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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가 달라졌다

On December 10, 2014

에이전시를 끼고 한국에 성형하러 오는 요우커들. 그녀들이 똑똑해지기 시작했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요우커)들이 말한다. 우리라고 당하고만 있겠어요?

  • 에이전시와 함께 주요 성형외과를 순례하며 상담을 받는다.

<그라치아> 편집부가 위치한 신사역 일대.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고 쇼핑하는 요우커들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많아도 너무 많으니까! 성형외과가 밀집한 압구정, 논현동 일대에는 요우커들의 체류를 책임지는 ‘메디텔’까지 들어서면서 ‘요우커 변신 타운’이 됐다. 익숙한 일이다. 요즘 관광 업계의 핫 이슈는 중국인과 한국 성형외과를 연결해 주는 에이전시(브로커)의 검은 시장이다.
성형외과의사회 차상면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브로커와 짜고 환자에게 수술비를 속이는 데 있다. 1천만원짜리 수술을 하고 1억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때 9천만원을 브로커가 갖는다”고 말했다. 에이전시들이 진료비의 30~70%가 넘는 수수료를 요구한다는 말. 현재 에이전시는 400여 개. 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외국인 환자 유치 업자’는 극히 일부고, 대부분 허가를 받지 못했다. 작년에 의료기관이 신고한 외국인 환자는 21만 명이지만, 합법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 업자가 신고한 환자는 그 수의 13%(2만7천 명)뿐이다. 그만큼 지하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온 환자가 많다는 것.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요우커 언니들이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요우커의 취향에 따라 관광 혹은 쇼핑 코스를 짜는 것도 에이전시의 임무.

강남의 리본성형외과는 매주 월요일 중국어 수업을 연다. 이곳의 최현정 이사는 8개월 전부터 의료 관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방학이 아닌, 봄가을 비수기를 타파하려면 중국 고객이 필요하죠.” 이곳에는 한족인 해외 마케팅 팀장을 필두로, 중국어 프리토킹이 가능한 직원 3명이 상주한다. “전체 손님이 10명이라면 한국인이 5명, 중국인이 4명, 나머지 1명은 싱가포르나 미국 거주의 화교와 동남 아시아인이에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성형외과를 찾은 외국인 환자 중에 67.6%(1만6282명)가 중국인이었다. 5년 새 20배가 늘어난 셈. 당연히 성형외과는 중국 여성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성형은 물론이고 건강검진이나 피부 관리 같은 프티 프로그램까지 세분화돼 있다. “프티 프로그램으로 왔는데 성형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죠.” 리본성형외과 역시 에이전시를 통해 중국 고객을 유치한다.

현재 20여 군데의 에이전시와 교류 중으로, 전체 진료비의 30% 정도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정기적으로 불러 새로 들여온 기계나 기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다. 수수료의 비율만 다를 뿐 다른 성형외과도 실정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잘나가는 병원은 30%의 수수료를 고수하지만, 영세한 성형외과의 경우엔 에이전시에 더 높은 수수료를 주며 을이 되기도 한다. “1천만원 견적이 나오면 한 4천~5천만원을 중국 고객에게 받아, 병원에는 수술비만 떼어 주는 ‘입금가 제도’가 있죠.” 수수료가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에이전시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에이전시는 인맥으로 고객을 모집하곤 해요. 미용 업체나 공산당원 쪽의 발 넓은 사람을 통해 모집하고 그들에게 수수료를 나눠 주다 보니 30% 받아서는 감당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병원은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는 에이전시를 선호해요.” 에이전시는 의료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무역을 하다가 중국과 연이 닿은 사람, 중국인 유학생 등 다양하다.

출국 때 한결 무거워진 캐리어.성형부터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한 그녀들.이런 행렬은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의료 관광을 투 잡으로 뛰는 셈인 것. 하나투어 같은 거대 여행사와 손잡기도 한다. 글로벌강남뷰티도 중국인을 한국 성형외과에 소개하는 에이전시다. 단순 연결이 아니라 풀 케어 서비스다. 수술 상담, 온라인 견적, 출입국 절차 대행, 공항 픽업, 현지 병원 투어, 병원 예약, 숙박 예약, 수술 후 관리(간병인을 붙이거나 부기 빼는 마사지 등), 관광 동행, 쇼핑 대행, 변한 모습을 남기는 프로필 촬영 등이다.

<경향신문>은 요우커들이 낸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처우를 언급했다. ‘1억5천만원 이상이면 전용 롤스로이스에 전담 운전기사 겸 통역사가 따라붙고 특급 호텔에 숙박한다.’ 글로벌강남뷰티의 한복희 실장은 일부 얘기라고 일축했다. “물론 수술비가 어느 정도 되면 숙박비를 대납하거나, 뷰티 시술을 서비스로 해주는 등 차별화가 들어가긴 하죠. 하지만 1억원을 호가하는 수술은 드물어요.” 최현정 이사도 “쌍꺼풀 수술 하러 오는데 직접 공항으로 픽업을 나가진 않겠죠. 5명이 단체로 오면 모를까. 그 기사 내용만큼 천차만별이진 않아요. 그리고 요즘엔 에이전트 없이 스스로 알아서 오는 요우커들이 늘고 있죠.”

중국 고객은 돈 많고 스타일리시한 30~40대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알 것 아는 사모님이나 커리어 우먼이 마냥 돈을 에이전시에 퍼 주겠냐는 것. 압구정동의 성형외과에서 외국인을 담당하는 박지연 팀장도 “대부분 중산층 이상으로, 전문직 종사자나 미용 관계자들처럼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아요”라고 했다.
아예 에이전시를 거치지 않는 경우, 병원만 에이전시에서 소개받고 나머지 숙소나 쇼핑 관광은 알아서 하는 경우, 처음에는 에이전시를 통해 왔다가 다시 혼자 와서 가격을 깎는 경우 등 자립형 요우커가 늘어났다. 또한 인터넷으로 가격 조사를 마치고 오기에 가격을 속이기도 어렵다. 수술 실패 시 보증서나 수술실 CCTV 설치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현정 이사는 “똑똑해지는 요우커들로 에이전시 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높은 수수료 같은 갑질 행태는 더 줄어들 거예요”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보다 성형 비용이 50% 정도 비싸고, 의료 기술은 한국 성형의가 가서 전파할 정도로 낮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이다.
그녀들의 스마트한 자립으로 검은 시장이 줄어들길!


요우커 성형 서비스 과정

  • 사전에 에이전시와 상담을 마친 요우커들이 방한하면 대부분 전담 직원이 붙는다.

EDITOR : 김나랑
PHOTO : 글로벌강남뷰티

발행 : 2014년 43호

에이전시를 끼고 한국에 성형하러 오는 요우커들. 그녀들이 똑똑해지기 시작했다.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요우커)들이 말한다. 우리라고 당하고만 있겠어요?

Credit Info

2014년 12월01호

2014년 12월01호(총권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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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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