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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그래미에서도 역시나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래미의 결정적 순간들

On February 26, 2015

지난 2월 8일에 열린 제57회 그래미 어워드. 음악 전문가들이 선정한 놓치지 말아야 할 순간들.

샘 스미스의 커밍아웃
샘 스미스가 ‘올해의 레코드’상을 차지한 뒤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군요. 지난해 사랑에 빠졌던 그 남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 남자에게 차여서 이 음반이 나왔거든요”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밝히면서 그런 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사회적 인식을 넓혀준 소감이었다. _서정민(<한겨레> 문화부 기자)

뒤바뀐 시상 순서
프린스가 ‘올해의 앨범’ 시상자로 나와 “책과 흑인들의 삶처럼 앨범도 여전히 중요하다”란 말을 했다. 작년에는 수상자만 발표하고 그냥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래미는 작년까지 ‘올해의 앨범’ 시상을 맨 마지막에 했다(물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이 순서는 지켜졌다). 그런데 올해는 ‘올해의 레코드’를 마지막에 시상했다. 프린스의 발언과 달리, 그래미는 시대의 흐름에 맞췄다. ‘올해의 레코드’는 곡한테 주는 상이니까. 엔지니어, 프로듀서 등 곡에 참여한 사람들이 타는 거다. 이런 수상 순서는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_배순탁(<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 오바마
  • 테일러 스위프트

오바마의 도전장
오바마가 ‘It’s on us’ 캠페인의 일환으로 “아티스트 여러분의 힘을 여성 폭력과 가정 폭력 근절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영상 편지를 보냈다. 그래미는 리한나를 폭행한 크리스 브라운과 라나 델레이에게 폭언한 에미넴에게 ‘음악’의 이름으로 면죄부를 줬던 곳이다. 그런 자리에 보내는 이런 영상 편지는 도전장이다. 정말 이날의 오바마는 멋졌다. _박세회(<허핑턴포스트코리아> 뉴스 에디터)

밀리언셀러의 굴욕
우리의 테일러 스위프트! 하나도 못 탔다. 작년 한 해 동안(엄연히 석 달 동안) 판 음반이 300만 장이 넘는데, 그런 뮤지션이 상을 못 탔다. 혹시 요즘 따라 공식 석상에서 여성의 인권 같은 센 발언을 하더니 미움을 받은 걸까?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_차우진(음악 평론가)

  • 토니 베넷과 레이디 가가
  • 마돈나

잭 블랙과 레이디 가가의 경계 파괴
재미난 시상이 두 개 있었다.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를 테네이셔스 디가 받았다. 그렇다. 잭 블랙이 있는 밴드다. 잭 블랙이 아카데미가 아니라 그래미의 수상자가 된 거다. 코미디 부문이 아니라(물론 있지도 않지만) 무려 메탈 부문! 잘 알다시피 잭은 정말 밴드를 잘한다. 또 레이디 가가가 ‘최우수 전통 팝 보컬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최우수 트로트 부문이랄까. 앨범 자체가 그런 앨범이었다. 현존하는 팝 뮤지션 중에 가장 최고령일 토니 베넷과 함께했다. ‘아, 이젠 가가가 어르신들도 홀리려나 보다’ 했는데, 들어보니 잘한다. 재즈에 대한 존경과 경의가 느껴진다. 그래미는 이번 시상에서 보듯 팝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한국도 그렇지 않나. 아이돌이 불후의 명곡에서 선배의 노래를 부르고, 뮤지컬도 하고, 경계를 허문다. 또 잘해 낸다. 그래미에서 레이디 가가가 ‘전통상(?)’을 타고, 잭이 메탈상을 타듯. 아무튼 재밌다! _차우진(음악 평론가)

마돈나의 숨 막히는 뒤태
마돈나가 58세다. 생중계한 한국 방송에서 친절하게 자막으로 알려줬다. 나이를 알고 보니 마돈나의 무대가 괜히 힘겹게 느껴졌다. 핀 조명 하나로 무대를 채웠던 카니예 웨스트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로선 수십 명의 근육 댄서들이 등장하는 압도적인 무대는 오히려 아쉬웠다. 늘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그녀지만, 왠지 혼자는 감당하기 힘들어서 물량 공세 하는 느낌? 하지만 그녀가 레드카펫에서 치마를 번쩍 들춰 올린 사진을 봤다. 역시 마돈나! 저렇게 탱탱한 엉덩이를 가진 여자의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생각한 내가 웃기지! _김나랑(<그라치아> 피처 에디터)

제이미 폭스의 유머
우리나라에서 이랬다면 어땠을까? 제이미 폭스와 스티비 원더가 ‘올해의 레코드’ 시상자로 나왔다. 알다시피 제이미는 영화 <레이>에서 맹인인 스티비 원더를 연기한 적 있다. 그런 제이미가 수상자가 적힌 봉투를 뜯더니 “안 보이는데 어떡하지”라며 맹인 흉내를 냈고, 스티비 원더는 장난스럽게 받아쳤다. 어찌 보면 민감한 얘기인데 유머러스하게 넘기는 그들이 대단했다.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이렇게 세련되게 한다. _권석정(<텐아시아> 음악 전문 기자)

카니예의 무대 난입
벡이 ‘올해의 앨범’상을 받자 카니예 웨스트가 갑자기 무대로 난입했다. 애프터파티에선 “비욘세가 그 상을 탔어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비욘세와 벡 앨범 모두 훌륭하다. 다만 비욘세는 2014년에 가장 유행하는 음악을 했다. 그래미는 현재보다 미국적인 가치, 역사성, 전통 등에 무게중심을 둔다. 그래서 수상자들은 과거에서 소환된 젊은 가수들이다. 예를 들어 소위 본상이라 불리는 올해의 앨범이나 레코드 등에선 랩 아티스트가 탄 적이 한 번도 없다. 에미넴도 못 탔다. 그래미는 스스로 젊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가치를 옹호한다. _배순탁(<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신예도 받쳐주는 거장들
공연들은 역시나 신구의 조화가 돋보였다. 특히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제프 린과 에드 시런의 무대에 허비 행콕, 존 메이어가 연주로 함께했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무대에 서는, 그러니까 지금 가장 핫한 뮤지션이자 신예인 에드 시런의 무대에 최고의 스타들이 아무런 소개 인사도 없이 나와서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친 거다. 자신들이 상을 받는 것도 아닌데! 이 무대에 폴 매카트니가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래미이기에 가능한 장면이다. _권석정(<텐아시아> 음악 전문 기자)

EDITOR : 김나랑
PHOTO : Getty Images, Splashnews/Topic

발행 : 2015년 49호

지난 2월 8일에 열린 제57회 그래미 어워드. 음악 전문가들이 선정한 놓치지 말아야 할 순간들.

Credit Info

2015년 03월 01호

2015년 03월 01호(총권 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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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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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Images, Splashnews/Top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