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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Street Style Hunters

On December 24, 2014

길에서 패션과 스타일을 기록하는 사람들, 진짜 패션은 길거리에 있다고 믿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 스트리트 패션 사진에 청춘을 건 이들. (왼쪽부터)김진, 김경훈, 휴고 리, 주민후, 백성원, 최승점.

<뉴욕타임스>의 빌 커닝햄 얘기를 꺼내야겠다. 86세의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집에서 나와 자전거로 맨해튼 일대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뉴욕타임스>의 ‘On the Street’는 몇 십 년째 이어져오는 그의 고정 칼럼. 김이 새어나오는 아스팔트 위에 서 있는 여자, 머리를 휘날리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등 그가 길에서 포착한 사진엔 패션을 넘어선 그 무엇이 있다.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는 그를 두고 “지난 50년간 뉴욕의 시각적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의 영향력 때문인지 최근 몇 년간 패션위크 주변은 제2의 빌 커닝햄이 되고픈 무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찍히려는 사람들도 늘었고, 때문에 쇼장 밖에서 진짜 쇼가 벌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물론 어느 장르에나 고수는 존재하지만 스트리트 패션 사진이라는 것이 전문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사진 공부를 한 사람에 한해 자격증을 부여하는 것도 아니기에 사진기만 들고 무작정 시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서울 패션위크 역시 마찬가지. 참새 방앗간처럼 너도 나도 사진기를 들고 찍고, 또 찍히려고 모여든다. 패션위크 피로의 주범이라는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있던 터에, 오후 1시가 되면 가로수길에 모인다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파주의보가 내렸던 그날에도 어김없이 모여든 그들. 하던 일을 뒤로하고 뛰어든 중년부터 청년 창업의 꿈을 품은 사회 초년생, 그리고 갓 입학한 대학 새내기까지. 나이와 외모, 배경은 모두 다르고 보장된 미래도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열정만큼은 같았다. “돈이 가장 싼 것이다. 자유가 가장 값진 것이다”라는 빌 커닝햄의 말처럼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포기한 것도 많지만 진짜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1 지금 하는 일은?
2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3 일주일 스케줄은? 4 다른 포토그래퍼와 차별화되는 나만의 스타일은?
5 가장 흥분되었던 경험은?
6 그 반대는?
7 가장 인기 있었던 포스팅은 무엇?
8 촬영할 때는 이렇게 입는다?
9 카메라를 제외한 필수품은?
10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가 되려면?
11 난 이런 사람이 부럽다?



주민후
www.fineforthem.com

  • 블로그를 뜨겁게 달군 바로 그 컷!
  • 주민후

1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2 고등학생 때 길에서 사진을 찍힌 적이 있는데, 그날 이후 내가 찍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친구들을 찍었고, 진짜 패션은 길에 있다란 생각에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시작한 지는 2년 됐다.
3 딱히 스케줄이 정해져 있진 않다. 평일엔 사진을 찍고 작업해서 클라이언트에게 보내고, 주말엔 친구들과 운동하거나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며 보낸다.
4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 스타일을 포착하는 걸 좋아한다.
5 사진 찍힌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나 내 블로그에 올라온 어떤 여자의 사진을 본 구독자가 그녀에게 구애해서 사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말도 못하게 기뻤다.
6 길에서 톱 모델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포즈를 부탁하곤 한다. 그럴 때 몇몇 분들이 나에겐 차갑게 굴고 인지도 있는 포토그래퍼들에게는 매우 따뜻하게 반응할 때.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7 커플이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 우연히 지나가던 길에 포착한 컷인데,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9 태블릿 PC와 자외선 차단제.
11 영어 잘하는 사람. 이번 봄 해외 컬렉션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승점
www.streetper.co.kr


  • 최승점이 지난 파리 패션위크에서 만난 모델 김성희.

1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이자 블로거.
2 스트리트 패션을 찍기 시작한 건 2012년 9월. 사진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 웨딩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배웠고, 그 후 쇼핑몰 촬영도 했다. 사토리얼리스트와 남 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한 번 해봐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시작부터 반응이 좋았다.

최승점

3 ‘촬영-보정-업로드’를 계속하고 사이사이 미팅을 한다. 쉬는 날을 정해 놓기보단 쉬어야겠다 싶을 때 쉰다. 인스타그램엔 하루 3~4컷, 블로그는 편집이 필요해서 2~3일에 한 번씩 10컷 정도를 올린다.
4 남들보다 좀 더 빠르고 정확한 편. 개인적인 스타일에 관한 거라면 요즘 슈트 입은 포토그래퍼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슈트를 입고 나왔고.
5 지난가을 처음으로 해외 컬렉션에 나갔다. 너무 다른 신세계가 펼쳐지더라!
6 이 일을 처음 시작하고 7~8개월 동안 수입이 전혀 없었다. 그때 포기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
7 블로그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안재현 씨 사진을 올렸는데, 그날 리플 달다가 2시간을 보냈다.
8 요즘엔 슈트에 꽂혔다. 슈트가 아니더라도 클래식하게 스타일링하는 걸 좋아한다.
9 지구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신발.
11 이미 해외 시장에 진출해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아올리고 있는 사람들. 부럽고 자극도 된다.





백성원
www.ensorcelant.com


  • 눈 온 뒤 공사장을 배경으로 한 백성원의 사진.

백성원

1 구두 디자이너였고, 지금은 사진을 찍는다.
2 2010년 3월 서울 컬렉션부터 시작했다. 패션위크에 예쁜 구두를 신고 오는 사람이 많으니까 구두와 옷의 매치를 위한 자료 사진을 찍다가 아예 이 길로 들어섰다.
3 1주에 4~5일 가로수길에 나와 해 질 때까지 촬영한다.
4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려고 한다.
5 예전에 촬영했던 사람이 ‘다시 찍어줄 수 있느냐’라고 했을 때. 유명인을 촬영했을 때보다 좋았다.
7 페이스북에 길에서 만난 할아버지 한 분의 사진을 올렸다. 그날 올릴 게 없어서 올린 거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8 반듯하게, 있어 보이게. 그래서 상대방이 거부감을 안 느끼도록!
9 명함. 작은 종이일 뿐이지만 한국에서는 믿음을 줄 수 있다. 명함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10 하루 종일 아무것도 찍지 못할 때가 있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만날 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또 맘에 드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 용기도 필요하다.
11 추울 때 밖에서 기다리는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다. 그런데 인맥 있는 사람들이 모델을 기다리지 않고 약속을 잡아 촬영할 때 부럽다.


휴고 리
www.shootingthestyle.com


  • 휴고 리가 포착한 모델 수주의 뒷모습.

휴고 리

1 원단 수출과 가방 디자인을 컨설팅하고 있다. 하지만 꽂혀 있는 건 스트리트 패션 사진.
2 2012년 가을, 서울 패션위크. 원단 바이어들이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샘플로 해서 ‘이 원단을 구해 달라’는 요청을 종종 했는데, 사실 그들이 보낸 사진으로는 디테일이 잘 살지 않더라. 내가 직접 촬영해 보면 감이 오겠다 싶어 시작했다.
4 좋은 옷, 비싼 브랜드 옷을 입은 사람들은 많다. 내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건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링’을 봤을 때다. 그런 모습을 배경에 어우러지게 찍는다.
5 2014 F/W 밀라노 패션위크 때. 한 모델이 등장하자 일대가 난리 났다. 나 역시 재빠르게 카메라를 들고 찍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톱 모델 칼리 클로스라고 하더라. 아, 이런 데 오니 톱 모델이 나의 피사체가 되는구나 싶었다.
6 성의껏 이야기를 건넸음에도 거절당할 때. 그래서 시즌마다 해외로 나가는 거다. 나는 보통의 사람(물론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을 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찍고 싶은데, 서울에선 그게 쉽지 않다. 7 모델 수주의 뒷모습. 쇼가 끝난 뒤 쇼장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미소를 머금고 포즈를 취해 주는 장면. 그때 그 옅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9 스타일을 보는 눈.


김경훈
www.halopeople.com


  • 김경훈에게 눈물을 안긴 서울 패션위크에서의 한 신.

김경훈

1 <룩티크>, <힙합퍼>에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싣고 있는 포토그래퍼.
2 대학 시절부터 청년 창업을 꿈꿨고, 지난겨울 패션 웹진을 창간하려고 서울로 상경했다. 웹진에서 기획과 글쓰기를 담당하고 사진은 친구가 맡아서 하기로 했는데, 친구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면서 직접 카메라를 들게 되었다. 시작한 지 8개월째다.
3 매일 아침 일어나 씻고, 밥 먹고, 가로수길로 촬영을 나간다. 비가 오는 날에만 쉰다.
4 멋보단 사진의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5 나와 촬영했던 사람이 잘 찍어줬다고 SNS에 올렸을 때. 매체에서 사진비 정산 받을 때보다 더 짜릿했다.
6 지난가을 서울 패션위크 첫날, 조금이라도 좋은 사진을 찍겠다고 뛰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카메라가 부서졌다. 그날 찍었던 데이터를 모조리 날렸고, 수리비며 카메라 대여비로 엄청 돈을 썼다. 마침 그날이 아버지 생신이었는데, 사진 찍는다고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해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8 겨울엔 최대한 따뜻하게, 여름엔 최대한 시원하게! 멋쟁이 포토그래퍼를 꿈꾸다 요즘은 생사의 위협을 느껴 꽁꽁 싸매고 다닌다. 10 소심한 성격을 버릴 것. 거절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11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다 해봤다. 그래서 돈을 어떻게 하면 벌 수 있는지 안다.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는 아직 직업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도 아니고, 앞날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정말 하고 싶은 일이기에 매일 부지런히 집을 나오는 거다. 누굴 부러워하기보단,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김진
www.jhallstreet.tumblr.com


  • 새내기 포토그래퍼 김진이 꼽은 베스트 컷.

김진

1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2 올해 5월부터 시작했다. 원래는 패션 학교에 가려고 상경했다. 학교 다니면서 잡지를 많이 보게 됐는데, 잡지에 나온 스트리트 패션 사진에 꽂혀 중고 카메라를 구입한 뒤 무작정 시작했다. 지금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이 일만 하고 있다.
3 매일 가로수길에 나와 사진을 찍는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촬영하고, 오후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낮에 찍은 사진 보정 작업을 한 뒤 잔다.
4 길에서 섭외한 인물이 옷매무시를 만질 때 촬영에 들어간다. 그래야 컷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
5 시작하고 한 달 반쯤 지났을 때, 방송인 김나영 씨를 가로수길에서 만났다. 무작정 달려들어 찍었는데, 마지막엔 날 위해 포즈를 취해 줬다.
8 비니.
9 바로바로 업로드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 가벼운 노트북은 필수.
10 트렌드 공부는 필수다. 그냥 ‘저 사람 예쁘네’와 ‘이번 시즌 000의 신발을 신었네’를 구별하고 찍는 것은 다르니까.
11 나 빼고 오늘 모인 사람들 모두 봄에 해외 컬렉션을 갈 예정이다. 그 여건이 부럽다. 물론 그걸 위해서 지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EDITOR : 조세경
PHOTO : 유선우

발행 : 2014년 45호

길에서 패션과 스타일을 기록하는 사람들, 진짜 패션은 길거리에 있다고 믿는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Credit Info

2015년 01월 01호

2015년 01월 01호(총권 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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