 시 몸에 바른다면 한 번에 한 통은 발라야 충분하다!). 대부분 자외선 차단제의 유통기한은 보통 12개월. 방부제가 적게 든 민감성 피부용 제품의 경우 6개월도 허다하다. 개봉하면 무조건 그 시즌에 써야 한다는 얘기. 그러니 한여름에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해 그다음 해 여름까지 아껴 쓰고 있다면 반성하라.

UVA를 집중 차단하는 비오템 워터딥 자외선 차단제 SPF50+/PA+++ 30ml 4만9천원.

4. 미네랄 필터가 무조건 좋다?
복합 필터에 주목하라

미네랄 필터는 피부 표면을 물리적으로 덮어 자외선을 반사시킨다. 피부 속으로 전혀 흡수되지 않아 매우 안전하므로, 아토피나 민감성 피부는 물론이고 유아도 사용할 수 있다. 바르는 즉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고, 피부에 머무는 동안 자외선을 반사시키므로 효과도 오래 지속되는 편. 단, 하얗게 떠 보이는 백탁 현상이 있다는 게 단점이다. 이에 반해 화학적 필터는 사용감이 우수하고 여러 종류의 필터를 배합해서 차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효과를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표피층에 성분이 침투돼 민감한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 옥토크릴렌 같은 화학적 필터는 사용을 꺼리는 추세.

최근에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화학적 필터와 반사시키는 미네랄 필터의 장점을 모두 갖춘 복합 필터인 오가닉 필터(여기서의 오가닉은 유기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필터의 작용을 구분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물이나 오일에 녹지 않아 지속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며 광범위하게 작용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필터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적절하게 조합했는지도 중요한 포인트다.

5. 발림성을 보고 고르라?
지속성이 관건이다

좋은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것과 발림성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가벼운 질감이라고 해서 자외선 차단 효과가 덜한 것도 아니고, 두껍게 발린다고 해서 더한 것도 아니다. 물론 밀리거나 끈적이고 답답하면 사용하기 꺼려지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자외선 차단제들은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발림성이 평준화됐다. 스킨케어 성분의 함유 여부도 마찬가지. 제대로 자외선을 차단해 준다면 안티에이징 효과는 저절로 따라온다.

피부를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해주는 것은 좋지만 우선시돼서는 안 된다는 말. 이보다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물이나 땀에 지워지지 않는 내수성(워터 레지스턴트, 워터프루프 등으로 표시), 햇빛에 노출됐을 때 성분이 그대로 유지되는 광안정성 등을 확인할 것. 최근엔 물에 닿으면 오히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아지는 웨트포스, 임상 실험을 통해 지속 시간을 표시한 자외선 차단제도 등장했으니 참고하자.

6. 메이크업 겸용으로도 충분하다?
전용으로 바르라

선 케어 세미나에서 에디터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한 것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쿠션이나 CC로 자외선 차단제를 대체하거나 레이어링해도 되는지의 여부였다. 나 역시 그렇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정답은 ‘NO’다. 물론 최근에 출시되는 메이크업 제품 중엔 자외선 차단제 못지않은 SPF와 PA 지수를 갖춘 제품이 꽤 많다.

하지만 피부 표면에 고르게 발리지 않을뿐더러 바르는 양도 문제다. 이것 역시 1cm²당 2mg을 바르고 측정하는데, 만족할 만큼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얻으려면 가부키 화장이 될 게 뻔하다. 물론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만큼은 아니라는 얘기. 외출하기 전뿐 아니라 중간중간에 수시로 덧바르면서 메이크업 제품들을 수정 화장 용도로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

1. 매트한 사용감의 폴라초이스 리지스트 유스-익스텐딩 데일리 매티파잉 플루이드 SPF 50 60ml 3만6천원.
2. 산화 스트레스까지 예방하는 시슬리 쒸뻬 쑤엥 쏠레르 유스 프로텍터 SPF 50/PA+++ 50ml 19만원(6월 출시 예정).
3. 12시간 지속되는 엔프라니 수퍼 라스팅 선 블록 SPF50+/PA+++ 70ml 2만8천원.
4. 물에 닿으면 자외선 차단막이 강화되는 시세이도 퍼펙트 UV 프로텍터 SPF 50+/PA+++ 50ml 5만8천원.
5. 습기나 열기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겔랑 블랑 드 펄 UV 쉴드 SPF50+/PA+++ 30ml 8만1천원

6. 미네랄 필터를 사용한 바이오더마 포토덤 미네랄 선 스프레이 SPF 50+ 100g 4만3천원.
7. 민감성 피부도 사용할 수 있는 비쉬 아이디얼 솔레이 벨베티 크림 SPF 50+ 50ml 3만3천원.
8. 광노화를 방지하고 비타민 D를 채워주는 오휘 퍼펙트 선 레드 SPF 50+/PA+++ 50ml 3만8천원.
9. 지속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필터를 사용한 아벤느 트레 오뜨 프로텍씨옹 에멀젼 쌍 파르팡 SPF 50+/PA+++ 50ml 3만2천원.
10. 더블 워터프루프로 땀과 피지에 강한 D28 프로텍시온 유브이 컷 워터 스크린 SPF 50+/PA+++ by 벨포트 40ml 3만6천원.

EDITOR : 양보람
PHOTO : 김보성(인물), 장인범(제품)
MODEL : 진아름
HAIR : 한지선
MAKEUP : 오미영

발행 : 2015년 54호

차단 지수가 SPF 50/PA+++이어도 방법이 잘못됐다면 무용지물이다.

Credit Info

2015년 05월 02호

2015년 05월 02호(총권 54호)

이달의 목차
EDITOR
양보람
PHOTO
김보성(인물), 장인범(제품)
MODEL
진아름
HAIR
한지선
MAKEUP
오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